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3. 23:15


 (지극히 주관적인 삼빠의 눈)


꽃샘추위때문에 뼈마디가 저리는 오늘, 예년같았으면 챔프전이라 불리웠을 경기가 있었다. (사실 까먹고있었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사실, 삼빠한테는 오지 않을줄 알았던 포스트시즌, 프로배구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었다. 숙명의 라이벌, 2010-2011시즌 프로배구 진정한 호구는 누구?를 다투던 두팀이었는데, 삼성과 현대.. 둘은 어찌어찌 만나게 되었다.


 언론에서는 "가빈을 막아야한다"라는 헤드라인을 걸어 이 경기를 부각시켰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색안경을 끼고보는 삼빠입장에서 사실 가빈의 컨디션은 제1의 관심사가 아니다. 좋으나 안좋으나 경기당 몇십점은 뽑아줘서그런지, 나님은 점점 고마움을 잊고살고있는거같다 ㅠㅠ (가비니 미안, 사골처럼 시즌내내 우려져서그런지...밥상에 늘 올라오는 그런거같아...)




 항상 경기전에 걱정되고 궁금한것은, 오늘 삼성은 블로킹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것인가? 이다. 상대전적에서 현대보다 앞서는 삼성이지만 가끔씩은 현대 블로킹기록에 제물이 되는 삼성으로써...... (이건마치 류현진에게 한경기 17K를 기부하는 엘지가튼..) 가로막기 싸움은 늘 미묘한 기싸움으로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고희진은 현대전만 되면 현대로이드라도 마구마구 탑재한것처럼 중원에서 늘 승기를 뽑았고 나에게는 늘 "수줍고 내성적인" 조승목조차도 펄펄날아다니곤 한다. 그게 굳이 꾸준한 득점이 아니더라도 임팩트있는 한방은 5할이 센터진이 터뜨려주는게 그 무게감부터 다르더라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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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의 삼성화재를 그렇게 지독하게 단단하게 만든것은, 베테랑세터 최태웅이었다. 표정하나 안변하고 올려주는 토스는 안젤코와 가빈이라는 1,2위를 다투는 최고의 용병들을 만들어냈고 네트밑으로 손을 쭈욱 뻗었다가 번쩍 뛰어올라 기어코 센터와 높이를 맞추는 서전트점프 85cm에 빛나는 블로킹감각은 가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네트 코앞에 떨어뜨리는 서브는 옵션정도-)


그런 최태웅의 빈자리를 3년의 공백을 견뎌낸 유광우가 채울 수 있을지는 사실 의문스러웠다. 특히나 코보컵 예선탈락, 1,2라운드 최악의 성적 등은 대학 최고의 세터로 군림했던 그의 과거를 의심해 볼 정도였는데 정규리그에서 차차 맞춰나간 손발은 경기를 지배할 정도의 위력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구색을 갖춘 것 같더라. (인창고에서 신영석에게 18점을 몰아주던 토스웍이 보고싶지만 ㅠㅠ ㅋㅋㅋㅋㅋ)




 오늘 경기는 삼성이 잘했다기보단, 현대가 평소보다 못한것이 한 8할정도는 되는것같다. 평소에 삼성에 약한 현대라지만 오늘은 리그 2위팀의 경기력이 아닌 순위싸움이 끝난 정규리그 경기를 보는것 같았다. 선밖으로 뻥뻥 날려주는 굳어버린 어깨와 어찌할바를 몰라하는 그 표정...................... 살다살다 처음보는 웅세터의 그 수염까지 (...)


고질병인 극악의 수비가 오늘 패인이라고 하더라도 더욱 큰 문제는 그것을 정신적으로도 극복하지 못한 마인드에 있다. 삼성이 항상 강조하는 "우리 할꺼 하면된다"라는 믿음이 "죽어도 승리해야한다"는 현대의 부담감을 늘 이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비에서 큰 보탬이 되어야 할 이철규가 스스로의 불안함을 팀의 불안함으로 끌고가는게 너무 안쓰럽더라. (나 지금 위축됐어요- 라고 얼굴에 쓰여있는거가틈 ㅠㅠ)


고작 한경기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고나서 이러니 저러니 말을 하자니 참 힘들지만..................... (게다가 오늘 흥국이 졌ㅋ어) 앞으로의 포스트시즌은 적어도 서로 물고 늘어지는 경기가 보고싶다. 마치 2008년 1월20일 (직관해서 기억에 남는 ㅋㅋㅋㅋ) 충무체육관이 무척 더웠던것처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