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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4.20 이보시오 협회 양반 (feat. 심영)
- 2011.04.19 V리그 시상식 2
- 2011.04.18 세상에
- 2011.04.18 Letter to the Champions : 10-11 V리그 남자배구 챔프 삼성화재,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 2011.04.15 이건뭐...;;; 1
2011 월드리그 대표팀을 이끌 수장이 드디어 결정됐다.
주인공은 박기원 전 LIG 감독.
세계 추세에 가장 근접한 배구를 지향한다는 박감독이 국대 수장을 맡게 됨에 따라 배구팬들의 호응이 상당한 듯한데...
그러나 그에게 닥친 현실은
(http://www.fivb.org/EN/volleyball/competitions/WorldLeague/2011/Team_Roster_L.asp?Tourn=WL2011&Team=KOR)
이 명단의 포인트는 감독 선임되기 한~참 전에 나왔다는 점.
사실 한두 번이 아니다. 작년에도 이랬음. 재작년에도 그랬고, 그 전 연도에도...?
도대체 감독이 자기 손으로 국대 명단 구성하는 꼴을 본 적이 없는 듯.
아니, 저 엔트리가 구성될 때마다 국가대표 감독직은 늘 공석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동네는 전임 감독이 일찌감치 수 년씩 터잡고 직접 선수 선별해서 팀컬러 맞추고 장기적으로 팀을 운영해 간다는데
우리나라는 그딴 거.... 없....다.....
특히 2006년 이후의 역대 감독 명단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바람 앞의 촛불... 부평초... 스쳐가는 바람... 지나가는 과객...
이런 단어들만 줄창 떠오를 따름;;
2007년 : 류중탁
2008년 : 신치용
2009년 : 김호철
2010년 : 신치용
2011년 : 박기원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관성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업ㅂ는 역대 국대 감독의 명단이라닠ㅋㅋㅋㅋㅋㅋ
게다가 2년 이상 간 사람이 아무도 없...
감독 선임부터가 이모양인데 선수 운영인들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지난날 내남좌님이 댓글에서 이런 푸념을 했더랬다.
"하아 진짜 국대는 답이 없다 완전 급조한 티 팍팍나고......"
(http://chatgallers.tistory.com/714)
근데 사실 지난 수 년 동안 우리 국대는 급조팀이 아닌 날이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획도 없고 기준도 없고 철학도 없고 그냥저냥 그때그때 주먹구구 허겁지겁...
매년 봄마다 감독 자리는 언제나 공석.
언제나 협회에서 선수 엔트리 먼저 제출해 놓고 그 다음에 어영부영 감독 뽑기...
그리고 팀은 지리멸렬 맨날 동네북으로 깨지고 다니고...
배갤에는 배구멸망설이 대세를 타고...
이게 수년째 반복되는 일상다반사(?)다.
이 상황에 무슨 성적을 바랄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수 년을 방치되어 온 국대인지라 여기서 더 나빠질래야 나빠질 것도 없는 상황.
기왕지사 이리 된 거 마침 저어기 올라온 올해 월드리그 엔트리에 대학생이 5명이나 있으니
이친구들한테 너른 세상이나 함 보여주고 글로벌
배구에 대한 행정을 전담하기 위해 배협이 존재하는 것일 텐데...
행정이라는 게 본시 좀 길게 보고 체계적으로 해 나가야 하는 거 아님??
근데 하는 짓이 왜 그리도 한결같이 근시안의 진수를 보여주는지 알 길이 없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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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진 못하고 초반부와 중반부만 조금 봤는데
김정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더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심히는 하더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엄완용이 시크릿가든 OST의 '그남자'를 개사해서 불렀다는데 그 부분은 안 봐서 몰겠고 ㅋㅋ
우승감독상 장면 왤케 비교체험 극과 극스러움;;;
황감 쪽은 현건 선수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나와서 막 꽃다발을 정신없이 안기던데
바로 옆의 신감은... 뭐 올라오는 사람도 없고... 주장 고희진과 항공의 작은신감 딱 둘만 조촐하게... ㅋㅋㅋ....
신감이 선수들한테 올라오지 말라고 언질이라도 했나...??
근데 바로 옆에 현건 선수들로 북적거리는 거랑 너무 대조되니까 왠지 처량맞아 보이더란 ㅋㅋㅋ
그리고 기량발전상;;;
사실 난 조승목이 받을 줄 알았다;;;
그의 중독성에 매료되어서 그런 건 아니다그런데... 정기혁???
