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4. 19:58

올 한 해 동안 전세계 수영팬들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거리(...)가 되어 줄 세계 각국의 주요 수영대회 일정 일람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잔챙이(...)는 제치고 주요 대회 몇 개만 추려 여기 정리해 보기로 한다.

출처는 해외 수영 전문 웹진 Swimswam. 원본 링크는 여기


- 전세계구급 - 


1. 카잔 세계LC수영선수권(7.24~8.9) 

다이빙, 싱크로, 오픈워터 등 다른 종목까지 합친 다른 일정이 7월 24일부터 시작하고 경영 종목은 8월 2일부터 시작.

올림픽 바로 다음의 권위를 자랑하는 수영계 최대 이벤트. 더 이상의 설명이 必要韓紙?

LC라는 표시는 Long Course라는 뜻. 쇼트코스(SC)와의 구분을 위해 LC 표시를 붙였다.


2. 광주 유니버시아드(7.3~14)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댄스삘 나는 종목(...)과 주로 연관지어서 회자될 것 같지만 십라 우리나라 수영선수들도 좀 주목해 주십시다!!!

근데 주목할 만한 대딩 선수들이 누가 있지... 생각나는 선수가 동아대의 남기웅, 서울대의 양준혁 정도밖에 없네ㅠ 

요즘은 수영선수들도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실업팀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이 대회에 올 만한 외국 선수들로는 음... 역시 모르겠음;; 나중에 엔트리를 봐야 알 듯... 


3. FINA 월드컵 시리즈(개최시기 미상)

어쨌든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긴 할 거다. 시리즈 규모가 커져서 올해는 8개 도시에서 순서대로 개최될 예정. 

예전부터 쭉 개최해 온 도하, 두바이, 싱가포르, 도쿄, 베이징, 모스크바, 홍콩에 프랑스 파리가 추가되는 게 최근에 확정되었다. 


- 대륙구급 - 


1. 바쿠 유러피언게임(수영 종목 기준 6.23~27)

무려 제1회(!) 유러피언게임이다. 

유럽 사람들이 그동안 아시안게임과 팬아메리카게임을 보고 '우린 왜 저런 게 없나'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모양. 

그러다 드디어 자기들의 대륙간게임을 런칭한 것. 

첫 유러피언게임의 개최지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되시겠다.


2. 토론토 팬아메리칸게임(수영 종목 기준 7.14~18)

아메리카 대륙간 게임인 만큼 아마도 미국vs캐나다vs브라질 이런 구도가 형성되지 않을까 예상중. 


3. 헤르즐리야 쇼트코스 유럽선수권(12.2~6)

2년 전 덴마크 헤르넹에서 열렸던 쇼트코스 유럽선수권이 이번에는 이스라엘의 헤르즐리야에서 열릴 예정.


- 각국별 내셔널 -


8월(경영 기준) 세계수영선수권 출전권이 걸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당연히 상반기 중에 일정이 거의 끝난다. 

카잔 세계선수권과 겹치는 시기에 열리는 미국선수권(8.6~10, 샌안토니오)대회는 예외.


프랑스 : 3.31~4.5, Limoges

독일 : 4.1~5, 베를린

호주 : 4.3~10, 시드니

일본 : 4.7~12, 도쿄

중국 : 4.9~16, 바오지(산시성)

이탈리아 : 4.14~18, 리치오네

헝가리 : 7.1~5, 기요르 카틴카 호슈는 여기서 또 몇 종목이나 나올 것인가


- 기타 -


BHP 아쿠아틱 슈퍼시리즈(호주) : 1.31~2.2, 퍼스

USA 아레나 프로스윔 시리즈(미국) : 1.15~6.21 

 ㄴ1개월 간격으로 5개 대회가 각자 다른 도시에서 열린다. 원래 명칭은 아레나 그랑프리 시리즈였으나 최근에 프로스윔 시리즈로 이름을 바꿨다(!)

    프로수영이라니! 아니, 프로라니! 수영이 프로라니! 이보시오 양키양반!!

FFN 골든투어 in 프랑스 : 1.30~5.24, 니스/아미앵/마르세유/낭시

인터내셔널 스윔미트(International Swim Meet) : 3.13~15,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재팬오픈(일본) : 5.22~24

마레 노스트룸 시리즈(지중해) : 6.6~14, 바르셀로나/카네/모나코


2014. 12. 29. 16:26

얼마 전 제주시에서 파격적인(?) 발표를 하나 했다. 


