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7. 20:00

(이하 사진들 출처 : Daum영화)

공식 개봉일은 12월 21일(수)이지만 이번 주말에 유료시사회 명목으로 일찍 상영하는 곳이 꽤 되더라는...
해서, 나도 흔쾌히 거금(...) 8천원을 내놓았더랬다.

그리고 이렇게 남기는 대중없는 소감.
(스포...랄 게 있을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스포주의는 써 두는 게 예의일 것 같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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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에서는 편의상 등장인물 및 실존인물에 대한 존칭을 생략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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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공 던진 건 조승우와 양동근인데 왜 내 왼손 새끼손가락이 아픈 것이냐..........

1. 개인적으론 괜찮았지만 다른 관객들 중에는 이 영화 좀 오그라든다는 인상을 받는 이들도 있을 듯.

- 해태 2진 포수 에피라든가 연장전 돌입 직전 양팀 라커룸에서 터져나오는 사자후 일장연설이라든가 마지막의 위아더월드 엔딩이라든가
최정원의 '저사람들 뭐야 몰라 무서워'(<-실제 대사가 이렇다는 건 아니고 대략 이런 요지) 대사라든가...
하지만 감독이 나름대로 얘기하고 싶은 게 있으니 이런 요소를 영화에 넣은 게 아니겠나... 하는 이해는 갔음.
2진 포수는 프로야구 리그에 존재하는 대다수 무명 선수의 고단한 삶을 상징하는 인물로 보이고
엔딩 부분의 오그라드는(?) 부분은 故 최동원 감독과 선동열 감독을 향한 영화감독의 직설적인 헌시라고 보면 될 것 같았음.
두 전설을 대하는 감독의 순수한 존경심이 이렇게 표출된 듯.
마지막에 사직구장 관중들이 두 투수의 이름을 나란히 연호하는 가운데 두 선수 모두 동시에 소속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는데
잠시 뭉클한 느낌을 받기도 했음. 일단 나는 말이지.
다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음.

2. 감독이 한 편의 영화에 이것저것 최대한 많이 담아내려고 기를 쓴 흔적이 보임.
근데 그게 좀... 깊이는 덜한 느낌이었음...

- 야구열기를 이용해 먹으려고 드는 권력자들이나 신문 팔려고 환장한 찌라시 기자양반들이라든가...
무명의 설움과 가난에 시달리는 해태 2진 포수 박만수의 가족사라든가...
다양한 각도에서 프로야구를 둘러싼 80년대의 시대상을 그리려고 시도한 건 좋은데  
이게 잘만 하면 충분히 ㅎㄷㄷ하게 녹여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질 못하고 좀 겉도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이 정도에 그칠 거면 차라리 다른 거 다 쳐내고
최동원 감독과 선동열 감독의 관계와 내면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데 올인하는 편이 훨씬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음.
계단 뛰어오르기 에피나 국대 얼차려 에피, 최동원 감독 은사(恩師)의 장례식 에피 이런 게 훨씬 느낌있던데.
하지만 조승우의 인터뷰(클릭하면 새 창으로 보실 수 있음)를 보면 내 생각이 짧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3. 크레딧 순서가 조승우>양동근>최정원>마동석>조진웅 순이던데
우째 비중이나 분량만 보면 최정원이 조진웅 뒤로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 기자양반으로 등장하는 최정원.
야구장 안팎의 일들을 조망하는 존재로 보이는데 딱히 민폐캐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 같지도 않음.
마지막에 훈훈한 양팀 선수들의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는 찍사(...) 역할을 담당하긴 함(....먼산;;;)
오히려 크레딧 순서상 최정원 뒤에 위치하는 마동석과 조진웅의 존재감이 더 컸음.
마동석의 박만수 포수는 어찌 보면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 같기도 한 것이 가족 얘기부터 시작해서 굉장히 비중 할애가 많음.
순수하게 최감독과 선감독 이야기를 기대하고 들어간 사람이라면 이 점이 거슬릴 수도 있겠다 싶었음. 게다가 좀 신파끼도 있고 해서...
조진웅의 김용철 타자는... 이 영화에서 감초&개그 담당인데...

(눈탱이가_밤탱이된_환생한_무휼.jp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웃기고 귀여워도 되는 거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아니 천하의 무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선제일검의 포스는 어디로 가고 허구헌날 맞기만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롯데제일동네북도 아니고
그러면서 이기지도 못할 싸움은 맨날 먼저 걸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만 열면 시비인데 결론은 늘상 얻어터지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장실에서 화장지 때문에 굴욕을 당하질 않나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고 굴욕개그씬만 나오는 건 아니다. 진지한 장면도 있고 마지막엔 롯데 선수들을 독려하는 일장연설을 작렬하는 포스도 보인다.
근데 먼저 시사회에서 본 사람들이 무휼찡 노출씬 있다고 그랬는데 솔까 GP506 수준은 아니더라 너무 짧어 휙 지나갔어
한편 열혈 광빠 롯데팬으로 분한 쥬니. 시종일관 관중석에서 악쓰는 거밖에 못 본 듯;;

위 글에 정작 주연배우 두 명 얘기는 빠졌는데...
말이 필요없기 때문. 그저 한 번 봐보셈.
조승우, 양동근. 닥치고 당신들이 쵝오요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4. 영화가 끝나고 난 뒤...
-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에 앞서 실제 최감독과 선감독이 악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뜨는데
영화 막판에 조승우와 양동근이 헹가래 받으면서 환하게 웃던 장면이 떠오르면서 왠지 찡해지더라.
특히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 중 최감독이 이미 이 세상 분이 아니시라는 점 때문에 더욱 울림이 큰 것일지도.

<그래서 결론>
이 영화의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서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

그들의 경기를 본 적이 없는 세대에게 '최동원'과 '선동열'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었다면,
적어도 나에게는,
감독 양반,
성공하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