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국대 배구 경기 결과
1.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
지금까지 쿠바전, 러시아전 2경기를 치렀는데 두 경기 모두 세트스코어는 3-0이다. 다만 승패는 두 경기가 각자 다름.
첫 경기였던 쿠바전에서는 김연경-황연주 쌍포를 앞세워 시원하게 삼빵으로 이겨 버렸다.
나도 기록지 보고 눈을 의심했음.
쿠바가 절대 그렇게 쉽게 넘볼 수 있는 팀이 아닌데... 했는데 좌우 쌍포가 워낙 위력적으로 잘 터져 줬던 듯.
그리고 오늘 러시아전이 있었는데, 이건 아프리카에서 중계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직접 봤는데 맥없이 졌다.
가모바와 곤차로바의 공격력도 좋았고 한동안 막장세터 소리 듣던 스타르체바의 토스가 균형을 찾은 덕도 있었지만
우리 쪽 플레이가 너무 안 됐음. 김연경은 상대의 집중마크로 인한 과부하 탓인지 평소보다 위력이 떨어진 느낌이었고
황연주가 후반부 들어 라이트와 중앙에서의 백어택을 여러 차례 성공시키는 듯 분전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는 힘이 딸렸음.
리시브가 흔들리기 시작하니까 이단연결 안 되면서 속절없이 무너지기 시작하던데 정말 이것도 고질이지 싶음.
그래도 3세트 들어서는 한때나마 앞서기도 하고 선전했다. 김희진의 서브에이스가 가장 인상깊었음.
경기를 보고 나니 정말 이단연결 생각이 간절해졌다. 수비에 이은 이단연결만 좀 더 매끄러워도 경기 내용은 좀 더 나을 텐데.
러시아의 높이가 쩌는 것도 있었지만 솔까 우리 쪽에서 대놓고 벽치기하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범실도 더 많고.
그래도 쿠바전을 이긴 덕에 아직까지는 여유가 좀 있는 편. 남은 경기에서 선전해야 할 텐데 솔까 가용전력이 너무 없는 듯.
2. 남자배구 월드리그
이탈리아와 미국을 상대로 두 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3-2 역전패.
정말 답이 안 보이더라. 초반에 잘하다가 중반 들어 멘붕하면서 후반 들어 완전히 자멸하는 패턴.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봤던 패턴이다 이건. 그야말로 도돌이표. 개선될 기미가 안 보임.
미국전에선 중간에 한선수가 공 디그하다가 공중에서 한 번 크게 떨어져서 들것까지 코트에 들어오는 일도 있어서 크게 놀랐음.
실려나가진 않았는데 결국 한선수는 경기 끝날 때까지 웜업존에 누워 있었고 권영민이 대타로 코트에 들어왔는데...
이건뭐 토스가 그냥 다 읽히더라. 미국의 미칠듯한 블로킹에 다 걸렸음.
김학민은 초반에 좀 통하나 싶더니 나중엔 그냥 다 디그당하고...
최홍석도 처음엔 공격 수비 다 잘되면서 훨훨 날더니 리시브 몇 번 놓치면서 급격히 무너지고 나중엔 임동규와 교체당하는 상황까지...
다만 김요한은 의외로 라이트에서 꽤 잘 통하는 모습을 보여줬음.
솔까 난 미국전 보면서 세트스코어 2-0 리드 상황에 3세트에서도 앞서길래 이대로 완승하는 줄 알고 신기해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렇게 훅 무너지나? 아까 전까지 리드 잡고 있던 팀이었나 싶을 정도로 급격하게, 그야말로 제풀에 멘붕하며 무너지던데.
그리고 중간에 흔들린다 하더라도 정줄 잘 잡고 위기관리 잘하는 것도 능력인데 지금 국대는 그런 능력이 전혀 없음.
공격은 힘아리 없고 그나마 들어가는 공격들이 다 디그되고 반격당하니까 제풀에 스스로 놔 버리는 양상.
이렇게들 독기가 없어서야. 애초에 기대도 안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도 제 스스로 깎아먹어 버리는 걸 보니까 정말 화가 나더라.
한편 가빈은 월드리그에서는 레알 캐나다 국대 주포로 활약중인 듯.
캐나다가 지금 2연승째인데 바로 전 경기에서는 브라질을 3-2로 이겼다.
가빈은 33득점. 팀내 최다 득점에 공격 성공율도 좋더라. 블로킹도 4득점인가 했다는 듯?
V리그뿐만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도 얼마든지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 같아 참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