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9. 16:32
ㄴFrom www.kovo.co.kr

저번 공중파도 3:0이더니만 오늘 공중파 경기도 3:0으로 끝났다. 듀스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역시나 김빠지는 매치.
이제 두 번 한 것에 불과하긴 하지만 이러다가 '공중파 경기=3:0 매치'라는 난감한 징크스라도 생기는 거 아닌가 걱정.
게다가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거하게 털려 버린 홈팀 현대.
6500명 정원의 홈구장에 7232명이나 꽉 들어찼건만 이분들은 오늘 경기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을지.

이 경기의 키워드는 대략 서브와 디그 그리고 결정력이라 하겠다. 블로킹은 뭐 양팀 다 별로 안 나왔다. 항공 5개, 현대 3개...
...어라? 현대가 항공보다 2개 더 적다?

에반은 사실 아주 괴물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스파이크가 무척 묵직해서 받기 어려운 건 맞지만 몸이 크고 무거워서 그런지 좀 한참 있다 때린다고 해야 하나...
공 날아오는 걸 보고 나서 뛰어올라 때린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움직임이 빠른 선수는 아닌데, 현대가 뭐 전혀 못 막더만.
에반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엄청난 서브 능력이 아닐지. 3세트 동안 혼자 서브에이스 5개 때려넣을 정도면 말 다한 거 아님?
반면 현대는 문성민이 특유의 빠르고 회초리스런 스파이크서브를 2번 꽂아넣으면서 잠시 팀을 역전시키기도 했지만
대부분 다 그렇고 그런 수준의 서브...
그러다 보니 항공은 리시브가 다 잘되고 한선수는 편하게 토스하고 틈날 때마다 속공 팡팡 내리꽂히고..

그리고 항공 왜 이렇게 조직력이 좋다냐.
예전에도 좋은 편이긴 했지만.
디그-2단연결-결정 이게 정말 물흐르듯 잘 맞아떨어진다. 전성기 시절 삼성이 이랬었는데...
중간에 버벅대는 게 거의 없었다.
어려운 공이 올라와도 또 공격수들이 다 잘 끝맺어 준다는 점도 플러스 요소.

현대는 중간중간에 끈질기게 디그하고 연결하고 하는 장면이 좀 나와 주긴 했는데...
(덕분에 여배에서나 볼 법한 긴 랠리가 여러 차례 나왔었다)
결정력이 항공보다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임... 아무리 소토가 빠졌다지만 말이지.
신형 에이스라는 문성민은 어째 명성(?)에 버금가는 모습을 영 못 보여준 듯.
2세트에서 연속 서브 때릴 땐 포스가 좀 보이는 것 같았지만 공격에선 글쎄...
저만한 스피드와 점프력을 가진 전문 공격수가 경기장에서의 플레이도 그렇고 스탯도 그렇고 이 정도밖에 안 나왔나 싶음.
원래 이것보다 더 잘 나와야 정상이지 싶은 스펙(?)을 가진 선수인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되레 레프트 보공격인 장영기가 승부처에서 오픈으로 결정내는 장면이 더 뇌리에 박힐 정도이니...
리시브도 불안해서 세트플레이는 고사하고 상대에게 다이렉트 킬을 허용하는 장면도 적지 않더라.
잠깐씩 따라붙긴 했지만 그냥 그 정도 수준이었고 서브를 전면에 내세운 대한항공에게 속절없이 털리면서
결국 한 세트도 못 따낸 채 끝났다.

KOVO컵부터 올 시즌에 이르기까지 화두는 단연 서브로 보인다.
강서브를 소유한 자가 무리없이 왕관을 차지하리니.
강서브로 상대를 제압하고, 자기들은 상대적으로 그닥 강하지 않은 서브를 받으니 옵션공격 쓰기도 더 편하고
요즘 대한항공이 단연 1위를 고수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걸로 보임. 
그리고 다른 팀들은 대한항공의 서브에 아직까지 별 대책을 못 세우고 있는 것 같다.

모처의 고수들에 따르면 이렇게 강서브가 난무하고 서로 대책없이 털리던 중에 이 강서브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 나온 게
세터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빠른 토스를 바탕으로 하는 일명 스피드배구라 한다.
한국 빼고 세계 모든 국가에서 다 한다는 그 배구가 국내 리그에서 등장해 주길 학수고대하며 보고 있을 그들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오래전부터 떠돌던 배구멸망설이 실현될 것인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답은, 시간만이 알겠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