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2. 18:04

포토스페이스의_위엄.jpg

그림판 X까 난 포토스페이스로 붙였다고 ㅅㅂ아

드디어 2011-12 프로배구 V리그가 개막했다.
대체 이 얼마만에 해보는 KOVO 실시간기록 캡처인지 ㅋㅋㅋ
첫 경기부터 불꽃 튀겼다. 풀셋까지 갔으니... 그리고 두 팀은 승점을 사이좋게 나눠 가졌읍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음.

<1세트>
처음 삼성의 유니폼을 보는 순간 경악했다. 이게 뭐야? 농구 유니폼? 난닝구? 잠옷?
LIG의 스타팅 라인업을 보고는 더 경악했다. 으아니! 김요한이 센터라니! 레프트가 아니라니! 이보시오! 호빵 감독 양반!!

경기가 시작되었는데 다들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플레이가 다 지지부진. 파워도 별로이면서 계속 이어지는 서브범실들.
LIG는 또 왜 이렇게 2단연결이 안 되는지. 신인 리베로 부용찬이 가세하면서 디그는 확 좋아졌는데 말이다.
2단연결이 안 되다 보니 공격으로 연결될 것도 다 그냥 삼성 코트로 넘기기 급급하고 삼성은 가빈의 강공을 중심으로 점수를 챙기는 상황.
페피치가 중심이 되어 맹추격을 벌이긴 했지만 1세트는 결국 삼성이 따갔다.

<2세트>
1세트 중반까지 속공 따ㅋ위ㅋ 쿨하게 제껴놓고 가빈에게만 올리던 유광우가 1세트 후반부터 속공을 간간이 쓰는가 싶더니 2세트는 지태환의 속공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2세트 초반 이어진 토스 범실. 뭐냐 유광우;;;
범실매치 모드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은 늘 그랬듯 가빈이 나홀로 강공. LIG는 LIG대로 페피치가 나홀로 강공.
한편 박철우는 여전히 맥을 못 추는 것 같아 보였다. 차라리 여자배구 박경낭처럼 보조공격수st 라이트로 개조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얜 수비나 토스 이런 거 안 되잖아. 우린 안될 거야 아마 
(그러나 3세트 이상 넘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건 뒷부분에 차차 쓰겠음)
가빈은 1세트에 이어서 2세트에도 펑펑 터졌다. (이것도 3세트 이상 넘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2세트의 최고 관전 포인트는 바로 삼성 교체 멤버들의 활약. 들어가자마자 한 건씩 다 해 주고 나왔음.
홍정표의 원포인트 디그와 김홍정의 원포인트 블로킹 성공은 참으로 백미였음. 특히 원포인트 블로킹 작전 성공하기 쉽지 않은데...
그나저나 김홍정의 테마송은 무려 '간때문이야'였다!!! 혹세무민을 이유로 방통위의 권고조치를 얻어맞은 바로 그 노래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계속 이어진 페피치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전혀 견제하지 못한 삼성은 후반 들어 서브리시브 난조까지 겹치면서 계속 연속득점을 내줬고 결국 2세트는 LIG가 땄다.

<3세트>
삼성의 라인업에 변화가 생겼다. 지태환 자리에 조승목, 석진욱 자리에 김정훈.
사실 김정훈은 오래 있지 못했다. 삼성 리시브가 LIG 김철홍의 서브에 극도로 흔들리면서 그야말로 X망 수준이 되었기 때문.
김정훈은 결국 도로 석진욱과 교체되어 나왔다. 그러나 석진욱조차 리시브에서 안정을 찾지 못했다.
점수차는 그대로 5-1까지 벌어졌다. LIG 리드.
가빈도 1,2세트에 비해 힘을 쓰지 못했다. 부용찬이 중심이 된 LIG의 수비라인이 굉장히 끈끈해진 탓이다.
가빈의 공격이 전부 디그되었다. 게다가 LIG의 2단연결이 굉장히 좋아졌다. 어차피 페피치 쪽으로 올라가는 거긴 하지만 1세트 때의 어수선하던 모습과 대조되는 깨끗한 2단연결 장면이 계속 나왔다. 페피치도 기관차처럼 거침없이 거푸 공격을 성공시켰고.
반면 가빈은 갈수록 공격에서 힘에 부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수비-2단연결로 이어지는 플레이도 영 좋지 않았다. 범실까지 연달아 계속 터지고 . 그런데 이건 정말 어쩔 수가 없는 게....
과장 없이 진짜 아무도 공격을 안 하고 가빈 혼자 공격했던 1세트 상황을 생각해 보면...;;; 계속 그대로 끝까지 펄펄 날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개념이 없는 거...;;
결국 3세트는 여유있게 LIG가 따냈다. 스코어는 25-19.
그러나 삼성 역시 나름 희망의 씨앗을 본 세트이기도 했다. 박철우의 공격력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이때쯤.
한편 최근 2년 동안 신감이 열심히 센터를 뽑아댄 이유가 다 있었다. 조승목이 류머티즈 관절염이라니!!! 아니 아직 20~30대 경계 언저리인데. 젊은 나이인데. 류머티즈 관절염이라니. 이게 대체 뭔 소리냐고!!!

