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4. 16:48
역시 나란 인간은 별 수 없군................
그래도 10여년을 응원한 팀이라고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댄다.
뭐 이게 바로 팬심일지니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회사가 구단 먹여 살린다지만 젭라 좀 따로 떼어서 보고 싶다. 중역들 나대는 거 보기 싫다.
며칠 전에 삼성가 남매 사장님하 됐다고 언론에서 옳다구나 장단맞추는 거 보니 더 싫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어라?
생각보다 경기 내용이 꽤 매끄러워서 놀랐다.
1세트 초반엔 유광우의 토스와 공격수들과의 호흡이 좀 안 맞는 것 같았다. 공격에 힘이 실리질 않아서 다 연타성.
그래서 역시 어렵군 했는데, 갈수록 공격수들의 스파이크에 힘이 실리는 걸 보니 점점 맞아들어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
박철우의 라이트 공격도 괜찮았다. 뛰어들어오는 속도가 꽤 빨랐다. 늘어진다고 그동안 욕 좀 먹었는데...
가빈도 박철우도 기다렸다 때리는 장면이 몇몇 나오긴 했지만(주로 2단공격 때) 세팅해서 때리는 공격은 꽤 스피드가 나오더라.
가빈-손재홍 레프트에 박철우 라이트 체제로 스타팅 나와서 3세트 후반까지 이 체제로 쭉 갔는데...
생각보다 선방했다. 리시브는 손재홍과 여오현 두 명이 전담한 것으로 보인다.
가빈 제1공격수-박철우 제2공격수 체제인 듯 한데 하는 걸 보니 그런대로 나쁘진 않았다.
가빈도 중간중간 수비를 하긴 하더군 ㅋㅋㅋ
가빈이 레프트로 가니 중앙후위공격을 볼 기회가 자주 있었다.
3세트 초반이었나? 고희진이 속공 뜨고 박철우가 라이트로 이동 돌아가는데 같은 순간에 가빈이 빠르게 중앙후위 때린 거.
그 공격 참 인상적이더라. 자주 봤으면 좋겠다.
난 이렇게 맞춰가는 공격이 좋더라 ㅋㅋㅋ
그리고 확실히 큰 공격이 가능한 선수가 한 명만 있는 것보다는 둘이 있는 게 훨씬 낫더라. 조금이라도 분배가 되니...
수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오늘 하는 거 보니 그정도면 뭐...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리가 생길 우려는 있다. 2리시버로 버틴다는 건 3리시버 체제에 비해 더 많은 과부하가 갈 테니)
다만 3세트 중반 넘어가면서 주상용의 공격 폭발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삼성 경기력이 한순간에 훅 가더만.
범실이 급 늘고...
그 중에서도 고희진 3연속 속공 범실은 리얼 Hell이었음.
그냥
하지만 그는 속공 대신 ㅎㄷㄷ한 블로킹으로 점수를 쌓았다.
한 경기에서 혼자 무려 블로킹 9개 기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대 최다 기록이 12개라던데 3개만 더 했으면 타이 기록 세울 뻔했음 ㅋㅋㅋㅋㅋㅋㅋ
특히 4세트 중반에 줄줄이 블로킹한 건 정말 ㄷㄷㄷ
유광우의 토스는 3세트 때 흔들릴 때 제외하고는 꽤 괜찮았다. 중간에 뻔히 보이는 토스도 여러 차례 나오긴 했지만...
그만하면 무난했다.
토스 속도도 괜찮아 뵈고...
경험이 쌓이면 점점 더 늘겠지.
패스페인트랑 블로킹 득점 올리는 거 보고 ㅅㄴ 좋아하겠네~ 했다능 ㅋㅋㅋ
발목이 좀 걱정되긴 하는데... 그 점에서 신선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겠다.
3세트 후반에 잠깐 나와서 하긴 했는데 뭐라 딱히 평가하긴 그렇다. 몇 개 안해서...
다만 4세트에 박철우를 빼고 손재홍-김정훈 레프트에 가빈 라이트 체제로 가던데...
속공 성공율이 영 아니었고 레프트 화력이 덜하다곤 하지만 그래도 김정훈도 펀치력 좀 있는데
(간간히 공격 성공도 시켰고... 그러고보니 2세트와 4세트를 김정훈이 끝냈군하)
그쪽으로도 분배를 좀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솔직히 4세트엔 가빈에게 너무 몰렸다.
4세트에 박철우 빠진 얘기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캐스터 진짜 너무한다. 3세트 중반쯤이었나? 박철우가 공격을 성공시킨 뒤 가슴을 잠깐 만지는 장면이 있었나 본데
(사실 그 장면은 못 봤다. 공격 성공시키는 것까지만 봤는데)
캐스터가 "박철우 선수가 가슴을~ 가슴을~ 가슴을~" 이러길래
이게 웬 철지난 김지혜 하니 개그인가 하고 있던 차에
"기흉은 아니겠죠?"
