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9. 17:02

1. 아레나 프로스윔 시리즈 오스틴 대회(1.15~17)



지난 1월 15일부터 3일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아레나 프로스윔 시리즈(舊 아레나 그랑프리 시리즈) 2번째 대회가 열렸다. 

프로스윔 시리즈는 전 연도 연말에 열리는 미네아폴리스 시리즈만 쇼트코스 야드 대회이고 나머지는 모두 롱코스 미터 대회라 

여기서 나오는 기록들은 모두 2015년도 롱코스 시즌 세계 랭킹에 올라간다. 

라이언 록티, 케이티 레데키 등 대표적인 선수들은 물론 라이언 코크레인, 카틴카 호슈 등 외국 선수들도 다수 참가하는 대회인데 

이 대회에서도 케이티 레데키는 또 한 번 역사를 쓸.... 뻔했다. 



초반부터 혼자 일찌감치 치고 나가 버린다. 200m 지점에서부터 2위와의 기록이 6초 이상 나 버릴 정도. 그리고 이 간극이 계속 벌어지면 벌어지지 줄질 않는다.

최종기록이 8:11.21인데, 작년에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과 불과 0.21초 차밖에 나지 않는다. 지금은 시즌 초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나와 버리면;;;

어쩌면 올 8월 카잔에서 또 한 번 신화를 쓸지도 모르겠다. 장기간에 걸쳐 본다면 8분 10초대의 벽도 무너뜨릴 수 있을 듯.

사실 이런 압도적인 레이스가 장거리 수영 최고의 매력이기도 한데 그 점에서 케이티 레데키는 장거리 수영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선수인 것 같다. 

작년 FINA 올해의 선수상이 레데키가 아닌 카틴카 호슈에게 돌아갔을 때 왜 레데키가 아니냐면서 팬들이 반발했던 이유를 알 것도 같음... 


한편 카틴카 호슈는 여기서 7개 종목에 도전했는데(...) 사스가 아이언레이디

200m 개인혼영에서 금메달 획득 성공. 그러나 다른 종목에서까지 금을 쓸어오진 못했다. 

자유형 100m와 400m에선 레데키에 이어 은메달을 땄고 배영 100m와 개인혼영 400m에선 동메달, 

접영 200m에선 4위를 기록했으며 배영 200m에선 6위에 그쳤다.

그래도 3일 동안 7개 종목에 계속 참가한다는 게 어디 보통 일이던가. 참 대단한 선수임엔 틀림없다.

그런데 이번주 주말에 또 벨기에 안트워프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다고(...) 고만해!!!


아 진짜 언제 한 번 호슈 특집 포스팅을 쓰든지 해야겠다. 아무리 봐도 정말 보기드문 수영중독자임(...)


2. 프랑스의 야닉 아넬


프랑스에서도 최근 국내 대회가 열린 모양. 

대회명은 Meeting Olympique de Courbevoie로, 1월 16일~18일 이렇게 3일간 개최되었다. 아레나 프로스윔 오스틴 대회와 비슷한 시기에 열린 셈. 

살펴보니 프랑스에도 미국의 아레나 프로스윔과 비슷한 시리즈가 있는 것 같다.

FFN(프랑스수영연맹)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화면 오른쪽에 다음에 열릴 대회 포스터들이 나와 있다. 모두 'FFN Golden Tour'라는 타이틀이 달려 있음. 


바로 이 사진들. (출처 : 프랑스수영연맹 홈페이지)


현재 프랑스의 Mulhouse에서 훈련 중인 야닉 아넬은 특이하게도 이번 Courbevoie 대회에서 50m 종목들에 출전했다. 4개 영법 모두에 걸쳐서. 

일단 자유형 50m에서는 쿨하게 우승. 50m 접영에서는 프레데릭 부케(Frederick Bousquet)에 이어 은메달을 딴 듯하다.

한편 100m에서도 50.1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고.


(출처 : 트위터 https://twitter.com/sfoc92/status/556832461725130752)


그리고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 최근 파리에서 일어난 잡지사 총격 사건(일명 샤를리 참사)에 대한 견해를 인터뷰에서 진지하게 털어놨다고. 

