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5. 21:26
오늘, 한-일 양국 남녀 챔피언팀 간의 탑매치 경기가 있었다.
2009-2010 프로배구 시즌이 완전히 끝나는구나.... 실감이 나는 순간;;
서울 한양대 체육관에서 남자부(오후2시), 여자부(오후4시) 경기가 각각 열렸다.
인터넷에서 본 바에 따르면 비 새고 좌석 더러워서 지못미라는 말이 있던데 ㅋㅋㅋ
중계화면으로 보기에도 시설이 그닥 좋아 보이진 않았음 ㅋㅋㅋ
먼저 남자부.
불과 일주일 전까지 10일간 7경기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에 그것도 5세트까지 가는 대혈전을 치르고
끝나고 나선 우승 기념으로 새벽까지 놀고(...)
21일은 시상식 참석하고
가빈은 캐나다로 돌아갔고
피로도 덜 풀리고 몸 상태도 다들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맞는 경기라
허접모드 시전하고 욕 바가지로 먹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역시 삼성은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팀인 것 같다(ㄷㄷㄷ)
삼성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정신력???!!!
이기겠다는 투지, 어지(신감독 발음st) 하나만큼은 삼성이 단연 최고인 듯 ㄷㄷㄷㄷㄷ
상대인 파나소닉 팬더스에 익숙한 얼굴이 많이 보였다.
일본 국대 주전 세터인 우사미와 쌍포인 후쿠자와-시미즈...
시미즈는 힘미즈라는 별명에 걸맞게도(...) 참 파워풀하더라...
그리고 우사미는 정말 토스가 빨랐다.
일본이 '1초배구'를 운운하며 스피드 올리는 데 그렇게 주력했다고 하는데 그 영향이 그대로 다 드러나는 듯.
1세트엔 양쪽 다 범실이 아주 쩔었고
2세트에선 일본의 스피디한 공격이 돋보였다.
삼성은 가빈의 빈자리를 이형두와 김정훈이 돌아가며 맡았는데 역시 클러치 능력은 떨어진다;;
그리고 강준형 캐스터가 계속 얘기하던 것처럼 둘 다 아직까지 자신감이 좀 없어 보였다.
3세트 넘기면서부터 페이스가 점점 올라오는 게 보이긴 했지만...
손재홍은 또 왜 이렇게 다 걸리는지.... 레프트 한 자리에서 결정력이 안 나니까 더욱 고전하는 것 같았다.
결국 파나소닉에 내준 2세트에서 삼성의 공격 성공율은 22%밖에 안 됐다;
처음엔 삼성의 윙 라인이 손재홍-김정훈-이형두 대략 이랬는데
결국 김정훈이 나가고 석진욱이 들어왔다.
26일날 MRI 찍으러 간다고 들은 거 같은데..
석진욱의 시간차가 먹히기 시작하면서 삼성이 점점 공격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하고
급기야 2단연결에 이은 클러치 공격까지 석진욱이 해결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ㄷㄷㄷ
참 보배로운 선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몸이 만신창이인데도 결국은 석진욱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현실...
삼성도 하루속히 석진욱의 후계자를 찾아내야 할 텐데 과연 이런 선수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걱정이 많다.
전반적으로 윙에서 애로사항이 많았음에도 센터에서 제 몫을 잘해 준 덕에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대형 공격수가 없으니 속공을 중심으로 한 세트플레이에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이었다고 하는데
센터에서 소화를 잘 해 줘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실제로 오늘의 삼성은 중앙 속공과 시간차, 후위공격을 중점으로 경기를 이끌어 갔다.
양 날개로 가는 빠른 퀵오픈과 중앙후위를 내세운 파나소닉과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파나소닉은 속공을 18개 했다. 전체 공격의 17%... 어지간하면 다 양날개로 퀵오픈을 빠르게 쏘거나 중앙후위를 쓰는 st였다)
오늘 삼성이 시도한 속공은 총 29개, 전체 공격의 24%를 차지했다. 성공율도 좋았다!
