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3. 01:17



★ 홈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11.한유미 - 6.김수지 - 3.케니
7.윤혜숙 - 14.양효진 - 5.한수지
신예지(L)

★ 어웨이 (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11.카리나 - 7.김혜진 - 4.황연주
12.한송이 - 8.전민정 - 17.우주리
전유리(L)


집에서 삽질하다 남배 끝나기 5분 전 에 경기장 도착. 수원 시민이라고 '수원시' 써있는 주민등록증 보여줘도 오늘은 안 들여보내줘서 어쩌고 저쩌고 해서 결국 들어가게 됨.
홈팀 현대도 현대지만 흥국은 원정팀인데도 아줌마들 동원 쩔어요~
암튼 다 거두절미하고 경기 시작.

1.카리나 딜레마
카리나는 플레이 스타일을 딱 보면 누가 옆에서 가드를 세워줘야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에서는 아우레아크루즈(아우리)가 그 역할을 하고 지난 시즌엔 김연경이 그 역할을 했는데 올해는 본인이 그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작년보다 부진할 수 밖에.
더군다나 평생 저렇게 높은 리시브 점유율을 가져본적이 없었을터라 더 힘들 듯 싶다. 1세트때는 좀 잘하니 싶더니 공격-수비 부담 모두 엄청났는지 2세트부터 얼굴이 시뻘게지더니 별로 높지 않은 타점이 더 낮아지더이다-

2.현대의 높이
현대의 센터-라이트 높이는 엄청나다. 레프트 윤혜숙의 높이가 약간 아쉽지만 그 점도 한유미가 전위에 올라오면 다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특히 한유미-양효진-케니가 전위에 서면 그 높이는 더더욱 무서워진다.
여담이지만 오늘(2월2일)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밀라가 본인 앞 에 양효진-케니가 단단히 블로킹을 세우니 힘들어하더라.
흥국도 마찬가지였다. 한송이와 카리나가 전반에는 본인들의 역할을 좀 해주나 싶더니 예상과 마찬가지로 높이에 밀려 버로우. 특히 카리나는 블로킹을 8개나 잡혔다.

3.흥국의 새로운 시도
반다이라 마모루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효희를 벤치로 쫓아내고 우주리를 주전으로 세우고 있다. 참신한 선택이라고 본다. 우주리는 솔직히 주전감이라고 생각해 본 적 은 없다. 가끔씩 팀이 흔들릴때 수비나 서브,과감한 백토스로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세터' 랄까?
그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주전으로 써보니 많이 흔들리더라- 그 점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특히 동기 김혜진과 호흡이 정말 아쉬웠다. 뭐 처음이니까 그렇다고 치면, 앞으로는 더욱 더 연습을 통해 호흡이 맞았으면 좋겠다.

4.흥국의 벤치
흥국의 작전타임은 다른 팀 보다 훨씬 바쁘다. 통역이 두명이나 되는데다가 일본어 통역이 감독의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데 이 점은 내게 큰 웃음을 줘 버렸다. 마모루상이 무언가를 지시하면 일본어 통역=>카리나의 통역=>카리나에게 전달로 이어지는데 이 점이 웃기기도 하고 과연 어느나라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생각도 들더라.
그나마 다행인것은 일본어 통역을 하는 사람이 화이팅이나 여러면에서 좋아보이더라. 선수들에겐 힘 아닌 힘이 될 듯.

5.현대의 구멍...
현대의 구멍은 단연 리베로다. 뭐 신예지를 3년째 리베로로 돌리고 있지만 전혀 바뀐 기색이 안 보인다. 이호 코치 영입 후 무언가 달라졌나 했더니 작년이랑 별로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캡틴 윤혜숙이 더 리베로같다. 윤혜숙이 예전 백업 레프트 공격수로 나올때 보여주던 단신이지만 빠르고 높은 C퀵이나 백어택은 아마 지금은 수비부담때문에 보여주기 힘든 것 같다.
이 점때문에 리베로 신예지가 윤혜숙을 도와 수비해야되는데 본인도 하기 벅차보이니 이건 뭐- 한유미는 리시브가 안습이긴 해도 세터에게 토스할 수 는 있게 연결해주니 그나마 현대 입장으로썬 다행.

6.카리나와 케니의 가장 큰 차이점
배구를 못하고 잘하고를 떠나서 이 두선수의 큰 차이점은 화이팅이다. 케니는 경험 많은 노장 선수답게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끈다. 작전타임때마다 통역을 불러 한유미와 신예지 에게 수비위치를 잡아주고 범실을 해도 선수들을 토닥이며 다시하자고 한다. 하지만 카리나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수비부담 많고 그런다 쳐도 표정을 밝게 화이팅하게 행동을 해야하는데...배구에선, 특히 여자배구는 흐름의 경기다. 짜증내는 모습이나 인상쓰는 모습은 당연히 좋지 않다. 김연경이나 밀라가 좋은 선수라고 극찬 받는 게 그냥 극찬 받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