(출처는 여기. 영어로 되어 있으니 자세한 얘기는... 알아서 해석하시오;;;)

그가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견해는 위 출처에서 인용된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I love self-mockery and provocations of all kinds, not just religious. I will buy their next issue and possibly subscribe. I encourage all athletes to take a stand of one kind or another. We should also speak out for the police who were also shot down; we’re not talking enough about them.”

"나는 자체 풍자도 좋아하고 어떤 종류의 도발도 좋아합니다. 종교적인 걸 떠나서요. 난 기꺼이 그들(샤를리)의 다음 호를 살 거고 가능하다면 구독도 할 겁니다. 난 모든 선수들에게 어느 쪽으로든 (행동하는) 태도를 취하라고 독려할 겁니다. 총격에 희생된 경찰관들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내야 하고요. 우린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어요."


운동선수가 정치/사회와 관련된 일에 대해 자기 견해를 피력하는 사례를 지금껏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역시 프랑스는 뭔가 다르다 싶기도. 


한편 아넬도 이번에 예능(?)에 도전했다. 

Super Moscato Show라는 방송 토크쇼의 진행자와 50m 자유형 대결을 벌인 듯. 심지어 거창하게 포스터(?)도 등장. 뭔가 아스트랄하지만 넘어가자(...)


(이하 출처 : https://twitter.com/Moscato_Show)

아 X바 할 말을 잃었... 

어쨌든 결과는 훈훈하게 마무으리...



뭐 결과야 말 안 해도(...) 


2015. 1. 4. 19:58

올 한 해 동안 전세계 수영팬들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거리(...)가 되어 줄 세계 각국의 주요 수영대회 일정 일람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잔챙이(...)는 제치고 주요 대회 몇 개만 추려 여기 정리해 보기로 한다.

출처는 해외 수영 전문 웹진 Swimswam. 원본 링크는 여기


- 전세계구급 - 


1. 카잔 세계LC수영선수권(7.24~8.9) 

다이빙, 싱크로, 오픈워터 등 다른 종목까지 합친 다른 일정이 7월 24일부터 시작하고 경영 종목은 8월 2일부터 시작.

올림픽 바로 다음의 권위를 자랑하는 수영계 최대 이벤트. 더 이상의 설명이 必要韓紙?

LC라는 표시는 Long Course라는 뜻. 쇼트코스(SC)와의 구분을 위해 LC 표시를 붙였다.


2. 광주 유니버시아드(7.3~14)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댄스삘 나는 종목(...)과 주로 연관지어서 회자될 것 같지만 십라 우리나라 수영선수들도 좀 주목해 주십시다!!!

근데 주목할 만한 대딩 선수들이 누가 있지... 생각나는 선수가 동아대의 남기웅, 서울대의 양준혁 정도밖에 없네ㅠ 

요즘은 수영선수들도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실업팀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이 대회에 올 만한 외국 선수들로는 음... 역시 모르겠음;; 나중에 엔트리를 봐야 알 듯... 


3. FINA 월드컵 시리즈(개최시기 미상)

어쨌든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긴 할 거다. 시리즈 규모가 커져서 올해는 8개 도시에서 순서대로 개최될 예정. 

예전부터 쭉 개최해 온 도하, 두바이, 싱가포르, 도쿄, 베이징, 모스크바, 홍콩에 프랑스 파리가 추가되는 게 최근에 확정되었다. 


- 대륙구급 - 


1. 바쿠 유러피언게임(수영 종목 기준 6.23~27)

무려 제1회(!) 유러피언게임이다. 

유럽 사람들이 그동안 아시안게임과 팬아메리카게임을 보고 '우린 왜 저런 게 없나'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모양. 

그러다 드디어 자기들의 대륙간게임을 런칭한 것. 

첫 유러피언게임의 개최지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되시겠다.


2. 토론토 팬아메리칸게임(수영 종목 기준 7.14~18)

아메리카 대륙간 게임인 만큼 아마도 미국vs캐나다vs브라질 이런 구도가 형성되지 않을까 예상중. 