<4세트>
유광우는 첫 공격 루트로 박철우를 택했다. 그리고 성공.
3세트에 계속 LIG의 수비와 블로킹에 걸리던 가빈은 4세트 들어서도 김철홍에게 또 막혔다.
가빈을 집중마크하면서 LIG가 이때까지 올린 팀 블로킹 수는 모두 10개. 삼성의 2.5배 정도??
만약에 공격 루트가 가빈 한 곳뿐이었다면 삼성은 이대로 시망모드로 돌입했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박철우가 있었기 때문.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 대각왕자니 뭐니 해도 그딴 게 무슨 상관인가, 일단 내리꽂히면 되는 거지. 이젠 예전보다 스피드도 꽤 올라오고 어려운 공격도 제법 통하고 백어택이나 퀵오픈을 때리는 타이밍이 예전 잘하던 때랑 얼추 비슷해졌다. 그래 앞으로도 계속 이대로만 하려무나. 역시 결혼이 해답이었던 것인가
3세트까지 영 기운이 없던 서브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강력하게 상대 코트로 들어가는 스파이크서브는 박철우가 삼성으로 이적한 이래 처음 본 듯.
다만 어째 시간이 갈수록 이번엔 공격 루트가 박철우 일변도로 흘러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섰다.
(물론 가빈도 계속 막대한 공격 시도를 하기는 했다. LIG 수비에 족족 걸려 가면서;;;)
팀마다 윙스파이커는 총 3명인데 왜 정작 쓸 수 있는 윙스파이커는 딱 둘뿐이란 말인가;;;
이경수가 중앙후위공격을 성공시킬 때마다 부러워 죽는 줄 알았다.
석진욱에게 백어택을 기대하긴 무리고 김정훈은 그냥 X망모드라지만 홍정표 정도면 수비도 그럭저럭 하면서 백어택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편 대전에 배구단이 들어선 이래 첫 개막전 만원사례라는 중계진의 멘트가 나왔다. 인터넷에서 많이들 쓰는 관용구인 'ㅅㅂ 눈물 좀 닦고'는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었나 보다(...)
삼성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어 가는 걸 느껴서인지 LIG는 세트 후반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세터 황동일;; 정말 심령술사라도 불러야 하나? 느닷없는 중앙선 침범 범실에 계속 흔들리는 토스. 결국 방지섭과 교체당하기까지 했다.
결국 삼성이 4세트를 따내면서 승부는 5세트로 넘어갔다. 이젠 져도 승점 1점