[기사링크] 제주종합경기장 수영장, 동계훈련팀 전용 '논란'


26일 제주시에 따르면 오라동 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하겠다는 수영팀의 신청이 잇따르자 내년 1월 2일부터 2월 9일까지 임시휴장 하기로 했다. 일반인 출입을 제한해 전지훈련팀의 전용시설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신청된 동계전지훈련팀은 국가대표 상비군 수영선수 17명을 포함해 서울수중·핀수영협회 등 모두 13개 팀 3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하루평균 230여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실내수영장을 비싼 연료비까지 들여가며 전지훈련팀의 전용시설로 무료 제공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영 덕질을 하면서 자주 보아 온 말 중의 하나가 선수들이 마음놓고 사용할 만한 훈련 시설이 없다는 얘기였는데 

이번에 제주시에서 과감하게 한 번 질러(!) 본 모양이다. 

앞으로 각 지방의 전지훈련 팀을 제주로 끌어들여서 이들이 현지에서 쓰게 되는 체류비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려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 

제주종합경기장 수영장은 올해 전국체전 개최 장소이기도 했던 만큼 실전 훈련용으로도 괜찮고 

또 제주가 원래 매년 2~3월에 열리는 한라배 전국수영대회의 개최지이기도 하니

제주로서는 수영 전지훈련의 메카(?) 자리를 노려 볼만 하기도 하고 전지훈련 장소를 물색하는 수영팀들 입장에서도 꽤 매력적인 제안일 듯...

여담이지만 경영 팀뿐만 아니라 다이빙 팀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양이다. 수영장 인근에 다이빙 전용 지상훈련장도 이번에 마련했다고. 


그래도 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지자체 시설인데 한 달 동안 시민 상대로 휴장하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참 과감한 결정을 한 것 같다. 

이미 기사에도 나왔다시피 시민들의 반발이 불가피한 실정인데...

게다가 지금 시범운영 & 홍보 단계 차원에서 이번에 오는 전지훈련 팀들 상대로는 별도의 시설 이용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이용하게 해 주는 모양인데 

이렇게 되면 시민들의 박탈감이 더 클 텐데 어떻게 수습할지...

이번 전지훈련팀 전용 시범운영(?) 기간 동안 제주시의 지역 경제에 이들이 어느 정도 좋은 영향을 끼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가 결정될 듯. 

하지만 수영덕후 입장에선 제주시의 이 선택이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서 지역 경제도 좋아지고 시민들의 불만도 잘 누그러뜨리고

이번에 이 시설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수영이란 종목이 동계훈련을 얼마나 알차게 하느냐에 따라 그 선수의 한 시즌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하니... 


예전에 포스팅한 글에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현재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뭐... 달리 할 말이 없다. 

물론 소수의 국대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안정적으로 훈련하겠지만 수영계의 기반이 되는 다수의 학생 및 실업 선수들은...

20여 개의 선수클럽이 3~4개 정도의 수영장에 몰려 새벽과 늦은 저녁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서로 시간과 레인을 쪼개서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니. 

당연히 한 명의 선수가 한 개의 레인에서 자기 페이스대로 여러 시간 동안 개인훈련을 한다는 건 아예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박태환의 경우엔 아예 국내 훈련 자체를 포기하고 호주로만 나가는 실정이고...

(원래 국내에서 대학원 다니면서 훈련하려고 했다는데, 이쯤되면 대학원 공부는 거의 포기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급기야 요새 다음 뉴스펀딩에 후원금 모금 기사가 또 올라와 있던데...

훈련비가 필요한 선수에게 훈련비를 모금해 주는 것 역시 필요한 일이라고 보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 선수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한두 번의 펀딩보다 그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항구적인 국내 훈련 시설이 아닐까 싶음.


그런 선수들에게 동계훈련 기간만이라도 원없이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한 곳쯤 있는 게 나쁘진 않을 듯. 

물론 그 시설을 이용하는 선수들 중 정말 월드 탑클래스에 올라설 수 있는 선수는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할 테고 

나머지는 그저그런 선수로 끝날 가능성이 높겠지만

한편에선 선수들에게 투자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하면서 또 한편에선 피같은 세금을 시민이 아닌 잉여인력(???)에게 쓸데없이 퍼준다고 비판하는 여론은

왠지 서로 모순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 정도 투자는 한 번 해 봐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나만의 착각일런지.


아예 완전 선수 전용 시설로 돌린다는 것도 아니고 딱 한 달만 시범적으로 해보는 것이라고 하니 

제주시의 이번 도전(!)을 긍정적으로 지켜봐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꼭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2014. 12. 28. 20:09

일전에 블로그에 CBS 체육계 개혁 특집 기사 시리즈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소치올림픽 직후 한창 체육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던 시절이 있었는데 벌써 그때가 언제였던지 까마득하기만 하다. 