3. 헤르즐리야 쇼트코스 유럽선수권(12.2~6)

2년 전 덴마크 헤르넹에서 열렸던 쇼트코스 유럽선수권이 이번에는 이스라엘의 헤르즐리야에서 열릴 예정.


- 각국별 내셔널 -


8월(경영 기준) 세계수영선수권 출전권이 걸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당연히 상반기 중에 일정이 거의 끝난다. 

카잔 세계선수권과 겹치는 시기에 열리는 미국선수권(8.6~10, 샌안토니오)대회는 예외.


프랑스 : 3.31~4.5, Limoges

독일 : 4.1~5, 베를린

호주 : 4.3~10, 시드니

일본 : 4.7~12, 도쿄

중국 : 4.9~16, 바오지(산시성)

이탈리아 : 4.14~18, 리치오네

헝가리 : 7.1~5, 기요르 카틴카 호슈는 여기서 또 몇 종목이나 나올 것인가


- 기타 -


BHP 아쿠아틱 슈퍼시리즈(호주) : 1.31~2.2, 퍼스

USA 아레나 프로스윔 시리즈(미국) : 1.15~6.21 

 ㄴ1개월 간격으로 5개 대회가 각자 다른 도시에서 열린다. 원래 명칭은 아레나 그랑프리 시리즈였으나 최근에 프로스윔 시리즈로 이름을 바꿨다(!)

    프로수영이라니! 아니, 프로라니! 수영이 프로라니! 이보시오 양키양반!!

FFN 골든투어 in 프랑스 : 1.30~5.24, 니스/아미앵/마르세유/낭시

인터내셔널 스윔미트(International Swim Meet) : 3.13~15,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재팬오픈(일본) : 5.22~24

마레 노스트룸 시리즈(지중해) : 6.6~14, 바르셀로나/카네/모나코


2014. 12. 7. 12:25



한국시각 12.7 오전 현재 위키피디어에 올라와 있는 이번 쇼트코스 수영세계선수권 기록 중 세계신기록만 따로 모아 편집한 것이다. 

이건뭐....... 릴레이 빼고 개인전만 모아 놓은 게 이 정도다. 무려 9개;;;

이게 대체 무슨 사태인가 싶다;;; 

특히 미레야 벨몬테와 카틴카 호슈. 도하에서 진정한 인외마경을 보여 주고 계시다 ㄷㄷㄷ... 

두 여자가 이건뭐 금메달도 아니고 누가 세계신기록 더 많이 깨나 경쟁 들어간 듯;;일단은 4:2로 호슈가 앞서 있는 것 같지만.

근데 정작 진짜 호슈의 주종목인 400m 개인혼영에서 벨몬테가 세계신기록+타이틀 가져간 건 안자랑


한편 현재까지의 국가별 메달 획득 현황을 볼작시면


이렇다. 


헝가리의 기세가 매우 무섭다 ㄷㄷㄷ. 물론 그 중심에는 올해 FINA 최고의 선수로도 선정된 카틴카 호슈가 있고... 

헝가리 평영의 중심인 다니엘 규르타 역시 금메달을 수확하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고, 

여기에 22세의 젊은 선수 페터 베르넥이 자유형 400m에서 올 시즌 쇼트코스 최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 헝가리의 메달 행진에 힘을 보탰다. 

나는 정말이지 헝가리가 이렇게 수영강국인지 미처 몰랐었네~~ 내게 헝가리는 그저 노래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일 뿐이었는데... 그게 아니었어 ㄷㄷㄷ

사실은 호슈가 다했잖아요...일 수도 있지만


스페인은 그야말로 미레야 벨몬테 혼자 다했잖아요... 모드가 맞고;;; 


한편 자메이카의 흑인 선수 앨리아 앳킨슨이 여자 평영 100m에서 무려 루타 메일루티테를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땄다!!! 기록도 기존 쇼트코스 세계기록과 동률.

