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한은지·현대건설 한수지 자매 ‘집안싸움’
프로배구 챔피언을 놓고 치열한 '집안 싸움'을 벌이는 자매가 있다.
여자부 2위 KT & G의 주공격수 한은지(23)와 1위팀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 한수지(21).
올 시즌 언니와 4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겨 의기양양한 동생은 "승부의 세계에서 이번만큼은 봐 줄 수 없다"고 벼르고 있다. 만년 하위팀 현대건설이 올시즌 돌풍을 주도하며 정규리그 1위 굳히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언니는 KT & G에서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를 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털고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중략)
한은지-한수지 자매는 전주 동초등학교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방과후 언니의 연습장에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동생도 배구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근영여중·고에서 주공격수와 세터로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이들은 동생이 2006년 말 GS칼텍스에 입단하면서 갈라졌다. GS칼텍스에서 백업세터로 한 시즌을 뛴 한수지는 2007년 현대건설로 이적했다.
올시즌 동생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새 사령탑 황현주 감독에 의해 주전으로 발탁된 한수지는 세터부문 1위이고 팀도 선두를 달리면서 '특급' 대우를 받고 있다.
서로 우승이 절박한 만큼, 자매의 승부는 치열하다. 한수지는 언니의 방어를 피해 볼을 배급해야 한다. 한은지 역시 동생의 눈을 피해 공격 활로를 찾아야 한다. 한은지는 "현대건설에서 나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데 동생이 정보를 준 게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코트 밖에서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잠들기 전 매일 1시간 이상 휴대폰으로 수다를 떨며 서로를 챙겨준다. 동생 한수지는 "언니가 몸이 좋아져 더 많은 경기에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언니 한은지는 "동생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되니 눈물이 날 만큼 좋다. 요즘처럼 좋은 활약을 계속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매의 치열한 경쟁에 가족들도 편을 갈랐다. 딸만 다섯을 둔 부모 중 엄마는 동생, 아빠는 언니 편이다. 배구를 하는 두 동생도 부모를 따라 집안 싸움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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