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7. 00:01

오늘 삼성과 현대의 PO 3차전이 있었는데.........
상상도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
삼성이 3연승으로 챔프전 진출이라니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준PO도 못 올라갈 줄 알았건만.........;;;

그런데 경기 내용은 역시나.
차라리 현대가 챔프전에 올라가는 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하루 쉬고 돌아온 가빈, 오늘도 역시나 팀 공격을 홀로 다 하다시피 했다. 
60-60 달성(공격 성공율-점유율 모두 60% 돌파) 기록 같은 건 이제 삼성에, 그리고 V리그에 지극히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런 식으로 우승해 봐야 누가 알아줄까?

극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박철우는 급기야 왼손이 찢어지는 부상까지 당했다.
일주일 가량 쉴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못 찾고 있는 컨디션에다 부상까지 겹쳤으니 더 이상 뭘 기대할까?
김정훈은 시간차조차 범실을 하질 않나... (그래도 오늘은 김정훈이 득점면에서 가빈을 잘 받쳐준 편이다)
요즘은 이 사람들 공격 연습을 아예 안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센터들 속공 기회 없는 거야 이젠 입만 아프고...

이런 사정을 볼 때 챔프전을 일방적인 항공의 압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브 좋지, 공격 배분 좋지, 수비도 좋으니 가빈 원맨팀이나 다름없는 삼성이 항공을 깬다는 건 언감생심.
수비가 불안하긴 해도 차라리 현대가 챔프전에 올라가는 게 챔프전의 질적 측면에서는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
권영민이 주전 세터로 뛴 오늘 경기에서 현대는 적어도 삼성보단 내용있는 경기를 했다.
소토와 문성민 양쪽으로 골고루 볼배분이 된 편이었고, 센터 한상길의 활약도 좋았다.
다만 문성민은 좀 난감하다. 거포와 시간차라........
시간차도 엄연히 하나의 공격 옵션이고 놓고 치는 오픈 공격보단 이게 훨씬 보기도 좋고 공격 성공율도 높고 실제로 잘 통하기도 했고 하니 굳이 이 자체를 문제삼을 것은 없으나,
'에이스'로 들어온 사람이, 그것도 점프 높이나 스윙 속도를 보면 박철우처럼 시망모드인 것도 아닌데,
더욱이 리시브를 많이 하거나 해서 수비 부담이 많이 가는 것도 아닌 사람이,
세터가 만들어준 공격만 줄창 해대는 건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
그리고 박철우도 블로킹에 많이 걸리지만 문성민도 중요한 순간에 블로킹에 대고 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계속 그러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결정적인 순간에 그런 식으로 팀의 맥을 끊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얘야말로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피지컬이 딸리나 뭐가 딸리나. 그런 것도 아닌데 대체 왜;;
(그럼 박철우는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솔까 박철우는 시간차 정도가 아니라 속공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애 상태가 너무 시망이라...)

참 모르겠다.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몰빵질 외엔 내세울 게 없는 삼성이 더 문제인 거냐,
밑도 끝도 없는 몰빵질을 해대는 팀을 상대로 한 경기도 건지지 못한 현대가 더 문제인 거냐.

남배 챔프전은 4월 3일(日)에 시작된다. 대략 8일 가량 시간적 여유가 생긴 셈.
그동안에 삼성의 전략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지금껏 해 온 대로 그냥 가겠지.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해 주길.
승부는 둘째치고 팬은 가치있는 경기를 원한다.
삼성은 과연 가치있는 경기를 하고 있는가.
질 때 지더라도 가빈 외 윙 공격수들의 활약과 센터들의 속공 세례가 쏟아지는 경기를 보고 싶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챔프전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승패를 떠나 이젠 내용이 있는 경기를 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