이러고 있...;;;
순간 내가 다 멍~~해지면서 에신이 생각나더라;; (나와 같은 표정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아니 무슨 말을 저렇게 해? 뭐, 기흉으로 고생한 전력이 있으니 그 얘기가 나올 수도 있기는 한데...
그냥 가십 얘기하듯 내던지는 듯한 말투여서. 그것도 한 번만 언급하고 말 일이지 그게 뭐 좋은 일이라고 반복해서 드립을...
원래 박철우 팬 아니던 나도 순간 난감하던데 오랫동안 좋아해 온 팬이 저 말 들었으면 기분이 어땠을까 싶더라는;;
게다가 그 말 나오고 나서 4세트에 박철우가 안 나오니까 '어라 설마...?' 이런 생각마저;;
(나중에 한 번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오긴 했다...)
그리고 가빈 오늘 몇 점이나 딸깝쇼 이런 식의 멘트도 좀. 그게 뭐 좋은 일이라고222
난 솔직히 가빈의 득점과 박철우의 득점이 엇비슷했으면 했다. 센터와 제2레프트도 좀 나눠 갖고.
그런데 이 양반은 그런 내 마음도 몰라주고(뭐 시청자 잉여 한 마리의 마음 맞추자고 방송하는 건 아니지만)
참 무정하게도 몇 번이고 저 얘기를 하더라;;
그리고 삼성 찬양성 발언 좀 하지 마삼. 조직력의 배구 어쩌구 하면서 추켜올리는데 난 그런 말 들을 때마다 곡소리가 나온다.
이러면 삼성 더 까인단 말이삼;;;
공인구가 전보다 더 탄력이 세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서브에이스도 많이 나오고 속도감도 좀 더 나오는 것 같긴 했음.
2세트에선 삼성이 서브에이스를 3개인가 4개인가 했고 3세트에선 현대가 서브에이스 2개.
그리고 서브에이스 많이 기록한 팀이 그 세트를 가져갔고.
역시 오늘날 배구의 가장 핵심은 서브인 듯.
그리고 불안한 리시브를 어떻게 공격으로 연결하느냐 역시 큰 화두인 것 같다.
그 화두의 해답은 스피드라는 게 정석으로 굳어진 지 오래인데...
현대가 빠른 배구를 추구한다더니 헥터 소토가 그 전형을 보여 주는 듯하다.
자기가 리시브하고 바로 어택라인 뒤쪽 중앙으로 뛰어들면서 중앙후위 공격을 감행하고, 성공한다. 앞은 거의 무주공산이고.
세계대회 경기 보면 이런 광경이 한순간이 멀다 하고 자주 나오더라만... 현대는 이런 공격을 많이 해 주길 바란다.
그런 공격을 자주 상대하다 보면 공략 요령도 알게 될 것이고 또 다른 선수들, 다른 팀들도 이 공격을 더 많이 하게 되겠지.
장영기가 발이 빠르다고 전부터 말은 많이 들었는데 역시 빠르더군.
주상용은 한 번 탄력받으면 아무도 못 말릴 정도로 위력적이고.
삼성이 3세트 중후반에 완전히 정신 못 차린 것도 단연 주상용의 활약이 컸다. 한 세트에 혼자 8득점인가 올렸던데...
성공율은 57%인가 했고...
어느 팀이 되었건 현대를 상대할 땐 주상용의 기를 살려주지 않는 데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그 점에서 고희진이 주상용을 원블럭으로 막으면서 예봉을 꺾은 게 4세트에서 삼성이 쉽게 이기는 데 영향이 좀 있었을 것이다.
오늘 삼성 하는 거 보니 올 시즌 뭐 그럭저럭 중간은 갈 것 같음.
적어도 X망신은 면할 것 같아 마음이 좀 놓인다.
현대는 비록 4세트에 거의 자멸하다시피 하면서 지긴 했지만 소토에, 장영기에, 주상용에, 2라운드 이후 문성민까지 가세하면
절대 쉽게 상대하지 못할 팀이 될 것이다.
기본적인 높이가 있는데다 저만한 공격력에 스피드까지 있다면 상대팀으로선 어려울 만도...
하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흐트러지는 곳이 나오기 마련이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집중적으로 몰아붙이면
오늘과 같이 자멸할 우려도 있다. 이건 프로배구 7개팀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여배 5개팀도 마찬가지다.
매 경기, 매 순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PS1) 희진씨의 덩실덩실을 보니 정말 시즌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한다. 역시 희진씨는 덩실덩실이 제맛.
PS2) 현대의 새 유니폼을 처음 봤을 땐 이게 뭥미 싶었는데, 정작 선수들이 직접 입은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괜춘한 듯.
PS3) 웅세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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