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18. 19:04

내가 어지간해서는 내 팀 안 까는데,
어느 정도냐 하면 장소를 불문하고 대표적으로 허벌나게 까이는 감독님도 웬만해선 안 까는데,
오늘은 진짜 가열차게 까야겠다.

10일 동안 7경기 하느라 고생 많은 것도 알겠고
그래서 다들 다리 풀리고 다크서클로 온 얼굴이 뒤덮인 것도 알겠고
따라서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지는 것도 알겠는데,

그렇다고 이따위로 경기를 합니까?!

내가 진짜 3세트 8-7로 앞서다가 임시형 연속서브에 7점 연속 털리는 걸 보고 기겁을 했어요.
수비의 삼성 맞습니까?
서브리시브가 가장 강점이라고 했던 삼성 맞습니까?
기본 중의 기본이자 가장 자신있는 분야라던 서브리시브가 아예 안 되데요?
예 지친 거 압니다. 몸 안 움직여지는 거 압니다.
그래도 그러는 거 아니지요.
그나마 어찌저찌 4세트는 땄더군요. 정신력만큼은 형형하다는 증거가 되겠지요.
하지만 그걸로 끝입디다?
하긴 배구가 어디 정신력만 가지고 된답디까?
정신력만으로 이길 거 같으면 우리는 세계 최강 브라질 국대도 능히 바를 수 있습니다.
삼성의 배구를 겪어 본 사람들 누구나 삼성 보고 정말 독하게 배구한다고 말하니까요.
하지만 위에도 썼듯이 배구는 정신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지요.

최태웅 세터한테 제일 실망이 커요. 
정규시즌 중반부터 계속 이상하더니 갈수록 더 이상해져요.
손재홍 틀어막히고 석진욱은 리시브만으로도 벅차고 센터진은 시망의 끝을 달리는 가운데 고희진 혼자 그나마 분전중이고
이러니 산술적인 볼배분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구질은 왜 그렇게 망가졌어요?
제일 질 좋은 토스를 가졌다는 양반이 요새들어 갈수록 왜 그래요?
광우는 경험 없으니까 아직 뭐라 하긴 좀 그렇고.

감독님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웬만하면 그래도 닥치고 우리 감독님하라고 항상 믿어 드리는데 말이지요, 
어쩌면 그렇게 아무런 대책이 없으십니까?
대체 누가 감독님 보고 여우라고 부른 거요?
내가 보기엔 감독님은 여우가 아닙니다. 황소에요, 황소. 그냥 우직하게 밭 가는 황소.
바로 앞에 갈아야 할 밭 이렁 외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황소.
선수 믿어 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요.
어차피 져 봤자 내일 경기 하나 더 있는데 그냥 쿨하게 이형두랑 김정훈한테 공격이라도 한 번 더 시켜 보지 그랬어요?
혹시 압니까 감잡아서 내일 조커 노릇 제대로 해줄지.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겠지요.
그리고 2주간의 휴식 기간 동안 무엇을 따로 준비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2주가 짧다면 짧은 시간인 건 맞지요. 하지만 그동안 대체 뭘했죠?
비장의 신무기 이딴 건 감독님 성향에 원래 안 맞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다 필요없고 정규리그 후반 올스타전 끝난 직후 정도의 경기력만 유지해 줘도 괜찮았을 것인데
왜 플레이오프 3경기를 더 치르고 올라온 현대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아요??

이번 시즌 끝나면 국대고 뭐고 그냥 한 시즌 정도 휴직계 내고 단기 해외연수라도 한 번 다녀오실래요?
내가 보기엔 감독님도 재충전이 좀 필요해 보임미다.
유럽은 아이슬란드 화산재 크리 때문에 폴란드 대통령 장례식도 각국 국가 원수 참석 없이 결행할 판이라니까 됐구요,
아쉬운대로 일본이라도 가서 자매팀 토레이의 인스트럭터 활동이라도 해 보고 오시는 게 어떠韓紙?
야구 SK 김성근 감독님도 나이 60 넘어서 일본 지바 롯데에서 팀 인스트럭터 생활을 2년 정도 해 보셨다고 합디다.
그 당시의 김감독보다도 훨씬 젊은데 못할 게 뭐 있음??