솔까 상상도 못했음;;;
여자부는 황민경이 받았던데, 사실 남배 쪽에 더 집중하다 보니 여배 쪽은 맞는 건지 아닌 건지 평가하기가 좀 뭐하다.
내가 아는 게 엄써요 ㅋㅋㅋ
그나저나 시상식 한창 진행중인데 포털에 MVP랑 신인상 기사가 다 떠 버리는 건 뭥미...
MVP는 김학민-황연주, 신인상은 박준범-표승주...
황연주와 박준범은 받을 사람이 받은 것 같고
표승주는 역시 리그 막판 백어택 집중 시전이 도움이 된 거....?
김학민의 MVP 건을 놓고 모처에서 설왕설래하던데...
(왜 가빈이 MVP가 아니냐!!! <- 뭐 이런 상황...)
근데 정규리그의 김학민은 충분히 상 받을 만 했다.
공격 1위에다가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포인데...
항공의 주포는 에반이라지만 김학민의 비중도 상당했다. 클러치 능력도 좋았고.
저만하면 받을 만 하지 왜.
자 이제 정말로 이번 시즌 끝이 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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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우시랑 목동점이 어딘지는 모르겠다만
오늘 오후에 이곳에서 고희진과 박철우의 팬사인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짤방은 삼성 팀 공홈(www.bluefangs.co.kr) 에서 업어옴. 초기화면 오른편에 플래시 공지로 뜨더군)
멤버 전원이 다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달랑 둘만 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 싶긴 했는데
게다가 이 안습한 후기는 모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volleyball&no=180851&page=1&bbs=
거기 팬들이 아니라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고 써인받으라 그러는게...왜이렇게 아련하던지.....ㅋ"
..............;;;;;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싸인받으라고.... 이게 사실이면 진짜;;;
무슨 성냥팔이 소녀도 아니고;;;
그러고보니 보통 한 구단이 팬사인회나 팬미팅 같은 행사를 하면
그 전에 뉴스포털에 보도자료도 돌고 기사도 뜨고 그러던데
(↓ Like this)
이번엔 고희진과 박철우가 팬사인회를 한다는 소리를 포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전혀 없음...
아니 무슨 팬서비스를 쥐도새도 모르게 함?;;;
살다살다 이렇게 안습스러운 팬사인회 얘기는 처음 들어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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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to the Champions : 10-11 V리그 남자배구 챔프 삼성화재,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Volleyball/KOVO - male 2011. 4. 18. 15:31수많은 화제와 추억을 선사했던 10-11 V리그 시즌이 끝났다.
전체 관중이 예년보다 9% 증가하고 케이블 방송 시청률에서도 수위를 달리는 등의 흥행 대박,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을 통한 삼성-현대 2강체제 타파, 신생팀 우리캐피탈의 초반 선전,
2라운드 꼴찌까지 떨어졌다가 끝내 최종 챔프에 등극하면서 '왕의 귀환'을 알린 삼성화재의 권토중래기까지.
올 시즌 V리그는 경기, 흥행 양면에서 모두 이야깃거리가 풍성하게 쏟아진 시즌이었다.
이번 시즌이 각 구단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그들의 지난 시즌과 남겨진 과제를 함께 정리...해 보려고 하였으나;;;
막상 시작하고 보니 글의 분량이 너무나 방대해지는고로;;;
그 대신 올 시즌 챔피언, 삼성화재 블루팡스에 대한 집중조명을 통해
그들에게 남겨진 과제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그것은 나아가 V리그의 다른 팀들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는 과제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대교체 가속화
삼성을 오랫동안 따라다닌 수식어가 있다. '노장팀', '아빠팀'.
30대 문턱에 들어선 고희진이 주전들 중 가장 막내였을 정도였으니 이상할 것도 없는 수식어다.
그래서 다른 팀 팬들이 '오빠 오빠' 하고 응원할 때 삼성 관중석에서는 '아빠 아빠' 소리가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올 시즌의 삼성에게 그 이야기를 들이대기는 좀 민망하다.
주전 멤버들이 눈에 띄게 젊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중 막내급이었던 고희진이 이젠 최선참 역할을 한다.