<5세트>
유광우 가빈과 부딪치면서 졸지에 목비틀이 될 뻔(...)
박철우는 3세트에 터지기 시작한 화력이 계속 꾸준히 이어졌다. 경기 도중 해설진이 읊어준 바에 따르면 공격 성공율이 60% 안팎.
(그런데 가빈도 공격 성공율이 비슷했다. 다 수비에 걸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 정도면 ㄷㄷㄷ)
LIG는 이경수가 간간이 거드는 것을 제외하면 페피치 중심. 페피치는 그야말로 우직하고 묵직하게 공을 때려냈고 득점을 올렸다.
흔들림 없는 강인한 주공격수. LIG의 진정한 복 to the 덩 to the 이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을 다잡지 못한 황동일의 토스웍이 계속 문제를 보이면서 페피치가 2연속으로 석진욱에게 막히는 일이 벌어졌고
LIG가 다시 삼성에 밀리기 시작했다.
황동일의 대학 시절 은사이기도 한 이경석 LIG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러 황동일에게 말했다.
"떨려? 갑자기 왜 그래?"
사실 하루이틀 일이 아니긴 합니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가빈과 박철우가 동시에 분전한 삼성이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한편 삼성이 14점째를 따내는 시점에서 논란거리가 될 일이 벌어졌는데...
이게 상황이 좀 이상하게 됐다. 상황인즉슨...
LIG의 공격이 삼성 수비수의 손에 맞고 튀면서 상대 진영 쪽까지 넘어갔는데, 이걸 다시 삼성 진영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공이 안테나 밖으로 나간 건지 안으로 들어간 건지... 한쪽 라인심은 그냥 있었고(캐스터의 말에 따르면) 한쪽 라인심은 계속 깃발을 흔들었는데(이건 중계 화면에 잡혔음)
그러거나 말거나 랠리 계속. 그리고는 가빈의 공격 득점으로 랠리가 끝났는데 이거 두고두고 시끄러울 듯;;;
리플레이를 봤을 땐 안테나 밖으로 넘어간 것 같기도 하지만 확신하기는 좀 어렵고... 어쨌건 이렇게 해서 삼성 깔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
3세트에도 페피치의 정상적인 공격 득점이 아웃으로 선언되는 명백한 오심이 하나 터졌던 터라...

승부를 결정지은 마지막 포인트는 고희진의 속공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바로 이어진 감독 인터뷰에서 신감은 세터 볼배분에 아쉬움을 표했다. 알긴 아시는군녀
그리고 오늘 KBSN이 뽑은 MOM은 가빈이었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 요약>
- 집중견제당한 가빈. 앞날이 순탄치 않을 듯. 다른 공격수들의 지원사격이 시급함.
- 그 점에서 박철우의 개막전 부활은 매우 고무적. 오늘만큼만 하거라!!!
- 석진욱의 블로킹 5득점. 맙소사;; 센터 전향할 기세...
- 조승목이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다니ㅠㅠㅠㅠ (이쯤에서 미스터리 : 삼성은 왜 이렇게 환자들이 많은가???)
- 황동일은 하루하루가 대학 시절 은사에게 까이는 나날들일 듯;;;
- 올 시즌 진정한 괴물은 페피치가 아닐까??? 가빈보다 더한 원맨 활약이었음에도 후반 들어 터덕거린 가빈과 달리 끝까지 흔들림이 거의 없었음.
- 김요한의 센터 전향. LIG는 어쩌다가 센터 씨가 말랐나.
- 쌍포 몰빵이나 원맨 몰빵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원맨 몰빵보다는 쌍포 몰빵이 낫겠지. 이제라도 그나마 원맨 몰빵 벗어난 삼성에 심심한 축하를;;; (먼산)

<PS>
방금 KBS1 9시 뉴스에 올 시즌 프로배구 첫 리포팅이 나왔다. KBS1 기자는 석진욱을 오늘 경기의 MOM으로 본 듯하다.
그리고 박철우에 대한 언급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에신 지못미
2011. 10. 1. 15:14

(최종 스탯. MBC스포츠+의 스탯 화면은 KBSN에 비해 왠지 없어보인다;;)

(2세트까지의 양팀 득점 분포. 경기 종료 후 발표된 공식 기사에 따르면 홍정표는 총 22득점을 올렸다)

간만에 국내 남배 경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세계 추세와 담쌓은 갈라파고스 볍신배구라고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낯익은 선수들이 뛰는 국내 리그가 역시 내겐 훨씬 익숙하고 정겹다.
보는 재미 자체만 놓고 보면 여기도 나름 쏠쏠하다능?? 무시하지 말라능??

개드립은 이쯤하고 이하는 두서없이 적어 보는 오늘의 관전 소감.

1. 돌아온 석진욱. 역시 명불허전이다. 스파이크 스킬, 코스 모두 다채롭고 절묘하다. 스파이크 파워도 있고 스텝도 폼도 경쾌하다.
이제 완전히 제 몸상태를 찾은 모양이다. 긴 재활기간 동안 참 힘들었을 텐데, 다 잘 극복하고 이렇게 건강하게 돌아오니 참 기쁘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석진욱에게 의존해야 하는 걸까... 석진욱 한 명 있고 없고에 따라 팀의 운명이 좌우되는 현실이라니.
후배들, 지금 잘 배우고는 있는 거?