당시 스포츠4대악신고센터 설치 등 체육계 전반에 퍼져 있는 비리부터 근절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여론은 일찌감치 이때의 열기를 잊었고 누군가는 역시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노라고 비웃고 있겠지만 

분명 지난 1년간, 아무 일도 없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오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와 경찰 합동수사반의 올해 활동 성과에 대한 발표회를 가졌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118건의 스포츠 비리 사건을 적발했다고 한다. 이 중 검찰로 송치한 사건도 2건 있다고. 

하지만 내 관심을 더욱 끈 것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계획 발표. 

사실 딱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이런 사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바로 땡! 하고 폐지해 버린다면 그야말로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한바탕 쇼에 불과했을 테지만

앞으로 경찰청에 스포츠비리전담반을 따로 설치해서 상시 운영하고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도 별도의 신고 창구로 계속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이건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될 일인 것 같다. 


한편에선 이들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래도 개개의 연맹과 경기단체들이 그 어떤 견제나 감시도 받지 않고 제멋대로 놀아나는 것보다야 이런 중앙 기관의 통제권 아래 놓이는 게 

그나마 체육계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신고하고 하소연할 수 있는 창구가 단 한 곳도 없는 것보단 

적어도 경찰이라는, 체육판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중립성이 기대되는 공공기관에 창구가 있는 게

체육계의 억울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 전담반이 어떻게 수사를 하고 얼마나 공정하고 확실하게 일을 하고 있는지 정 못미덥다면 체육 관련 시민단체를 통해 견제를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무턱대고 부정적인 말만 쏟아내는 것보다는 이런 이슈에 계속 관심을 갖고 동향을 주시하면서 꾸준히 감시와 비판을 해 주는 게 

무고한 선수들과 생활체육인들을 지키는 데 더 힘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해 보고 싶다.


2014. 12. 7. 12:25



한국시각 12.7 오전 현재 위키피디어에 올라와 있는 이번 쇼트코스 수영세계선수권 기록 중 세계신기록만 따로 모아 편집한 것이다. 

이건뭐....... 릴레이 빼고 개인전만 모아 놓은 게 이 정도다. 무려 9개;;;

이게 대체 무슨 사태인가 싶다;;; 

특히 미레야 벨몬테와 카틴카 호슈. 도하에서 진정한 인외마경을 보여 주고 계시다 ㄷㄷㄷ... 

두 여자가 이건뭐 금메달도 아니고 누가 세계신기록 더 많이 깨나 경쟁 들어간 듯;;일단은 4:2로 호슈가 앞서 있는 것 같지만.

근데 정작 진짜 호슈의 주종목인 400m 개인혼영에서 벨몬테가 세계신기록+타이틀 가져간 건 안자랑


한편 현재까지의 국가별 메달 획득 현황을 볼작시면


이렇다. 


헝가리의 기세가 매우 무섭다 ㄷㄷㄷ. 물론 그 중심에는 올해 FINA 최고의 선수로도 선정된 카틴카 호슈가 있고... 

헝가리 평영의 중심인 다니엘 규르타 역시 금메달을 수확하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고, 

여기에 22세의 젊은 선수 페터 베르넥이 자유형 400m에서 올 시즌 쇼트코스 최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 헝가리의 메달 행진에 힘을 보탰다. 

나는 정말이지 헝가리가 이렇게 수영강국인지 미처 몰랐었네~~ 내게 헝가리는 그저 노래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일 뿐이었는데... 그게 아니었어 ㄷㄷㄷ

사실은 호슈가 다했잖아요...일 수도 있지만


스페인은 그야말로 미레야 벨몬테 혼자 다했잖아요... 모드가 맞고;;; 


한편 자메이카의 흑인 선수 앨리아 앳킨슨이 여자 평영 100m에서 무려 루타 메일루티테를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땄다!!! 기록도 기존 쇼트코스 세계기록과 동률.

월드컵 시리즈에서 봤을 때만 해도 그냥 오 흑인이 수영을 하네? 우승도 하네? 이 정도였는데 아무리 쇼트코스라지만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이라니 ㄷㄷㄷ

이 선수 앞으로도 국제 수영 무대에서 더욱 큰 활약을 보여줄 것 같다. 보통 내공이 아닌 듯


사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사였던 종목이 남자 자유형 50m였는데 여기선 플로랭 마나두가 세계신기록과 함께 거침없이 금메달 GET.

브라질의 세자르 시엘루가 3위에 랭크됐다. 2위는 이탈리아의 마르코 오르시. 

