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7. 22:18

(경기분석 스샷은 블러드4님 협찬. 뒷북이지만 진심으로 쌩유베리감사)

삼성의 속공이 많아졌다.
고희진이 22개의 속공 시도를 했다. 공격 시도가 가빈 다음으로 많다.
조승목도 같이 거들었다.
성공율이 낮다는 점이 아쉽지만
중앙 속공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도만으로도 아주 좋은 현상이다.
그동안 속공이 너무 적어서 불만이 많았는데
앞으로도 속공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었으면 한다.
손재홍의 공격감도 좋아 보였다.
과연 70%가 넘는 공격 성공율을 기록했다.
왼쪽에서 순식간에 뛰어들어와 때려내는 퀵오픈이 역시 일품이다.
사력을 다해 점프하는 모습이 눈물겹다ㅠㅠ
1세트에선 서브에이스까지 나왔다.
공격에서 도와 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가빈이 범실을 12개나 해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물론 가빈은 꾸준히, 또 훌륭히 공격을 해내고 있지만...
아, 기다리지 않고 중간으로 파고들면서 때리는 가빈의 시간차도 간혹 나오는데 볼 때마다 참 좋다.

머리를 짧게 치고 나온 최태웅의 볼배분도 최근 몇 경기와 비교하면 제법 만족스럽다.
특히 저번 대한항공전에 비하면 정말이지 대만족이다ㅠㅠㅠㅠ
조승목과 속공호흡이 맞지 않아 범실이 나는 상황도 있었고
중간중간 불안한 공이 올라오는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다.
저번에 비하면 토스에 평정심도 생긴 것 같고..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4세트에 가빈을 향해 높고 빠르게 쭉 직선으로 올라가던 토스.
권영민의 토스가 흔들려서 앤더슨이 때리지도 못하고 겨우 연타로 넘기던 것과 대비되어서
더욱 인상에 남았던 것 같다.

오늘 경기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느낌은...
진작 이렇게 좀 하지... 하는 아쉬움이다.
오늘의 이 감을 잃지 말고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고희진의 말에 따르면 한동안 팀 분위기가 좀 가라앉아 있었다는데
오늘을 계기로 분위기가 많이 올라온 것 같아 다행이다.
4세트 때 선수들이 다들 웃고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걸 보니
안심이 된다.
(특히 여오현 펄쩍펄쩍 ㅋㅋㅋㅋㅋㅋ)

강민웅빠답게 이쯤에서 적절하게 잠시 민웅이 얘기를 하자면..
민웅이의 서브는 때리는 순간 강타인 게 좋긴 한데...
너무 꼬리가 긴 것 같다.
그냥 엔드라인 밖으로 쭈욱- 날아갈까 봐 조마조마하다;;
1세트에 네트에 걸려서 그런지...
좀 더 높은 타점에서 서브를 내리꽂히게 때리든지
볼끝이 좀 감기게 하는 방법을 익히든지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경기의 키는 블로킹과 범실이었던 것 같다.
블로킹에서 삼성이 앞섰다;;; 10-6이었던가...
고희진 한 사람만 블로킹을 6개나 잡았다.
그리고 개인 통산 350블로킹을 넘었다.
여기서 잠시 적절한 

♪ 콩~~그레~~츄~~~레이~~션~~~
콩그레츄레이~~션~~~
콩그레츄레이션레이션 콩그레츄레이~션~~ ♬

자 이쯤 하고;;;

반대로 현대는 제일 강점이라는 높이에서 삼성에게까지 밀린 데다
박철우가 심리적 부담을 떨어내지 못한 듯 경기 내내 부진했고
(공격 성공율 33%...)
나중에는 권영민의 토스도 흔들리면서 다른 선수들도 흔들흔들,
범실까지 줄줄이 나오면서 결국 무너졌다.

그나저나 박철우는 정말 어쩌나 싶다.
내남좌님 속이 말이 아닐 듯..
저번에 비바V리그 보니 여친이 자책 좀 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그 말에 아랑곳없이 계속 속앓이를 하는 것 같다.
시즌 시작하면 불면증으로 고생한다고 했던가.
저런 '과긴장'은 경기하는 데 누만 되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LIG와 GS가 실시했다는 스포츠심리상담이라도 시켜야 하는 거 아닌지...
인터넷을 돌아보니 또 여친드립 나오고 너같은 거 필요없다 이런 말도 서슴없이 막 나오고 그러던데 
소속 팀을 떠나 사람이 그냥 보기 안쓰러워 죽겠다.

박철우가 작년 가을에 했던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배구도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니냐고.
라이벌 더비니 영원한 웬수니
만났다 하면 팀들이나 팬들이나 파열음이 안 터지는 날이 없는 두 팀이지만
그래, 결국 배구도 보고 즐겁자고 하는 거 아닌가..
아무 생각 없이 순수하게 배구를 좋아하는 그 본질로 돌아가
그저 공과 선수들이 함께 움직이는 한 순간 한 순간에 순수하게 일희일비해 보고 싶다.
다른 팬들 중에도 나와 같은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PS. 그런데 마지막에 그 비디오판독은 뭔지...;;;
결국 4세트에서 끝냈기 망정이지 그것 때문에 5세트까지 갔으면...
아 그냥 생각 안 할란다
단지 오늘 이겼다는 사실만 생각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