2. 1세트 삼성 스타팅 라인업은 대충 이랬다.
유광우(S)-김홍정(R)-홍정표(L)-석진욱(L)-이재목(C)-지태환(C)-김강녕(Li).
경기 시작 직후의 삼성 플레이는 정말 실망스러웠는데...
그중에 가장 실망스러웠던 건 단연 유광우의 토스웍.
아니, 백토스 할 줄 모르나? 속공 토스 못해? 이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니까. 
지태환과 이재목이 속공하는 걸 도통 보질 못했다;;; 라이트의 김홍정 쪽으로는 토스가 아예 가지도 않고...
중앙 라이트 다 버리고 레프트의 홍정표 쪽으로만 무식하게 계속 오픈 올려대는 장면이 몇 번 나왔는데 정말 화딱지 나더라.
그런 뻔한 토스의 결과야 뭐 자명하다. 1세트에만 우캐에 한 10개 막혔나??
2세트 이후 우캐의 블로킹이 별로 안 나왔던 걸 감안하면 1세트 때 집중적으로 한 10개는 족히 막혔던 것 같다.
느리고 붕붕 뜨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블로킹에 갖다 바치는 토스였는데 내가 어찌 화가 안 나겠는가.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아지긴 하더라. 토스 궤적도 점점 직선에 가까워지고 스피드도 나오기 시작하고...
지태환은 1세트 후반에서야 처음으로 속공 하나 시원하게 꽂아넣더라. 
뭐 딱히 한 것도 없이 1세트 후반 조승목과 교체된 이재목은 그저 지못미.
한편 조승목은 교체되어 들어간 지 얼마 안되어서 속공으로 세트포인트 내고 쿨하게 세트 끝냈다;;
(그러고보니 2세트도 조승목의 속공으로 세트 끝. 조승목은 세트 종결자???)
한편 오늘 삼성 경기력의 전체적인 흐름을 얘기하자면
1세트는 좀 갤갤거리는 느낌이었는데 2세트는 완전히 삼성 페이스였고
3세트는 우캐가 민경환과 김정환을 앞세워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팽팽한 양상이 전개되었는데 얘네들이 서브범실로 알아서 무너져서리...;;
뭐 그렇게 해서 3-0으로 끝났음

3. 위 짤방에도 언급했지만 오늘 삼성의 에이스는 홍정표였다.
특히 1세트 24점째의 이동공격과 2세트 이후에 간간이 나온 중앙 시간차는 멋있었음.
가빈이 출전하지 않아서였겠지만, 평소 라이트로 60%씩 토스가 몰리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늘은 삼성의 공격이 대부분 레프트 쪽으로 갔다.
물론 홍정표와 석진욱의 공격이 좋았던 것도 있고.
깔끔한 세트플레이가 자주 나와서 보기 좋았다. 세터와 공격수의 짜임새 있는 움직임에 이은 깔끔한 강타. 
오늘은 레프트가 말 그대로 삼성의 공격을 주도했다.
반면 라이트의 김홍정은 별 활약을 못했다. 공 자체가 김홍정한테 안 간 것도 있지만...
황당할 정도로 레프트로 무식하게 올려대던 1세트와 달리 2세트 이후부터는 라이트로도 곧잘 공이 갔는데 도통 결정을 못 내 주더라.
레프트에 비해 라이트 토스가 불안해 보이긴 했다. 하지만 코보컵 때는 어떤 공이 올라오든 쿨하게 다 꽂아넣던 김홍정이었는데...
오늘은 왜 그랬던 건지.
김홍정과 교체되어 들어온 김정훈도 별로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3세트에 간간이 라이트에서 득점을 내주긴 했지만.
어차피 정규리그 땐 가빈이 라이트를 지킬 테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레프트는 홍정표-석진욱 라인이 오늘만큼만 해 줘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고...
그래도 김홍정에게 기대가 많았는데... 단순히 오늘 하루 잠깐 부진했던 거였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석진욱이 풀시즌을 다 소화하기는 힘들 테니 누군가는 석진욱과 러닝타임을 상당 부분 나누어 가져야 한다.
김홍정과 김정훈이 꼭 분발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4. MBC는 왜 맨날 이춘표가 해설임??? 난 건태본좌 해설을 듣고 싶다고.
조승목이랑 김강녕 칭찬해 주는 건 뭐 레알 으쓱하고 기분 좋지만 (조승목 - 묵묵히 자기 몫을 훌륭히 해낸다, 김강녕 - 디그 쩐다 등)
그건 그거고...
해설위원이란 사람이 말 참 더럽게 못함. 문장 하나 이어가기가 참으로 빡센 저 빈약한 어휘력과 문장 구성력 어쩔 거임;

