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9. 20:55
"배구는 받고-올리고-때리는 운동이다.
때리기 위해서는 받고 올리는 과정이 필수이지만 결국 때려서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야 비로소 1득점을 챙길 수 있다.
단 하나의 창으로 상대의 공고한 성(城)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일단 삼성은 (사실상) 단 하나의 창으로 다른 성들을 정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얼마나 더 오래 왕좌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이게 바람직한 배구의 방향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일전에 내가 쓴 글의 일부다.
(챗갤러들끼리 만들기로 한 매거진에 올리려고 써 놓은 글인데... 아놔 오리횽 매거진 완성본은 언제 낼 겅미?ㅠㅠ)

올 시즌 내내 가빈에게만 의존하다시피 한 삼성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 실망도 많이 하고 안타까움도 많이 표했던 나다.
그래도 신으뜸의 깡 좋은 공격과 박철우의 부활에 기대를 걸어 보며 다음 시즌엔 나아지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방금 포털에서 신감 기사를 보고 그만 기함을...

http://sports.media.daum.net/volleyball/news/breaking/view.html?cateid=100033&newsid=20110428194709336&p=yonhap

"그는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가 공격을 독점해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한 점을 멤버십을 완성한 좋은 사례라고 주장했다.
신 감독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고비에서는 힘을 분산해서는 안 되기에 공격수들이 자기희생으로 가빈의 공격력을 극대화한 것이 진정한 팀워크이고 멤버십의 발현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가빈에게 의존해 우승했다는 비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라고 전했다."

정녕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한 명의 공격수가 공격을 독점하는 게 멤버십의 좋은 예라니.
고비에서 힘이 분산되어선 안 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게 한 사람에게만 공격 부담을 몰아주라는 뜻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큰 경기일수록 여러 공격수들의 고른 활약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래야 주포도 부담이 덜어져서 어깨가 가볍지요.

난 누구들처럼 신감이 용병 몰빵 외엔 아무것도 모르고 또 못하는 졸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대한민국 최고의 배구감독으로 평가받을 가치와 능력을 갖고 계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말씀에는 동의하기가 좀... 많이 어렵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다른 공격수들도 대범한 화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 저는 뭐가 됩니까;;;

선수들이 서로 아끼고 희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의 진짜 저력은 거기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꼭 자신의 공격력을 포기하고 오로지 수비에만 전념하는 방식으로만 발현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난날 신진식은 뛰어난 수비력을 갖고 있었지만 최고의 거포이기도 했습니다. 별명이 무려 갈색폭격기 아니었습니까.
김세진도 블로킹과 수비가 좋은 라이트였지만 지금도 그의 이름에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시원하고 호쾌한 공격입니다.
그들의 좌우쌍포가 함께 불을 뿜었을 때 삼성화재는 가장 화려한 시절을 누렸습니다.
그렇다고 그들 두 사람만 삼성화재의 모든 공격을 전담했던 것도 아닙니다.
김상우와 신선호의 든든한 센터라인도 있었습니다.
리시브가 되어야 공격도 가능하다지만 랠리 중에 오픈공격 하는 상황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전성기의 삼성은, 비록 그 상대 팀들보다 스쿼드 자체가 압도적이었다지만 수비만큼이나 공격 내용도 정말 좋았었습니다.

(2005년 5월 8일, 2005 V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최종전)의 기록지)

신감, 난 정말이지 이런 기록지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정녕 이런 공격 분포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은 영영 오지 않는 겁니까?
이 글 보실 일은 고사하고 이 블로그가 있는지도 모르시겠지만
어쩌다 보시거든 제발 한 번쯤은 재고해 주십시오.

다른 선수들의 공격 능력이 못미더워서인지는 몰라도 
공격력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이루어진다면서요.
선수들의 공격력 향상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지금 삼성에게 가장 시급한 건 바로 공격수들의 고른 클러치 능력 같아 보이는데 말이지요. 