아시아의 닝저타오와 시오우라 신리는 준결선에서 진작 탈락했고 러시아의 폭죽 블라디미르 모로조프는 결선 4위로 아깝게 포디움 탈락...

닝저타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친구 100m에선 무난히 예선 전체 2위로(!) 준결선까지 진출했다가 급 손 부상으로 기권했다는 소식이 있다.


라이언 록티가 이번 대회에서 개인 타이틀이 없다는 게 좀 슬프다. 4x2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하나 수확했을 뿐, 

개인전인 개인혼영 200m와 자유형 200m에서는 나란히 은, 동메달... 

그래도 2년 전 이스탄불에서 세운 개인혼영 200m 세계기록은 안 깨져서 다행이오... 

개인혼영 200m 금메달은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에게 돌아갔고 같은 종목 동메달은 역시 같은 일본의 세토 다이야가 땄다. 

그리고 세토는 400m 개인혼영에서 하기노를 제치고 우승. 개인혼영 2개 종목의 타이틀을 모두 일본 선수들이 가져갔네??? 다해먹어라 다해먹어

근데 사실은 같은 국적의 비슷한 나이대인 선수 둘이 서로 이끌어 주면서 나아가는 걸 보니 참 부럽다. 

여긴 예나 지금이나 박태환 한 명만 쳐다보고 있는데... 

그러니까 박석현 박진우 니들 분발해라!!!!!!!


아담 페티, 제임스 가이 등의 영건들을 배출해 내며 비록 이번 대회에선 콩라인 일색이지만 선전하고 있는 영국 역시 인상적이다. 


하여간 이상 두서없이 정리해 본 2014 도하 쇼트코스 수영세계선수권 이야기였음... 

2014. 11. 30. 11:54

일주일째 쑨양의 도핑 사건으로 수영계가 시끄럽다. 

보통 협심증 치료제로 사용된다는, 그러나 2014년 1월을 기준으로 WADA(세계반도핑기구) 지정 금지약물이 된 트리메타지딘이라는 혈관확장제 성분이

지난 2014년 5월 중국수영선수권 직후 채취된 도핑 샘플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이 사실을 중국수영총국에서는 WADA나 FINA에 보고하지도 않고 

자국 내부에서만 슬그머니 3개월 출전정지(그런데 이 기간에 별다른 대회나 있긴 했나?)와 벌금 5000위안(한화 90만원 가량) 정도의 경징계만 내리고 

입을 꾹 닫았는데...

이 사실이 지난 11월 24일에 중국 신화통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세계 수영팬들이 발칵 뒤집어진 상황.


도핑이라니.

도대체 그 실력에 뭐가 아쉬워서 그것도 무난히 타이틀 먹고도 남을 국내대회에서... 

물론 당사자의 해명처럼 원래 있던 심장의 지병이 도져서 치료 차원에서 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소명하면서 처방전까지 제출했다고 하니. 

주치의는 자격정지 1년에 처해졌다고 하는데...

(그런데 주치의는 자격정지기간 중임에도 전담 스폰서팀 직원 자격으로 인천AG에 편법 참여했다. 그래서 이 건도 국제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중)

하지만 문제의 약은 올해부터 WADA 금지약물목록에 올라가는 걸로 이미 작년 9월부터 공지가 되고 있었는데 그럼 잘 살피고 주의를 했어야지. 

(그런데 실은 중국 국내에서 새로운 금지약물에 대한 업데이트와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쑨양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아시아 출신의 역대급 최장거리 수영 챔피언'이라는 명성은 완전히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실력 자체까지 의심하는 시선이 늘고 있고, 심지어는 'cheater', '저 사기꾼이 그랜트 해켓의 타이틀을 뺏어간 놈이냐?'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는 상황.

비록 타국 선수이고 사생활에 문제가 많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솔직히 개인적으로 실력을 인정하고 있던 선수 중 한 명인데 이런 식으로 제 명예를 스스로 땅에 처박는 꼴을 보니 

심란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난 당사자보다도 중국 수영총국의 처신이 더 이해가 안 갔다. 아니 제일 이해가 안 간다. 

도핑.... 그래 사실 스포츠판에 은근 흔해빠진 게 도핑인 것도 사실이지. 러시아의 에피모바 사례도 있고...

그런데 중국의 경우엔 행정이 너무나 일을 키웠다. 

이건 도대체 다른 국가의 경우엔 상상도 할 수 없는 배짱갑 행보를 보였는데 

차라리 애초에 도핑 결과 나오자마자 바로 외부 발표하고 6개월 이상 출전정지 징계 때리고 AG대표에서 제외시키고 끝났으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확산이 안 됐다. 