5. 평소 센터의 역할을 중시하는데 그 점에서 오늘 센터들의 활약도 만족할 만 했음.
사실 킬블럭 별로 안 나오는 삼성이란 팀을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물인지 블로킹에 별 기대를 안 하는 편이니 블로킹은 제껴 놓고,
앞에 내가 쓴 '평소 중시하는 센터의 역할'이란 바로 속공 능력을 말하는데,
시도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2세트 이후부터 자주 나오기 시작한 조승목과 지태환의 속공을 지켜보니
과감하고 강하게 내리꽂아 주는 게 아주 만족스러웠음. 타이밍만 좀 더 빨라지면 더욱 적절할 듯.
조승목의 묵직한 서브도 대략 굳. 이제 2단토스만 마스터하면 본격적으로 신선호 시즌2 찍는 거다

6. 송인석의 굴욕... 관중석에 앉아 있는데 이춘표가 이름을 기억을 못함 ㅋㅋㅋ
그냥 현대캐피탈 선수였다고만 하고 얼버무림.

7. 김강녕의 디그가 정말 좋더라. 포스트 여오현 걱정 안 해도 될 듯.
뭐 듣자하니 외국 경기에서는 리베로 두 명이 막 번갈아 가면서 코트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번 시즌 삼성에서 그런 걸 기대하면 안 되....려나?;;;
김강녕 좀 더 많이 봤으면 좋겠는데.
(아 그러자면 우선 KOVO룰부터 손봐야겠구나;;; 그런데 그 외국 경기들은 대체 어떻게 하길래 한 경기에 리베로 둘이 자유자재로 드나든다는 거지?)

8. 경기는 뛰지 않았지만 유니폼을 입고 팀을 응원하며 워밍업존을 지킨 가빈.
경기 끝나고 인사할 때 화성시장 양반(maybe?)과 하이파이브 ㅋㅋㅋㅋㅋ;;;;를 하는데 왤케 웃기냐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9. 야외경기장에서 화성시민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에 초청경기... 택일 한 번 졸라조쿤??
덕분에 경기장 관중석 2층은 휑했음(........)

2011. 8. 20. 15:33

양팀의 저 신선한 로테이션을 보라 ㄷㄷㄷ...

삼성의 레프트에는 김홍정과 홍정표가 나란히 자리잡았고 
센터에서 고희진이 스타팅으로 서긴 했지만 1세트 중반에 이재목이 잠시 교체되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목의 시원한 속공 돋더라 ㅎㅎㅎㅎㅎ 보기 좋았음!

한편 현대는 한상길이 라이트;;;;;;

1세트는 솔까 좀 루즈했다. 삼성이 잘한다기보다는 현대 범실이 좀 많이 나온 편이라...
뭐 한 것도 없는데 득점이 올라가는 시추에이션;;
새파란 젊은이들로만 채워져 있는 삼성의 코트를 보고 우왕ㅋ하다가 나중에 석진욱 고희진 등등 베테랑들로 다시 교체하는 거 보고
역시 신감;; <- 이러고

그래도 1세트의 삼성은 정말 보기 좋았다. 지태환-이재목 두 젊은 센터들이 터뜨리는 속공을 보는 즐거움이란 ㅎㅎㅎ
1세트를 마무리하는 김홍정의 싱글 블로킹 역시 우왕ㅋ굳ㅋ

중간에 김감이 해설하기를 '박철우는 신체적 핸디캡상 체력 안배를 잘 해 줘야 할 거다'라는 요지의 말을 했는데...
나도 같은 생각을 했음.
앞의 경기들은 직접 보질 못해서 뭐라고 못하겠지만 사실 오늘 박철우의 스파이크를 봤을 때는
(지난 시즌보단 확실히 나아진 듯했지만) 그렇게 빠르거나 위력적이라는 느낌은 받기 힘들었다.
아마 세 경기를 연속으로 몰빵;;;을 한 후유증으로 보이는데.
사실 박철우 사용법(...)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 가빈에게 하던 식으로 막 올려대선 안 된다.
1세트에서 하던 것처럼 센터 속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레프트 쪽으로도 공을 돌려 가면서 박철우의 공격 부담을 최대한 덜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박철우의 공격력을 가장 강력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니까 결론인즉 몰빵 좀 하지 말라고(...)

