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4. 22:58

다음은 FINA TV로 경기 영상을 보며 그야말로 의식의 흐름대로 써제끼는(...) 관전담.

(이하 영상은 모두 FINA TV 경기 중계 실황 스샷)


1. 쇼트코스



오늘과 내일 이틀간 개최되는 FINA/MASTBANK 경영월드컵 5차 대회는 중국 베이징의 링딩동 잉동 수영장(Yingdong Natatorium)에서 열린다. 

쇼트코스 대회인지라 원래 50m 규격인 수영장의 반을 저렇게 막아 놓고 25m 지점에 벽을 세워 놓았다. 


2. 짱깨판(...)



이게 여자 자유형 200m 결선 출발 직전 모습인데 도대체 중국 선수만 몇 명(...) 

누가 보면 중국 국내대회에 외국 선수 몇 명만 초청한 줄 알겠더라능..

실제로 종목 막론하고 예선 단계에서부터 출전 선수 대다수가 중국 선수이기도 했음...

하지만 그래봤자 이 종목의 최종 우승자는 아이언 레이디 호슈찡

우리나라 선수들은 월드컵 시리즈가 열리는 즈음에 전국체전이 열려 버리니까 거기 맞추느라 이런 대회에 출전을 잘 못하는 것 같은데 

이참에 우리나라도 한 타임 신청해서 한두 해 정도 시범적으로 월드컵 시리즈 운영해 보면 안되나. 유망주 선수들도 대거 엔트리에 끼워넣고.

적어도 2019 광주 세계선수권보단 개최비 덜 들걸?? 25m 풀에서 경영 경기만 딱 이틀 하는 건데...


3. 허무甲


경기가 금방금방 끝나 버리니 사실 좀 얼떨떨한 면이 있다. 더욱이 이게 쇼트코스라 그런지 더더욱 허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선 일정 시작 20분만에 3개 종목 경기가 뚝딱 끝나 버리는 센스(...)

수영 쪽에 스폰서 기업이 잘 안 붙는 이유가 이 때문인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잠시 스쳐 가기도;; 

방송에서 중계할 만한 메이저 수영대회가 많은 것도 아니고(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끽해야 팬퍼시픽 정도?)

선수는 자기가 뛰는 종목에만 잠깐 나와서 경기 한 번 뛰고는 바로 들어가 버리니, 

방송국에서 중계를 한다고 한들 선수가 여러 종목에 계속 출전하지 않는 한 중계방송에 얼굴 자주 비추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

영법이 어떻네 하이엘보가 어떻네 6비트를 차네 2비트를 차네 하고 인터넷에서 입림픽을 벌이는 수영덕후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가족과 친구끼리 치맥(...)을 챙겨들고 쳐들어가서 관전하며 즐길 만한 상업적 수영대회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니

그 점에서 기업들이 투자금을 내놓을 매력을 못 느끼는 건가 하는 뻘생각도 잠시 해봤지만 이것도 맞는 해답은 아닌 것 같고, 참 모르겠음. 


4. 아이언 레이디(Iron Lady)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헝가리의 카틴카 호슈. 

이 여자는 대체 지치긴 하는 건가? 피로란 걸 느끼기는 하는 건가? 정말 이 여자의 육체는 강철로 만들어진 건가??

아무리 쇼트코스 대회라지만 도대체 하루에 몇 종목을 뛰는 건지 모르겠다. 

자유형 800m, 자유형 200m, 접영 100m, 배영 50m, 개인혼영 200m, 자유형 50m, 배영 200m 무려 7개 종목을 하루 저녁에 다 뛰었다. 

그리고 여기서 금메달 4개 획득. 

이쯤되면 가히 충격과 공포다........