월드컵 시리즈에서 봤을 때만 해도 그냥 오 흑인이 수영을 하네? 우승도 하네? 이 정도였는데 아무리 쇼트코스라지만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이라니 ㄷㄷㄷ

이 선수 앞으로도 국제 수영 무대에서 더욱 큰 활약을 보여줄 것 같다. 보통 내공이 아닌 듯


사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였던 종목이 남자 자유형 50m였는데 여기선 플로랭 마나두가 세계신기록과 함께 거침없이 금메달 GET.

브라질의 세자르 시엘루가 3위에 랭크됐다. 2위는 이탈리아의 마르코 오르시. 

아시아의 닝저타오와 시오우라 신리는 준결선에서 진작 탈락했고 러시아의 폭죽 블라디미르 모로조프는 결선 4위로 아깝게 포디움 탈락...

닝저타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친구 100m에선 무난히 예선 전체 2위로(!) 준결선까지 진출했다가 급 손 부상으로 기권했다는 소식이 있다.


라이언 록티가 이번 대회에서 개인 타이틀이 없다는 게 좀 슬프다. 4x2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하나 수확했을 뿐, 

개인전인 개인혼영 200m와 자유형 200m에서는 나란히 은, 동메달... 

그래도 2년 전 이스탄불에서 세운 개인혼영 200m 세계기록은 안 깨져서 다행이오... 

개인혼영 200m 금메달은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에게 돌아갔고 같은 종목 동메달은 역시 같은 일본의 세토 다이야가 땄다. 

그리고 세토는 400m 개인혼영에서 하기노를 제치고 우승. 개인혼영 2개 종목의 타이틀을 모두 일본 선수들이 가져갔네??? 다해먹어라 다해먹어

근데 사실은 같은 국적의 비슷한 나이대인 선수 둘이 서로 이끌어 주면서 나아가는 걸 보니 참 부럽다. 

여긴 예나 지금이나 박태환 한 명만 쳐다보고 있는데... 

그러니까 박석현 박진우 니들 분발해라!!!!!!!


아담 페티, 제임스 가이 등의 영건들을 배출해 내며 비록 이번 대회에선 콩라인 일색이지만 선전하고 있는 영국 역시 인상적이다. 


하여간 이상 두서없이 정리해 본 2014 도하 쇼트코스 수영세계선수권 이야기였음... 

2014. 11. 30. 11:54

일주일째 쑨양의 도핑 사건으로 수영계가 시끄럽다. 

보통 협심증 치료제로 사용된다는, 그러나 2014년 1월을 기준으로 WADA(세계반도핑기구) 지정 금지약물이 된 트리메타지딘이라는 혈관확장제 성분이

지난 2014년 5월 중국수영선수권 직후 채취된 도핑 샘플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이 사실을 중국수영총국에서는 WADA나 FINA에 보고하지도 않고 

자국 내부에서만 슬그머니 3개월 출전정지(그런데 이 기간에 별다른 대회나 있긴 했나?)와 벌금 5000위안(한화 90만원 가량) 정도의 경징계만 내리고 

입을 꾹 닫았는데...

이 사실이 지난 11월 24일에 중국 신화통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세계 수영팬들이 발칵 뒤집어진 상황.


도핑이라니.

도대체 그 실력에 뭐가 아쉬워서 그것도 무난히 타이틀 먹고도 남을 국내대회에서... 

물론 당사자의 해명처럼 원래 있던 심장의 지병이 도져서 치료 차원에서 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소명하면서 처방전까지 제출했다고 하니. 

주치의는 자격정지 1년에 처해졌다고 하는데...

(그런데 주치의는 자격정지기간 중임에도 전담 스폰서팀 직원 자격으로 인천AG에 편법 참여했다. 그래서 이 건도 국제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중)

하지만 문제의 약은 올해부터 WADA 금지약물목록에 올라가는 걸로 이미 작년 9월부터 공지가 되고 있었는데 그럼 잘 살피고 주의를 했어야지. 

(그런데 실은 중국 국내에서 새로운 금지약물에 대한 업데이트와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쑨양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아시아 출신의 역대급 최장거리 수영 챔피언'이라는 명성은 완전히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실력 자체까지 의심하는 시선이 늘고 있고, 심지어는 'cheater', '저 사기꾼이 그랜트 해켓의 타이틀을 뺏어간 놈이냐?'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는 상황.

