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릴없이 여기저기 검색질하고 놀다가 흥미로운 글을 하나 발견했다.
남성 스포츠지 <Men's Health>에 실린 여자 평영 국가대표 백수연 선수와의 인터뷰가 바로 그것. 2014년 8월호에 실린 기사였다.
[기사링크] 몸이 이해할 때까지 덤벼들어라 : 평영 국가대표 백수연의 자신과의 싸움
이 기사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이 부분이라 하겠다.
“생각하는 수영을 해야 해요. 이렇게 움직이면 어떻게 느낌이 달라지고 뭐를 바꾸면 좋고 나쁜지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기억해둬야죠.” (중략) 무조건 연습 시간을 늘리고 주어진 목표량 달성에 급급했던 훈련과 달랐다.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고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연습량은 줄었을지 몰라도 동작의 변화와 그 결과에 귀를 기울이며 연습하자 점점 자신만의 영법을 다듬어갈 수 있었다. 최근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도 일반적인 운동 동작보다 영법을 응용한 동작 위주로 훈련한다. 짐볼 위에 배를 대고 평영 동작을 반복하거나 손에 TRX 또는 탄력밴드를 쥐고 팔동작을 연습하는 식이다. 물 속에서도, 물 밖에서도 근육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워 몸과 대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선수 생활 20년차의 베테랑은 지금도 메달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체육은 종목을 막론하고 지나치게 닥치고 스파르타(300 돋네)식으로 훈련하는 경향이 강한데 그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하루종일 죽어라고 구른다고 이게 경기력이 좋아지는 게 아니다. 몸만 축나고 부상이나 당하기 딱 좋지...
위 기사 본문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백수연 선수의 기록이 좋아지기 시작한 시점이 2011년 안팎인데,
2년 전인 2009년부터 함께해온 코치와 더불어 '자신의 몸과 물에 대한 이해'에 천착하면서부터 점점 경기력이 올라온 것이다.
결과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평영 200m 준결선 진출(간발의 차로 결선 진출을 놓쳤다)과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 동 종목 10위.
머리로 이해하고, 몸으로 느끼며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내는 훈련이야말로 얼마나 효율적인가. 이거야말로 투자 대비 고효율의 좋은 사례 아닌가?
어떤 분야이든 양(量)보다 질(質)이 중한 법인데 우리나라 체육은 그런 것을 너무나 쉽게 간과하는 듯하다.
무작정 오랜 시간 굴리고 혹사시키고 윽박지르면 다 되는 줄 아는 낡은 사고방식을 아직도 갖고 있는 지도자들과 행정가들이 있다면
이참에 그런 의식 깨끗하게 버리시길.
"운동은 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신체를 알아야 한계도 보이고 뛰어넘을 수 있다. 자기 운동이 어떤 것인지 알고, 그 느낌을 아는 게 정말 중요하다. 몸과 대화하라." - <Men's Health> 2014년 8월호 中
이 땅에서 운동을 하는 모든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말이다.
물론 이 말을 지금 현재 충실히 실현하고 있는 선수들도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모두들 자신이 원하는 목표 꼭 성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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