그런데 이건 행정측에서 일을 되려 더 키워 버렸다. FINA에조차 제때 보고를 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스리슬쩍 출전정지 3개월을 보냈다. 이게 징계야 뭐야. 

게다가 도핑 사실이 적발되면 어느 종목이든 WADA에 20일 이내에 보고를 하게 되어 있는데 그마저도 쿨하게 씹어 버렸다.

저들 딴에는 어떻게든 인천AG에 출전시키려고 수를 쓴 것 같은데 이건 선수를 위해서도 자국의 명예를 위해서도 절대 좋은 처신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국제 사기꾼이 된 꼴 아닌가.

이제 국제 수영계의 누가 중국 수영총국에 신뢰를 보이겠으며 중국의 수영선수들을 오롯이 인정할 수 있겠냐고? 다 약쟁이 취급할 텐데. 

지금 해외 팬들 중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에도 도핑 의혹을 샀던 적이 있는 예스원까지 거론하는 사람마저 있을 정도다.

수영 좀 안다는 국내 모 커뮤니티는(그 커뮤니티 자체가 원래 일반 동호인 얘기 위주고 프로수영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 곳이기는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 '중국 원래 약쟁이 소굴인 거 몰랐냐?' 이런 심드렁한 반응만 보이고 말았다;;


WADA에서 CAS(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는 말도 있고 앞으로 추이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 사안이 어떻게 마무리되든 이미 쑨양은 더 이상 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선수가 되어 버렸다. 

정말 자신의 실력만으로 타이틀을 따내고 기록을 세워도, '그래봤자 약빨 아냐?' 라는 의혹을 항상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건 다른 중국 선수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젠 중국 국적의 수영선수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영원한 주홍글씨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처참한 상황을 자초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중국 수영총국이다. 

선수도 당연히 잘못했지만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징계를 내리지 않고 선수 싸고 돌기에 바빴던 총국이 더 문제다. 

평소에는 모든 선수를 공정하게 관리 통제하고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엄중하게 선수들을 단속하라고 연맹이나 총국이란 게 있는 거다. 

그런데 이들은 그 의무를 방기해 버렸다. 단지 아시안게임 성적 그 하나를 위해서. 

국가 단위로 이렇게 뻔뻔하게 나와 버리는데 외부 시선이 곱지 않게 되는 건 당연한 귀결 아닌가? 

이제 이들은 어디 가서 변명도 못한다. 

90년대 마군단 사태까지 언급되는 마당인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런 행태는 결코 선수를 위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선수를 망치는 거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정말로 완전히 망친 꼴이 됐다. 이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지금, 그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나치 출신임을 감춘 채 UN사무총장을 거쳐 오스트리아의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쿠르트 발트하임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발트하임은 '어쩔 수 없이 나치에 가담했다'는 동정론을 국민으로부터 이끌어내 결국 오스트리아의 대통령이 되었지만 

그가 재임하는 동안 오스트리아는 철저하게 국제적 왕따가 되어야 했다. 심지어 미국은 아예 발트하임을 미국 입국 금지인물 명단에 올려 버렸다. 

결국 발트하임과 오스트리아는 국제적으로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 국제 수영계가 쑨양을, 그리고 중국 수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다. 

수영계의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되어 버린 선수. 

쑨양 자신도 잘못했지만 일을 이렇게 키운 중국 수영총국에도 나는 책임을 묻고 싶다. 

아무 지원도 안 해 주면서 선수에게 빨대 꽂고 돈 빼먹고 자기들 으스대는 데 이용하려고만 드는 흔한 반도의 연맹도 문제지만 

할 짓 못할 짓도 분간 못하고 자기들끼리 싸고돌면서 꼼수 쓰다가 일 키우는 대륙의 연맹도 정상으로는 안 보인다. 아니 이런 조직이 오히려 더 치명적이다.


한동안 맨정신으로 수영 못 볼 것 같다. 이거 영 기분 뭐같아서 수영 보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도하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을 보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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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2월 3일, 호주 수영연맹에서 쑨양의 호주 전지훈련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호주에 있는 엘리트 수영클럽에 쑨양이 출입하는 것을 불허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전지훈련차 호주를 방문하는 모든 외국인 수영선수들은 반드시 호주 반도핑기구(ASADA)에 신변을 등록해야 한다. 

한마디로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외국인 선수는 모두 호주 반도핑기구의 수시 도핑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중국 측도 이제야 좀 실감이 갈까. 

《Swimming World Magazine》에서 진행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쑨양의 2012 런던 올림픽 성적까지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71%나 나온 게 

그나마 쑨양에게는 작은 위로가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