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0. 22:40
오늘 경기를 보던 도중에 문용관이 하던 말이 생각나서 그냥 써 본다.
외국에선 수비수가 공을 높이높이 띄워 놓으면 세터가 공 아래로 뛰어가서 토스를 하는데
세터 외에 공 가까이에 있는 선수가 2단연결을 해 주는 게 더 낫다는 얘기였다.
곧 터진 체육관 정전크리에다 여배 몰빵매치(...)까지 겹쳐서 이 이야기는 유야무야 묻혔지만
자칫 상당한 임팩트를 몰고 올 뻔했다 ㅋㅋㅋ
뭐 내가 쓰려는 얘기는 다른 게 아니고,
'수비수가 공을 높이높이 띄워놓으면 세터가 공 아래로 뛰어가서 토스하는' 배구에 대한 거다.
옳은 건지 그른 건지 판단할 수는 없다.
아니 애초에 배구의 방식에 대해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하다는 기준은 있을 수 있겠지만...
해외 남배를 몇 경기 봤다. 꼼꼼하게 보진 못했지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다면...
아닌게아니라 정말 서브리시브를 최대한 높이높이 띄워 올려 놓고 세터가 공 아래로 뛰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다른 게 아니라 자신들이 처한 환경에 맞춰서 살아남기 위해 택한 하나의 생존 방식이었다.
하드웨어도 뛰어나고 기본적인 파워가 있다 보니 거의 전원의 선수들이 폭탄같은 강서브를 때려넣는다.
거의 맘먹고 때리는 백어택 수준...
손을 대면 펑 하고 튀어오를 정도.
그러니 정말 세터에게 완벽하게 올려주기 어려워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은 이런 전략을 택한 것 같다.
공격수는 일단 리시브를 최대한 높이 띄워올린다. 그리고 공격 위치로 뛰어간다.
공이 올라갔다가 낙하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그동안에 세터가 공 밑으로 들어가고, 공격수들이 공격 위치를 잡는 시간이 좀 생길 것이다.
세터의 손끝에 공이 도달했을 때 공격수들은 이미 공격 위치에 들어가 있겠고,
외국의 세터들이 보편적으로 토스가 다 빠르다고 하니까
셋업 상태에서 공격수에게 토스하는 시간은 눈 깜짝할 새겠지.
그렇게 해서 토스하기가 무섭게 공격수 스파이크.
한마디로 세터가 토스해야 할 지점에 공격수가 미리 가서 자리잡고 있으면
세터는 공격수가 있는 지점을 확인하고 바로 최대한 빠르게 쏴주고
공격수는 동시에 바로 점프해서 세터에게서 날아오는 공을 받아 때리는 시스템인 것 같다.
리시브는.. 공을 세터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대신 세터가 공 쫓아갈 시간을 벌어주고
자신은 얼른 공격 위치로 가서 세터가 토스할 지점을 선정해 주는 개념?
외국 배구의 공격패턴이 거의 퀵오픈과 중앙후위로 이루어진다는데 이게 이유인 듯도....
어느 것이 더 우등하고 더 열등하고를 가를 수는 없다.
하지만 국제대회 같은 데 나가서 상대의 강서브에 떡실신 되고 세트플레이를 쓸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어차피 기껏해야 겨우 1,2개월 남짓 맞춰서 나가는 급조팀에게 오랜 시간 다져야 할 조직력이 있을 리도 없고)
저 방식에 대해 연구를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소화해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외부의 새로운 것을 접목하는 것이든, 이전까지 없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든
아니면 원래 갖고 있던 플레이를 고수하거나 자체적인 보완책을 찾는 것이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확실히 선행되고서야 다음 단계를 기약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아는 것도 쥐뿔 없으면서 이런 글 쓰려니 좀 후덜덜하네 ㄷㄷㄷ
다른 챗갤러님들 다 어디 갔냐능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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