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18. 19:06

올 시즌 매우 드럽게 운이 없는 팀이 하나 있다. 

바로 이전 시즌 우승팀이긴 한데, 그때 우승을 이끌었던 주요 멤버들이 지금 다 팀에서 빠져나가고 없다. 

용병이랍시고 데리고 온 외국인 선수는 부상을 핑계로 차일피일 출전을 미루다가 결국 퇴출당했다.

알고보니 실력 자체도 형편없었다는 듯. 사기꾼 

이렇게 되고 보니 성적 같은 건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동네북 신세 예약. 

그러나 상대 외국인 선수가 40득점 이상 올린 팀을 상대로 첫 승을 낚기도 했다. 


위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여자배구 대전 KGC인삼공사 팀이다. 


오늘은 도로공사와의 홈경기가 있었는데... 

Again 흥국생명 전은 나오지 않았다. 

원래 도공 팀 선수들이 서브甲들인 탓도 있지만 서브리시브가 안 되어도 너무 안 되더라. 오늘 인삼이 내준 서브에이스만 몇 개더라???

굳이 서브에이스가 아니더라도 도공의 서브에 휘둘리느라 차희선 세터에게 공이 제대로 가는 경우도 얼마 없어 보였음. 

1세트에서 오지영의 연속 서브에 휘둘리던 모습은 그야말로 안습이다 못해 안폭. 

리시브가 흔들릴 때 강공으로 분위기 전환을 시켜 줄 외국인 선수도 없다 보니 1세트의 인삼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세트 후반쯤엔 도공 니콜의 연속 득점까지. 


하지만 2세트 이후부터는 인삼도 절대 쉽게 안 물러서더라. 결국 지긴 했어도 1세트 때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지진 않았음.

올 시즌 인삼의 주포는 단연 백목화다. 이 친구가 외국인 선수 노릇을 다 하고 있음. 

키는 작지만 상대의 높은 블로킹 앞에서도 거침없이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계속 꽂아넣는데 올 시즌은 백목화 팬질이나 해야 하나 싶었음. 

백어택도 5번이나 때리고 ㄷㄷㄷ... 결정력도 무척 좋았다. 나중에 기록지 보니 역시 공격성공율도 50% 넘었더라. 

세터 차희선과의 호흡도 착착 맞는 듯. 특히 차희선의 토스에 이은 백목화의 빠른 중앙백어택은 예술이었음.  

차희선의 토스웍을 보니 왜 그렇게 많이들 차희선을 칭찬하는지 이해가 갔음. 해설위원도 '토스 테크닉이 수준급'이라며 칭찬하던데. 

2세트 마지막에 사인이 맞지 않아 토스 범실이 나오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꽤 감각적인 토스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음. 

이연주와 한은지는... 분발 좀 더 했으면 싶더라. 특히 한은지;; 그래도 라이트인데... 공격이 저조해도 너무 저조한 거 아닌지?

이연주는 그래도 레프트로서 리시브도 제일 많이 하고 고생하는 줄은 알지만 역시 공격 결정력 좀 더 올렸으면 하는 바람. 

잊을 만 하면 튀어나와서 흐름 끊는 범실도 좀 자제효. 

장영은은 오늘 뭐 했는지 기억도 안 나고;;; 유미라는 그래도 장영은보단 좀 눈에 띄었던 거 같은데 구체적으로 뭐했는지는 역시 또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지난 시즌 계속 몬타뇨에 의존하다시피 전 시즌을 치렀던 팀인데 이만큼 버티는 거 보면 참 대견하고 

이렇게 외국인 선수 없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경기에 적응하다 보면 다들 많이 늘 거라고 생각함.


올 시즌의 이 팀 하면 역시 신예들을 빼놓을 수 없지.   

오늘 제일 눈에 띄었던 신예는 이보선이었다. 2세트 중반에 들어와서 서브에이스 2개로 경기의 흐름을 확 인삼 쪽으로 가져오는데 이야아~~

진심 박수쳐 주고 싶었음. 

박상미와 최수빈도 중간에 교체 수비수로 들어왔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음. 특히 박상미는 늘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 


강력한 외국인 선수도 없고, 구심점이 되어 줄 고참도 없이 고만고만한 젊은 선수들끼리 꾸려나가는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가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또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KGC인삼공사 팀 되시겠다. 

당분간은 계속 고전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서 올 시즌은 더욱 작심하고 이 팀 응원할 생각. 

그리고 중간에 어떤 외국인 선수가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꼭 성실하고 인성 좋은 선수로 데려오시긔... 또 이번처럼 사기당하지 말고


마지막으로 오늘 상대 팀이었던 도공에 대해 간략히 적자면...


1. 표승주는 양효진 과로 가려나?? 센터에서 개인시간차 하는 것만 몇 번을 봤음

2. 오지영의 서브는 역시 ㅎㄷㄷ. 다른 선수들도 만만찮게 ㅎㄷㄷ.

3. 니콜 아버지가 주한미군 출신이었다는 게 트루?? (중계방송에서 그러더라)

4. 곽유화 잘하더라... 

5. MBC 스포츠플러스는 어감독과 친분 있나? 왤케 자주 비춰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