5. 홈팀 중국의 성적표+etc 


초반에 진행된 종목들에선 라인업에 우르르 이름을 올려놓고도 다같이 호구신세를 면치 못하더니만 

여자 접영 100m의 루잉을 필두로 남자 배영 100m의 쉬지아위, 여자 배영 50m의 푸위엔후이 등 중국 선수들이 슬슬 금메달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 쑨양도 무난히 우승. 

(여담이지만 쑨양이 쇼트코스 뛰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쇼트도 잘 할까 싶었는데 바로 올 시즌 쇼트코스 세계 1위를 해 버렸다. 쏼아있눼)

그나저나 예스원은 개인혼영 200m에 왜 안 나왔나

사실 무엇이든 실전 경험이 중요한 법이고, 그 점에서 중국이 유리한 게 

해마다 FINA 경영월드컵 시리즈(베이징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보니 그 영향으로 세계구급 선수들이 계속 육성되는 것 같음.

듣자하니 우리나라 수영계도 선수 육성에 마냥 손놓고 있는 건 아니라던데... 선수들이 세계대회를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 참 두고두고 안타깝다.


6. 혼탕 혼성 혼계영


날이면 날마다 볼 수 있는 게 아닌(...) 종목이 있다. 바로 혼성 혼계영! 

올림픽에도 세계선수권에도 존재하지 않는 듣도 보도 못한(...) 종목으로 경영월드컵을 비롯한 SC 대회에만 존재하는 종목인 듯하다. 

오늘 1일차 일정의 마지막 경기가 바로 4x50m 혼성 혼계영이었는데... 중국, 일본, 러시아 대표팀에 중국 클럽팀만 한 4개 팀...;;

우승은 쉬지아위(배영), 쑤오란(평영), 루잉(접영), 닝저타오(자유형) 이렇게 4명으로 구성된 중국 대표팀에 돌아갔다. 

마지막에 닝저타오가 뛸 때 2위와의 격차가 순간적으로 확 벌어지더라... ㄷㄷㄷ 

한편 닝저타오의 인기가 정말 엄청났다. 처음부터 환성이 장난 아니더니만 닝저타오가 물에 뛰어드니 분위기는 압도적으로 고조... 

인천 AG 폐막식 당시 SBS 기자가 지금 중국은 닝저타오 천하라고 했던 게 그리고 쑨양은 인기 쩌리행 실감이 갔다 ㅋㅋㅋㅋㅋ 


7. 그래서 결론


내일도 챙겨 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방 보면서 블로그에 썰 푸는 재미가 쏠쏠하넼ㅋㅋㅋㅋㅋㅋㅋ 

2014. 10. 24. 21:32

아시안게임 전후로 국내의 보통 수영선수들이 어떤 식으로 훈련하는지가 급 궁금해졌다. 

사실 이건 작년부터 계속 가져 왔던 궁금증이기도 했다. 

대다수의 평범한 실업 선수들에게 나홀로 전담팀을 꾸려 해외 전지훈련을 나간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일 테니까. 

그렇다면 이 선수들은 어떤 식으로 훈련을 하며 훈련비와 용품 같은 건 어떻게 충당을 하는가?

웹 이곳저곳을 탐험한 끝에 소속 실업팀과는 별개로 일종의 길드 같은 개념인 엘리트 클럽에 들어가 훈련을 한다는 것까지는 알아냈다. 

하지만 그 이상 더 자세한 내용까지는 따로 찾아내지 못했는데...


어느 현역 수영선수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를 알게 되었다. 

주인공은 안양시청 소속의 최미혜 선수. 자유형 단거리(50m/100m)가 주종목이다. 주소는 http://blog.naver.com/feeling0528/

수영선수로서의 일과와 상념, 직접 본 경기들, 자신의 경기내용(이건 서로이웃신청을 해야 볼 수 있다) 등을 잘 정리해 놓은 블로그라 

엘리트 수영 팬이라면 한 번 들어가서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하여간 이 선수가 지난 1월에 수영선수로서의 훈련 일과에 대하여 올린 글이 있는데...

