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4. 21:32

아시안게임 전후로 국내의 보통 수영선수들이 어떤 식으로 훈련하는지가 급 궁금해졌다. 

사실 이건 작년부터 계속 가져 왔던 궁금증이기도 했다. 

대다수의 평범한 실업 선수들에게 나홀로 전담팀을 꾸려 해외 전지훈련을 나간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일 테니까. 

그렇다면 이 선수들은 어떤 식으로 훈련을 하며 훈련비와 용품 같은 건 어떻게 충당을 하는가?

웹 이곳저곳을 탐험한 끝에 소속 실업팀과는 별개로 일종의 길드 같은 개념인 엘리트 클럽에 들어가 훈련을 한다는 것까지는 알아냈다. 

하지만 그 이상 더 자세한 내용까지는 따로 찾아내지 못했는데...


어느 현역 수영선수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를 알게 되었다. 

주인공은 안양시청 소속의 최미혜 선수. 자유형 단거리(50m/100m)가 주종목이다. 주소는 http://blog.naver.com/feeling0528/

수영선수로서의 일과와 상념, 직접 본 경기들, 자신의 경기내용(이건 서로이웃신청을 해야 볼 수 있다) 등을 잘 정리해 놓은 블로그라 

엘리트 수영 팬이라면 한 번 들어가서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하여간 이 선수가 지난 1월에 수영선수로서의 훈련 일과에 대하여 올린 글이 있는데...

(원문 링크)

이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최미혜 선수는 2014년 1월 현재 PYD라는 엘리트 수영클럽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PYD는 안양시청 수영부와는 별 관련이 없다.

......여담으로 이 클럽의 헤드코치가 박태환의 전담팀 스태프로 널리 알려진 박태근 코치다. 

2. PYD 같은 수영클럽이 서울에 10개 이상 존재한다. 무명(...) 클럽까지 포함하면 실제 서울에서 운영중인 클럽 수는 20개 가량. 

3. 이 클럽들이 훈련을 하는 장소는 4군데 정도로 정해져 있다. 한국체대, 서울체고, 올림픽수영장, 잠실수영장. 레인 대관 엄청 빡셀 것 같다

   이렇게 특정 수영장에 몰리는 이유는 이 수영장들이 모두 50m 규격 풀이고 일반인 이용자의 압박이 적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4. 최 선수의 경우 (포스팅이 올라온 시점 기준) 서울체고 수영장에서 같은 클럽 팀원들과 함께 훈련을 하는 듯하다. 

5. 이 수영장은 온종일 쉴 새가 없다(...) 새벽부터 체고 근대5종팀> 체고 수영부> 클럽팀> 핀수영팀> 체고 수구부> 클럽팀 이렇게 쉴새없이 돌아간다고.

6. 클럽팀의 경우 한 타임에 5개 클럽팀이 각자 레인을 분배하여 훈련을 한다. 

7. 그래서 최 선수의 훈련 일과는 대략 이렇게 구성된다.

  ㄴ입수훈련 : 월/화/목 오전 7:30~10:00, 월~금 19:45~22:15, 토 12:30~15:00

  ㄴ웨이트 : 월/수/금 14:30~16:30


클럽에서는 어떻게 훈련을 하나? 막 수중 동작 촬영해서 동영상 분석도 하나? 이런저런 새로운 궁금증도 생기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해 두기로 하고. 

한편 클럽에 내는 강습비(!)나 용품 비용 등은 아마도 소속 실업팀에서 지급하는 연봉으로 해결을 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실업팀 연봉이 선수들의 주 수입원이자 훈련 후원비용인 셈. 

뭔가 단체종목 클럽팀과는 다른 운영패턴이라 오랜 배구빠(...)로서 적응이 안 되는 관계로 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꾸준히 이것저것 살펴보고 공부하다 보니 이젠 좀 이해도 가기 시작하고 한결 익숙해진 느낌이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클럽'이라는 것에 대해 따로 쭉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러한 엘리트 클럽이 많이 늘어났고 마스터스 대회 등에 출전하는 유소년 선수들의 상당수가 이런 클럽 유소년부 소속이며 

여기서 유망주도 은근히 꽤 발굴되고 있다는 얘기를 봤다. 

클럽 소속 코치의 경우 최소 경기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여건이 열악하다지만(이와중에 저출산+닥치고 공부 크리로 선수풀 안습)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와 지도자들이 계속 존재하기에 

대한민국 수영을 아주 외면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이제 행정 쪽에서 개뻘짓 좀 그만하고 선수들 해외 전지훈련+국제대회 출전 기회나 많이 좀 밀어주면 좋겠는데......

(국제대회라고 꼭 거창한 거 떠올릴 필요없다. 미국 아레나 그랑프리라든가 호주 아쿠아틱 슈퍼 시리즈 같은 거 있잖아. 이런 데 선수들 적극 출전 지원 좀...)


여담) 학생 수영선수의 훈련에 대한 궁금증은 이 링크에서 해소 가능하다. (학교 운동부/사설클럽 케이스가 모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