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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13 100213 KEPCO45vs삼성화재 경기 막장리뷰 (삼성편향 버전)
2010. 2. 13. 16:18
1. 그 남자가 돌아왔다, 신선호.
적절하게 박재한과 이형두를 선발 라인업으로 내보냈다가 KEPCO45에게 끌려가자 결국 고희진과 석진욱으로 도로 바꾼 삼성.
닭장을 잠시 비춰 주는데 몸을 푸는 신선호가 보인다.
체육관에 나오기 시작한 지는 좀 됐는데 아직 실전에 투입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신선호.
하지만 오늘은 기미가 좀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2세트 후반 상황.
신선호가 겉 트레이닝복을 벗더니 벤치로 나와서 번호판을 들고 앉는다. 실전 투입 임박?
잠시 후 조승목과 교체되어 나오는 신선호.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이다!
2009-2010 시즌 첫 출장!!
그 후 3세트 끝날 때까지 고희진과 대각으로 쭉 계속 뛰었다.
조승목은 좀 지못미다;;
그러나 강서브와 센스 있는 센터플레이, 그리고 세터 출신다운 적절한 2단토스 능력까지 갖춘 신선호의 복귀는
기존 베스트 멤버들의 체력 저하 등으로 허덕허덕허덕다ㅓ가ㅓ덛ㄱ서더거덕 중인 삼성에게
한 줄기 시원한 해갈수가 아닐 수 없다..
문용관 해설의 말을 빌리자면 볼 운동을 시작한 지 3,4일 정도밖에 안 된 차라 그런지
처음 들어갔을 땐 움직임이 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아직 약간 어설픈 기운은 있었지만 시즌 첫 속공도 잘 들어갔고
블로킹도 곧잘 따라가고
다이렉트 킬도 하나 성공시켰다.
깔끔한 2단 토스도 하나 선보였다.
서브 컨디션은 아직 완전치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장차 컨디션과 경기 감각만 좀 더 올라와 준다면
삼성의 센터진은 지금보다 좀 더 숨이 트일 것 같다.
복귀 첫 경기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 진화하는 가빈 (부제 : 시간차 백어택)
요즘 세계 배구의 대세는 중앙후위, 즉 시간차성 백어택이라고 한다.
그냥 높게 어택라인 쪽으로 올려주면 알아서 갈기는 오픈성 백어택이 아니라
세트플레이에 가까운, 센터 뒤로 들어오면서 낮고 빠르게 전위 이동시간차처럼 내갈기는 백어택.
오늘 가빈-최태웅 콤비가 그런 플레이를 자주 선보였다.
인터넷에서 하도 중앙후위 중앙후위 해대는 통에
은연중에 중앙후위에 대한 반감이 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중앙후위도 못하는 공격력 거세당한 레프트라 해서
우리나라의 레프트들은 윙리시버도 아니고 윙리베로라고 불러야 한단다.
이게 틀린 말은 아닌데(실제로도 국내 레프트의 중앙후위는 많이 안 보이니), 실은 좀 화가 치민다.
그래서 뭐, 그게 어쨌다고, 그래 우리 그런 거 못해. 어쩌라고.
그런데 오늘 이 공격을 목도하니...
멋..있...다.....
가빈이 해서 멋있다는 게 아니라, 중앙후위라는 이 플레이가 새삼 신선하고 강력하고 멋있다고 느껴졌다.
빠르면서 힘있고, 그래서 상대가 꼼짝 못하고 당하는 플레이.
리플레이 나올 때마다 눈에 힘 주면서 더욱 열심히 봤다.
라이트에서 점프해서 공중에서 중앙으로 날아들면서 때린 백어택도 멋있었고
센터 속공 트릭 바로 뒤로 거의 전위 공격처럼 내갈기는 가빈의 백어택을 보고 입에서 와~ 소리 가 절로 나왔다.
저번 경기에선 라이트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전위 이동시간차를 선보이더니
이번에는 후위에서 ㄷㄷㄷ
가빈의 공격 패턴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다이내믹해지는 것 같다.
물론 가빈은 라이트, 즉 아포짓이다. 윙리시버가 아니다.
그래서 아포짓 데리고 별 ㅈㄹ을 다 한다고 삼성은 또 욕먹는다 ㅋㅋ
석진욱이나 손재홍, 이형두 혹은 신으뜸이 가빈의 반대편에서 이런 플레이를 함께 맞춰 주면
패턴도 더욱 풍성해지고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마는...
(실은 그 점이 참 아쉽다. 그러나 석진욱과 손재홍은... 지금 해주는 것만으로도 무한감사라능...ㅠ)
지금으로서는 이게 삼성의 최선이니까...