(원문 링크)

이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최미혜 선수는 2014년 1월 현재 PYD라는 엘리트 수영클럽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PYD는 안양시청 수영부와는 별 관련이 없다.

......여담으로 이 클럽의 헤드코치가 박태환의 전담팀 스태프로 널리 알려진 박태근 코치다. 

2. PYD 같은 수영클럽이 서울에 10개 이상 존재한다. 무명(...) 클럽까지 포함하면 실제 서울에서 운영중인 클럽 수는 20개 가량. 

3. 이 클럽들이 훈련을 하는 장소는 4군데 정도로 정해져 있다. 한국체대, 서울체고, 올림픽수영장, 잠실수영장. 레인 대관 엄청 빡셀 것 같다

   이렇게 특정 수영장에 몰리는 이유는 이 수영장들이 모두 50m 규격 풀이고 일반인 이용자의 압박이 적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4. 최 선수의 경우 (포스팅이 올라온 시점 기준) 서울체고 수영장에서 같은 클럽 팀원들과 함께 훈련을 하는 듯하다. 

5. 이 수영장은 온종일 쉴 새가 없다(...) 새벽부터 체고 근대5종팀> 체고 수영부> 클럽팀> 핀수영팀> 체고 수구부> 클럽팀 이렇게 쉴새없이 돌아간다고.

6. 클럽팀의 경우 한 타임에 5개 클럽팀이 각자 레인을 분배하여 훈련을 한다. 

7. 그래서 최 선수의 훈련 일과는 대략 이렇게 구성된다.

  ㄴ입수훈련 : 월/화/목 오전 7:30~10:00, 월~금 19:45~22:15, 토 12:30~15:00

  ㄴ웨이트 : 월/수/금 14:30~16:30


클럽에서는 어떻게 훈련을 하나? 막 수중 동작 촬영해서 동영상 분석도 하나? 이런저런 새로운 궁금증도 생기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해 두기로 하고. 

한편 클럽에 내는 강습비(!)나 용품 비용 등은 아마도 소속 실업팀에서 지급하는 연봉으로 해결을 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실업팀 연봉이 선수들의 주 수입원이자 훈련 후원비용인 셈. 

뭔가 단체종목 클럽팀과는 다른 운영패턴이라 오랜 배구빠(...)로서 적응이 안 되는 관계로 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꾸준히 이것저것 살펴보고 공부하다 보니 이젠 좀 이해도 가기 시작하고 한결 익숙해진 느낌이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클럽'이라는 것에 대해 따로 쭉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러한 엘리트 클럽이 많이 늘어났고 마스터스 대회 등에 출전하는 유소년 선수들의 상당수가 이런 클럽 유소년부 소속이며 

여기서 유망주도 은근히 꽤 발굴되고 있다는 얘기를 봤다. 

클럽 소속 코치의 경우 최소 경기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여건이 열악하다지만(이와중에 저출산+닥치고 공부 크리로 선수풀 안습)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와 지도자들이 계속 존재하기에 

대한민국 수영을 아주 외면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이제 행정 쪽에서 개뻘짓 좀 그만하고 선수들 해외 전지훈련+국제대회 출전 기회나 많이 좀 밀어주면 좋겠는데......

(국제대회라고 꼭 거창한 거 떠올릴 필요없다. 미국 아레나 그랑프리라든가 호주 아쿠아틱 슈퍼 시리즈 같은 거 있잖아. 이런 데 선수들 적극 출전 지원 좀...)


여담) 학생 수영선수의 훈련에 대한 궁금증은 이 링크에서 해소 가능하다. (학교 운동부/사설클럽 케이스가 모두 실려 있다)

2014. 10. 19. 22:37

10월 14일(화)부터 18일(토)까지 중국 안훼이성 황산에서 중국수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스타 선수들의 '새로운 도전'이 꽤 많았다는 것. 

