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31. 21:17

1. 현대vsLIG (2010.1.30)


박철우 50득점(1점이 잘못 추가되어서 실제로는 49득점이라는 말도 있는데)과 KBS1의 정규방송 크리로
화제에 오른 그 경기.

경기 보기 전에 기록지와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공격으로 치고박은 경기로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맞았다.
미칠듯한 난타전을 벌인 두 복서 두 팀에 대한 두서없는 코멘트를 시작하자면...

먼저 현대...
1세트의 현대는 박철우 쪽으로는 공이 별로 안 가고 오히려 센터 쪽으로 공이 많이 가는 인상이었다.
권영민이 틈만 나면 속공 토스를 계속 올리던데... 또 그게 잘 들어가기도 하고...
박철우는 2단으로 불안하게 올라오는 공을 주로 때리는데 직선에 쳐내기에..
두어 번 디그된 거 빼고는 다 득점이었다.
1세트에서 김세진 해설이 이걸 보고
'저렇게 박철우의 득점력이 계속 이어지면 LIG는 위험한 경기를 해야 할 것이다'
라고 했는데
적중했다...
하지만 50득점까지 갈 줄은 김세진도 몰랐겠지...
앤더슨이 빠진 레프트는 후인정-송인석-중간에 임시형 투입 이런 식으로 구성되었는데....
1세트 초반에 속공과 비슷하게 공이 올라가다가 블로킹 당하는 장면이 몇 번 나오더니
한동안 소강상태였다가 막판에 송인석 시간차가 먹히니까 그쪽으로 많이 가더라만...
그러나 센터/라이트에 비해 별로 눈에 띄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레프트에서 간간히 공격 시도를 하는데 송인석은 어느 정도 통하는 반면
후인정은 막히는 일이 많았다.
3세트 초반에 이경수에게 연속 블로킹당한 것이 대표적;;
4세트 이후의 중앙후위공격은 잘 통하는 편이었지만..
임시형은 3세트 때 나와서 공격을 몇 개 했는데 스파이크에 힘이 실려 있는 게... 허리 부상 다 나았나?

2세트 넘어가면서 중앙으로 올라가는 공도 점점 적어지고
권영민의 토스가 박철우 쪽으로 가는 일이 많아졌는데
가는 족족 다 포인트가 난다;;
LIG 블로커들이 전혀 견제를 못하는 상황.
하다못해 유효블럭도 안 되는 상황.
3세트 이상 넘어가자 박철우 쪽으로 가는 공의 수는 더 많아졌고
급기야 5세트 들어서는 완전 원맨쇼!!쇼!!쇼!!
그러나 공격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고...
기어이 5세트 초반 김요한과 피라타의 파상공세에 밀리던 현대를 역전승시켜 버렸다.
대각왕자니 잉여니 느려터졌다느니 하고 까던 사람들은 이 경기 보고 할 말 없어졌을 듯.
직선 공격 잘만 들어가더만...
그리고 백어택이 거의 퀵오픈에 가까운 빠른 타이밍이던데...
그래봤자 다음 경기에 못하면 말짱 황이라고, 결국 넌 그저 쩌리에 잉여일 뿐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뭐 두고보면 알겠지... 
누구 말이 옳았는지...

그다음 LIG...
1세트 LIG의 두 센터, 하현용과 김철홍의 속공 결정력은 좋았다.
그런데 확실히 블로킹은 안 된다. 상대 선수 견제가 잘 안 된다.
피라타의 초반 공격이 굉장히 강력했다. 힘도 넘치고...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았다.
그래서 1세트엔 파괴력 넘치는 백어택이 잘 들어갔는데..
1세트 후반부터 좀 위력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2세트부터는 현대의 블로킹에 계속 막히고..
이후로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범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임동규야 원래 거의 수비에 치중하는 캐릭이고... 애초에 공도 별로 안 가고...
이경수가 간간이 교체멤버로 들어와서 뛰긴 하는데 역시 몸 상태를 봤을 때 한계가 있고...
대신 LIG에서는 김요한이 2세트부터 본격적으로 득점 전선에 나섰다. 그때부터 LIG는 거의 김요한밖에 안 보였다.
굉장히 묵직하고 파워풀한 백어택을 구사한다. 각이 아주 큰 스파이크도 잘 꽂아넣는다.
팀의 득점을 거의 홀로 전담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2세트부터 경기는 거의 김요한과 박철우 간의 에이스 대결로 흘러가는 양상이 되었는데...
김요한의 공격력은 볼수록 정말 엄청나단 생각밖에 안 드는..
전후좌우를 전혀 안 가린다.
그것도 리시브까지 해 가면서...

3세트 15-14 상황에서 김철홍이 지주대에 허리를 부딪치며 주저앉았다.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다가 결국 실려나갔는데
나중에 엠뷸런스가 와서 실어갔다는 후문이...;;;
검사를 했을 텐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지 모르겠다.
정기혁이 대신 교체되어 들어왔는데,
얜 왜 이렇게 바싹 마른 건지 모르겠다.
야구에 박기혁이라는 선수가 너무 말라서 별명이 뼈기혁이라는데
여기 뼈기혁 하나 추가요.........................
이날의 활약은 처음 들어와서 속공 두어 개 한 정도.
하지만 4세트 막판에 이선규의 속공을 한 손으로 막은 건 대박이었다 ㅋㅋ

LIG의 세터 황동일..
2세트 초반에 황동일이 2단 스파이크를 때리다가 범실하자
유지철 아나운서 왈 "황동일 선수 이러다가 경기 망치는 수가 있어요. 좀 진정해야 되겠습니다."
........그게 될 날이 올까;
그래도 공격수들이 서커스하는 일은 전보단 좀 덜하더라...
5세트 때 속공으로 매치포인트 도달하던 건 칭찬해 주고 싶다;

경기를 다 보고 난 소감을 말하자면
복싱 경기 한 판 본 기분;;;
강타를 날리고
그걸 받아치고
완전 힘과 힘의 대결
딱 복싱 난타전 스멜...
(ㄴ무한도전의_후유증.txt)

일요일(1.31)에 있었던 KEPCO45와 대한항공의 경기는 Part II 에서 이어 쓸 참인데...
쓰... 쓸 수 있을까 ㄷㄷㄷ 실은 아직 보지도 못했 ㄷㄷㄷ
지금 이 글 쓰기도 벅찬 시추도그인데 ㄷㄷㄷ
벼락치기는 너무 빡세다ㅠㅠ
아무래도 오늘은 못 쓸 거 같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