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 22:48
공중파의 황당한 저주에 힘입어 3:0 매치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였으나
(여기서 3이 누구고 0이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음;;; 또한 누가 3이 된다는 말도 안 했음;;;)
예상(?)을 뒤엎고 3:1로 마감.
3.1절 앞에선 공중파의 저주도 깨ㅋ갱ㅋ?
문성민의 위엄;;;
사실 현대 쪽에서 가장 수고한 주포는 소토였지만 개인적인 영예 면에선 문성민이 초특급 스펙터클 존재감을 과시했다;
센터도 아닌데 블로킹 5개가 웬말;;;
특유의 직선으로 내리꽂히는 강서브도 여지없이 발휘되었고 빠른 중앙후위도 여러 차례 봤다.
우리도 빠른배구 한다!!! 하고 과시라도 하듯.
문성민도 문성민이지만 이날 현대의 블로킹 수는 총 14개.
틈날 때마다 가빈과 박철우... 특히 박철우의 벽치기는 쩔었다;
한동안 쳐내기로 재미보더니 오늘은 왜 또 그러는지... 그냥 쳐내면 될 텐데 자꾸 블로킹 정면에 들이박는다.
서브는 때리는 족족 범실이고...
중계 보는 도중에 간간이 득점상황이 자막으로 나오는데 가빈-김정훈-고희진 순으로 뜨고 박철우는 없어서
난 공격득점이 하나도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또 개인별 득점현황 자막 뜨는 걸 보면 후위공격도 몇 개 들어가 있고 그럼.
공격을 하긴 한다는 말인데 왜 이렇게도 득점하는 게 눈에 안 띄나~~~ 하고 좀 씁쓸했음.
나중에 기록지 보니 후위공격 시도는 가빈과 그래도 좀 나눠서 했던데,
왜 내 눈에는 가빈만 줄창 하는 것처럼 보였던 건지...
가빈은 1,2세트에서 순도 높은 공격을 쉴새없이 터뜨리며 삼성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3세트에 접어들자 그도 사람인지라 지친 듯 범실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다른 공격수들의 활약인데...
박철우는 오늘 경기 내내 계속 죽쑤고 있었으니 차치하고서라도..
김정훈이 2세트에서 해준 만큼만 다른 세트에서도 계속 공격에 참여했으면 가빈의 어깨가 그래도 좀 더 덜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레프트에서 뛰어들면서 결정을 내 준 퀵오픈도 좋았고
디그 상황에서 공이 어택라인 상공에 정처없이 떠 있는 상황에서 후위에서 과감하게 뛰어들며 때려낸 백어택 득점은 정말 백미였다.
김정훈은 이런 플레이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런데 왜 자꾸 몸을 사리지?
중앙으로 파고드는 시간차도 꽤나 재미를 봤는데, 공격 비중을 좀 더 늘려줘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세트에 참 답답했던 것이 가빈 외의 선수들이 전혀 공격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그냥 공을 넘기고는 반격당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는 것인데, 2세트처럼 김정훈이라도 과감하게 공격에 가세했으면 삼성 입장에선 경기를 풀어가기 더 편하지 않았겠냐는 거지.
가빈도 오늘 범실이 많았고 특히 때리는 서브마다 죄다 범실이라 이쪽이 참 답답했는데...
4세트 후반에 연속 서브에이스 터뜨리는 거 보고 우왓 했다.
나중에 뜬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신감은 계속 죽을 쑤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리는 게 에이스라면서 범실을 많이 해도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 하던데...
바로 저러해서 별 말을 안 하는 건가 보다.
서브에이스 터지는 거 보고 정말 놀랐다. 그동안 계속 범실하더니 이게 웬일인가 싶고 ㅋㅋ;;;
그리고 오늘 대박이었던 건 단연 조승목.
유광우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래도 조금씩 침착함이 생기는지 오늘은 속공도 나름 꽤 쓰던데
(그런데 기록지는 왜 저럼; 센터 비중 14%;; 저 정도밖에 안 됐나? 라이브로 볼 땐 더 많게 느껴졌는데)
조승목 속공 성공율 100%에, 속공 때리는 모습만 봐도 토스와 동시에 바로 떠서 과감하게 내리꽂는 게 대략 든든해 보이더라는.
전엔 사실 좀 얼빵한;; 모습이 적지 않게 보였었는데 오늘은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해서 무척 보기 좋았다.
