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7. 19:56
2. KEPCO45 vs 대한항공(2010.1.31)

올스타전도 안 봤겠다 블로그에 딱히 쓸 얘기도 없고
뭘 쓰고 놀까 고민하던 차에
저번에 쓸라다 만 이 경기 얘기가 생각나서
부랴부랴 쓴다.
저번에 써 놓은 글(Part I)이 있는데 그냥 이대로 흘러가선 안 될 것 같아서 ㄷㄷㄷ
더 이상 멍하니 있다가 정말 손도 못 대게 되기 전에 후닥닥 대충이나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는 2월 2일 대전참사(...)가 있기 이틀 전.
내심 켑코가 대한항공의 기운을 빼 줬으면 좋겠다 하고 빌었으나 결과는... 뭐 아시는대로.

경기 전 송지선 아나운서가 양 팀 감독을 인터뷰했는데 이렇게 보니... 마음이 참 그렇다.
최근에 KBSN을 퇴사했다고 하는데...
보고 싶을 거요ㅠㅠ
마봉춘 이스픈이든 어디서든 볼 수 있기를.
이제 한국을 떠난 밀류세프도 보인다.
이번 시즌은 참 떠나는 사람이 많다;;;

1세트 초반 조엘의 공격력이 상당히 좋았다.
해설진이 조엘 칭찬을 많이 한다 ㅋㅋ
초반 켑코의 리시브도 김상기 쪽으로 착착 잘 올라오고...
덕분에 김상기가 만들어내는 세트플레이도 잘 되고 있고...
디그도 훌륭하고...
정평호와 이병주의 공격력도 통하고...
반면 항공은 진상헌의 속공 범실에 밀류세프의 범실과 셧아웃까지 겹치면서 15-7까지 뒤졌는데...

밀류세프를 빼고 김학민 투입, 센터도 이동현으로 교체...를 하고도
켑코가 계속 디그와 블로킹으로 항공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두번째 테크니컬까지 땄다.
이때 스코어가 16-8.
개인적으로 항공에서 가장 위력적이라고 생각한 김학민의 공격조차 켑코가 끈질기게 계속 걷어내는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그러다가 정평호의 반격으로 득점...)

결국 이 세트는 큰 점수차로 켑코가 땄다.
1세트의 켑코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저대로만 갔으면 대한항공을 상대로 제대로 일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2세트도 초반에는 비슷하게 갔다.
서브에서는 켑코가 오히려 앞섰다.
정평호에 이병주까지 서브에이스를 터뜨렸다. 꼭 서브에이스가 아니라도 켑코의 서브는 정말 강하다.
계속 쏟아지는 강서브에 항공의 리시브가 계속 흔들린다.
정평호의 공격은 볼 때마다 파워가 참 엄청나다. 스피드까지 갖췄다.
신장의 열세만 아니었으면 엄청난 거포가 되었을 것이다.
다른 쪽에서도 켑코는 잘 풀리는 편이었다. 속공도 되고...
심지어 김상기가 신영수와의 네트 위 공다툼 싸움에서 이기기까지 했다.
결국 2세트에서도 켑코가 두번째 테크니컬을 따냈다. 1세트와 달리 점수차는 1점차였지만.
밀류세프가 블로킹을 터뜨리면서 항공이 역전을 시키기는 했지만 여전히 1점차 박빙이었다.
그런데...

