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3. 21:21

후아후아후아후아

4세트 보다가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대한항공 전과 같은 꼴 날까 봐;;;
24-23에서 가빈이 홈런 때리는 거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도 4세트에서 무사히 끝내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제 4라운드인데 페이스가 떨어진 것 같다는 캐스터의 말...
그래, 참 힘들어 보인다. 다들...
너희들 괜찮냐는 김세진의 물음에 선수들이 산소통을 메고 시합하고 싶다고 답했을 정도니... 

가족들과 집구석에서 고기파티하느라 1세트 중반부터 봤는데...

아뿔싸 정말 미친듯이 털리고 있었다.
있는대로 블로킹에 다 걸리는 것이었다.
1세트에만 5개 넘게 걸린 것 같다.
정말 막장 타는구나, 머릿속이 다 하얘졌다.
나중에는 멤버까지 다 바꾸고...
하지만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 망하는구나 했는데

2세트는 웬걸 반대로 삼성이 바르고 있었다.
조승목 연속 서브에이스 2개 ㄷㄷㄷㄷㄷ
(조승목 서브 순서에서 4~5연속 득점 났다고 썼는데 내 착각이었다. 수정한다. 3연속 득점 났다. 고희진 블로킹-조승목 연속 2에이스)
블로킹도 3개나 잡고
오늘은 센터에서 조승목의 활약이 좋았다.

3,4세트는 팽팽하게 갔다. KEPCO도 수비가 무척 좋았다. 다 걷어올린다.
공격력도 좋다. 정평호, 이병주, 조엘, 거기에 최석기와 최귀동의 속공이 견제가 잘 안 되더라.
특히 최귀동의 백A에 계속 당했다.
4세트는 앞서 가다가 이병주에게 계속 공격을 허용하면서 동점크리를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조엘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역전까지 당했었다.
저번 주말 짝 날까 조마조마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났다.
마지막에 상대 범실로 경기가 끝나자 저절로 안도의 한숨이 푹 나오더라는.
아이고 이겼구나.................

한 가지 안도하는 점이 있다면 저번 항공전과 달리 이번엔 듀스 상황에서 고희진이 속공 점수를 냈다는 것이다.
저번에 5세트 막판 닥치고 가빈은 어찌나 열통 터지던지...
역시 뭐든지 한쪽으로만 몰리는 건 좋지 않다.
그래서 석진욱 쪽으로 빼줬다가 셧아웃 당한 것도 지못미이지마는...

어쨌든 속공도 좀 자주 봤으면 한다. (개뜬금)
하지만 최석기와 최귀동이 중요한 순간마다 계속 속공 때리는 거 보니까
우리도 속공 좀 많이 쓰지 이런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경기분석 캡처해 놓은 거 보면 알겠지만
블로킹은 상대에 1점 뒤졌고 공격면에서도 3점 밀렸다.
서브와 범실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
2세트 이후 삼성의 경기력이 살아난 것도 서브에 위력이 붙으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서브에이스가 6개인데, 저 중에 가빈 것이 4개이고 조승목 것이 2개이다.
민웅이는 언제 또 서브에이스 기록해 보나ㅠ

신으뜸이 자주 얼굴을 비쳤다.
앞으로 코트에서 자주 보겠구나 싶다.
젊은피답게 공격에서도 쌩쌩하고 힘이 있다. 수비도 잘 해 주고 특히 공을 향해 몸을 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앞으로도 자주 보자.
덕분에 일명 안아줘파 소녀들은 신났을 듯 ㅋㅋㅋ

가빈이 공을 때려서 상대 블로커 손에 맞고 멀리멀리 튀어나가는 걸 한 두 번 정도 봤다.
문득 안젤코가 생각났다.
안젤코가 곧잘 하던 게 그거였다. 작정하고 블로커에 맞추면 파워가 실린 공이 크게 튀면서 관중석까지 날아가던.
가빈은 그 정도까지 힘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도 꽤 멀리 나갔다.
오늘 중계방송 말미에도 캐스터가 안젤코 얘기를 잠깐 하더라.
안젤코가 냉철하고 강인한 내추럴 본 워리어st였다면, 가빈은 곱게 자란 순둥이 동네청년st라고.
일본리그에 간 안젤코는 요즘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별로였다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 경기 기록지는 아직 못 봤다.
꼭 잘 됐으면 좋겠다. 이태리 리그도 가고.
이건 가빈에게도 적용되는 바람이다.

여친들 둘이 나란히 앉아 있는데 재미있었다.
조엘의 여친 크리스티나와 가빈의 여친 앨리사.
크리스티나는 얼굴에 좀 표정이 있어 보인다. 조엘이 득점 내면 막 손 들고 환호한다.
반면 앨리사는 꼭 신감 같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ㅋㅋㅋ 그러다가 가빈이 득점 내면 박수치고 ㅋㅋㅋ
항상 삼성 유니폼을 입고 시크한 표정으로 코트를 응시하고 있는 그녀 ㅋㅋㅋ
심지어는 경기 도중에 하품까지 하던 그녀 ㅋㅋㅋ
그런데 이번에 돌아간다고? 가빈이 많이 아쉽겠다. 상당히 오랫동안 머물렀는데 ㅎㅎ

오늘 가빈은 40득점을 올렸다. 블로킹 하나만 더 했으면 트리플크라운이었다 한다.
가노예 혹사하는 막장돈성 ㅅㅂㄻ 소리가 벌써부터 귓가에 울려온다.
네 오늘도 몰빵배구 했습니다.
죄송하빈다.

.......

그래도 나는 이 팀을 끝내 버릴 수 없다.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