주전 명단이 대략
유광우(S, 26)-박철우(R, 26)-가빈(L, 25)-김정훈(L, 29)-고희진(C, 31)-조승목(C, 30)-여오현(Li, 33)
이렇게 되는데
벌써 20대 중후반이 넷이다;; 가빈을 제외해도 셋...
게다가 챔프전에서 대활약을 펼친 신으뜸(L, 24)에 교체 수비수로 활약한 김강녕(Li, 25)
그리고 올 시즌 삼성 신인치고 꾸준히 코트를 밟은 지태환(C, 23)까지 더하면...
여기에 곧 있으면 상무 간 홍정표(L, 26)도 제대하고 그 다음 해엔 이용택(R, 26)에 강민웅(S, 26)에 신요한(Li, 24)까지 온다.
세대교체 언제 할 거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렇게 조용히... 세대교체는 진행되고 있었다.
갑작스런 주전 변화, 그리고 초반 부진
물론 올 시즌의 주전 명단은 작년과 비교하면 무척 큰 변화가 있다. 주전급 멤버 중에 반이 사라진 셈이기 때문.
영원히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 같았던 최태웅 세터는 박철우의 FA 영입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지목되어 현대캐피탈로 가게 되었고,
삼성 조직력의 핵인 '배구도사' 석진욱은 아시안게임 출전 도중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되고 말았으며,
삼성의 또다른 베테랑 레프트 손재홍 역시 극심한 체력적 부담과 이유모를 가슴통증 등으로 고생하며
예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어 갔다.
(10-11 시즌이 끝난 후, 손재홍은 은퇴를 선언했고 곧 여자배구 제6구단 IBK의 코치로 부임할 예정이다.)
갑자기 확 바뀐 팀 구성원. 설상가상으로 팀의 수장인 신치용 감독은 국가대표 팀을 겸하느라 팀을 정비할 시간도 없었다.
FA로 갓 들어온 박철우 역시 예전 팀 현대캐피탈과 전혀 다른 삼성화재의 팀컬러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장기화되고 있는 개인적인 슬럼프도 또다른 문제가 되었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삼성의 시즌 초반은 심히 불안했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현대를 제외한 모든 팀을 대상으로 전패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면서
'드디어 삼성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냐'라는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다.
삼성의 주 컬러였던 끈끈한 수비마저 사라진 시즌 초반의 삼성은 그저 별볼일 없는 '호구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3라운드 이후로 서서히 수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점차 경기력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가빈을 정점으로 한 팀플레이에 힘입어 승수를 쌓기 시작, 4라운드 이후에는 급격히 승률이 뛰면서
결국 리그 꼴찌에서 3위로 뛰어오르며 정규시즌을 맞이하는 기염을 토한다.
3라운드 시작을 앞두고 새로 주장이 된 고희진을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심기일전하고 정신력을 가다듬었다고 하는데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똘똘 뭉쳐 화이팅을 외치고 정신무장을 새로이 한 점이 훗날 챔프까지 올라간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훗날 그들은 회상했다.
(3라운드 이후부터 매일 다같이 새벽러닝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1인 공격'의 그늘
끈질긴 수비에 이은 가빈의 클러치라는 '승리 공식'에 집중하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마침내 준PO-PO-챔프전 10경기에서 9승 1패, 승률 90%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삼성화재.
그러나 그 과정을 생각하면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가빈 일변도의 공격 패턴.
공격 점유율이 50% 아래로 내려가는 날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60%는 기본적으로 넘기기가 일쑤였고 마지막 챔프 4차전에서는 무려 79%를 기록했다.
그럼 그동안 나머지 선수들은 뭘 했느냐?
대충 이 한 마디로 정리된다.
"수비하거나, 막히거나..."
한 시즌 내내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도통 풀리지 않았던 박철우와
여오현과 단둘이서 리시브를 전담하다시피 하느라 공격 기회도 없고 간혹 생기는 공격 찬스도 쉽게 결정내지 못하던 김정훈,
애초에 공격 기회도 거의 없던 센터진,
그리고 리시브가 불안했다곤 하지만 다른 공격 루트라곤 찾아볼 수 없이 오직 가빈에게 토스하기 급급하던 세터 유광우...
