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5. 21:32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체육연맹들의 각종 병크에 참다못한 스포츠팬들의 아우성이 폭발하고 있는 요즘, 

급기야 'CBS 시사자키'라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서 장장 5일에 걸쳐 "체육계 개혁 시리즈" 기획을 선보였다 ㄷㄷㄷ..

매일 서로 다른 소주제를 가지고 각계의 체육 인사들과 직접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아래 링크는 바로 그 인터뷰 전문. 


1. 파벌 문제 : 전 중고빙상연맹 부회장과의 인터뷰. 

ㄴ현재 대한민국 빙상계는 막장파벌 시대를 넘어 이젠 구한말 안동 김씨 정권을 연상케 하는 세도정치 시대를 살고 있다는 후문(...)

   2010년 당시 이정수 파문과 관련된 상세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2. 엘리트 국가주의 체육 정책 문제 :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와의 인터뷰.

ㄴ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엘리트 선수에 대한 지원이 너무 없다는 아우성이 많지만 실상은 우리나라야말로 전형적인 엘리트체육 집중육성 국가라는 얘기. 

   외국의 경우는 전 분야에 걸쳐 생활스포츠 클럽이 고루 발달해 있어 여기서 두터운 선수층이 형성되고 이 중 우수자원을 선발, 큰 대회를 대비한다고 함.

   무엇보다 이게 다 국민의 관심을 정치에서 돌리기 위한 정부의 3S정책에서 비롯된, 

   그러니까 국민체육 진흥 같은 개념 따윈 아예 개나 준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 

   일단 국민의 눈을 잡아끌기에는 당장의 대회 성적을 올리는 게 더 효과적이다 보니 체육정책의 근본적인 변화에는 무심했다는 지적. 

   위 인터뷰 중에서도 가장 공감이 가면서도 안습한 부분을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다른 영역 중에서 체육계가 가장 투명성이 떨어지는 조직이다. 그래서 각종 대책을 세웠는데, 그 대책의 핵심이 투명성을 제고하는 측면에서 

예산 집행, 체육 관련단체 인사 낙하산 인사 금지, 이런 것. 그다음에 운영과 관련해서 공정성 의혹, 대학선수 선발, 지도자의 윤리의식이 낮고 

운동부 재정이 공개되지 않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나 월드컵, 이런 행사가 있으면 그런 것들이 묻혀요. 

매스컴에서도 그런 것들이 묻히고 몇몇 스타에 의해서 집중이 되면서 그들을 영웅화시키고 이런 걸로 해서 사람들이 계속 묻히는, 

이런 악순환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3. 체육계 입시 비리 문제 :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와의 인터뷰.

ㄴ이쯤되면 체육계에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다 뜯어고쳐야 해답이 나오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 

   어디든 대학입시가 껴들면 안 망가지는 데가 없다...... 그리고 그 뿌리에는 여지없이 학벌사회가 도사리고 있으니... 

   (인터뷰 중에도 "학벌사회 문제가 스포츠 쪽에까지 번졌다"는 언급이 나온다)

   근데 요즘은 학벌의 중요성이 계속 희석되어 가는 양상이고 실제로 선수들 중에 대학 안 가고 바로 실업팀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나오고 있으니 

   학부모님들부터 마음 좀 고쳐 잡으면 조금이나마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쿨럭


4. 막장의 체육행정, 제 역할 못하는 체육단체들 : 서강대 교수와의 인터뷰.

ㄴ드디어 나왔다. 막장 체육연맹들의 현주소. 문체부에서 지난 1월에 시행한 체육단체 특별감사 얘기도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문체부 특별감사를 연중 수시로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

   체육단체연대의 요구대로 회계감사와 이사회 회의록 공개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아래에 인용문으로 덧붙여 본다.

인적쇄신도 중요하지만 인적쇄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 자체가 이런 독재나 파벌이나 이런 것들을 감시하고 못하게 하는 

그런 구조적인 시스템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것들을 또 계속 지속적으로 집행하는 의지들이 필요하고요. 

사실 지금 협회보다도 똑똑한 시민들이 탄생을 했다고 생각을 하고. 

이제 더 이상 주먹구구식의 체육 행정을 보고만 있지 않을 스포츠팬들도 많이 확보가 돼 있습니다. 

래서 이런 시민들의 힘을 가지고 또 우리가 금방 잊고, 이런 것들을 언제 그랬다는 듯이 다시 이렇게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아픈 상처들을 똑똑히 오랫동안 기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만이 답인가.... 


5. 대안과 과제를 생각한다 : 체육단체연대 공동대표/현 문체부 체육국장과의 인터뷰

ㄴ먼저 체육개혁을 위해 얼마 전에 발족한 시민단체인 체육단체연대 공동대표와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얼마 전 체육단체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체육계에 요청한 8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루었고, 

   기자회견 때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를 했다. 그 부분을 잠시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체육과 관련해서 개혁이라는 것이 화두가 된 것이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거든요. 지난 해 6월에 시작이 됐습니다. 

그리고 또 1월에 감사결과를 발표했는데 문체부, 그러니까 외부로부터의 체육 개혁을 지금 강요당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체육계 내에 그 동안에 1년여의 시간 동안 자구노력, 그리고 체육인들의 어떤 의견수렴 그리고 개혁의 방향을 

전혀 제시하지도 못했고 복지부동했다는 얘기죠. (중략) 

한 가지만 더 추가해 보면 굉장히 실망스러운 일이 말씀하신 대로 1월 달에 337개의 비위가 발표가 됐잖아요. 

만약에 체육이 아니라 다른 분야라고 한다면 단체의 장이 당연히 대국민 사과나 죄송하고 책임을 지겠고, 

다음번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 하겠다라는 사과 기자회견이나 입장표명 정도는 기본적으로 있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어서 현직 문체부 체육국장과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분의 인터뷰는 뭔가 명징한 맛이 없고 좀 뜨뜻미지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4대악 신고센터나 이번 체육개혁 T/F팀, 스포츠 3.0위원회 등의 발족 뉴스가 속속 떴음에도 

  네티즌들이 '또 누구 감투만 늘겠구나'라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었는데 

  그런 네티즌들의 불신을 깰 만한 강한 인상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함. 


어쨌든 소치올림픽과 빅토르 안 쇼크, 이용대 자격정지 사건, 박태환 포상금 미지급 사건(지금은 지급되었지만) 등 일련의 사건들이 끊임없이 터지면서 

최근처럼 체육계가 총체적인 개혁을 요구받는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이제 문제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져 정부도 나서고 시민단체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근본적인 해결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 본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난맥상의 체육계를 이대로 계속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절박한 시점에 대한민국 스포츠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