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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스캔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2. 1. 20:24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상 초유의 도핑 스캔들이 터졌다. 

모든 전말은 2월말 FINA 청문회에서 규명되고 일단락될 테니 굳이 나까지 말 보탤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작년 초부터 종목을 막론하고 세계 여기저기서 도핑 스캔들이 터지고 있어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다. 

배드민턴의 리총웨이를 시작으로 수영에서도 세계급 네임드 선수만 벌써 3명에, 

육상에서도 이번에 케냐의 마라톤 여제로 통하는 선수가 최종 징계선고를 받고 작년도 시카고 마라톤 커리어까지 모두 반납하게 생겼다고 하니... 


사실 도핑이라는 게 '치팅'이라는 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는 면도 있지만 그보다 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게 

이게 몸에 화학 물질을 인위적으로 집어넣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거라... 당장 성적 내기는 좋지만 훗날 겪어야 할 후유증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그 온갖 무서운 후유증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반도핑이 더욱 강조되는 것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세워진 결정적인 계기가 

냉전 시기 동독 여자 선수들이 약물 투여하고 올림픽 무대를 휩쓸었다가 은퇴 후 온갖 병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게 살아가거나 요절하는 광경을 보고 

'이건 아니다'란 경각심을 갖게 된 데서 유래한 것이었으니. 


젊은 시절 단 몇 년의 짧은 영광과 행복을 위해서 앞으로 살아갈 몇십 년을 희생시킬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그 점에서 사실은 도핑에 연루되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그저 안타깝다. 

스포츠맨십의 상실 같은 도덕적 비난은 둘째 치고, 이게 결국은 자기 몸 망치고 수명 단축시키는 행동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한 선수들인데... 라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고 

또 고의가 아닌 경우는 더더욱 안타까운 게 도핑을 할 뜻도 없고 그저 몸에 병이 있어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았을 뿐인데 

그 처방받은 약 때문에 자기 뜻과는 무관하게 졸지에 약쟁이 취급당하고 활동정지 처분까지 당하면 그거 정말 억울해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아닌가. 

무관용 원칙의 WADA 정책 특성상 억울함을 하소연한다고 해도 정상참작으로 징계 수위가 낮아질 뿐이지 징계가 철회되는 경우도 없고 

누가 앞뒤 사정 알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평소에도 운동 선수들은 감기약 하나를 처방받아도 그 약 성분을 하나하나 철저하게 따진다는데 그럼에도 이런 억울한 사례가 생기기는 생기나 보더라.

다행인 건 의료계에서도 이번에 단단히 경각심을 갖게 된 듯. 

의사협회에서 전국의 의사들에게 '운동선수에게 약물을 처방할 때는 반드시 한국반도핑기구 약물검색 서비스를 사용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하니...


더 이상 도핑 스캔들로 인해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선수도, 도핑으로 인해 몸과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선수도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