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1. 20:05


태국 애들은 다들 처음 보는 얼굴들이라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고
IBK팀은 대략 스타팅이 이효희-박정아-정다은-김희진-채선아-지정희-김민주(Li) 이러하였음.

이효희의 서브에이스로 산뜻;하게 시작하더니 1세트는 무난하게 이기더군.
태국 애들이 워낙 서브범실이 많기도 했지만서도...
그런데 2세트 들어 좀 박빙??모드로 가는가 싶더니
3세트부터 급 시망크리 타기 시작;;;
도대체 태국에게 서브에이스를 몇 개나 내주는 건지...
잘 세어 보진 않았지만 체감상으론 한 세트당 한 5개는 꼬박꼬박 내준 듯.
아무리 요즘 세계 배구의 추세가 리시브에 구애되지 않는 스피드배구라지만 이건 뭐 너무 심하던데?
리시버가 받는 공마다 아예 벤치나 코트 뒤쪽으로 빠져 버리는데 아무리 세터가 발이 빠르다 한들 그런 것까지 커버하라고 하는 건 좀;;
이효희의 토스도 그닥... 빠르지도 않고 힘도 실려 있지 않고.
세트 내용도 좋지 않았다. 막판에야 속공 몇 개 나오던데. 대부분은 그야말로 놓고 치는 공격;;;
좌우 오픈만 실컷 본 것 같다. 나름 세트플레이 한답시고 시간차 시도 몇 개 하긴 하던데. 그런데 이건뭐 완성도도 없고 스피드도 없고;;
그리고 과장 좀 보태서 김희진 혼자 공격하는 줄 알았다. 가끔 박정아나 채선아가 거드는 것 같긴 했지만...
지정희와 정다은의 센터진은 아예 존재감도 없고...

3세트는 완전 지대로 처발렸고 4세트 들어서 그나마 정신 좀 차리는 듯해 보였으나 결국 세트 내주고
5세트까지 가서야 겨우겨우 어찌어찌 이기면서 경기를 끝냈다.
솔까 이것도 IBK 선수들이 잘했다기보단 태국 선수들의 범실 덕을 본 것도 좀 있음...

기존 레프트진이라는 최은지와 김지수가 청대 차출되어서 없고, 지정희나 정다은 등 다른 선수들이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다곤 하지만
그래도 신예 선수를 10명 가량 한꺼번에 영입하면서 창단한 지 1년이 넘어간 팀이 이렇게까지 호흡이 안 맞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음.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움직임들이 영 짜임새가 없던데...
그리고 다들 왜 이렇게 몸들이 무겁냐.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어린 선수들일 텐데.
아프리카 챗방에서 보니 다들 어디 한 군데씩 고장났다고는 하던데...
지난 시즌 리그도 안 치르고 통째로 건너뛴 팀이 그동안 어떻게 꾸려 왔길래 엔트리에 멀쩡한 선수가 없다는 건지.
유일하게 힘있어 보였던 김희진마저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라는 말이 나오던데.
예전에 본 신감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훈련 들어가기에 앞서서 감독들이 훈련계획서를 작성해서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것 같던데
(거기서 신감은 자기가 읽은 책의 요약본을 프린트해서 끼워 준다고 했었다)
나도 대략 이정철 감독이 작성한 IBK팀 훈련계획서 좀 보고 싶네. 
대체 무슨 훈련을 얼마나 빡시게 시키길래 리그도 안 뛴 선수들이 죄다 골골댄다는 건지.

태국 팀은 일단 면면을 보아 확실히 1진은 아니고... (아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ㅁ;)
범실은 많은데 가끔씩 나오는 빠른 공격들 보면 태국은 태국이구나 싶었음.
랠리 중에 속공 펑펑 터뜨리는 게 가장 인상깊었음.
속공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보려야 찾아보기 힘들었던 오늘 IBK와 비교되어서 더 빛났던 것 같음;;;

만약 IBK가 오늘 보여준 상태로 V리그에 합류한다면...
지난 시즌의 인삼, GS와 더불어 3대 막장전선을 형성할지도 모르겠음;;;
미카사 공에 적응 못해서...라고 어드벤티지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수비력에 공격 패턴 가지고는 V리그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기 어려울 듯...
뭐 그럴듯한 외국인 파워히터 하나 영입하면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마는.

한줄요약 : 처음으로 IBK팀 경기를 봤다. 김희진 딱 하나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