내가 오늘 경기를 가만히 보니 말이지요,
심지어 어느 네티즌에게서 LIG와 동급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단체로 범실 양산하면서 상대팀에 점수 퍼주면서 자멸하는 꼴 보아하니
내일도 이기기는 틀렸습디다.
애초에 플레이오프나 올라가면 다행이겠거니 했는데 그래도 정규리그 우승까지 하고 여기까지 와 준 거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구요, (절대 비꼬는 거 아님. 이건 진짜야!!!!!)
내가 바라는 건 딴 건 없고 
그래도 시즌 잘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내일 한 세트만 좀 따 줍쇼.
더도 덜도 말고 그거 하나만 해 주면 더 바랄 거 없겠음.

그리고 이젠 진짜 다 죽어가는 어르신들 6명하고 같이 점점 죽어가는 새파란 외국 아이 한 명하고
딱 7명이서 특공대 모드로다 처절하게 스탈린그라드 보위전 하고 있는 꼴 안습스러워서 더는 못 보겠으니까
다음 시즌은 쿨하게 성적 포기하고 적절하게 죽쑤고는
서재덕이든 최홍석이든 진짜 아무나 좀 건집시다
어떻게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주전 멤버가 똑같아
밑에서 치고올라오는 백업도 없고 그나마 백업이라고 있는 놈들은 죄다 부상크리나 타고 있고

혼자 폭주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막 싸질러 놨는데
그래도 한바탕 쏟아 놓으니까 속은 시원하네
가뜩이나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도 지고 밴쿠버 캐넉스도 이기고 있다가 뒤집혀서 지고 
응원하는 팀들이 하나같이 죄다 져서 스팀 풀 곳도 없고 레알 빡치던 차에
진짜 블로그 없었으면 어쩔 뻔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 배갤에서 삼빠도 현빠도 아닌 누군가가 무슨 얘기를 했다가 삼빠로 몰리고는
그래도 현빠보다 삼빠가 낫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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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16. 22:56

이번에 제대한 김정훈이 입대 전 가끔 센터로 들어와서 쏠쏠하게 뛴 적이 있었다.
오늘 경기 기록지를 보아하니...
가빈이야 늘 쌩유베리감사고
간만에 손재홍도 레프트에서 공격이 좋았건만!
센터가.... 센터가....

센터가 왜 이래!!!!!!!!!!!!!!!!!!!

물론 평소에도 삼성의 센터진이 그닥 좋진 않았었다.
특히 3라운드 이후의 삼성 센터는... 좌절 그 자체
가끔 고희진이 살아나 주기도 했으나, 꾸준히 제 컨디션이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조승목은 알게모르게 뒷받침 잘 해주고는 있지만 역시 어딘가 항상 부족해 보이고...
박재한도 임팩트가 딸리고...

하지만 그래도 이제 마지막인데...
한 번 악쓰고 해 보지 그랬삼...
속공이고 블로킹이고 되는 게 하나도 없었나 본데...
에이 그냥 김정훈 센터에다 박고 여배 정대영마냥 막 돌려버려 ㅋㅋㅋ
후위 가면 백어택 시키고 ㅋㅋㅋㅋㅋ
차라리 그게 낫겠...

군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아직 군기도 남아 있겠다
상무에서 정신무장도 제법 됐을 거고
그간 상무에서 줄곧 주포로 뛰어 왔으니 그런대로 클러치가 되지 않을까;;

하루 여유도 있겠다...
신감, 내 생각 한 번 검토해 보실래혀??
하지만 이건 역시나 그냥 내 개꿈에 불과하겠지...
이제 막 돌아왔으니 맞춰 볼 시간도 얼마 없을 거고... 쩝...

장영기는 프로 출범 이전 시절부터 내가 눈여겨 봐 왔던 선수다.
살림꾼 스타일인데 공격도 빠르고 매서웠다.
현대가 2번 우승할 때 그 중심에 항상 장영기가 있었다.
오늘 장영기의 공격 성공율이 70% 안팎을 찍었다.
박철우야 이전부터 꾸준히 해 왔고(현팬들이 쩌리박이라고 욕하든 말든)
센터야 원래부터 현대의 강점이었지만
레프트에서 장영기가 잘 통했던 것이 현대가 이기는 데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가 항상 '손재홍의 공격이 최대한 살아 줘야 한다'고 생각해 왔던 것과 같은 이치로.