비록 타국 선수이고 사생활에 문제가 많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솔직히 개인적으로 실력을 인정하고 있던 선수 중 한 명인데 이런 식으로 제 명예를 스스로 땅에 처박는 꼴을 보니 

심란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난 당사자보다도 중국 수영총국의 처신이 더 이해가 안 갔다. 아니 제일 이해가 안 간다. 

도핑.... 그래 사실 스포츠판에 은근 흔해빠진 게 도핑인 것도 사실이지. 러시아의 에피모바 사례도 있고...

그런데 중국의 경우엔 행정이 너무나 일을 키웠다. 

이건 도대체 다른 국가의 경우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배짱갑 행보를 보였는데 

차라리 애초에 도핑 결과 나오자마자 바로 외부 발표하고 6개월 이상 출전정지 징계 때리고 AG대표에서 제외시키고 끝났으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확산이 안 됐다. 

그런데 이건 행정측에서 일을 되려 더 키워 버렸다. FINA에조차 제때 보고를 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스리슬쩍 출전정지 3개월을 보냈다. 이게 징계야 뭐야. 

게다가 도핑 사실이 적발되면 어느 종목이든 WADA에 20일 이내에 보고를 하게 되어 있는데 그마저도 쿨하게 씹어 버렸다.

저들 딴에는 어떻게든 인천AG에 출전시키려고 수를 쓴 것 같은데 이건 선수를 위해서도 자국의 명예를 위해서도 절대 좋은 처신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국제 사기꾼이 된 꼴 아닌가.

이제 국제 수영계의 누가 중국 수영총국에 신뢰를 보이겠으며 중국의 수영선수들을 오롯이 인정할 수 있겠냐고? 다 약쟁이 취급할 텐데. 

지금 해외 팬들 중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에도 도핑 의혹을 샀던 적이 있는 예스원까지 거론하는 사람마저 있을 정도다.

수영 좀 안다는 국내 모 커뮤니티는(그 커뮤니티 자체가 원래 일반 동호인 얘기 위주고 프로수영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 '중국 원래 약쟁이 소굴인 거 몰랐냐?' 이런 심드렁한 반응만 보이고 말았다;;


WADA에서 CAS(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는 말도 있고 앞으로 추이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 사안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이미 쑨양은 더 이상 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선수가 되어 버렸다. 

정말 자신의 실력만으로 타이틀을 따내고 기록을 세워도, '그래봤자 약빨 아냐?' 라는 의혹을 항상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건 다른 중국 선수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젠 중국 국적의 수영선수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영원한 주홍글씨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처참한 상황을 자초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중국 수영총국이다. 

선수도 당연히 잘못했지만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징계를 내리지 않고 선수 싸고 돌기에 바빴던 총국이 더 문제다. 

평소에는 모든 선수를 공정하게 관리 통제하고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엄중하게 선수들을 단속하라고 연맹이나 총국이란 게 있는 거다. 

그런데 이들은 그 의무를 방기해 버렸다. 단지 아시안게임 성적 그 하나를 위해서. 

국가 단위로 이렇게 뻔뻔하게 나와 버리는데 외부 시선이 곱지 않게 되는 건 당연한 귀결 아닌가? 

이제 이들은 어디 가서 변명도 못한다. 

90년대 마군단 사태까지 언급되는 마당인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런 행태는 결코 선수를 위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선수를 망치는 거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정말로 완전히 망친 꼴이 됐다. 이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지금, 그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나치 출신임을 감춘 채 UN사무총장을 거쳐 오스트리아의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쿠르트 발트하임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발트하임은 '어쩔 수 없이 나치에 가담했다'는 동정론을 국민으로부터 이끌어내 결국 오스트리아의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가 재임하는 동안 오스트리아는 철저하게 국제적 왕따가 되어야 했다. 심지어 미국은 아예 발트하임을 미국 입국 금지인물 명단에 올려 버렸다. 

