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7. 13:00

올스타전(1.13)을 앞두고 V리그 전반기가 끝난 가운데...

여자배구 V리그 전반기를 몇 가지 표와 함께 정리해 봤다.

나는 인삼빠니까 인삼 중심으로 코멘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 주시기 바라며 ㅋㅋㅋ;;;

(이하 표는 모두 KOVO 출처)




전반기 3라운드까지의 잠정 순위. 

알레시아와 김희진이라는 든든한 주득점원에 남지연의 수비까지 가세하며 더 강해진 IBK기업은행이 2위보다 승점이 무려 9점이 앞선 38점으로 1위. 

그 뒤를 이어 베띠(a.k.a. 데라크루즈)와 정대영, 한송이에 올 시즌의 핫 루키(...) 이소영이 함께하는 GS칼텍스가 2위, 

전통적인 서브甲(...그러나 올시즌은 살짝 저번만 못한 듯??) 도로공사가 GS보다 5점차 뒤진 3위, 

예년부터 슈퍼용병과는 인연이 별로 없는(...) 효진건설 현대건설이 승수에서 딱 1승 뒤진 4위(승점은 같다...)

국대 세터 김사니와 주득점원 휘트니, 제1센터 김혜진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딸리는 화력을 쉽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흥국생명이 5위, 

그리고 마지막으로 굿이라도 해 봐라(...)는 충고;;까지 들을 정도로 온갖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KGC인삼공사가 단 1승에 머물며 6위. 


언제는 안 그랬냐만 올 시즌에도 역시 팀 순위를 가르는 제1요인은 외국인 선수의 화력이다. 



득점 순위와 공격 순위의 이 환상적인 라인업을 보라(......) 하기사 백어택을 비롯해서 웬만한 공격은 외국인 선수가 다 하니 결과가 저럴 수밖에;;;

이와중에 득점 5위에 랭크되어 있는 센터 양효진은 가히 경이적이다. 김혜진에 이어 올스타 2위에 등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음;;;

1위가 못 된 건 역시 이동공격의 부재 탓인가...


하지만 꼭 외국인 선수의 활약만이 팀 성적의 알파요 오메가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게 따지면 득점 1위, 공격 3위의 휘트니와 득점 2위, 공격 1위의 니콜이 있는 흥국생명과 도로공사가 상위에 링크되어 있어야 정상일 터. 

그러나 현실은 각각 5위, 3위....

알레시아의 IBK가 저렇게 꽤 많은 승점차로 1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알레시아의 공격력도 그렇지만 센터 김희진과 레프트 박정아의 적절한 지원사격도 있기 때문.

(박정아가 좀 안 풀린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지금 개인공격 8위에 득점 11위다. 결정력 떨어지는 문제랑 수비 부문만 보강하면 더 강해질 것 같기도)

반면 IBK와 참으로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팀은 휘트니가 있는 흥국생명... ㅋㅋㅋㅋ;; 

솔까 주예나 이진화 정시영으로 무슨 공격을 함 ㅠㅠ 그나마 주예나가 그럭저럭 화력 보태는 수준이다만 

김혜진과 주예나(그나마..)를 제외한 다른 공격수들은 그냥 머릿수 채우기 급급.

이진화는 한동안 쟤 왜 뽑았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헤매는 모습을 보였고...;;; (그래도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김유리의 갑작스런 은퇴로 가뜩이나 빈약하던 흥국생명의 제2센터 자리는 더더욱 무주공산...

지난 시즌 부상으로 아웃되었던 나혜원이 센터로 컴백;;하기도 했지만 솔까 별 소득은 없었던 것 같고 

원래 센터 출신인 정시영이 그 자리를 메꾸고는 있지만... 역시 시원치 않다...;;

오죽하면 휘트니가 쌩쌩한 3세트까지는 흥국이 승기를 잡다가 휘트니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말리기 시작해서 결국 진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그러니까 결론인즉슨 역시 배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능


올 시즌에는 새로운 얼굴들도 꽤 눈에 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흔히 말하는 대어급이 없어서 좀 망...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로 신인급들의 활약이 꽤 쏠쏠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핫한 인물은 바로 GS칼텍스의 이소영.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했는데 실제 뛰는 걸 보니 왜 전체 1순위로 뽑혔는지 알 것도 같다. 

단신임에도 매우 겁없는 공격을 한다. 국내 선수의 과감한 강타에 오랫동안 목말라 있던;;; 팬들의 갈증을 채워 주는 플레이를 한다고나 할까.

그 덕인지 루키임에도 벌써부터 인기가 꽤 있다. 덕분에 어그로 끄는 것들도 붙긴 했지만 

베띠가 부상으로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그 빈 자리를 메우게 되었는데 나름 성공적.

(반면 고교 시절 여러 사람 입소문 탔던 신연경은 간간이 원포인트 수비수로 나오고 있는 정도... 유명세만큼 눈에 띄는 활약은 아직 없는 상태다)


한편 흥국생명에서는 리베로 한지현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번에 수련선수로 입단했는데(오옷!) 팀에서 김혜선과 박지원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3라운드부터 한지현이 본격적으로 출전하고 있다.