20-19 상황에서 디그에 이은 랠리가 계속되다가 염순호의 디그를 정평호가 제대로 연결하지 못해서 범실..
동점이 될 수도 있었던 랠리를 놓치면서 점수차는 21-19로 벌어졌고
점수 주고받으면서 2점차-1점차-2점차-1점차 이 상황이 계속되다가
2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강동진이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먼저 매치포인트 도달.
조엘의 득점으로 24-22, 밀류세프의 범실로 24-23까지 점수차가 줄었지만
결국 강동진의 공격이 방신봉의 블로킹에 맞고 튀면서 2세트는 항공이 가져갔다.
마지막 방신봉의 선택에 대해 이기호 캐스터가 아쉬움을 나타냈는데...
그것도 그것이지만 그 전에 조엘의 회심의 공격이 항공의 디그에 막힌 것부터 이미 예정된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켑코로서는 동점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2점차로 벌어진 저 상황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3세트...
역시 초반은 팽팽...하게 가는 듯했으나
그러다가 최귀동과 이병주가 서로 동선이 겹치는 범실을 일으키는 바람에 켑코 역전당함.
밀류세프가 백어택을 성공시키면서 점수차 벌어지기 시작.
그 다음 랠리에선 염순호와 김상기의 동선이 겹치는 장면도 나오고...
켑코의 공격은 항공의 블로킹 바운드에 계속 걸리기 시작하고...
결국 신영수가 득점하면서 항공이 첫 테크니컬을 가져가게 된다.
김상기와 신영수의 밀어넣기 싸움 2탄에선 신영수가 이기고... 그렇게 점수차는 4점차까지 벌어졌다.
조엘의 공격까지 신영수가 가로막으면서 점수 5점차.
이기호 캐스터의 말을 빌리자면 항공 블로커들이 켑코의 공격을 파악하고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김상기의 싱글핸드 속공 토스도 1세트와 달리 호흡이 어긋났고
방신봉의 밀어넣기까지 옆선을 벗어나면서 범실.  
켑코의 범실이 많아지고 3세트 들어 신영수의 활약이 많아지면서 점수차는 14-8까지 벌어졌다.
최석기의 블로킹에 정평호의 서브에이스까지 겹쳐서 켑코가 따라붙기 시작했으나 서브범실로 16-11.
뒤로 갈수록 항공은 공격의 집중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연속득점이 이어지고 켑코는 그런 항공을 막지 못하고..
3세트의 최종 스코어는 25-17이었다. 마지막 포인트는 서브에이스.

4세트는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켑코가 역전해서 20-16까지 앞서 갔다.
경기 후반에 4점차. 이러면 풀셋 갈 확률이 높아지지 싶지만...
타임 한 번 부르고 나더니 대한항공이 그야말로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한다.
20-16에서 순식간에 20-22로...
6연속 득점을 해 버린 거다.
예전엔 저렇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항공은 막판 집중력이 아주 엄청난 팀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켑코는 곧 조엘이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1점차로 따라붙었지만
항공은 곧장 강동진 공격, 진상헌 블로킹, 신영수 공격으로 3연속 득점하며
게임을 끝내 버렸다.

그리고 바로 이틀 후인 2월 2일, 삼성은 1세트에서 5점차로 앞서고 있다가 금세 저런 식으로 뒤집히면서 3-0으로 졌다.

경기 후반부, 매 세트 막판에 벌어지는 항공의 폭발적인 스퍼트는 이제 어지간해선 잡기 힘든 필살기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이제 확실해졌다.
항공을 잡고자 하는 자, 항공의 막판 스퍼트를 조심하라.
조금이라도 방심한다면 흔적도 없이 삼켜지고 말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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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31. 21:17

1. 현대vsLIG (2010.1.30)


박철우 50득점(1점이 잘못 추가되어서 실제로는 49득점이라는 말도 있는데)과 KBS1의 정규방송 크리로
화제에 오른 그 경기.

경기 보기 전에 기록지와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공격으로 치고박은 경기로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맞았다.
미칠듯한 난타전을 벌인 두 복서 두 팀에 대한 두서없는 코멘트를 시작하자면...

먼저 현대...
1세트의 현대는 박철우 쪽으로는 공이 별로 안 가고 오히려 센터 쪽으로 공이 많이 가는 인상이었다.
권영민이 틈만 나면 속공 토스를 계속 올리던데... 또 그게 잘 들어가기도 하고...
박철우는 2단으로 불안하게 올라오는 공을 주로 때리는데 직선에 쳐내기에..
두어 번 디그된 거 빼고는 다 득점이었다.
1세트에서 김세진 해설이 이걸 보고
'저렇게 박철우의 득점력이 계속 이어지면 LIG는 위험한 경기를 해야 할 것이다'
라고 했는데
적중했다...
하지만 50득점까지 갈 줄은 김세진도 몰랐겠지...
앤더슨이 빠진 레프트는 후인정-송인석-중간에 임시형 투입 이런 식으로 구성되었는데....
1세트 초반에 속공과 비슷하게 공이 올라가다가 블로킹 당하는 장면이 몇 번 나오더니
한동안 소강상태였다가 막판에 송인석 시간차가 먹히니까 그쪽으로 많이 가더라만...
그러나 센터/라이트에 비해 별로 눈에 띄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레프트에서 간간히 공격 시도를 하는데 송인석은 어느 정도 통하는 반면
후인정은 막히는 일이 많았다.
3세트 초반에 이경수에게 연속 블로킹당한 것이 대표적;;
4세트 이후의 중앙후위공격은 잘 통하는 편이었지만..
임시형은 3세트 때 나와서 공격을 몇 개 했는데 스파이크에 힘이 실려 있는 게... 허리 부상 다 나았나?

