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11-12 V리그 시즌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이제 남은 것은 남녀 챔프전뿐.
여자부는 이미 4차전까지 진행되었고 오는 일요일(4.8)에 마지막 5차전을 치른다. 5전 3선승제에서 5차전까지 갔다는 것은 한마디로 갈 데까지 갔다는(...) 얘기. KGC와 현대건설이 지금 나란히 2승 2패다. 오늘 있었던 4차전에서 현대건설이 3-0으로 KGC를 제압했다.
같은 팀블로그의 심미주의님은 인삼의 최종우승을 점치셨지만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더욱이 이렇게 마지막 한 경기만 남은 시점에서는 더욱.
시즌 내내 기복 없이 잘해 온 몬타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종병기 그녀이긴 하지만 KGC의 공격 루트는 사실상 몬타뇨가 유일하다. 몬타뇨가 30득점 넘게 할 때 그 다음 득점자는 4,5점 정도에 그치는 게 다반사이고, KGC의 센터진이 블로킹은 강점일지 몰라도 공격에서의 활약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보니 공격면에서 몬타뇨의 파워와 타점 외에 의존할 곳이 전무한 게 사실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황연주와 브란키차, 센터의 양효진과 김수지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다. 한두 명이 막혀도 다른 데서 뚫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몬타뇨가 한 번 막히기 시작하면 답이 없는 인삼에 비하면 그래도 꽤 나은 편인 셈.
배구란 게 결국은 공격을 해서 득점을 해야 이기는 경기라는 지론이 생긴 터라 요즘은 공격 루트가 다양한 팀에 더 점수를 주고 있고 실제로도 그런 팀들이 경기를 더 쉽게 풀어나간다고 느끼고 있는 참이다. 게다가 KGC의 수비가 쩔게 좋은 것도 아니고... 2차전만 해도 이연주가 서브에이스를 혼자 4개나 맞고 나가떨어지면서 현대건설이 쉽게 이기지 않았던가.
서브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현건은 서브 면에서도 KGC보다 좀 더 앞서 보인다. 올 시즌 정규리그 서브 순위만 봐도 10위권 안에 현대건설 선수들이 3명(황연주, 양효진, 염혜선)이나 들어가 있다. 황연주야 원래부터 알아주는 서버였지만 양효진과 염혜선의 서브도 은근히 까다로운 듯. 반면 KGC의 서버들 중 정규리그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 선수는 몬타뇨가 유일하다. 한유미와 한수지도 서브 좀 때린다지만 현건 서버들에게 가려져서인지는 몰라도 이번 챔프전에서는 그닥 눈에 띄질 않고 있다. KGC의 서브가 약해 빠진 건지 현건의 서브가 워낙 강한 건지, 아니면 KGC의 수비가 안습인 건지 현건의 리시브가 좋은 건지 가래 타기 힘들긴 하지만 기선제압 면에서 영향이 상당한 서브에서 현건이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는지라 난 조심스럽게 현대건설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남자부는 작년 시즌의 리턴매치다. 삼성화재vs대한항공인데...
요새는 남배를 아예 안 보고 있다. 다만 어제 있었던 PO 대한항공vs현대캐피탈 전이 오지게 웃겼다는 얘기만 스치듯 들었을 뿐.
농구 쪽에서는 관객들이 코트로 물건 던지고 양팀 선수들이 사이좋게 바닥을 닦았다는(...) 도시전설스런 말도 전해지던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지만 이래저래 잡음이 좀 쩔어 줬다는 후문이 있다.
뭐 그건 내 알 바가 아니고...
이번 남배 챔프전은 작년처럼 일방적인 스윕전으로 끝나지 말고 좀 끝까지 티격태격하면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올 시즌 프로남배 경기도 이제 많아 봐야 5경기 남았는데 화려하게 잘 마무리해서 남배팬들에게 좋은 기억 남겨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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