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4. 23:11
정신이 그냥 얼얼하다;;;
여자부도 5세트까지 가고 남자부도 5세트까지 가고 이거 뭥미 ㄷㄷㄷ
여자부는 7시 반이 다 되어서야 경기가 끝났고 남자부 경기가 끝나고 나서 시계를 보니 무려 10시 20분;;;
월요일 밤이 통째로 하얗게 불타 버렸다-0-
오늘도 가빈은 50득점이나 올렸고 공격 점유율도 63%에 달했지만
그래도 유광우의 볼배분이 지난 경기들보다는 많이 좋아진 거 같아 고무적이다.
상대 디그가 많아 성공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속공 시도도 많았고 레프트로 빼는 빠른 토스도 자주 볼 수 있어 좋았다.
대학 시절 하던 가락이 아주 어디 가진 않았던 것이다. 그 증거를 본 것 같아 기쁘다.
시간이 갈수록 경기 운영 능력은 더욱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이제 레프트와 센터로 가는 토스의 비중만 계속 꾸준히 올려 주면 원이 없겠다.
이쯤에서 밝힐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 유광우가 올린 득점이 무려 5점이라는 것이다 ㅋㅋㅋ 패스페인트 4점에 블로킹 1점...
실로 패스페인트 甲의 위엄을 보여 주었다.
신으뜸은 오늘도 10득점을 올렸다 ㅋㅋㅋ 어제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뽀록이 아니란 걸 보여준 셈.
시종일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면서 수비하고 공격하고 특히 대충 올라온 공도 과감하게 후려패서 득점하는데
정말이지 볼때마다 이거야말로 물건이로다~~ 하는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름.
김정훈은 그냥 계륵스럽다-_-;; 수비에서 수고 많은 거 아니까 더는 말 안 하겠지만 공격은 참 두고두고 아쉽고 또 아쉽다.
오죽하면 작전시간에 신감이 '공격준비 좀 적극적으로 하고 광우한테 싸인 좀 내라'고 하냐;; (이건 신으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긴 했다만)
2단 오픈은커녕 C퀵이나 중앙후위는 바라지도 않으니 넘기는 거라도 좀 잘해라.
4세트에서 언더토스로 상대 코트에 넘겨주다 허무맹랑하게 아웃 범실 하는 거 보고 처음으로 욕이 나왔다;;; 저 시키 뭐냐며;;
나 이런 사람 아닌데 말이지;;;
한편 오늘 정말 수고한 삼성의 두 센터. 리얼 쌩유임.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을 올린 주장 고희진. 블로킹 4개에 서브에이스도 1개 찍고.
무엇보다 요새 정말 주장 삘 제대로 내고 계시다. 신으뜸 깜지 트레이닝(ㅋㅋㅋ)에 이어 닭장에서의 지태환 1:1 레슨(ㅋㅋㅋ)
하지만 제일 쩌는 건 역시 분위기 메이커 노릇. 고주장이 펄펄 뛰면 삼성 코트도 덩달아 펄펄 뛴다. 그리고 나도 펄펄 뛴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작전시간에 신감 머리칼 고르고 있었던 건 좀 웃겼음 ㅋㅋㅋ(...)
조승목은 여기서 조금만 더 발전하면 리얼 포스트 신선호가 될 것 같다. 블로킹과 2단토스만 더 보강되면 정말 비슷해질 듯.
블로킹이 약하다 보니 조승목이 전위에 있을 때 지태환과 교체되는 일이 잦은데, 지태환도 기회 많이 얻는 만큼 무럭무럭 성장했음 하는 바람.
그러고보면 난 좀 센터빠 기질이 있는 것 같기도 함;;; 이렇게 센터들에게 노골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다니..
고희진+조승목+지태환 세 센터가 때린 속공의 수는 총 18개.