서브도 갈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고...
에이스가 터질 때도 제법 있고(오늘은 없었지만) 한번 서브를 넣기 시작하면 연속득점하는 경우가 많다.
서브 강도나 코스가 다 좋더라고.
앞으로 조금만 더 정진하면 조승목이 대략 신선호 시즌2를 이어갈 수 있을 듯 ㅋㅋㅋ
삼성의 마지막 끝내기 포인트도 조승목의 블로킹에서 나왔다.
문성민의 퀵오픈을 딱 셧아웃시켜 버리면서 경기가 끝나는데 순간 와~ 하고 탄성을 질러 버렸음;;
KBSN에서 방송을 했다면 수훈선수는 조승목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슬쩍 조승목빠스러운 생각도 들었;;;
현대는 1세트에선 앞서 가다가 급 분위기 내주면서 졌고 2세트는 뭐 초반에 벽치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점수 벌어진 거 결국 못 좁혀서 또 졌고;;
(2세트 블로킹 상황이 대략 삼성 5 : 0 현대 이랬었다. 세트 초반 가빈에 고희진에 박철우에 아주 돌아가면서 신나게 블로킹을 해대는데 어 이런 경우도 있었나 싶었음;)
3세트엔 다시 살아나더라마는...
소토를 오른쪽에 박아 놓고 라이트 백어택을 계속 시키니 이게 다 들어가더라능.
원 포지션이 라이트였는지는 몰라도 올 시즌엔 문성민이 라이트로 가고 소토가 레프트에서 뛰는 일이 많았는데
결국 소토는 라이트에서 뛰는 게 체질에 가장 잘 맞는다는 데 입증된 경기인 듯;;
배구선수에게 있어 공격 위치란 생각만큼 가벼운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소토가 라이트에서 계속 안정적으로 득점을 올려주는 데다 레프트에선 문성민이 특유의 빠른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고...
반면 삼성은 가빈밖에 공격하는 사람이 없고...
그러니 세트의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자명한 일.
점수차가 너무 벌어지니 세트 후반에 삼성은 2진들로 대거 물갈이를 하는 모습을 보임.
4세트는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막판 가빈의 에이스 본능 대폭발과 조승목의 끝내기 블로킹이 작렬하면서
삼성의 승리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4세트도 그렇고 경기 전체를 통틀어 현대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가 있었다면
(소토와 문성민은 원래 늘 눈에 띄니까 논외로 치고)
난 단연 한상길을 꼽겠음.
문성민과 소토 다음으로 득점이 많았는데, 얘가 현대 센터 치고는 키가 작다지만 파이팅도 좋고 속공도 잘하고 블로킹도 괜찮고
오늘 막판 백토스로 현빠들에게 까이긴 했지만 평소 하는 거 보면 토스 솜씨도 꽤 있어 보이고
볼때마다 참 괜찮은 센터라는 생각이 들었음.
이젠 대략 붙박이 주전으로 뛰던데 ㅋㅋㅋ 이선규는 뭐 이제 완전 밀린 모양새고... ㅋㅋㅋ
이제 2년차 정도밖에 안 됐으니까 향후 몇 년간 현대 센터라인은 얘가 중심이 되어서 가지 않을까 싶음 ㅋ
마지막으로 양팀 세터 얘기만 잠깐 언급하고 끝내겠음.
현대로 가서도 변함없이 건재한 모습 보여주는 웅세터. 비록 이젠 팀이 다르지만 내게는 여전히 가족처럼 반가움.
소토가 오른쪽으로 간 후에 계속 호흡이 딱딱 맞아떨어지는데 그때마다 중계진이 웅세터 토스를 칭찬하는데 내가 다 기분좋았음
어딜 가든 어떤 모습이든 당신은 영원히 최고요...
그리고 유광우는 시즌 초반보단 그래도 점점 나아져 가고 있는 것 같음.
그 폭이 비록 크진 않더라도 말이지...
그런데 늘 좋지 않은 발목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아 볼 때마다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다.
세터의 리시브 커버 이런 거 엄청 강조들 하던데,
발목이 아프다 보니 그런 면에서 많이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신감의 표현을 빌리자면 리시브가 흔들릴 경우 토스하는 모습이 휘청휘청하다는데
이럴 땐 정말 남의 발목 저따구로 만들어 놓은 U모 병원 한방 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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