경기 끝나고 나서 장영기가
'외국인 주포 한 명에 의지하는 삼성을 꺾어야 한국배구가 산다' 뭐 이런 요지의 말을 한 것 같던데...
뭐.... 틀린 말은 아니지.......
예전에 내가 포스팅하면서 했던 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니까...
(몰빵배구는 몰빵의 대상이 한 번 막히면 끝장이기 때문에 절대 효율적인 배구가 못 된다고 썼던 걸로 기억함)
그런데 왜 이렇게 속이 쓰리지;;
'내가 내 팀 까지만서도 남이 내 팀 까는 건 못 참는다'던 어느 야구팀의 한 팬이 했던 말이 생각나는 이유는 뭔가;;
그렇다고 내가 지금 삼성을 까!고 있다는 건 아니고..
팬으로서 아쉬운 점을 얘기하는 거지... 뭐... 그런 거지...

센터 상태를 봐선 얼른 전창희도 추가등록 시키라고 하고 싶지만
전창희도 상무 시절부터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 같아서...
추가등록해도 별반일 것 같고...

이제 와서 갑작스럽게 새로운 전술을 급조해 낼 수도 없는 거고...
그저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밖에...

'우승도 좋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배구인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신치용 감독.
그 말대로 끝까지 모두 최선을 다해 주기를 기원한다.
양 팀, 모두.
후회없이.

2010. 4. 14. 21:29

맙소사

Volleyball/KOVO - male 2010. 4. 14. 21:29

이... 이겼다...
진짜로 이겨버렸다 ㄷㄷㄷㄷㄷㄷㄷ
3세트에서 박철우가 완전 환상으로 쩔어버린 현대캐피탈이 세트를 가져가길래
역시 2차전 재연-_- (뭐.. 그땐 삼빵이었으니 그때보단 나은가...)
인 줄 알았으나
현실은
풀세트 ㄱㄱ
5세트 초반 스코어는 5:0 삼성 리드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내 팀이지만 진짜 레알 무섭다
이 무시무시한 포스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지??
물론 중간중간에 아스트랄한 장면도 몇 번 나왔지만
(한상규 주심.... 당신은 도대체;;; 좀 제대로 심판을 보라구요 시끄러운 일 안 생기게!!!)
기어이 승리를 따내 버리는 삼성의 굳은 심지란 ㄷㄷㄷㄷㄷ

현대는 3차전도 그랬다더만 오늘도 초반엔 잘하다가 뒤로 갈수록 우르르...;;;
난 5세트 초반에 5-0 뜨는 거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지금 꿈을 꾸는가 싶을 정도;;
챔프전 경기 파이널 세트가... 이럴 팀들이 아닌데;;;
코트 체인지 당시 점수는 8-1...
그냥 멍....
그나마 막판에 현대가 몇 점이나마 따라잡은 건 송인석의 서브가 통했기 때문인 듯
그런데 송인석이 뛰는 걸 얼마 못 본 것 같다.

하긴 양쪽 다... 라이트로 엄청 몰렸으니;;;
오죽하면 해설진까지 분산 좀 하라고 할 정도니...
분산을 해야 주득점원도 위력이 올라갈 거 아니냐고...
나도 같은 생각임...
어쩔 수 없는 건 알지만 몰려도 진짜 너무 몰리는 게 보인다.
분산은 좀 해 줍쇼ㅠㅠ
안 통해서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는데...;; 그래도 너무 몰리는 건 안 좋다능!!

아 그리고 군제대하자마자 백넘버 1번 달고 바로 삼성 코트로 돌아온 김정훈.
웨~~~~~~~~~ㄹ컴!!!!!! (무릎팍st)
이제 공격수 라인 한숨 좀 트일래나
앞으로 잘 부탁한다능~~

PS. 4세트 막판에 나온 박재한의 바가지 안타... 충격과 경악 그 자체였다 ㄷㄷㄷㄷㄷ
이... 이거시 승부처???
2010. 4. 13. 22:07

응??

Volleyball/KOVO - male 2010. 4. 13. 22:07

이겼어?????
이긴 거 맞어?????
주니어 아이스하키 챙긴다고+왠지 배구볼 마음이 안 나서
안 봤는데...
진짜 이겼어?????????
우어어 왜 내가 다 안 믿기지;;;

안젤코가 경기 보러 왔어?????
온 거 맞어?????
진짜 왔어??????
케벡수엔 라이브 페이지 켜놓고 있을걸 그랬네;;;

배갤은 또 싸워?????
싸우는 거 맞어?????
진짜 싸워??????????
무슨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싸움구경은 재밌(퍽);;;

