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6. 17:03

역시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와는 차원이 다른 긴장감이 매력 포인트 되시겠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본격 백척간두 매치이니 그럴 수밖에 ㄷㄷㄷ.

오늘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 2세트와 4세트에서 돋보였던 GS칼텍스의 추격본능(?)

사실 2세트와 4세트 초/중반만 봤을 때는 GS칼텍스의 시원한 폭망(...)이 예측됐었다. 그런데 어느새 야금야금 추격하더니 순식간에 동점에 육박... 

2세트는 듀스 직전에서 주저앉았지만 4세트는 기어이 듀스 만들어내서 역전까지 해 버렸으니... 이때는 정말 입이 떡 벌어짐.

1세트부터 정대영의 3연속 다이렉트 킬이 터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GS의 분위기가 뭔가 좋아 보인다는 예감이 들긴 했지만서도. 


1세트 초반 이소영의 묵직한 서브가 연이어 들어가고 그게 정대영의 연속 다이렉트 킬로 이어지면서 현대건설 쪽 전열이 흐트러진 게 

현건의 1세트 패인으로 이어진 것 같다. 

배구는 분위기싸움이라더니 한 번 말려들면 역시 수습하기가 쉽지 않은가 봄. 특히 여자배구는 더더욱;;;

(대신 한 가지 전환점이 마련되면 또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히기도 하는 게 여자배구이기도 하니 배구란 참으로 알 수 없는 종목이라 하겠다;;)


2세트는 솔까 야나밖에 안 보였다;;; 야나의 연속 득점과 함께 현건이 쭉쭉 앞서 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야나가 강했나 싶더라. 

스파이크 소리가 아주그냥 펑-펑- 하고 크게 들리는데 코트에 꽂히는 각도나 강도도 꽤나 세 보이는 것이...

시즌 초의 비리비리하던(...) 야나는 어디로 가고 이젠 파워용병 야나가 현건 코트를 누비고 있더라 ㄷㄷㄷ...

다만 황연주의 부재는 안타까웠음. 1세트에 영 풀리지 않아서인지 2세트 들어서는 김주하가 라이트에 들어가 있고 정미선이 레프트에서 황연주의 역할을 대신하던데...

그래도 정미선이 신인임에도 한 자리 잘 메워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잘 성장하면 현건의 주축이 될 듯. 

야나의 파워공격에 힘입어 한때 현건이 GS에 7~8점차까지 앞서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김지수가 GS의 원포인트 서버로 나오면서 갑자기 GS가 연속득점 부스터를 작렬;;;

김지수의 서브가 그렇게 강하거나 하진 않았는데 현건의 리시브 라인이 대처하기에 의외로 까다로운 서브였나 봄. 

이 서브타임에서 GS가 대체 몇 득점이나 올렸던지... 순식간에 1점차까지 따라붙던데... 

위에도 적었다시피 폭망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따라붙는 걸 보고 어우 약간 놀랐음. 


결국 듀스 기회 놓치고 주저앉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추격하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보람이 있었던지 3세트는 다시 GS칼텍스의 승리로 돌아갔고...


4세트 들어서 한송이가 지쳤던지 계속 리시브가 안 풀리면서 중간에 양유나와 교체도 당하고 (앞선 세트에서도 그런 장면이 한 번 있었지 아마)

이소영도 리시브 한 번 날려먹고 벤치 한 번 갔다 오고 (벤치에 앉아서 울던데... 경기가 안 풀려서 운 건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부상으로 인한 통증 탓인지는 모르겠음)

뭐 이래저래 GS 분위기가 안 좋아 보여서 이거 혹시 파이널 세트 가나 했는데 

갑자기 2세트 어게인;;; 이번에는 베띠의 서브로 분위기를 돌린 게 주효했던 듯하다. 

(기대했던(?) 김지수는 이번엔 서브범실만 한 번 하고 물러났더랬다)


그리고 24-23 현건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터진 한송이의 다이렉트킬;;; 

다이렉트킬이라기보다는 블로킹에 더 가까운 폼이긴 했지만 어쨌든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24-24 듀스로 이어짐. 

이때 강주희 주심의 오버넷 선언과 그에 이은 비디오판독, 그 와중에 터진 기록석의 우왕좌왕 크리 등 한바탕 (과장 좀 보태서) 헬게이트가 잠시 열렸었더랬다... 

황현주 감독 펄펄 뛰던데 급기야 경기감독관이 감독석에서 내려와서 반말;;로 설왕설래하고 

("데드잖아~" "뭐가?!" <- 이런 소리가 중계방송 마이크에 다 잡힘;;)

덕분에 경기는 한동안 중단되고 경기장 분위기는 어수선... 

분위기가 어찌나 살벌하던지 난 저러다 황감독 레드카드 받고 퇴장석으로 실려;;가는 거 아닌가 걱정스러웠음.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았고... 

다시 속개된 경기는 한송이의 오픈 공격 성공-현건 양효진의 중앙오픈 범실로 이어지면서 GS의 PO 1승으로 마무리되었음. 


베띠 데라크루즈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36득점에 50%가 넘는 공격성공율로 선전하면서 MBC스포츠플러스의 인터뷰이가 되었고

일단 홈에서 먼저 1승을 챙긴 GS는 PO에서 한결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었으며, 

반면 현대건설은 모레(18일) 저녁에 열리는 2차전을 꼭 이겨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되었음. 


오늘 원정팬들 엄청 많이 와서 열렬히들 응원하던데 

(현건이 이기고 있을 때는 여기가 GS 홈인지 현건 홈인지 헷갈릴 정도...)

현건 선수들은 얼른 부담 다 털어내고 기운 내서 2차전 잘 치르기를 바라고, 

GS도 오늘 승리 빨리 잊고 다시 전열 정비해서 2차전 대비를 잘 해야 할 듯함. 


여자배구 팬으로서 모레 PO 2차전도 양질의 경기를 기대함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