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선 한국 여자배구.
방금 전 조별 예선 두번째 경기를 마쳤다. 상대는 세르비아. 세트스코어 3-1 승.
중간에 배드민턴 혼복 중계 때문에 배구 중계가 끊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간만에 저녁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공중파를 통해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 그것도 이기는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다.
채널 돌리다 우연히 여자배구를 보게 된 일반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을 듯.
(이미 미국전 직후 여자배구 선수들 얘기하는 사람들이 트위터에 꽤 늘었다)
김연경은 역시 명불허전. 남자 공격수처럼 직각으로 펑펑 내리꽂는데 과연 세계적인 에이스다워 보였다.
한송이도 잠시 리시브에서 멘붕 오는 장면이 있긴 했지만 공수 양면에서 제법 잘 버텨 줬고...
특히 라이트 김희진의 약진이 놀랍다. 오른쪽에서 시원한 이동공격을 여러 차례 성공시켰고 오픈 득점도 제법 냈고...
4세트 마지막 매치포인트도 김희진이 냈다. 멋지더라 ㅋㅋㅋ
미국전에서는 레알 병풍;;;이었다던 센터진도 오늘은 제몫을 톡톡히 했다. 양효진은 내가 본 블로킹만도 한 3~4개 되나?
정대영도 4세트 중반부쯤 연속으로 속공을 성공시키면서 양날개의 부담을 덜어 줬고.
1세트 연속득점으로 달릴 때부터 뭔가 심상찮긴 했는데 이만하면 오늘 대표팀의 경기력이 훌륭했다고 평할 수 있을 듯.
세르비아가 올림픽 앞두고 주전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엔트리도 급히 교체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고 하는데,
그 여파가 확실히 있긴 있었던 것 같다.
범실도 잦고...
1세트에 도통 중심을 못 잡고 한참 동안 한 자리수대 득점에 묶여 있었던 것만 봐도 그렇고...
그래도 강팀의 포스는 어디 안 가더라. 세터 오그니에노비치에서 센터 공격수들로 이어지는 전광석화 같은 속공은 가히 위력적.
속공이 통하니 양날개의 공격력이 살아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그리고 수비가 흔들리더라도 빠르게 강공으로 이어가는 순발력이 놀랍더라.
그냥 넘길 줄 알았던 공을 강타해서 득점하는 장면에선 가히 혀를 내두를 만 했다.
솔까 공격 스피드는 확실히 세르비아가 우리보다 나아 보였다.
이제 다음 경기가 브라질전이다.
명실공히 세계 최강팀이라 공략하기 쉽지 않을 듯한데, 어떻게 대비할지 자못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그래도 예상보다 경기 내용이 꽤 괜찮고 다들 잘해 주고 있어서 조금은 마음이 놓임. 끝까지 잘 해 주리라 믿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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