중장거리 전문 선수인 쑨양이 단거리인 자유형 100m에 도전한 것도 그렇고

(그래서 닝저타오와의 직접대결도 기대되었으나... 물론 보나마나 닝저타오 승이겠지만 현실은 쑨양이 100m 결선을 기권하면서 FAIL.

원래 100m와 400m 경기가 같은 날 열리는 게 아니었는데 갑자기 두 종목이 하루에 다 열리는 걸로 일정이 변경됐다. 

그리고 쑨양은 400m에 집중하기 위해 결국 100m 포기.)

단거리 자유형 전문인 닝저타오가 접영 50m에 도전한 것도 그렇고 

개인혼영 전문인 예스원이 접영 200m에 출전한 것도 그렇고......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채로운 것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최장거리 종목인 남자 자유형 1500m 종목이 대회 첫날에 배치되어 있다. 

1500m 종목은 대회 마지막 날 즈음에 배치되는 게 보통인데... 무슨 생각인지 하여간 이 대회만 특이하게 이렇게 생겼다. 


아시안게임 직후 최근까지 예스원과 함께 홍콩과 마카오 등지의 소학교를 돌며 학생들과 만나는 행사를 하다 온 쑨양은 

대회 첫날 배치된 1500m든 주종목이 아닌 100m든 이번 대회 출전을 모두 훈련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그냥 편한 마음으로 경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쑨양의 첫 출전 종목인 자유형 1500m의 최종 기록은 14:54.52. 

2위로 들어온 선수의 기록이 15분 18초를 훌쩍 넘겼으니 한 24초 가까이 차이가 난 셈이다.

대회 2일째(10/15)에 열린 200m 경기에서는 1:45.66을 기록하며 역시 우승. 경기 전엔 1분 46초를 넘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만족한다는 자평. 

대회 4일째(10/17)에 열린 400m에서는 3:43.65의 기록이 나왔다. 아시안게임 때와 비슷한 3분 43초대.

관련 기사 뜨는 걸 보면 경기력이 예전보다 많이 처져 있고 회복이 더디다는 것을 쑨양 측에서도 알고 있는 듯하다. 

400~1500m 중장거리 종목에서의 경기력 회복을 목표로 계속 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인데,

그 일환으로 오는 24~25일에 베이징에서 열리는 쇼트코스 월드컵 대회에도 참가할 모양이다. 400m 한 종목에만 참가 예정인 듯.

쑨양이 쇼트코스 뛰는 건 한 번도 못 봤는데, 이번에 한 번 볼 수 있을려나?!


한편 쑨양과 함께 홍콩-마카오 행사투어(...)를 다니다 온 예스원은 대회 첫날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접영 200m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는데 결과는 3위. 

기록은 2:09.39인데 이 기록이면 올 시즌 세계 30위권 밖이다;;; 역시 주종목이 아니다 보니... 

그래도 평소 별로 많이 뛰어본 적도 없는 종목에서 이 정도 실전 기록이 나온 거 보면 과연 클래스는 무시 못하겠구나 싶음.

배영 100m에도 출전했는데 여기서는 1:01.87로 결선 6위를 기록했다. 

그나저나 정작 주종목인 개인혼영에는 출전을 안 했는지, 아무리 웹을 뒤져봐도 개인혼영 쪽 기록이 안 나온다-_-;;;


해군 소속이라고 닝하이쥔(寧海軍)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기몰이 중인 닝저타오는 15일에 열린 접영 50m 경기에 출전해서 2위를 했다. 기록은 23.65.

최단거리인 50m 종목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1위랑 0.04초 차이밖에 안 났다 ㄷㄷㄷ... 

물론 주종목이 아닌지라 세계 수준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대략 세계 25위권 정도.

그래도 아시안게임 당시 동 종목에서 은메달 땄던 싱가포르의 조세프 스쿨링(23.70)보다 0.05초 앞섰다 ㄷㄷㄷ...