어차피 한 사람의 주포에게 공격의 5할 이상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태라면
이런 식으로라도 플레이 패턴을 다양화하는 것이 살아남는 법이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그런데 다른 거 다 떠나서
가빈과 최태웅의 그 변칙(?)백어택 콤비는.... 예... 예술이었다ㅠㅠ
3. 블로킹, 스피드, 그러나... KEPCO45
KEPCO45도 참 짜임새 있는 좋은 경기를 했다. 뒤로 갈수록 흐트러졌지만;;;
매 세트 초중반까지 삼성과 팽팽한 접전을 벌였고, 속공을 적극 활용하는 등 공격 점유율도 고르게 가져가면서
내용 있는 경기를 했다.
KEPCO45의 중심은 역시 김상기 세터다. 원래도 토스가 빠르다고 칭찬이 많았다.
뭐 유럽-남미 일대에서 날리는 초특급 미사일 퀵토스 세터들보다야 스피드는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어쨌든 김상기는 빠르면서 재치있는 토스를 잘 구사한다.
강서브가 리시브되어서 올라오는데 그걸 거침없이 속공으로 찔러넣어 버린다.
센터들도 득점 잘 내더라.
블로킹은 좋지만 속공은 별로라던 방신봉도 속공으로 6득점이나 올렸으니...
방신봉의 활약이 좋았다.
블로킹도 잘 잡아내고... 최석기도 잘하고...
결과적으로 블로킹은 KEPCO45가 삼성보다 더 앞섰다. 2배네 ㄷㄷㄷ
최석기는 한동안 뜸하다 싶더니 이동공격 또 시전 ㅋㅋㅋ
정평호도 그 파워 스피드 여전하고...
그러나......
매 세트 중후반부 정도 되면 집중력이 흩어지는지 범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블로킹은 KEPCO45가 삼성보다 2배 앞섰지만
범실 역시 2배 앞섰다;;;
조엘은 연속 공격 범실 끝에 이기범과 교체당하고......
젊은 선수들이 많은 KEPCO45는 막판 집중력 향상과 범실 줄이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 이영준의 패기 넘치는 공격은 인상적이었다. 센스도 갖추고 있는 듯.
김진만의 5연속 공격도 ㅋㅋㅋ (김상기 세터 고집 ㄷㄷㄷ ㅋㅋㅋ)
4. 그리고, 빠른 토스에 대하여
해외배구 많이 보시는 분들은 코웃음칠 이야기겠으나.....
오늘 유수호 캐스터와 문용관 해설은 김상기와 최태웅, 두 세터의 토스 스피드 이야기를 자주 했다.
김상기는 원래부터 빠른 토스를 구사했고,
최태웅도 올스타 브레이크를 거치면서 토스가 이전보다 얕고 빨라졌다고 자주 말했다.
새벽에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하나 봤다. 큰맘 먹고 남배를 봤다;;
보다 보니 당췌 못 볼 것 같던 해외 남배 경기가 조금씩 눈에 익더라.
토스가 정말 빠르긴 빨랐다.
지금 한국 V리그의 세터들에게 이 정도의 스피드를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느려터진 굼벵이 몰빵 토스라고 여전히 안주거리로 씹힐 것이다.
그쪽 선수들은 정말 미사일 수준의 토스 스피드를 자랑하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이(세터건 공격수건) 지금까지 그 정도 수준의 스피드를 내 본 적도 없고 하니 말이다.
맞다. 그들에 비하면 턱없이 느리겠지.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V리그에서 뛰고 있는
우리나라의 세터들도 빠른 배구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며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조금씩 더 빠른 토스를 구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석적인 세계 배구의 흐름에 비추어 보면 막장 유치개그에 불과할지 모르나
비록 윙리시버가 아닌 아포짓이라도 시간차 백어택을 조금씩 구사하고 있고(삼성)
진짜 윙리시버(레프트)인 이영준은 반격 상황에서 과감하게 중앙후위를 감행해서 성공했다. (KEPCO45)
시간차보다는 오픈에 가까웠겠으나 어쨌든 템포는 빨랐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조바심 내지 않고 좀 더 길게 지켜보고 기다려 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요즘 각 구단의 행정과 삼성의 몰빵배구(...)를 보고 한국배구의 미래는 없다고 탄식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그래도 난 묵묵히 지금 내가 사는 땅의 리그를 지켜보고 응원할 생각이다.
세상의 흐름이라는 것은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서서히 세상 곳곳에 녹아들어 끝내 이 세상 전체를 전혀 다른 곳으로 바꾸기 마련이니까.
우리도 아주 서서히 조금씩 뭔가 바뀌어 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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