결국 발트하임과 오스트리아는 국제적으로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 국제 수영계가 쑨양을, 그리고 중국 수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다. 

수영계의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되어 버린 선수. 

쑨양 자신도 잘못했지만 일을 이렇게 키운 중국 수영총국에도 나는 책임을 묻고 싶다. 

아무 지원도 안 해 주면서 선수에게 빨대 꽂고 돈 빼먹고 자기들 으스대는 데 이용하려고만 드는 흔한 반도의 연맹도 문제지만 

할 짓 못할 짓도 분간 못하고 자기들끼리 싸고돌면서 꼼수 쓰다가 일 키우는 대륙의 연맹도 정상으로는 안 보인다. 아니 이런 조직이 오히려 더 치명적이다.


한동안 맨정신으로 수영 못 볼 것 같다. 이거 영 기분 뭐같아서 수영 보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도하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을 보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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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2월 3일, 호주 수영연맹에서 쑨양의 호주 전지훈련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호주에 있는 엘리트 수영클럽에 쑨양이 출입하는 것을 불허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전지훈련차 호주를 방문하는 모든 외국인 수영선수들은 반드시 호주 반도핑기구(ASADA)에 신변을 등록해야 한다. 

한마디로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외국인 선수는 모두 호주 반도핑기구의 수시 도핑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중국 측도 이제야 좀 실감이 갈까. 

《Swimming World Magazine》에서 진행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쑨양의 2012 런던 올림픽 성적까지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71%나 나온 게 

그나마 쑨양에게는 작은 위로가 될지도........


2014. 11. 23. 19:21



2014 도하 쇼트코스 수영 세계선수권대회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12월 3일에서 7일까지 닷새간 열릴 예정. 

슬슬 각국에서 참가선수 라인업을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주목할 만한 선수들을 살펴보자면...

(국가 및 선수 순서는 무작위)


<호주>

브론테 캠벨(자유형) - 2014년도 LC 자유형 50m 세계랭킹 4위, 100m 3위

에밀리 시봄(배영) - 2014년도 LC 배영 50m 세계랭킹 6위, 100m 1위, 200m 2위

카메론 맥어보이(자유형) - 2014년도 LC 자유형 100m 세계랭킹 공동2위


......여담으로 올해 자유형 LC 100m 남녀 세계 1위 랭커인 제임스 매그너슨과 케이트 캠벨(브론테 캠벨의 자매)은 출전하지 않는다. 

특히 매그너슨은 코치 교체 문제로 지금까지 계속 트러블메이킹중이라 안습... 

올 가을에 기존 코치와 결별하고 내내 코치 없이 지내다가 최근에 새 코치를 구하긴 했는데 20대 중반의 젊은 형제. 

애송이 형제애들 데리고 뭐할 작정이냐고 호주 수영연맹(Swimming Australia)에서 까는 모양인데 귀추가 주목됨.

어 그러고보니 올해 LC SC 안 가리고 꾸준히 출전해 온 토마스 프레이저 홈즈도 이번 엔트리에 없네......


<헝가리>

다니엘 규르타(평영, 100m/200m) - 2014년도 LC 평영 100m 세계랭킹 6위, 200m 8위

카틴카 호슈(유니버설, 자유형 200m/400m/800m, 배영 50m/100m/200m, 접영 200m, 개인혼영 100m/200m/400m) -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누가 아이언 레이디 아니랄까 봐 혼자 10종목에 참가하는 카틴카 호슈;;; 

이번 월드컵 시리즈만 해도 하루에 5~6종목씩 줄창 뛰는 거 보고 기함을 했는데 이분에게는 그냥 이게 일상인 모양... 

과연 이 많은 종목에서 얼마나 많은 개인메달을 수확할지... 이것도 이번 도하 대회의 주요 키포인트 중 하나가 될 듯. 