2세트 넘어가면서 중앙으로 올라가는 공도 점점 적어지고
권영민의 토스가 박철우 쪽으로 가는 일이 많아졌는데
가는 족족 다 포인트가 난다;;
LIG 블로커들이 전혀 견제를 못하는 상황.
하다못해 유효블럭도 안 되는 상황.
3세트 이상 넘어가자 박철우 쪽으로 가는 공의 수는 더 많아졌고
급기야 5세트 들어서는 완전 원맨쇼!!쇼!!쇼!!
그러나 공격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고...
기어이 5세트 초반 김요한과 피라타의 파상공세에 밀리던 현대를 역전승시켜 버렸다.
대각왕자니 잉여니 느려터졌다느니 하고 까던 사람들은 이 경기 보고 할 말 없어졌을 듯.
직선 공격 잘만 들어가더만...
그리고 백어택이 거의 퀵오픈에 가까운 빠른 타이밍이던데...
그래봤자 다음 경기에 못하면 말짱 황이라고, 결국 넌 그저 쩌리에 잉여일 뿐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뭐 두고보면 알겠지... 
누구 말이 옳았는지...

그다음 LIG...
1세트 LIG의 두 센터, 하현용과 김철홍의 속공 결정력은 좋았다.
그런데 확실히 블로킹은 안 된다. 상대 선수 견제가 잘 안 된다.
피라타의 초반 공격이 굉장히 강력했다. 힘도 넘치고...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았다.
그래서 1세트엔 파괴력 넘치는 백어택이 잘 들어갔는데..
1세트 후반부터 좀 위력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2세트부터는 현대의 블로킹에 계속 막히고..
이후로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범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임동규야 원래 거의 수비에 치중하는 캐릭이고... 애초에 공도 별로 안 가고...
이경수가 간간이 교체멤버로 들어와서 뛰긴 하는데 역시 몸 상태를 봤을 때 한계가 있고...
대신 LIG에서는 김요한이 2세트부터 본격적으로 득점 전선에 나섰다. 그때부터 LIG는 거의 김요한밖에 안 보였다.
굉장히 묵직하고 파워풀한 백어택을 구사한다. 각이 아주 큰 스파이크도 잘 꽂아넣는다.
팀의 득점을 거의 홀로 전담하다시피 하는 가운데
2세트부터 경기는 거의 김요한과 박철우 간의 에이스 대결로 흘러가는 양상이 되었는데...
김요한의 공격력은 볼수록 정말 엄청나단 생각밖에 안 드는..
전후좌우를 전혀 안 가린다.
그것도 리시브까지 해 가면서...

3세트 15-14 상황에서 김철홍이 지주대에 허리를 부딪치며 주저앉았다.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다가 결국 실려나갔는데
나중에 엠뷸런스가 와서 실어갔다는 후문이...;;;
검사를 했을 텐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지 모르겠다.
정기혁이 대신 교체되어 들어왔는데,
얜 왜 이렇게 바싹 마른 건지 모르겠다.
야구에 박기혁이라는 선수가 너무 말라서 별명이 뼈기혁이라는데
여기 뼈기혁 하나 추가요.........................
이날의 활약은 처음 들어와서 속공 두어 개 한 정도.
하지만 4세트 막판에 이선규의 속공을 한 손으로 막은 건 대박이었다 ㅋㅋ

LIG의 세터 황동일..
2세트 초반에 황동일이 2단 스파이크를 때리다가 범실하자
유지철 아나운서 왈 "황동일 선수 이러다가 경기 망치는 수가 있어요. 좀 진정해야 되겠습니다."
........그게 될 날이 올까;
그래도 공격수들이 서커스하는 일은 전보단 좀 덜하더라...
5세트 때 속공으로 매치포인트 도달하던 건 칭찬해 주고 싶다;

경기를 다 보고 난 소감을 말하자면
복싱 경기 한 판 본 기분;;;
강타를 날리고
그걸 받아치고
완전 힘과 힘의 대결
딱 복싱 난타전 스멜...
(ㄴ무한도전의_후유증.txt)

일요일(1.31)에 있었던 KEPCO45와 대한항공의 경기는 Part II 에서 이어 쓸 참인데...
쓰... 쓸 수 있을까 ㄷㄷㄷ 실은 아직 보지도 못했 ㄷㄷㄷ
지금 이 글 쓰기도 벅찬 시추도그인데 ㄷㄷㄷ
벼락치기는 너무 빡세다ㅠㅠ
아무래도 오늘은 못 쓸 거 같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