그리고 대회 4일째인 10월 17일... 

일이 터졌다. 



자유형 100m에서 47.65를 찍어 버린 것. 이거 올 시즌 세계 2위 기록이다. 호주의 카메론 맥어보이의 시즌 베스트 기록과 같다.

그리고 아시아 신기록이기도 하다. 이건뭐 ㄷㄷㄷㄷㄷ.....

혹시 자유형 50m(대회 마지막날 경기 종목)에서도 일 한 번 내나 했는데 그건 무뜬금 식중독 크리로 불발. 

17일날 저녁식사에서 나온 음식이 뭐가 잘못됐는지 밤새 고열과 설사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닝저타오도 그 중 한 사람. 

결국 컨디션이 완전히 엉망이 된 닝저타오는 자유형 50m 기권...

잠시 잊고 있었던 대륙 클라스가 다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당장 오는 금~토요일 쇼트코스 월드컵 대회에도 출전해야 하는데 몸상태는 괜찮은지 모르겠다. 

월드컵 대회 이후에는 12월에 열리는 도하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할 예정이라는데...


한자의 압박 탓에 다른 네임드 선수들(쉬지아위, 류즈거 등)까지는 더 이상 체크 못하고 일단 이 정도까지만 파악 완료.

오는 주말에 열리는 쇼트코스 월드컵 베이징 대회는 FINA TV에서 생중계도 하고 자막도 다 영어;;로 뜨니까 좀 더 보기 수월하겠지. 

언제 들어가 봐도 이놈의 대륙웹은 적응이 안 된다. 적응이 안 돼ㅠㅠ 


2014. 9. 28. 00:20

(아시안게임 결산 포스팅은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블로그에 수영 결산 포스팅이 올라왔으니 여길 보시면 될 듯합니다)


올해 세계 수영계의 가장 큰 Long Course 이벤트였던 유럽선수권, 팬퍼시픽, 아시안게임 수영 일정이 모두 끝났으니 

이것으로 2014년도 수영 시즌은 대략 마무리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위의 대회들이 끝났다고 해서 아직 올 수영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비록 위에 언급한 대회들보다는 규모와 위상이 작지만 그래도 주목할 만한 수영대회들이 아직 남아 있다. 

올 가을과 겨울에도 프로(?) 수영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 참고하시삼. 


1. 대한민국 전국체전 (10.28~11.3, 제주)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은 국내 선수들의 얼굴을 익히셨으리라 생각한다. 

미디어다음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식한 얼짱 박선관(배영)을 비롯하여...;;; 

박태환 외에 유일하게 개인 종목 메달(접영 50m 동메달)을 수확한 자유형/접영 50m의 양정두, 

국내 선수들 중 자유형 100m를 50초 이내에 주파하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인 남기웅, 

한국신기록을 깨며 계속 전진중인 여자 접영 안세현, 

그리고 이도륜/이다린/조현주 등 무서운 여중생들도 모두 총출동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회. 

물론 '영원한 수영 영웅' 박태환도 출전한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제주에 훈련 캠프 물색을 마쳤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뜸;;

힘들고 피곤할 텐데 또다시 새로운 대회를 준비할 생각부터 하는 그의 정신력과 의지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수영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남자구나 란 생각도 새삼 들고.


비록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은 없었다지만 각 선수들의 기록 자체는 예전에 비해 훨씬 나아진 거라는 평을 본 적이 있다. 

더욱이 이번에 선보인 국대 선수들 대부분이 10대 중반~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 

이들의 역영을 계속 지켜보면서 어떻게 훈련을 하고 경기 경험을 쌓으며 성장해 가는지를 함께 체크하는 것도 보람있는 일일 것이라 사료된다. 

남자 1500m에서 김천대회 당시 기록보다 5초를 당기는 데 성공한 전주시청 박석현도 이 대회에서 보다 좋은 기록을 냈으면 하는 바람. 