지금은 사실상 팀의 제1리베로로 활약중. 최근 부상을 입었다고 하는데 잘 치료하고 계속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수련선수 출신이 전면에서 활약하는 일명 '연습생 신화' 스토리를 좋아하는지라 더욱 마음이 이끌린다. 

남자부에도 같은 사유로 애정하는 분이 한 분 계시제


도로공사는 올해도 역시 서브甲... 그 다음으로 서브득점 많은 팀이 현대건설. 생각 외로 IBK의 서브득점이 좀 적다. 



흥국이 한지현을 기용하기 시작한 이유를 알 것 같...

이와중에 KGC인삼공사의 리시브 팀 순위는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리시브는 평균 이상인데 공격력이 워낙 딸리다 보니 지금까지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위의 개인 성적 순위를 봐도 알 수 있지만 수비 1위가 KGC의 리베로 임명옥이고 5위는 같은 팀의 백목화다. 

수비로는 어디 가서 꿀리진 않을 거 같은데 (그런데 왜 내가 직접 본 경기들은 하나같이 리시브 불안...;;;)

공격력은 6개 팀 중 최하위......ㅠㅠ


이 팀은 올 시즌 마가 껴도 단단히 낀 것 같다. 

처음에는 미국 국대 출신 킴벌리 글라스를 영입하려다 뭐가 어떻게 틀어진 건지 드라간이라는 사기꾼 다른 선수를 데리고 왔는데 

이리저리 핑계대며 태업만 일삼다가 결국 퇴출... 

뒤늦게 얼핏 가빈 삘도 좀 나는 거 같은 케이티 린 카터를 영입했는데 힘만 세 가지고 범실이 좀 많긴 해도 계속 맞춰 가면 화력 보충은 되겠다 싶었는데 

또 부상;;;

설상가상으로 빈약한 센터 라인을 이동공격으로 때우며 그럭저럭 지키고 있던 장영은도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 (선수생명마저 불확실하다고 한다...)

라이트에서 나름 점수 내주며 살림꾼 역할 하던 한은지마저 발목 부상...

지난 시즌 주전 세터였던 한수지는 이미 시즌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아직 회복중...

아니 진짜 뭐 이래!!!!!!!!!!!!!!!!!!!!!!!!!!!!!!!!!!!!!!!!!!!!!!!!!!!!!!!!!!!!!!!!!!!!

이건 진짜 해도해도 너무함. 신이 있다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는 없다....고 외치고 싶을 정도임..


이런 만신창이의 팀 상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수들만으로 상위권 팀들과 두 차례나 5세트 접전을 벌이고 어쩌면 대어를 낚을 뻔하기도 했던 경기도 했었다. 

그 힘의 원천은 바로 새로운 주전 세터 차희선과 현재 팀의 주포 백목화.

경기 도중 불안한 토스웍을 보이면서 일명 멘붕모드;;를 시전하기도 하지만 차희선의 빠르고 힘있는 C퀵 토스는 분명 차희선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 토스를 빠른 스윙에 이은 강타로 마무리하는 백목화의 공격력은 올 시즌 최고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C퀵은 물론이고 이젠 중앙 백어택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외국인 선수가 때리는 거 같은 묵직함은 딸릴지언정 정말 빠르고 힘도 제대로 실려 있어서 결정력도 있는 편이다. 

연타와 페인트밖에는 생각나는 게 없던 이연주도 요즘은 강타를 꽤 많이 때리고 있다. 

이런 면모들 덕에 현재 팀의 성적은 암울할지언정 이 팀의 미래를 더 밝고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 

차희선 세터의 토스웍이 보다 노련해지고, 외국인 선수의 자리를 메꾸기 위해 계속 공격을 전담하는 가운데 백목화와 이연주의 공격력이 더 좋아지고, 

케이티의 부상이 회복되고 V리그와 차희선의 토스웍에 완전히 적응된다면 

KGC의 미래는 좀 더 밝아지고, 희망차질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센터진은 좀 많이 걱정이다. 

KGC의 빈약한 공격력에는 외국인 선수의 부재도 그렇지만 센터가 너무 약한 것도 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유미라와 김은영은 공격과 블록 어느 쪽에서도 특출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장영은은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되어 버렸으니;;; 더 이상 무슨 코멘트를 못하겠고. 

비주전 선수들은 온통 단신 레프트나 수비수들뿐이니...

현금 트레이드를 하든지 실업팀에서 빌려오든지 어쨌든 센터 한 자리라도 좀 메꿔 보라고 하고 싶은 심정. 

그러게 왜 드래프트 때 달랑 둘만 뽑아 가지고... (그나마 도공에서 이보선 보내 줘서 지금 신인이 세 명...)


현재 V리그는 올스타 브레이크 중이다. 

1월 13일에 올스타전을 치르고 나면 15일부터 4라운드 일정이 시작된다. 


앞으로 V리그 여자부의 양상은 어떻게 전개될지...

IBK는 끝까지 정규리그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GS가 막판 분전을 하며 IBK를 따라잡을지?

도공-현대-흥국의 중위권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지?

KGC는 언제쯤 연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지?


6라운드 끝날까지 지켜봐야 이 모든 것의 해답을 알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