기회만 닿으면 바로 중앙 속공으로 연결해서 고희진과 조승목이 딱딱 넣어주는데
역시 센터가 살아 주니까 경기가 훨 수월해지더라 ㅎㅎㅎ
오늘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단연 고희진이었다. 팀 최고 득점 ㅋㅋㅋㅋㅋㅋㅋ
신영석의 우리캐피탈 외의 팀에서 센터가 팀내 최고 득점하는 걸 보게 되다니 ㅎㅎㅎㅎㅎ
파나소닉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마구 잡아내는데 저절로 와 하는 소리가 ㅋㅋㅋ
오늘 무려 6개의 킬블럭을 찍어 주신 고희진 센터ㅎㅎㅎㅎㅎ
속공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장식한 조승목 센터도 부담감을 한결 덜어내고 자신감이 좀 더 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늘 양팀 모두 수비 완전 쩔었다.
떨어질 것 같은 공을 어떻게든 다 살려내서 공격으로 연결을 시킨다.
수비배구 하면 이른바 '완벽한 서브리시브'를 먼저 생각하면서 질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것만이 수비배구의 전부는 아니다.
내 진영으로 떨어지는 공을 살려내서 상대를 향한 위력적인 반격으로 자연스럽게 전환시키는 그 능력이
바로 수비배구의 중심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두 팀은 양 팀 모두 그 개념을 잘 실천한 것 같다.
다만 삼성의 윙 공격력을 보면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진다.
반격시의 화력이 좋지 않다 보니 찬스를 잡고도 쉽게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이 리그 중엔 강력한 외국인 공격수 1인에게 큰 공격을 전적으로 맡길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기도 했는데..
이걸 보면 사람들이 중앙후위 중앙후위 해대는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다.
함께 후위공격을 해 줄 수 있는 공격수가 한 명 정도는 더 필요하다.
큰 공격을 할 수 있는 공격수가 한 명밖에 없는 경우와 두 명 이상 있는 경우..
당연히 후자가 유리한 게 사실.
센터 속공이 꾸준히 제 페이스를 유지해 주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력과 점유율을 가져가 주고,
외국인 주포가 클러치 능력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가운데
전위와 후위를 안 가리고 자유자재로 빠른 공격을 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한 명 정도 더 있다면
지금보다 경기(특히 공격)하기도 훨씬 수월해지고 이른바 '몰빵배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씨잘데기 없는 생각을 해 봤다;;
오늘 이형두와 김정훈이 중앙후위공격을 몇 개 성공시키는 걸 봤는데,
이걸 잘 다듬어서 앞으로 삼성의 한 가지 고정옵션으로 잘 써 보면 참 좋겠다 싶어서였다.
올 시즌의 조승목처럼 꾸준히 출장 기회를 잡고 한 경기 한 경기 자신있게 하다 보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다.
수비하는 거 봐도 저만하면 괜찮아 보이고...
다만 이형두는 교통사고 후유증에 의한 목 통증이 참 두고두고 지못미다ㅠㅠ
해설진도 목 때문에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힘들어서 안타깝다는 요지의 말을 하던데...
오늘 탑매치의 MVP로 석진욱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고희진은?? 이라고 하려다가 오늘 그의 공수에 걸친 활약을 생각하고는 바로 수긍했다.
정말, 석진욱은 우리 팀의 보배다ㅠㅠ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인 그의 몸이 참 걱정되고... 그럼에도 내색치 않고 열심히 뛰어 주는 마음이 그저 고마울 따름.
PS. 탑매치 우승상금이 1만 달러인데 상금 전액을 천안함 희생장병 유가족 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고 한다ㅠㅠ
성금의 성격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뉴스 기사 보니 유가족 생활자금 지원 쪽인 듯...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volleyball&ctg=news&mod=read&office_id=109&article_id=0002100137&date=20100425&page=2)
2009-2010 프로배구 시즌이 완전히 끝나는구나.... 실감이 나는 순간;;
서울 한양대 체육관에서 남자부(오후2시), 여자부(오후4시) 경기가 각각 열렸다.
