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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후기] 아시아리그 in 전주 (대명상무vs크레인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2. 5. 23:26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가 전주시 나들이에 나섰다! 

오늘부터 9일(일요일)까지 전주시 화산체육관에서 4경기가 열릴 예정. 

오늘과 내일은 대명상무와 크레인스(일본)의 경기가 있고 주말에는 안양한라가 크레인스와 맞붙는다. 

특히 9일에 있을 안양한라와 크레인스의 경기는 전주MBC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라고. 어쩐지 혼자 시간대가 튄다 했다. (1시 20분에 경기 시작)


사실 전주는 아시아리그 팀들 중 어느 팀의 연고지도 아니지만 

아이스하키 저변 확대를 위해 전주시와 전북아이스하키협회가 특별히 노력을 기울였던 모양. 

근 한 달 전부터 지방 신문에 관련 기사가 몇 번 오르내린 적은 있었는데 막상 정말로 경기가 열리니 이제서야 실감이... 


카메라를 준비해 가지 못한고로 사진을 따로 찍지는 못했는데, 만약 챙겨 들고 갔으면 정말 좋은 사진 많이 얻었을지도 모르겠단 아쉬움이 든다. 

특히 골대 앞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혼전은 어떤 각도에서 찍어도 무척 박진감 넘치는 사진이 나올 것만 같은데... 


오늘 열렸던 대명상무와 크레인스의 경기는 연장전을 넘어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사실 1피리어드와 2피리어드에 대명상무의 골이 한 번씩 터져 줘서 무난히 상무가 승리하지 않겠나 했는데... 

3피리어드 중반에 연이어 두 골을 내준 게 문제였다. 

선수들의 긴장이 풀렸던 것은 아닌 것 같고 내가 보기에는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면서 그 전 피리어드 때만큼의 힘을 못 내 준 듯. 

1,2피리어드 때까지는... 특히 2피리어드 때는 대명상무의 공격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3피리어드 들어서는 오히려 크레인스가 더 공세를 펼치고 상무 쪽 골대에서 혼전이 벌어지는 모습이 유독 많이 보였던지라... 

특히 2피리어드 막판에 김기성과 정병천(공교롭게도 둘 다 오늘 골을 기록한 선수들)이 연이어 빙판에 쓰러져서 한참을 못 일어나던 모습은 정말;;;

김기성은 3피리어드에 들어와서도 머리와 목이 계속 안 좋은지 한동안 연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모습을 보였고 

정병천의 경우엔 한때 들것까지 빙판 안에 들어와서 보던 사람을 놀라게 했다. 결국 스스로 일어나서 부축을 받으며 걸어나오긴 했지만... 


관중석의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다. 

무료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강추위와 다소 썰렁한 주변 환경 때문이었는지 전체 관중석의 약 4~50% 정도만 찬 느낌?

그리고 사실 장내 아나운서에게 살짝 미안했던 게 아나운서는 열심히 관중들의 응원과 환호를 유도하려고 애쓰는데 다들 너무 조용ㅋㅋㅋ;;

판소리 같은 데서 '귀명창'이란 단어를 들을 때가 종종 있는데 스포츠 경기에도 귀명창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경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추임새를 넣어 주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관중. 

관중들의 액션 그 자체로도 경기를 즐기는 맛이 살아나고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 역시 관중들의 호응에 더욱 신명과 힘이 날 텐데... 

아직은 대중들에게 생소한 종목 중의 하나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하지만 3피리어드 때 스코어 2:2 상황에서 골대 앞 긴박한 혼전이 계속 이어지자 관중들의 함성이 점점 더 커지는 걸 보니 

역시 경기에 몰입하면 호응은 저절로 하게 되는가 보다 란 생각이 들기도 ㅋㅋㅋ...


경기는 결국 크레인스의 승부치기승으로 끝났다.

안타까운 역전패였지만 그래도 11명에 불과한 가용 선수 엔트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훌륭한 경기를 만들어 준 '진짜 사나이' 대명상무에 박수를 보낸다.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빙판 중앙에 도열해 거수경례를 할 때 관중석의 사람들도 기립박수를 보내 주더라. 

훈훈한 광경이었다. 


아직 3경기나 더 남아 있으니 아이스하키에 관심있는 전주시민들은 내일 저녁 혹은 이번 주말 낮에 한 번쯤 꼭 화산빙상장을 찾아 주셨으면 한다. 

짜릿한 스피드와 스릴, 터프한 매력을 가진 아이스하키는 충분히 대중들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을 가진 스포츠니까. 

더욱이 이게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라서~_~....


PS. 그나저나 화산빙상장에 스낵바라도 하나 놔 드려야겠어요(...) 

날이 어두컴컴해서 내가 못 알아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빙상장 안에 먹을 거 파는 가게가 하나도 안 보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