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1. 05:50

1피리어드부터 양팀 모두 팽팽하다.
절대로 서로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듯이...
스피드와 스피드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양쪽 다 정말 폭풍처럼 빠르다.
공수전환이 엄청나게 빠르다.
그리고 한쪽에서 한 번 주도권을 잡으면 그야말로 폭풍같이 몰아친다.
상대는 처절하리만치 몸을 날려 가면서 그 폭풍을 막아내다가 어느 순간 퍽을 따내서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고 있고...
게임이 스피디하니까 보는 사람도 더욱 집중하게 된다. 재미도 있고 ㅋㅋㅋ
역시 아이스하키는 빠른 게 제맛 ㅋㅋㅋ

상대 진영에서 퍽을 뺏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쪽에서 퍽을 몰고 막 돌진하는데 저쪽에서 순식간에 스틱을 대서 탁 채 가지고 반대편으로 돌진하는 식...
그 과정에서 서로의 스피드를 주체 못하고, 혹은 체킹 들어가서 뒤엉켜 넘어지는 장면도 다수 나오고....
(넘어지는 것도 레알 스펙타클하게 넘어짐;;)
오늘따라 부러진 스틱 or 멀쩡한 스틱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게 자주 눈에 띈다. 

1피리어드에 양팀 모두 파워플레이 기회가 2~3번 가량 있었지만 성공시킨 건 없었다.

그러다가 1피리어드 종료 1분 앞두고 러시아의 아피노게노프가 라이트 윙 쪽에서 쏜 드라이브샷이 그대로 골인
러시아 관중석은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ㄷㄷㄷ
그런데 사실 캐나다 입장에서는 못 막을 골이 아니었는데...
메이슨 골리가 퍽을 막긴 막았는데 완전히 잡질 못하고 퍽이 튕겨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기 때문...
이걸 본 어느 캐나다팬이 골리 바보라고 깜 ㅋㅋㅋ
(그래도 그 골리 할 만큼 하던데... 1피리어드에서 러시아의 유효샷이 캐나다보다 3배 가까이 많았음;; 11-4...
그리고 여차하면 들어가지 싶은 골도 몇 개 있었는데 잘 막았고...)

1피리어드 끝난 직후에 양팀 선수들 또 서로 붙어서 고성이 오가고 심판들은 말리고...

2피리어드는 1피리어드 막판에 캐나다가 2분 패널티를 받은 탓에 러시아의 파워플레이로 시작.
그러다가 중간에 러시아도 2분 패널티를 받고...
근데 캐나다는 한 명이 또 2분 패널티를 받았네???
결국 4:3 플레이 상황...
이와중에 러시아의 다축이 쿨하게 골을 성공시켜 버림...
스코어는 2-0...
캐나다 골대 앞에서 페이스오프를 따낸 후에 마치 골대 앞에서 큰 사각형을 그리는 듯한 패스가 쭉쭉 이어졌고
(페이스오프 지점→블루라인 앞 왼쪽→블루라인 앞 오른쪽→골대 오른쪽)
마지막으로 퍽을 받은 다축이 깔끔하게 원샷...
현장의 러시아팬들은 신났고
나와 같은 채널로 중계를 보던 캐나다팬들은 저스틴 챗창에 (의역하자면) "메이슨 ㅆㅂㄻㅠㅠ"를 타이핑하고 ㅋㅋㅋㅠ
얘네 막 루앙고까지 찾고 난리났네.........
이러다 크로스비까지 데려오라고 할 기세...

캐나다는 추격을 위해 NHL 신성 스탐코스를 중심으로 계속 밀고올라가고는 있는데...
(위협적으로 계속 몰아치는 장면도 나왔었다. 특히 2피리어드 대략 12~13분경)
러시아의 발라모프 골리가 워낙 안정적이고....
게다가 러시아 선수들이 숨돌릴 틈 없이 바로 퍽을 뺏어서 돌진을 해 버린다;;;
그냥 순식간에 슥 캐나다 골대 앞까지 와 버리는데 ㄷㄷㄷ

라인업의 중량감에서 차이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경기에선 러시아가 좀 더 나아 보인다.
빠르면서 화려한 것이 레알 팬 될 것 같;;;
그렇다고 캐나다가 꿀리다거나 한 건 아닌데...
왠지 경기의 주도권이 러시아 쪽에 더 많이 기울어져 있는 느낌이다.