사람들에게 몰빵 소리 좀 그만 듣고 싶단 말임다ㅠㅠ
비전문가와 전문가의 입장을 떠나서 한 팀의 팬으로서 내가 괴로워서 그럽니다ㅠㅠㅠㅠ
통촉하여 주시오소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1. 4. 29. 12:42

(하필 출처가 스포츠조선이라 이 사진을 쓸까 말까 고민했지만... 아무리 구글질을 해도 이거 외의 다른 사진은 구할 수가 없네... 쩝.
어쨌든 사진출처 :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volleyball&ctg=news&mod=read&office_id=076&article_id=0002103495&date=20110429&page=1)

잘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우승까지 할 줄은 몰랐네 ㅋㅋㅋ
그런데 이게 좋은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다른 나라 애들은 어릴 땐 걍 대중없이 재밌게 공놀이하는 데만 초점을 두다가
배구선수로 직업을 정하면 그때부터 체계적으로 기술을 전수한다는데
우리나라 애들은 일찌감치 직업선수처럼 길러져서 그런다고;;

2학년 강소휘가 팀의 주득점원이었던 모양인데 한 세트에만 막 10득점씩 올리고 대박이었는 듯.
급기야 얘가 지금 당장 프로배구에 가도 바로 경기당 10점은 뽑을 거라는 드립을 어느 기자양반이 날렸다던데;;
그... 그건 좀 많이 무리수인 듯요 ㄷㄷㄷ

2011. 4. 25. 16:15

시즌도 끝나고 떡밥거리도 없고...
요즘은 그동안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추억여행중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작년 2월, 어느 전직 배구선수가 배갤에 올렸던 댓글을 포스팅한 글을 발견했다.
http://chatgallers.tistory.com/330

읽다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 배구의 현실은 당시 그가 배갤에 이야기한 현실에서 얼마나 달라졌을까.

국대 박기원 감독 인터뷰 기사가 오늘 떴던데...
http://sports.media.daum.net/volleyball/news/breaking/view.html?cateid=100033&newsid=20110425084021776&p=mydaily

대표팀에 대한 비전과 플랜은 확고하게 갖고 계신 것 같다만
주위에서 얼마나 받쳐 주느냐가 관건인데 말이지...
개인적으로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다른 지도자를 위해 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임. 
중립적인 입장에서 다른 지도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게 또 어딨겠음.
다만 그러기엔 현재 대표팀 감독이란 자리는 그만한 영향력도 없고, 권한도 없고,
협회에서 그냥 당장 닥친 대회 몇 개 대충 치르고 말 요량으로 잠깐 불러앉혔다 마는 단기알바같은 자리처럼 되어 버려서.
그리고 감독 한 명만 잘났다고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없는 게 세상 이치고.
당장 지금 월드리그 엔트리만 봐도 ㅋㅋㅋ;;;

솔직히 바닥부터 바뀌어야지.
배구 관련 글들 볼 때마다 허구헌날 준아포니 윙리베로니 몰빵세터니 이런 단어를 보게 되는데, 
그에 대한 비판도 중하지만 왜 그런 선수들만 양산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일이야말로 어쩌면 더 중요한 일이 아닐지.
더 이상 나아갔다간 배구 블로그가 아니라 무슨 시사 비평글로 변할 거 같으니 이쯤에서 각설하고;;;

"개혁을 시도하다가 성적 안 나온다고 감독 짤리면 그는 누가 책임져 주나?
승리에 집착하는 풍토 때문에 지도자들도 혹독하게 굴 수밖에 없고 선수들은 죽지 못해 운동을 한다. 
학원가에서부터 자유롭게 즐기면서 배구를 배우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추억여행하다 다시 마주친 전직 배구 선수의 이 메시지가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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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24. 00:37

