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1. 22:33

몰빵배구에 질린 나머지 남배 덕질 OUT을 선언한 지 어언 2년째.......

그런데 "황동일이 토스같은 토스를 한다!!!!!"는 말에 놀라 다시 KOVO컵 남자부 경기 중계를 시청하기 시작한 1人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을 목도하게 되는데......


(출처 : 중계방송 스샷 캡처)

(출처 : KOVO)


이게 오늘 있었던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간 KOVO컵 조예선전 경기 후에 나온 결과물이다............


오랫동안 죽어지내던(...) 박철우의 에이스 본능이 폭발한 경기였다. 

이 경기 바로 전에 있었던 현대캐피탈전에서도 불뿜었다고 하던데 그동안 레오에 가려져 공격에서 2선으로 처졌던 한을 이번에 대방출한 듯. 

오늘 4세트 막판 계속되는 듀스 상황에서 계속 강타를 꽂아넣던 모습은 전성기 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라이트에서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해 준 박철우에게 배정된 공격 지분도 적정한 수준. 

지난 현대캐피탈전에서 스타로 떠오른 류윤식은 오늘도 공수 양면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멸치(...)가 연상될 정도로 가녀린 몸에 파워도 약한 편이었는데 이번 대회 들어서 보여주는 모습은 무척 파워풀하다. 운동 정말 열심히 한 듯. 

힘이 실린 스파이크로 레프트에서 공격 지분을 상당 부분 책임져 주고 있다. 듀스가 거듭되던 경기 후반부엔 좀 허덕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왜 신치용 감독이 그렇게 열심히 칭찬을 하고 다니는지 알 것 같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중. 

여기에 공수 양면에서 안정성이 한결 좋아진 고준용까지. 

레프트 라인 둘이 합쳐 공격 점유율 38%면 꽤 괜찮은 수치다.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의 삼성은 좌우 쌍포의 밸런스가 잘 맞는다. 


그런데 사실 제일 놀랐던 건 센터 라인과 블로킹. 

삼성이 예전부터 속공은 어느 정도 하는 편이었지만 이렇게 많은 속공 시도와 많은 속공 득점을 한 적이 있었던가.... 싶음;;

센터 라인의 공격 점유율은 약 20%. 속공 시도와 성공율도 정말 좋았고 그때그때 딱딱 나와 주는 속공 득점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2세트에서 이선규는 심지어 개인시간차까지 하던데 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블로킹. 센터는 물론 사이드 블로킹까지 쩔었다. 

지태환이 4점, 이선규와 박철우가 나란히 3점, 고준용-류윤식이 2점, 심지어 세터 두 명도 블로킹 1개씩 기록.

주전으로 뛴 선수들 중 블로킹을 안 한 사람이 없다 ㄷㄷㄷㄷ.....

삼성이 언제부터 높이의 팀이었던가-0-!!!!! 

예전부터 삼성은 속공은 괜찮으나 블로킹은 약하다는 인식을 늘 갖고 있었는데 이젠 그것도 옛말이 된 것 같다.


경기운영능력이 좋고 중앙을 잘 쓰는 유광우와, 플레이는 비록 거칠지만 블로킹에 강점이 있고 윙 토스에서 많은 발전을 보이는 황동일 두 세터는

서로 상호 보완재로서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컵대회 들어 치른 두 경기에서 성향이 다른 두 세터가 교대로 나오면서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게 꽤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컵대회 A조 1위를 확정한 삼성은 이제 금요일에 B조 2위 팀과 준결승을 치를 예정인데 

이번에 보여준 이 좋은 플레이들을 계속 잘 살려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봤자 리그 시작하면 보나마나 도로 레오 몰빵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팬들의 한탄이 벌써부터 들려오고 있는데

(실은 나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음) 

제발 지금처럼만 합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올 시즌 성실하게 남배, 특히 삼성 경기 열심히 포스팅해 드릴게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