오늘은 센터 공격도 괜찮고 레프트 공격도 나름 쏠쏠하게 나와 주니 경기 볼 맛이 났다.
지금까지 삼성 레프트 라인이 극강 수비특화(...)라서 레프트에 공격을 주기 어려운 건 있었지만...
이제는 레프트가 적극적으로 공격해도 좋은 요건이 조성됐다.
김홍정 공격력 좋아 보이던데... 타점도 점프도 좋고 파워도 제법이다. 하드웨어도 그만하면 괜찮고. 이
게다가 블로킹도 괜찮고 서브도 강하다!!!
3세트 때 현대 블로킹에 맞고 완전 엄청 크게 튀어나가던 오픈 스파이크를 봤을 땐 레알 감동마저 느껴졌다(...)
신진식 이후 삼성의 레프트에서 이 정도 공격력을 목격한 것이 대체 얼마만의 일인가 ㅋㅋㅋ
예전 김정훈에게 기대했던 게 바로 이런 역할이었는데... 쩝...
어쨌든...
삼성의 레프트에 온 것을 환영한다, 김홍정.
(ㄴ'불멸의 문학(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를 말함)에 온 것을 환영한다, 리스베트 살란데르.'라는 바르가스 요사의 문장에서 따왔;;;)
결론은 김홍정 주전 잡자!!!
대각의 홍정표도 공격력이 제법 좋아졌음. 깨끗하게 꽂히는 퀵오픈 공격을 여러 개 봤는데 맘에 들더라.
이렇게 공격분포가 골고루 돌아가니 얼마나 보기 좋냐굽쇼~~~
경기를 이기는 데는 몰빵이 더 유리할지 몰라도 적어도 팬이 보기에는 지금의 고루 때리는 삼성이 제일 보기 좋은 듯요~~

현대는 김홍정의 포스;;에 말렸는지(...) 눈에 띄는 활약을 못했다.
2세트 초반까지만 해도 팽팽하게 가는가 했는데 갈수록 지리멸렬화;;;
수비도 별로고 공격도 잘 안 되고. 범실 남발에다가...
(이점세의 막장오심 한 건도 한몫 거들긴 했다만...)
정신차리고 보니 2세트 후반 두 팀의 점수차가 무려 8점차로 벌어져 있었다;;;

3세트 들면서 김감이 해설 마이크 잡고 '현대는 빌빌거리지 말고 자신있게 덤벼야 한다'는 요지로다가 한바탕 열변을 토하던데 
그 열변이 들렸던 건지 갑자기 현대가 힘을 내기 시작하더라.
주상용이 터지기 시작하니까 현대가 앞서 나가던데...
삼성은 김홍정의 강공과 지태환의 꾸준한 속공을 통해 계속 추격을 하긴 하는데 현대의 기세가 워낙 강하다 보니 좀 밀리는 감이 있었다. 
그나저나 한상길이 계속 라이트에서 뛰던데... 사실 원래 포지션이 아니니 그런 것도 있지만 한상길은 라이트랑 좀 안 맞는 듯.
시원하게 통하는 공격이 별로 없었음;;
그러다 보니 현대의 공격은 주상용 쪽으로 몰리는데, 근데 이게 또 다 통한다.
한 번 터지면 끝도 없이 터지는 게 주상용인데 주상용을 못 잡으니 삼성이 역전할 일은 요원해 보였다;;
삼성은 한때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가 5점차까지 밀리면서 석진욱과 김정훈을 동시 투입하는 초강수를;;;
(그런데 김정훈이 들어오자마자 블로킹 포인트를 올렸다. 순간 김정훈을 깐 게 미안해졌다.)
한편 그 후로도 한동안 현대가 계속 리드를 끌면서 가길래 3세트는 현대 쪽으로 넘어가나 했는데
막판 김홍정의 불꽃 스파이크 ㄷㄷㄷ...
급기야 듀스 작렬;;;
금방 끝날 줄 알았던 듀스는 어느새 28-27까지 가고
연이은 공격 실패로 상황을 계속 연속 듀스로 몰아갔던 박철우는 결국 자신의 블로킹으로 경기를 끝냈스빈다.
(결자해지???)
그리고 박철우는 결혼빵을 맞았스빈다(......)
휴우 연속 듀스 지켜보는데 간만에 내 정신이 막 어질어질... 
거기다가 현대에서 마지막 비디오 판독 요청하는 거 보고 이거 또 듀스 돌입하는 거 아냐;;; 하고 또 한번 ㅎㄷㄷ...
그래도 다행히 급 브이텍 맞을 일은 일어나지 않았...