챗 안 열리나... 하고 배갤에 들어가 봤다가 갑자기 이동공격에 대한 담론이 난무하길래 응?! 하면서 살펴봄.
물론 여기서의 이동공격은 여배 센터의 외발 이동공격을 의미하는 것인데...
대충 갈무리하자면 우리나라 여배 센터들의 외발 이동공격이 효능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과
이동공격 좀 한(또는 했)다는 센터들에 대한 짤막한 갑론을박에
심지어 황연주는 왜 외발이동공격을 안 하나;;; 이 문제까지(...)
↑ 사실 이건 좀 의아스러움. 센터도 아니고 라이트, 그것도 백어택이 주무기인 공격형 라이트한테
'넌 왜 외발이동 안 하냐' 이런 요지의 의문이 나온다는 게 좀;; 난감해서리...
댓글 보니 왼손잡이라서 외발이동이 불가능하다 이런 말도 있던데;;; 나도 배구지식은 바닥이지만 이건 정말 금시초문이고;;
그리고 황연주 원래 남자들이 하는 식의 두발(?)이동공격은 자주 하는데...??

어쨌든, 갑자기 이게 왜 배갤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공격 패턴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국제여배 보면 센터가 외발이동공격을 안 하는 팀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하니...
(하지만 사실은 황연주와 외발이동 ← 이 떡밥에 눈이 제일 크게 돌아갔...)

잠시 관심을 좀 가져 봤네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그랑프리 출전하긴 하는 건가...
이제나 저제나 아무 말 없고 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 ㅁㅇㄷㅇㄹ의 ㄱㅇㅇ 기자는 트윗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음.
박기원 국대 감독을 만났는데 장차 국대 라인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 삘을 받았다며...
근데 솔직히 지금 예비엔트리 보면 좋든싫든 변화가 클 수밖에 없ㅋ엉ㅋ
이참에 걍 대학생 5명이나 다 데려갔으면 하는 소망이 있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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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22. 19:27

최근까지도 그랑프리 일정이 전혀 안 뜨길래 뭔가 했는데
이제야 확정됐나 봄
(↓ http://www.fivb.org/EN/volleyball/competitions/WorldGrandPrix/2011/Pools.asp?Tourn=WGP2011)
카자흐/알제리 둘 중 누가 출전이 확정되었는지는 아직도 확정이 안됐근영;;;

경기 양식은 예년과 똑같지만 
출전국이 4개 더 늘었다.......
뭐, 팀 많이 늘면 좋지;; 다른 팀도 더 많이 보고...
그나저나 일본은 정말 자국에서 대회를 개최할 셈인가???
(남배 월드리그는 100% 원정 간다던데 ㅋㅋㅋ 이유는 다른 팀들이 방사능크리 때문에 올 수 없다고 뻗대서 ㅋㅋㅋ)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에서 200km나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의 인체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는 마당에
일본은 도대체 뭔 배짱으로 저럼??
개최지 부분이 모두 'tbc, Japan' 이라고 나와 있는 걸 보면 구체적인 개최지는 유동적인 것 같긴 하다만. 

우리나라가 이 대회에 최종 출전할지 어떨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1주차에 대한민국 부산에서 일정을 시작하는 걸로 나와 있긴 하네.
브라질, 일본, 독일과 경기를 하고...
(오리횽 설레려나? ㅋㅋㅋ)

다음 주차에 폴란드로~_~;;;
폴란드, 쿠바, 아르헨티나와 한 조로군.
아르헨티나 남배는 예전에 월드리그에서 봤다만 여배는 어떤지 모르겠네.

그 다음 주차는 일본;;;
(웬만하면 이 주차 우리나라로 옮겨 왔으면 하는 소망이... 방사능크리 ㅅㅂ!!!)
일본, 러시아, 세르비아와 붙네.
예전에 2009년에도 일본과 두 번 붙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그러냐 ㅋㅋㅋㅋㅋ

그리고 최종 라운드 개최지는 중국 마카오...

적어도 8월 한 달은 심심하진 않겠군.
여름은 대략 여배의 계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넷상의 ㅄ미 쩌는 키보드배틀 구경은 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이번 대회에선 정말 우리나라 국대 볼 수 있기는 한 건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