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6. 22:35
우선 박철우의 트리플크라운 축하...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이라길래 좀 놀랐음. 예전에도 몇 번 한 줄 알았는데... 정말 이번이 처음?!
어쨌든 리얼 축하하고...
움직임이 근래 본 중에 제일 좋아 보이더라. 이 페이스대로만 가 주면 레알 좋을 듯.
(중간에 리시브하고 바로 뛰어들면서 공격해서 성공하는 거 있었는데. 이전 시즌까지 리시브 거의 안 하던 애가 그러고 있으니까 신기했음 ㅋㅋㅋ)
아 그런데 수훈선수 인터뷰할 때 KBSN 카메라워크 참 돋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예 커플을 한 화면에 같이 잡지 그랬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각설하고;;

두 팀의 공격 패턴만 놓고 봐선 오히려 LIG가 더 나았던 듯.
삼성은 그야말로 좌우 쌍포만으로 공격을 함.
속공도 안 보이고...
초반에 조승목이 두 번 성공했을 뿐 고희진은 속공 득점 하나도 없고.
나중에 들어간 지태환이 한 개 성공하긴 했지만.
속공 시도 참 없다;;;
4세트 내내 속공 시도가 달랑 5개야;;;
아무리 리시브가 불안하고 속공수들이 시원찮다고 해도 속공은 꾸준히 해 줘야 하는데.
LIG의 방지섭이 틈날 때마다 김철홍과 이종화의 속공을 쓰던 것과 너무 대조적.
이게 내가 유광우에게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인데...
루트 다변화 좀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억지로 되도않는 이상한 플레이 만들다가 털리면 그것도 안 될 일이지만
지금과 같은 가빈 일변도, 그리고 가끔 박철우가 거드는 정도의 이런 플레이로는 정말 팀이 얼마 못 버틴다.
가빈이나 하니까 이 정도 버티는 거지.
그래도 유광우는 오늘 서브와 블로킹에서 대단한 면모를 과시했음.
블로킹이 무려 4개;;;
대학 시절부터 블로킹은 곧잘 했다고 들었지만 오늘 이건뭐 레알 갑이었음;;;
가빈-박철우 다음으로 유광우가 팀내 득점 3위이니 말 다했지;;;
서브득점도 오늘 2개나 기록했다.
플랫서브인데 LIG 애들이 은근 못 받데;;

어쨌든 오늘 삼성도 LIG도 모두 공격 패턴과 내용보다는 서브와 블로킹 쪽에 더 눈이 갔다.

4세트 동안 양팀 합쳐 블로킹 26개, 서브 13개...
오늘 양팀 다 서브에이스 3개 기록자가 나왔다. 삼성은 박철우, LIG는 임동규.
특히 임동규는 1세트 후반에 원포인트 서버로 나와서 전혀 흔들림없는 강서브를 연속으로 퍼부어 삼성의 리시브 라인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오늘 나온 서브에이스 3개 중의 2개가 바로 여기서 나옴. 그리고 이 덕에 LIG는 1세트를 땄고...
페피치도 무슨 장작 패는 듯한 서브로 2득점이나 올렸고... 김요한도 서브 강하고...

사실 LIG가 1세트 후반에 승부를 뒤집는 걸 보고는 LIG가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방지섭의 토스가 공격수들과 아주 딱딱 맞는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지금 V리그 세터들 중 누가 공격수와 잘 맞냐마는...)
공격수들을 두루두루 잘 활용하면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김요한과 이경수의 공격도 괜찮아 보이고
페피치는 아무 공이나 닥치는대로 잘 때려내고
이종화는 블로킹을 거푸 잡고
서브도 다 강하니
.
.
.

그러나 이런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비껴갔다;
2세트 막판 박철우 원맨쇼;;에 가까운 상황 전개와 더불어 삼성이 2세트를 가져가고 세트스코어가 1:1이 된 가운데 
3세트 중반까지 팽팽하게 가다가
그 레프트 안테나 뒤로 완전히 쭉 빠지는 2단 토스를 가빈이 주춤주춤 하면서 스탠딩 점프로 때려 득점한 거랑
뒤이어 나온 유광우의 블로킹...
아마 이 장면 이후부터 LIG가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김상우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3세트 후반에 방지섭을 빼고 황동일을 투입하는데
이때부터 LIG는 점점 시망크리를 타기 시작;;;

4세트는 아예 처음부터 황동일이 세터로 나섰고 김요한 자리에 임동규가 들어갔는데
이때의 LIG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신고산이 와르르르도 아니고 이건뭐;;;
오늘 경기 후반부의 LIG를 보며 내가 절절히 느낀 것 중의 하나는...
LIG는 그냥 방지섭 중심으로 가는 게 훨씬 낫겠다는 것이었다(...)
황동일은 세터라는 애가 2단토스도 황당무계하게 해서 페피치가 때릴 수도 없게 만드는 장면까지 연출;;;
2세트 이후 삼성에 계속 블로킹 걸리는 게 거슬려서 그런 선택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김상우 감독의 의중을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서브와 블로킹이 많이 나오니 시원한 맛은 있데 ㅋㅋㅋ
물론 누가 그 서브와 블로킹을 하냐에 따라 감상은 달라지기 마련이지만(........먼산)

준PO는 3차전까지인데 1차전을 삼성이 이겼으니
삼성은 상대적으로 좀 홀가분할 것이고 반면 LIG는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쳐야 할 상황이 됐다. 여기서마저 지면 준PO 끝이니;;

2차전은 바로 모레다 ㄷㄷㄷ 구미에서 함......

PS) 오늘 관중석에 삼성화재 신입사원들이 으쌰으쌰하러 왔던데...
감독/수훈선수 인터뷰하는데 뭐라고들 악을 써대는지 시끄러워서 인터뷰 말 하나도 안 들림...
모니터 속으로 쳐들어가서 '야이놈의 자식들아 조용히 좀 해라'라고 샤우팅이라도 하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