마지막에 신감이 현대 유니폼 차림의 웅세터와 악수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비치던데 왤케 짠하던지.

가빈이 온 후의 삼성 스타팅이 어떻게 설정될지는 모르겠지만
난 오늘 본 삼성의 스타팅 라인이 참 맘에 든다.
리그 때도 이런 스타팅 구도 좀 많이 봤음 좋겠다.
김홍정-홍정표-지태환-이재목-박철우 이 라인 왤케 볼수록 맘에 드냐;;;
특히 김홍정은 이뭐 완전 스타탄생인 듯요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대로만 달리자!!!!!!!!

PS. 삼성의 새 유니폼을 처음 봤을 때는 거의 충격과 공포 수준이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2006-07년 시즌 당시의 유니폼과 흡사하기도 하고.
한편 오늘 신감의 상의는 은갈치였다(...)



<별첨> 오늘의 삼성 기록지
공격 점유율) 레프트 33%, 센터 23%, 라이트 40%. 

이게 대체 얼마만에 삼성에서 보는 공격 비율이더냐 ㅠㅠㅠㅠ(개감동)............
2011. 8. 16. 21:26
이거슨 몰빵vs몰빵
한쪽은 55% 한쪽은 50%...
중계가 없었으니 경기가 구체적으로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만 봐서는 시종일관 양팀 라이트의 미칠듯한 폭격쇼의 연속이었던 듯.
항공은 그나마 레프트가 공격 시도 좀 한 편인데 삼성은 저게 뭔가...
그토록 배분 좀 하자고 몇 번이고 얘기했건만.
스탯을 보아하니 박철우가 이번 코보컵을 기점으로 완전히 기량을 되찾은 것 같아 기쁘긴 하다만. 그래도 다른 공격수들의 서포트는 필요하단 말이삼;;
양팀 다 센터 비중은 현저히 낮고...
그리고 저번 경기에서 그래도 퀵오픈이 오픈보다 많다고 좋아했는데 이번엔 다시 오픈이 더 많네.
놓고 치는 공격이 대다수였다는 말인데...
이게 분명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터.
지난날 삼성화재 회사원들 모인 자리에서 '한 명의 공격수에게 공격 부담을 집중시키는 게 승리의 비결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한 신감의 말은 
정녕 영영 변치 않을 불변의 신념이었단 말인가?!
아니 꼭 그래야 이길 수 있는 거라면 나도 할 말은 없는데.
그래도 적당히 해야지 맨날 이러는 건 좀. 한 명만 공격하고 나머지는 다 (공격면에서) 쩌리되는 그런 배구는 이제 보고 싶지 않다고 내가 몇 번이나 여기다가 끄적였는데;;;
항공도 차이는 좀 있지만 별 말 할 처지는 못 된다.
직업 승부사의 입장에선 재미보다 이기는 게 우선인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다들 엄연한 흥행사들인데.
기껏 땀흘려서 이겨 놓고도 보던 사람들이 재미없다느니 보기 싫다느니 이러고 있으면 기분나쁘지도 않은지. 
사실은 한 명만 몇십 득점씩 죽어라 올려놓고는 보람도 없이 3:0으로 깨지는 게 영 좋지 않은 모양새스러워서 그런다ㄴ..;; 아놔 이거 어째 점점 내가 박철우 얼빠가 되어 가는 느낌이네그랴

저번 월드그랑프리 아르헨티나전에서 김혜진이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공격하는 거 보는 재미가 참 좋았는데.
남배 특성상 그렇게는 못 하더라도 센터들이 좀 많이 활약해 주고 레프트들이 빠른 이동공격 좀 많이 하는 그런 경기는 볼 수 없는 걸까?
아니 그런 건 그냥 처음부터 쥐뿔도 기대하지 말아야 하나?