<러시아>

다닐라 이조토프(자유형, 100m/200m) - 2014년도 SC 자유형 100m 세계랭킹 4위, 200m 1위

블라디미르 모로조프(자유형 50m, 개인혼영 100m) - 2014년도 LC 자유형 50m 세계랭킹 공동4위


......다년간 주로 쇼트코스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스프린터 본능을 발산해 온 블라디미르 모로조프가 이번엔 개인혼영에 도전한다;; 

모처 어느 분의 말씀에 따르면 초반에 폭발적으로 터지다가 막판에 퍼지는 폭죽(...;;)같은 선수라고 평가하던데 개인혼영에서의 모습은 과연 어떨지??

다닐라 이조토프는 비록 올해 LC대회에선 별다른 기록을 못 냈지만 작년도 LC 자유형 200m 세계랭킹 3위를 기록한 탑랭커 중 한 명이고 

올 시즌 들어 SC에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다. 


<일본>

하기노 고스케(유니버설)

이리에 료스케(배영)

고세키 야스히로(평영)

세토 다이야(개인혼영)

시오우라 신리(자유형)


......하기노 고스케가 대놓고 라이언 록티(미국)를 향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록티가 갖고 있는 쇼트코스 개인혼영 400m 세계기록을 자신이 깨겠다는 것. 뭐임마??

일본은 원체 세계구급 선수들이 여러 종목에 포진해 있어서 어느 종목을 둘러봐도 일본 선수들을 한 번씩은 다 보게 될 듯;;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으로 국내 수영팬들 사이에 예전보다 제법 얼굴이 알려진 평영의 고세키 야스히로도 주목해 볼 만하고 

자유형 단거리의 시오우라 신리는 자유형 50m/100m에서 중국의 닝저타오와 또 한 번 격돌할 듯. 


<미국>

라이언 록티(유니버설, 개인혼영 100m/200m, 자유형 200m, 배영 200m, 접영 50m/100m)

코너 드와이어(자유형, 100m/200m)


.......이번 도하 대회에서 록티는 개인혼영 400m에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하기노와 정면대결을 벌일 일은 없지만 다른 종목들도 하기노와 겹치는지라... 

하기노에 대한 질문이 록티에게도 간 모양인데 그 답변은 '그는 계속 빨라지고 있고 여러 종목에 걸쳐 정상급 선수 중 한 사람이다'라는 것이었다. 

담담히 상대를 인정하면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그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대목인 듯. 

수영과 쇼트코스를 사랑한다는 그의 건승을 기원해 본다. 


<프랑스>

야닉 아넬(자유형, 계영)

플로랭 마나두(자유형, 50m) - 2014년도 LC 자유형 50m 세계랭킹 1위


.......올 시즌 밥 보우먼 코치와 결별하고 미국 NBAC 클럽에서 나와 프랑스로 복귀하는 등 파란만장한 시즌을 보낸 아넬은 이번에 계영에만 출전하는 듯...했지만

결국 이번 대회 출전 포기.

자유형 최단거리의 세계 1인자 플로랭 마나두가 출전하는 자유형 50m는 아마도 이번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이자 전쟁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중국>

닝저타오(자유형, 50m/100m)


.......중국은 쇼트코스 세선 관련해서 딱히 전반적인 정보가 나온 게 없다;; 

위 다른 나라들의 정보는 거의 모두 Swimswam이나 SwimmingNewsMagazine의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인데 

중국 로스터 관련해선 이 매체들에서도 다룬 바가 없고 중국웹을 들여다봐도 닝저타오 한 명의 거취에 관한 기사 외엔 아무 것도 나오는 게 없다;; 

뭐 하여간 닝저타오가 도하에 오는 것만큼은 분명한 듯. 나머지 멤버는 모르겠다. 대회 시작되고 Live Result 링크 생기고서나 알게 될 것 같음.


<남아공>

채드 르 클로스(접영, 50m/100m/200m)


.......최근에 치과 치료를 좀 크게 받은 채드 르 클로스가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제 컨디션을 회복해서 나올지도 이번 대회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될 듯하다. 

쇼트코스의 황제인 만큼 제 컨디션이라면 접영 3관왕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치과 치료를 한 지가 그야말로 최근의 일이라서...

11월 중순에 사랑니 4개를 한꺼번에 빼는 대수술을 대체 무슨 멘탈로 감행한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