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9. 21:16

2년 연속 시즌 중 감독교체 홍역에 시달린 흥국생명이 3연패에 빠졌다. 흥국생명은 19일 인천도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1-3(21-25, 21-25, 25-19, 17-25)로 패하며 연패에 빠졌다.

18일 저녁 어창선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로 지휘봉을 잡은 반다이라 감독대행은 경기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고 어두웠다. 선수들은 애써 밝은 미소를 보이며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 하지만 흐름의 스포츠인 배구의 특성상 하루아침에 감독이 바뀐 현실은 감성이 풍부한 여자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도로공사에게 7개의 서브득점을 내주며 리시브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주포들의 공격은 힘이 실리지 않았다. 반면 도로공사는 밀라가 21득점으로 분전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한 달 반만에 8연패 사슬을 끊었다.

경기 직후 반다이라 감독대행은 “어제 훈련을 잘 마치고 밤 9시쯤 구단 프런트에게 ‘내일부터 감독직을 대행해야 한다.’ 고 들었다. 밤사이에 새로운 전술이나 그런 건 없었고, 평소 준비해왔던 것처럼 경기를 치렀다.” 며 “갑자기 어떤 변화를 줄 수 없다. 변화를 준다 해도 선수들에게 큰 부담일 것이다.” 라며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모습이 영력했다.

이어 “작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오늘 경기 결과가 안 좋은 일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들의 정신적으로 100% 괜찮다고는 할 수 없다.” 며 “앞으로 조금씩 수정해나가겠다.” 고 밝혔다.

승장 도로공사 신만근 감독은 “같은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아침에 기사를 접하고 한참동안 천장만 멍하니 바라봤다. 연패를 하는 입장에서 묵시적 압박감은 너무 컸다.” 며 “경기 전에도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는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선수들에게도 배구 선배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기 전 한 선수는 “팀이 어수선하기도 하지만, 벌써 2년째 이런 일을 겪다보니 오히려 선수들 스스로도 익숙해진 듯 담담하다.” 며 씁쓸한 단상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세터 이효희는 여자부 최초로 6000세트를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바랬다.

글.사진= KOVO 이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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