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다 보고 나니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한 1년 3개월 전쯤에 썼던 아래 글.
[터키 슈퍼컵] 페네르바체 : 에자즈바슈 관전담(2011.10.10)
이거슨 영락없는 그때의 데자뷰;;;
경기 돌아가던 양상도 똑같고 최종 세트스코어도 똑같고 김연경 혼자 고군분투하던 것도 똑같고 토스가 안 맞던 것도 똑같고 세다가 벽치기하던 것도 똑같고(...)
런던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미국 대표팀 세터 린지 벅이 페네르바체에 새로 영입되었길래 이젠 토스 걱정은 안 해도 되려나 했으나...
어제 경기에서의 토스는 생각보다 어째 시원치 않았음;;;
이번이 영입 후 딱 두 번째 경기였다고 하니 아직 더 많이 맞춰볼 필요는 있겠지만 벅의 토스는 솔까 아직까진 못미더운 모습이었다.
그래도 시종일관 사람 아스트랄하게 만들던 닐라이보다는 한참 낫지만... 그래도 분발 좀 부탁함다;;
그리고 덩치(...)에 걸맞잖게 생각보다 토스 스피드가 안 나옵디다ㅠ
하지만 원래 토스가 느린 선수가 아니니 아직 공격수들과 맞춰 가는 과정이라 조심스럽게 토스한 거라 생각하겠음.
경기 보는 내내 박미희 해설이 페네르바체의 센터진들을 지적하던데...
(한편으로는 박해설님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준비하고 나온 거 같아 놀랐음.
국내 중계 따위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걸려든 거라 상당히 급하게 준비했을 것 같은데...
어쨌든 어제 박해설님의 중계는 대략 굿!!!)
바크프방크 센터들의 전광석화 같은 속공과 이동공격을 보다 페네르바체의 센터들을 보면.... 음....-_-;;;
지구 반대편 동네 사는 형제들(...)에게 공격 준비 좀 빨리 하라는 지적을 받는 소감이 엇더韓紙???
에다는 그래도 타이밍만 맞으면 꽤 스피디하고 날카로운 공격이 들어가는데, 이펙은 걍 이도저도 아닌 듯ㅠㅠ
센터들이 중앙에서 계속 뛰어 주고 공격해 줘야 윙들이 함께 살 수 있다고 한국 중계진이 계속 강조하는데... 그게 안됨요ㅠㅠ
블로킹은 뭐 그냥 봐도 바크프의 압승;;;
파울라는 그냥 어느 정도 중간은 한 것 같고, 제일 안습인 건 세다 토카틀로을루.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다지만 거 참... 아포짓이라는 사람이... 파워나 타점이나 스피드나 뭐 하나 압도적인 게 없음ㅠㅠ 걸리고 못 넘기고 벽에 때리고...
수비는 바크프방크와 꽤 비등비등했는데 결정력에서 차이가 확 나 버리니 김연경 타임 작렬했던 3세트 빼고는 그냥 페네르가 줄줄 끌려간 경기였음.
김연경은 1세트 시작할 때만 해도 거의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는데 어느 순간 어려운 공 혼자 다 때리고 있더라능;
재미있는 건 어째 전위 공격보다 중앙후위 공격이 더 자주 보인 것 같다. 그냥 체감상 그런 건지 어떤 건지... 그런데 왠지 그렇게 느껴졌음
거의 각이 없었던 공을 제자리 점프 후에 강하게 때려넣어서 득점하는 장면을 한 두어 번 본 거 같은데 그 장면에선 정말 입이 떡 벌어졌음.
강준형 캐스터와 박미희 해설이 너무 좋아하고 대견해하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실한 결정을 내 주는 공격수가 거의 김연경 한 명뿐이다시피 했던 페네르바체와 달리
바크프방크는 괴즈데 손스르마와 글링카, 브라코체비치 등 세 윙이 골고루 활약을 잘 해 주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앞서 언급한대로 일단 퓌르스트-톡소이의 센터진이 우위를 점한 것 또한 바크프의 승리에 상당히 영향을 끼친 것 같고 말이지.
경기 내내 물 흐르듯 편안하게 토스를 하던 나즈의 토스웍도 포인트라면 포인트였음.
일단 양팀 모두 여러 공격수가 돌아가며 강타를 때리는 플레이를 해서 그런지 국내 리그를 볼 때 느껴지곤 하는 답답함은 확실히 덜했다.
따지고 보면 V리그 팬들이 최근 백목화의 활약이나 이소영의 등장에 열광했던 것은
어제 터키 리그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은 빠르고 과감한 강타 중심의 플레이를 이들에게서 볼 수 있다는 기쁨과 기대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방송 후 반응이 좋으면 KBSN에서 김연경의 터키리그 경기를 계속 중계할 거라 하는데
넷 반응 보니 충분히 계속 중계해도 좋을 것 같다.
터키 현지에 흥국생명 관계자도 간 것 같던데 근데 대체 뭐하러 간 거냐
V리그 관계자들도 이참에 해외 배구를 보면서 깨닫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배구팬들이 무엇을 불만스러워하고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현재 한국배구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그 해답을 찾을 열쇠가
저 안에 들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PS) 그리고 바크프방크의 기무라 사오리는... 교체 멤버로도 전~~~~혀 안 나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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