오늘 두 팀의 공격 스탯을 보니 입맛만 쓰다. 
양쪽 다 리시브 수치도 나쁘지 않더만.
2011. 8. 12. 23:59
사정상 경기는 못 봤고 나중에 스탯을 확인해 보니 으잌 ㄷㄷㄷㄷㄷ
라이트 점유율 63%;;; 그러나 더 충격적인 건 70%에 육박하는 박철우의 공격 성공율;;;
이건 거의 때리는대로 다 들어갔다는 얘긴데...
무엇보다 더욱 고무적인 건
퀵오픈 시도수-성공율 모두 레알 독보적.
유광우와 이제 꽤 잘 맞는 모양. 인터뷰 기사도 대략 그렇게 났고...
현대에 있을 때도 권영민의 토스에 이은 빠른 라이트 퀵오픈이 제일 강점이었던 박철우였더랬는데...
이제 슬슬 그때 모습으로 돌아오는감?
혼자 도맡아 한 백어택도 성공율 70%를 찍었고...
이대로 정규리그까지 쭉 이어간다면 정말 더 바랄 것이 없겠엉.
정녕 삼성맨은 결혼을 해야 비로소 힘이 나는 것인가

그런데 다른 공격수들의 공격 참여가 없어도 너무 없다.
홍정표가 퀵오픈 몇 개 때린 것 빼고는 그닥...
센터 속공도 너무 적고.
그러고보니 리시브가... 여오현 홍정표 단둘이 다 한 듯. 특히 홍정표는 레알 리시브 폭격맞음;;; 그래도 성공율은 준수하더라만.
그래도 리시브가 저만하면 속공 좀 많이 써도 될 듯한데, 여의치가 않았나?
리시브 도맡아 하는 와중에도 홍정표의 퀵오픈 성공이 좋은 거 보면 공격에서 홍정표를 더 써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하기사 어차피 박철우의 공격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 통하는 쪽으로 집중하는 것도 승부의 차원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을 수도.
(그래도 나홀로 공격점유 63%는 좀;;;)
한편 김정훈은 참 이해가 안 감. 스타팅 레프트가 리시브도 안 했으면서 공격 시도도 거의 없음. 하긴 성공율 보니 공이 안 갈 만도 하네.
활약이라고 꼽을 만한 거라곤 블로킹 한 개가 전부.
어이 결혼 1년차 정훈씨. 대체 뭐가 문제요???

유광우의 볼배분은... 솔까 너무 라이트에 몰렸다만;;
토스 질 자체는 좋았던 듯. 김정훈 빼고는 공격 성공율이 다 좋다.
특히 오픈보다 퀵오픈 시도가 더 많은 게 제일 맘에 듬.
지금까지의 삼성 기록지를 보면 퀵오픈 시도가 적고 오픈이 많이 찍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리... 근데 이번엔 반대라서 너무 좋음;
다만 속공 시도 좀 더 많이 늘렸으면;;

한편 LIG는...
라이트 점유 63%에 빛나는 삼성보다야 배분은 훨씬 낫다만;;
듣자하니 유광우와 달리 황동일의 토스는 질이 좀 아니었던 모양.
문자중계창에 뜬 로테이션을 보니 임동규 레프트에 이경수 라이트던데;;
(그래 차라리 이렇게 리시브 라인에서 빼 주는 게 훨 낫다. 이렇게라도 해야 경수씨가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ㅁ;)
여기도 보아하니 리시브는 사실상 정성민 임동규 둘이서 다 함. 일단 스탯에 찍힌 리시브 성공율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준수한데...
(투아포짓 투리베로 체제를 신랄하게 까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다;;)

직접 경기 영상을 보지 않고 기록지로만 가타부타 하는 게 참 찌질하고 안습스럽긴 하지만
이렇게나마 경기를 복기할 수 있으니 이 점만큼은 KOVO가 맘에 든다.
국제대회를 주관하는 FIVB를 비롯해서 어느 리그에도 이 정도로 상세한 기록지는 없으니까.

일단 삼성은 산뜻하게 프리시즌을 시작한 느낌인데...
박철우의 감은 이대로 쭉 잘 이어가고...
다만 레프트와 센터의 공격력만 좀 더 획기적으로 올려 주면 정말 원이 없겠다.
토스 질만큼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유광우, 조금만 더 과감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