중계 내지 경기영상은... 그저 forswimmer님만 믿고 가야지 뭐ㅠㅠ 


2. 중국 추계선수권 (10.14~10.18, 황산)

박태환 디스CF로 개까였다가 훈훈한 생일케이크 조공으로 여론 반전에 성공한(...) 쑨양과 

짝퉁 김수현(...) 돋는 외모 그리고 역삼각형 근육질 몸매로 화제가 된 자유형 단거리의 닝저타오

그리고 여자 개인혼영의 월드 탑랭커 예스원 등이 함께하는 

중국 추계선수권도 나름 관심 가져 볼 만할 듯. 

기록은... 아시안게임보다 좋아질지 늦어질지 딱히 예측을 못하겠네.

중국은 수영에도 대중적 관심이 상당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건 아마 CCTV-5에서 생중계하지 않을까 예상중. 제때 웹링크 찾아봐야 할 것 같고~_~

어라 그러고보니 이게 한국 전국체전보다 더 일찍 하네 ㄷㄷㄷ 중국 선수들 언제 쉼???


(벌써 대회 일정표도 나왔다. 출처는 중국 바이두)


하기노 고스케, 이리에 료스케, 야마모토 고헤이 등을 배출해 낸 일본 수영 쪽도 내셔널 소식이 없는지 한 번 찾아봤으나 

한자보다 훨씬 더 압박스런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의 협공 앞에 무릎을 꿇... 미안하드악... 이럴 줄 알았냐? (<- <뿌리깊은나무> 석규세종st)


3. FINA Short Course 경영월드컵 (9.29~11.2, 홍콩/모스크바/베이징/도쿄/싱가포르)

도하와 두바이에서 1,2차 대회를 치른 FINA 쇼트코스 경영월드컵이 9.29~30 홍콩 대회를 시작으로 다시 여정을 시작한다. 

사실 LC(Long Course) 시즌은 끝났지만 SC(Short Course) 시즌은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구로 치면 월드리그(男)/월드그랑프리(女)에 해당되는 상업적 성격이 강한 흥행성 상금레이스 대회로 매년 서로 다른 도시에서 6번씩 개최되는 이 대회는

채드 르 클로스, 블라디미르 모로조프, 카틴카 호슈 등 네임드 선수들도 자주 출전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50m짜리 LC대회에 비해 25m짜리 SC대회는 관중이 보기에 좀 더 장면 전환이 빨리 되는? 느낌이라 관전하기에 덜 지루하고 재밌을지도. 

(사실 개인적으로는 LC대회 관전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SC대회는 헤엄 좀 치는가 싶으면 금세 턴하고, 또 좀 헤엄치나 싶으면 금세 턴하고 해서 볼 맛이 안 남.

하지만 흥행성을 중시하는 대회의 경우엔 거진 다 SC를 선호하더라. Duel in the pool만 해도 그렇고...)

생중계는 FINA Live TV에서 시간 맞춰 관전 가능. 다만 중간에 렉 때문에 스트리밍이 끊길 수도 있다. 

렉걸려서 생중계 도저히 못 보겠으면 나중에 사이트에 VOD가 올라오니까 그걸로 봐도 상관없을 듯... 

일단 1,2차 대회를 마친 현재 남녀 상금 킹/퀸은 각각 채드 르 클로스와 카틴카 호슈. 


4. FINA Short Course 세계선수권 (12.3~12.7, 도하)

FINA 수영세계선수권대회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아는 LC세계선수권(올림픽 다음으로 가장 권위있는 대회), 그리고 바로 이 SC세계선수권. 

중동의 카타르와 UAE가 은근 수영에 신경 많이 쓰는 모양이다. 매년 월드컵대회 개최하는 것만 봐도 그렇고;;

어쨌건 이번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아마도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여기 대거 등장할 듯. 