그러거나 말거나 난 내일 경기가 걱정일 뿐.....
분명 이기든 지든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젠장...
신경쓰이긴 쓰이는 듯...
결국 다 제끼고 하키연맹 홈피나 쳐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ㅠㅠㅠㅠ
2010. 4. 11. 15:35

2세트까지만 보고 때려쳤다.
꼭 삼성이 지고 있어서만이 아니라...
경기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아서다.
물론 아끼는 팀이 지고 있으면 볼맛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몰빵이라고 욕은 들어먹지만 내가 좋아하고 기억하는 삼성의 배구는 이렇게 졸렬하지 않았다.
보기엔 그냥 몰빵에 불과할지 몰라도
그 내면엔 아주 정교하고 안정적인 메커니즘과 세트플레이가 있는 게 삼성의 배구였다.
그냥 멍청한 뻥몰빵에 불과했다면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팀이라고 해도 그렇게 진심으로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2주를 쉬었다고는 하나 이번 챔피언결정전 스케줄은 너무 잔혹하다.
7전 4선승제, 5일 동안 4경기, ...
어제는 풀세트 접전이었다. 2세트는 듀스까지 갔다. 30점 가량 갔을 것이다.
이해한다. 지치고 힘든 거 이해한다.
하지만 이렇게 졸렬하고 무기력해선 안 된다.
이기든 지든 어떻게든 욕먹게 되어 있는 삼성이니까 크게 신경쓰지도 않지만
적어도 경기 내용에 있어서 최소한의 자존심이나 품위는 지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 삼성의 플레이에선 그게 보이질 않는다.
 
손재홍은 체감상 무득점에 가까웠다. 나중에 기록지 보니 6득점은 나왔다만...
두 명의 센터는 속공이 맞질 않아 자꾸 범실이 나온다.
가빈과 최태웅의 호흡도 전혀 맞지 않는다. 계산된 토스와 플레이가 나오질 않는다. 무식한 뻥몰빵밖에 안 보인다.
아포짓이 무슨 중앙후위에 이동공격이냐는 비웃음과 상관없이 나는 가빈과 최태웅이 빚어내는 훌륭한 세트플레이를 좋아했다.
그게 전혀 보이질 않는다.
토스 구질도 안 맞고 블로킹도 따돌리지 못하니 가빈의 범실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지금의 삼성은 가빈을 향한 뻥몰빵 말고는 다른 해결책이 전무하다.

무력하기 짝이 없는 삼성의 공격은 바로 현대의 킬블럭과 반격으로 이어진다.
어지간한 공격은 이제 다 받아올리는 현대다.
헤르난데스 보고 불혹 넘긴 할배니 뭐니 하지만 그는 노련미와 스피드를 갖추고 있는 여전히 건재한 라이트다.
블로킹에 능한 현대는 그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삼성의 공격을 차단시키고 착실하게 자신의 점수를 따간다.
강점이었던 수비에서조차 삼성은 현대에게 도리어 밀리고 있었다.
결국 오늘 삼성은 힘 한 번 못 쓰고 3-0으로 졌다.

세계 흐름과 동떨어진 구식배구라고 욕하고 비웃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른바 배구멸망설이 나오는 것도 봤다. 
모두 다 삼성 탓이라고 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그럼 지금 삼성이 처한 상황에서 뭘 어쩌냐'고 속으로 반문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런 경기력이라면......
저 말들에 대해 내가 반문할 수 있는 마지막 여지마저 사라지고 만다.
이런 졸렬한 경기를 누가 공들여 보려고 할까?
이 정도 경기밖에 못하는 팀을 누가 굳이 쉴드쳐 주고 사랑해 주려 할까?
이래 가지고서야 배구멸망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도 뭐라고 변명해 줄 여지가 없지 않은가?

단순히 몰빵을 한다고 이러는 게 아니다.
힘들더라도 제발 내실있고, 완성도 있는 경기를 보여 달라.
그게 배구판 말아먹는 개막장 뻥몰빵 집단이라는 비난으로부터 그나마 삼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보루다.

어차피 이번 시즌 시작할 때부터 우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정말 놀랍고도 꿈같은 기분으로 포스팅을 작성하던 기억이 선명하다.
이제 내게 우승 여부나 경기 결과 같은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룰 만큼 이루었으니까.
하지만 오늘의 이 경기 내용은 정말 아니다.
등돌릴 생각 따위 추호도 없는 오랜 골수빠인 나조차 납득시키지 못하는 이런 실망스런 경기는 오늘 한 번뿐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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