인터넷에서 본 바에 따르면 비 새고 좌석 더러워서 지못미라는 말이 있던데 ㅋㅋㅋ
중계화면으로 보기에도 시설이 그닥 좋아 보이진 않았음 ㅋㅋㅋ
먼저 남자부.
불과 일주일 전까지 10일간 7경기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에 그것도 5세트까지 가는 대혈전을 치르고
끝나고 나선 우승 기념으로 새벽까지 놀고(...)
21일은 시상식 참석하고
가빈은 캐나다로 돌아갔고
피로도 덜 풀리고 몸 상태도 다들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맞는 경기라
허접모드 시전하고 욕 바가지로 먹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역시 삼성은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팀인 것 같다(ㄷㄷㄷ)
삼성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정신력???!!!
이기겠다는 투지, 어지(신감독 발음st) 하나만큼은 삼성이 단연 최고인 듯 ㄷㄷㄷㄷㄷ
상대인 파나소닉 팬더스에 익숙한 얼굴이 많이 보였다.
일본 국대 주전 세터인 우사미와 쌍포인 후쿠자와-시미즈...
시미즈는 힘미즈라는 별명에 걸맞게도(...) 참 파워풀하더라...
그리고 우사미는 정말 토스가 빨랐다.
일본이 '1초배구'를 운운하며 스피드 올리는 데 그렇게 주력했다고 하는데 그 영향이 그대로 다 드러나는 듯.
1세트엔 양쪽 다 범실이 아주 쩔었고
2세트에선 일본의 스피디한 공격이 돋보였다.
삼성은 가빈의 빈자리를 이형두와 김정훈이 돌아가며 맡았는데 역시 클러치 능력은 떨어진다;;
그리고 강준형 캐스터가 계속 얘기하던 것처럼 둘 다 아직까지 자신감이 좀 없어 보였다.
3세트 넘기면서부터 페이스가 점점 올라오는 게 보이긴 했지만...
손재홍은 또 왜 이렇게 다 걸리는지.... 레프트 한 자리에서 결정력이 안 나니까 더욱 고전하는 것 같았다.
결국 파나소닉에 내준 2세트에서 삼성의 공격 성공율은 22%밖에 안 됐다;
처음엔 삼성의 윙 라인이 손재홍-김정훈-이형두 대략 이랬는데
결국 김정훈이 나가고 석진욱이 들어왔다.
26일날 MRI 찍으러 간다고 들은 거 같은데..
석진욱의 시간차가 먹히기 시작하면서 삼성이 점점 공격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하고
급기야 2단연결에 이은 클러치 공격까지 석진욱이 해결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ㄷㄷㄷ
참 보배로운 선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몸이 만신창이인데도 결국은 석진욱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현실...
삼성도 하루속히 석진욱의 후계자를 찾아내야 할 텐데 과연 이런 선수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도... 걱정이 많다.
전반적으로 윙에서 애로사항이 많았음에도 센터에서 제 몫을 잘해 준 덕에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대형 공격수가 없으니 속공을 중심으로 한 세트플레이에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이었다고 하는데
센터에서 소화를 잘 해 줘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실제로 오늘의 삼성은 중앙 속공과 시간차, 후위공격을 중점으로 경기를 이끌어 갔다.
양 날개로 가는 빠른 퀵오픈과 중앙후위를 내세운 파나소닉과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파나소닉은 속공을 18개 했다. 전체 공격의 17%... 어지간하면 다 양날개로 퀵오픈을 빠르게 쏘거나 중앙후위를 쓰는 st였다)
오늘 삼성이 시도한 속공은 총 29개, 전체 공격의 24%를 차지했다. 성공율도 좋았다!