긴 겨울밤 무료할 때 밤중에 맥주 빨면서 쇼트코스 수영 관전을 즐기는 것도 나름 운치있는 여가 생활이 될 듯??


하여간 라이트한 수영 덕질을 시작한 지 이제 약 1년이 좀 넘어 가는 시점에서 느끼는 건데 

이 종목도 은근히 비시즌이 없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

덕분에 덕질하는 입장에서 심심할 일은 없을 듯... 

2014. 9. 22. 20:03

9월 19일부터 인천아시안게임이 한창 열리고 있다. 

무슨 방송국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 같았던 개막식을 비롯하여 미칠듯한 국격상승을 이끌고 있는 온갖 반도 시리즈는 일단 살포시 잊어주자

비운의 영웅이 고군분투중인 남자 자유형은 나중에 여러 종목을 통틀어 종합적으로 논하기로 하고 

오늘은 어제오늘 이틀간 결선에 나선 다른 선수들의 활약상을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한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존재감조차 희미할 그들. 언론도 딱히 그들을 주목하지 않는 상황. 

하긴 그들 입장에선 굳이 주목할 이유가 없겠지. 메달을 따낸 것도 아니고 눈에 번쩍 뜨일 법한 면모를 보여준 것도 아니니. 

하지만 나같은 잉여라도 그들의 이름과 기록을 기념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 이틀간 이 선수들의 결선 기록을 여기 정리해 보고자 하는데...

기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미스테리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 ( ) 안은 7월 대표선발전 MBC배 수영대회 당시 기록.


Day 1. 결선

女 자유형 400m 김수연 4:19.82, 결선 7위 (4:17.38)

男 배영 100m 박선관 54.67, 결선 4위 (55.20) ※ 올시즌 세계랭킹 50위 해당 / 임태정 57.07, 결선 8위 (56.12)

女 평영 100m 권민지 1:09.19, 결선 5위 (1:09.41) / 양지원 1:09.79, 결선 6위 (1:08.83)

男 접영 200m 장규철 1:59.93, 결선 공동 6위 (1:59.67)


Day 2. 결선

女 접영 50m 안세현 26.96, 결선 5위 (27.16) / 황서진 27.28, 결선 8위(27.15)

男 배영 50m 박선관 25.44, 결선 5위 (25.46) ※ 올 시즌 세계 랭킹 47위권 해당

女 자유형 100m 고미소 56.53, 결선 7위 (56.40)

男 개인혼영 200m 정원용 2:03.10, 결선 7위 (2:03.99)

女 평영 200m 백수연 2:25.79, 결선 4위 (2:27.04) / 권민지 2:27.53, 결선 6위 (2:26.87)


.......보통은 국내대회보다 국제대회에서의 기록이 더 좋아야 정상일 것 같은데(국제대회를 최종목표로 두고 훈련하기 마련이므로) 

이 중 박선관, 권민지, 안세현, 정원용, 백수연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러니까 위에 언급된 선수들 중 반 이상이) 

국내 선발전 때보다 이번 대회에서의 기록이 더 처진다. 

물론 아주 크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닌데 특히 여자 선수들... 양지원과 김수연의 경우 각각 1초/2초씩 더 느려진 모습을 보여서 보는 사람을 당황스럽게 한다. 

큰 대회에 대한 압박감을 견뎌내는 것이 참 큰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월드클래스 중에서도 최상위 클래스에 속하는 수영영웅조차 경기를 앞두고 몸이 굳었다는 요지의 말을 할 정도면 사실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건 맞다.

그래도 조금만 더 마음 강하게 먹고 나서 주면 안될까. 

광저우 때와 같은 깜짝 메달까진 아니더라도,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이 발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지금도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아울러 선수들의 능력 향상과 선진 훈련 시스템 도입 등 구조적인 뒷받침에 대한 논의도 좀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 

그래야 새로운 기적도 기대할 수 있을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