반면 항공의 이영택+진상헌 두 센터가 때린 속공은 9개에 불과했다;;;
'광우 이자식 한선수는 저렇게 줄창 속공 올리는데 넌 왜 그렇게 못해'를 외칠 때가 참 많았는데... 오늘은 저렇게 됐다;;;
항공 윙들의 결정력이 워낙 쩔어주니까 별 필요 못 느껴서라고 하기엔 항공은 원래 심심찮게 속공을 많이 쓰는 팀이었는데...
항공 윙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면 일단 에반이 흔들림 없이 굉장히 잘해 주고 있다.
어제 경기도 그랬지만 경기 양상이 대략 에이스vs에이스, 외쿡인vs외쿡인 이 두 사람이 벌이는 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졌는데,
에반도 참 좋은 공격수다. 공이 참 묵직하다. 가빈만큼이나 책임감도 강한 것 같고.
(이 포스팅에선 세계배구 수준 이런 건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김학민은 어제 부진하긴 했어도 오늘은 득점도 많고 꽤 잘한 것 같았는데 기록지상 공격성공율이 45% 정도라 좀 당황했다.
어 이정도밖에 안 됐었나? 더 됐던 것 같은데.
신영수랑 나눠 뛰다 보니 보이다 안 보이다 하면서 잘하던 것만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신영수도 오늘 공격 결정력 쩔더라. 가끔 범실본능;이 발동될 때도 있긴 했지만 예전의 범실영수 소리 들을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사실 4세트 초반까지만 해도 오늘 경기가 5세트까지 갈 거란 생각은 못했었다.
삼성이 3세트를 꽤 분위기 좋게 따온 뒤 4세트 초반도 분위기가 괜찮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에 닥친 위기도 더해졌고...
3세트 후반에 항공의 한선수가 부상을 당했었다.
점프토스하고 내려오다가 다른 선수와 부딪쳤던 것 같은데 그 후에 코트에 바로 쓰러져서 한동안 일어나질 못하는 걸 보고 뭔가 잘못됐다 싶었는데 그예 사단이 났다.
별 문제 없는 듯 다시 일어나서 3세트 끝날 때까지 토스를 하고 4세트 시작할 때도 스타팅으로 나섰지만
얼마 못가서 다시 코트에 쓰러졌고...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다.
결국 실려나오다시피 코트를 나왔다.
웜업존에 누워서 아이싱을 하는데 표정이 통증 때문에 무척 일그러져 있었다.
이 상황으로 인해 삼성이 더 (이기는) 분위기를 탈 수 있다고 문용관 해설은 말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게 아닐 것 같은데 싶었는데 역시나. 삼성 엄청 흔들리더만 무슨;;
반면 항공은 뜻밖의 사태 앞에 더욱 똘똘 뭉친 데다 백업세터 배호철이 침착하게 토스를 하면서 4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속공도 곧잘 올리고 패스페인트까지 하길래 난 '이러다 대한항공판 강민웅이 탄생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ㅋㅋㅋ;;;
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생생하다.
2008년 1월 20일, 당시 KBSN 해설위원이었던 김상우 감독이 '겁없는 아이'라고 칭찬했던 강민웅의 그 당돌한 속공 토스를 ㅋㅋㅋ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더군;;;
5세트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삼성의 웜업존이 잠깐 화면에 비쳤는데 다들 어깨동무를 하고 비장하게 서 있더라.
그 광경이 엄청 인상적이었음.
요즘 '~의 위엄.jpg' 이런 드립이 유행인데 정말 '위엄'이란 단어가 생각나는 순간이었....
사빵으로 질 줄 알았던 챔피언시리즈에서 놀랍게도 삼성은 어웨이에서 2승을 먼저 거두며 도리어 앞서가기 시작했다.
3차전은 4월 7일 목요일 저녁에 대전에서 열린다.
그땐 또 어떤 혈투가 이어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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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V리그 남자배구 챔프 2차전 결과>
삼성화재 블루팡스(2승) 3 : 2 대한항공 점보스(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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