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7. 21:10

우리캐피탈이 고육지책으로 이강주 카드를 내세웠다.

주포 최귀엽이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지면서 레프트 한 자리를 손석범이 아닌 전문 수비수(리베로) 이강주를 공격수로 보직 변경시켰다.

우리캐피탈은 시즌 초반 안준찬의 부상으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신인 드래프트로 전력을 보강해 어느 정도 숨통을 틔우는가 했다. 특히 김현수의 등장은 김남성 감독의 어깨를 그나마 가볍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캐피탈은 오히려 최귀엽의 부진이 계속 되면서 좌-우 불균형이 이어져 칼날의 양면을 내세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믿었던 최귀엽이 부상으로 2~3주 결장이 예상된 가운데 김남성 감독은 이강주를 레프트로 바꾸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오랜만에 공격수 역할을 맡은 이강주는 21일 친정팀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9득점(공격 성공률 50%)을 올렸고, 리시브에서도 75.86%를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빛을 냈다.

배구에서 공격수가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바꾸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리베로 제도가 생긴 이후 리베로가 공격수 역할을 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이강주가 레프트 공격수로 투입되었으니 김남성 감독의 고육지책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삼성화재 전 기록을 놓고 본다면 이강주 ‘시프트’는 성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리베로로서 작은 키가 아니고 레프트로 뛴 경험이 있으며,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줘 보조 레프트로 충분히 역할을 다 해낼 수 있을 듯 보였다. 지난 1998년 여오현이 홍익대 재학시절 레프트로 활약하면서 한양대의 68연승을 저지했던 일등공신이었다는 사실은 좋은 비교가 된다.

물론 이강주의 활용 여부는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겠지만….

현 축구국가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박지성 시프트’이다. 박지성에게 윙(날개) 역할을 주어야 할지, 아니면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주어야 할지가 현 축구대표팀 전술의 가장 큰 핵심이자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는 팀 전체의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우리캐피탈에 있어 이강주 또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해본다. 물론 그 이면에는 우리캐피탈이 처한 현실이 반증되어 있어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아 보인다.

글=KOVO 유기봉
사진=우리캐피탈 제공

http://www.kovo.co.kr/news/news/news_conten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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