기회만 닿으면 바로 중앙 속공으로 연결해서 고희진과 조승목이 딱딱 넣어주는데
역시 센터가 살아 주니까 경기가 훨 수월해지더라 ㅎㅎㅎ
오늘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단연 고희진이었다. 팀 최고 득점 ㅋㅋㅋㅋㅋㅋㅋ
신영석의 우리캐피탈 외의 팀에서 센터가 팀내 최고 득점하는 걸 보게 되다니 ㅎㅎㅎㅎㅎ
파나소닉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마구 잡아내는데 저절로 와 하는 소리가 ㅋㅋㅋ
오늘 무려 6개의 킬블럭을 찍어 주신 고희진 센터ㅎㅎㅎㅎㅎ
속공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장식한 조승목 센터도 부담감을 한결 덜어내고 자신감이 좀 더 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늘 양팀 모두 수비 완전 쩔었다.
떨어질 것 같은 공을 어떻게든 다 살려내서 공격으로 연결을 시킨다.
수비배구 하면 이른바 '완벽한 서브리시브'를 먼저 생각하면서 질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것만이 수비배구의 전부는 아니다.
내 진영으로 떨어지는 공을 살려내서 상대를 향한 위력적인 반격으로 자연스럽게 전환시키는 그 능력이
바로 수비배구의 중심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두 팀은 양 팀 모두 그 개념을 잘 실천한 것 같다.
다만 삼성의 윙 공격력을 보면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진다.
반격시의 화력이 좋지 않다 보니 찬스를 잡고도 쉽게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점이 리그 중엔 강력한 외국인 공격수 1인에게 큰 공격을 전적으로 맡길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기도 했는데..
이걸 보면 사람들이 중앙후위 중앙후위 해대는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다.
함께 후위공격을 해 줄 수 있는 공격수가 한 명 정도는 더 필요하다.
큰 공격을 할 수 있는 공격수가 한 명밖에 없는 경우와 두 명 이상 있는 경우..
당연히 후자가 유리한 게 사실.
센터 속공이 꾸준히 제 페이스를 유지해 주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력과 점유율을 가져가 주고,
외국인 주포가 클러치 능력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가운데
전위와 후위를 안 가리고 자유자재로 빠른 공격을 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한 명 정도 더 있다면
지금보다 경기(특히 공격)하기도 훨씬 수월해지고 이른바 '몰빵배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씨잘데기 없는 생각을 해 봤다;;
오늘 이형두와 김정훈이 중앙후위공격을 몇 개 성공시키는 걸 봤는데,
이걸 잘 다듬어서 앞으로 삼성의 한 가지 고정옵션으로 잘 써 보면 참 좋겠다 싶어서였다.
올 시즌의 조승목처럼 꾸준히 출장 기회를 잡고 한 경기 한 경기 자신있게 하다 보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다.
수비하는 거 봐도 저만하면 괜찮아 보이고...
다만 이형두는 교통사고 후유증에 의한 목 통증이 참 두고두고 지못미다ㅠㅠ
해설진도 목 때문에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힘들어서 안타깝다는 요지의 말을 하던데...
오늘 탑매치의 MVP로 석진욱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고희진은?? 이라고 하려다가 오늘 그의 공수에 걸친 활약을 생각하고는 바로 수긍했다.
정말, 석진욱은 우리 팀의 보배다ㅠㅠ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인 그의 몸이 참 걱정되고... 그럼에도 내색치 않고 열심히 뛰어 주는 마음이 그저 고마울 따름.
PS. 탑매치 우승상금이 1만 달러인데 상금 전액을 천안함 희생장병 유가족 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고 한다ㅠㅠ
성금의 성격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뉴스 기사 보니 유가족 생활자금 지원 쪽인 듯...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volleyball&ctg=news&mod=read&office_id=109&article_id=0002100137&date=20100425&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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