오베츠킨은 경기 내내 계속 캐나다 수비수들의 견제를 받더니
2피리어드 후반에 체킹에 걸려 대박으로 넘어져서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벤치로 물러나는데 허리를 못 펴고 고통스러워하며 나가던데...
(뭐 금방 복귀하긴 하더라만)
그리고 바로 이어진 러시아의 파워플레이...
여기서 0.1초 홍정표 닮은 말킨이 후방에서 올라오는 패스를 문전에서 바로 받아넣어 러시아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장내에는 흥겨운 러시아 민요풍 음악이 또 울려퍼지고 ㅋㅋㅋ
저스틴 창에서는 또다시 "메이슨 껒여ㅠㅠ" 소리가 터져나오고 ㅋㅋㅋ
그리고 2피리어드는 결국 이렇게 끝이 났다;;;
기어이 난장판매치 시즌2 강림 ㅋㅋㅋㅋㅋ;;

3피리어드 시작하자마자 캐나다의 스탐코스가 골찬스를 잡았는데 발라모프의 선방으로 무산되었고...
이와중에 또 2분 패널티를 받은 캐나다...
러시아의 파워플레이를 막아내느라 메이슨 골리 고생이 많다;;
2분 패널티를 무사히 견딘 후 캐나다도 파워플레이 기회를 잡았지만 역시나 소용 無
계속 문전 공세를 퍼부었지만 발라모프의 골텐딩도 장난이 아님 ㄷㄷ
도리어 러시아가 숏핸드 상태로 공격 시도한 적도 있고...
근데 얘넨 왜 이렇게 편하게 돌파를 하지 ㅋㅋㅋ
그러다가 3피리어드 7분 40초경... 러시아의 4번째 골이 터졌다;;
강한 중거리슛으로 보였는데...
이젠 러시아 골 테마송 외울 지경이다.
♪라~~솔파미레~미~파~레~ 솔~~파미레도~레~미~~(?????)♪
그리고 양팀은 또 퐈이트를 벌였다;;;

벤치에 앉아 있는 캐나다 선수들 표정을 비춰주는데 다.... 얼굴에 "암.울" 이라고 써 붙여 놓은st....
그래도 캐나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계속한다. 
그런데 기분이 많이 상하긴 상했나 보다.
3피리어드 들어 싸움이 부쩍 많아졌다.
조금만 접촉해도 바로 울컥해서는 바로 충돌로 이어진다.
하키퐈이트닷컴에서 탐낼 만한 본격 복싱 장면도 한 컷 나왔다.
덩달아 심판들도 바빠진다.
진짜 그저께 경기랑 비슷해져 간다;;

어쨌든 캐나다는 계속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타바레스가 캐나다의 첫번째 골을 터뜨렸다.
블루라인부터 빠르게 퍽을 몰면서 오른쪽을 타고 올라오다가 수비수 한 명을 제끼고 왼쪽으로 살짝 돌면서 골문을 공략했는데
그게 깨끗하게 들어갔다.
캐나다 입장에선 늦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골 장면은 참 좋았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말킨의 엠티넷 골이 터져 버렸다.
경기 종료 3분을 남긴 시점이었다.
캐나다가 골리를 빼고 6인 공격수 체제 돌입했는데
러시아에서 바로 퍽을 뺏어 전방으로 쭉 연결해서 말킨이 마무리를 지어 버렸다.
스코어 5-1..
말킨의 골이 터지는 순간 러시아 관중석이 우르르 기립하면서 국기를 흔드는데 자.... 장관이었... ㄷㄷㄷ

캐나다는 종료 30초를 앞두고 단독 돌파에 이은 드라이브샷 성공으로 한 골을 보태며 씁쓸함을 달랬다.

<결론>
러시아 5-2 캐나다
러시아, 4강 진출



그리고 같은 시각 열린 독일과 스위스의 경기...
홈팀 독일이 스위스를 1-0으로 꺾고 4강 진출!!
근데 여긴 또 왜 떼퐈이트;;;
경기 끝나자마자 서로 눈에 불 켜고 달라들어서 엉겨붙던데...
게다가 어떤 스위스 선수는 막 독일 벤치로 가서 코칭스태프 양복자락 부여잡고 난리
그래서 또 양팀 선수들 그 자리로 우르르 몰려가서 서로 치고박고 난리
결국 안면에 소량의 피까지 보고;;
스위스 선수들 씩씩대면서 막 삿대질하면서 나가고;;;
뭔 일 있었나?

그... 그래도 독일 국가는 참 멋있구나;;

+
이렇게 이번 세계선수권 4강이 모두 가려졌다...
이 경기가 열리기 직전 쓴 다른 포스팅에서 러시아와 독일이 4강에 합류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 예상대로 됐음...


《IIHF 세계선수권 4강전 경기 일정》
스웨덴vs체코
<5월 22일 오후 2시(한국시각 오후 9시)
러시아vs독일 <5월 22일 오후 6시(한국시각 익일 새벽 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