뒤로 갈수록 수비는 점점 좋아졌지만
공격력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실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이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변함없는 가빈의 클러치 능력과 가빈-조승목-유광우의 서브 라인, 물오른 고희진의 블로킹 감각이었지
가빈 외 다른 선수들의 공격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신으뜸에게서 '창(戈)'의 희망을 보다
다만 챔프전 들어 부상으로 빠진 박철우의 공백을 메운 신으뜸의 활약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과 영리한 쳐내기를 활용해 시종일관 과감한 공격을 펼치는 신으뜸을 보며
다른 선수들은 왜 저렇게 못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신으뜸이 그런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뻔한 말이지만 '용기'와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아무것도 잃을 것도 꿀릴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거침없이 상대 블로커를 향해 돌진하는 것.
공격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서는 그 큰 무대에 처음 들어선 판에 상대 블로커를 상대로 그토록 대담하게 스파이크를 할 수가 없다.
타점도, 스피드도 현저히 떨어져 자꾸만 블로킹 벽에 대고 치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던 박철우와
만들어진 시간차도 엔드라인 밖으로 날려보내고는 더욱 위축되어 보였던 김정훈을 생각하면,
그래서 가빈 홀로 종횡무진하며 60%를 넘는 공격 점유율을 찍던 것을 생각하면,
결국 경기 끝난 후에 인터뷰실 바닥에 주저앉아 기자들과 대화하던 가빈을 생각하면
신으뜸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진다.
그리고 다른 공격수들에 대한 아쉬움도 그만큼 커진다.
가빈에 대한 미안함도 함께 커진다.
단 한 명의 대형 공격수 홀로 공격의 60% 이상을 책임지는 상황.
이건 가빈이라는 초특급 공격수 한 명에게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다른 공격수들에게도 영 좋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
지금의 삼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패기 넘치는 또.다.른. 창(戈) 한 개가 아닐까 싶다.
배구는 받고-올리고-때리는 운동이다.
때리기 위해서는 받고 올리는 과정이 필수이지만 결국 때려서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야 비로소 1득점을 챙길 수 있다.
단 하나의 창으로 상대의 공고한 성(城)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일단 삼성은 (사실상) 단 하나의 창으로 다른 성들을 정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몰빵배구도 못 깨는 니들이 더 X잡고 반성하삼'이라고 다른 팀들을 비판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얼마나 더 오래 왕좌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이게 바람직한 배구의 방향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시즌이 끝나자 각 팀의 감독들은 부랴부랴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LIG는 페피치와의 재계약을 확정지은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들도 결국은 '가장 강력한 하나의 창' 역할을 해 줄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것이고 그들을 중심으로 시즌을 운영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음 시즌 각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될 외국인 선수들과,
갈수록 떨어지는 공격력과 함께 공격에 대한 자신감마저 점점 잃어갈 각 팀 국내 공격수들에게 좋은 일일까?
더불어 단 한 명의 거포만 바라보며 그 선수 한 명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 결과가 좌지우지되는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팀 체질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공격력이 극심하게 편중되어 불균형적인 상황이 계속되어도 그걸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게 옳은 것일까?
그러다 그 단 한 명의 거포가 리그 중에 잘못되기라도 하면?
아무 대체재도 없는 상황에서 무슨 수로 그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단 말인가?
비록 챔프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무너지긴 했지만
정규 시즌 내내 대한항공이 꾸준히 1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학민과 신영수 등 국내 공격수들의 폭발력과 꾸준한 활약 덕이었다는 것을 각 팀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김학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부진한 가운데 에반 홀로 분전했던 그때가
1승도 거두지 못한 챔프전 시리즈였던 것 역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방패만큼 더 많은 '창(戈)'들을 기대하며
다음 시즌 삼성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름아닌 공격력 강화다.
단 한 개의 쇠뇌 화살보다 여러 개의 화살을 동시에 쏘아 올리는 신기전이 더 위력있듯이
수비와 더불어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을 한 단계 더 강화시켜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다음 시즌 삼성의 구성원은 더욱 젊어질 것이다. 그만큼 힘도 더 강해질 것이다.
그들에게 단단한 방패만 쥐어주지 말고 날카로운 창도 하나씩 더 쥐어 주었으면 한다.
국내 선수들의 현저히 떨어지는 공격 성공율을 볼 때마다,
'설마 수비 훈련만 하고 공격 훈련은 안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오해마저 들 때조차 있었다.
가빈만큼은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블로커는 뚫을 수 있는 힘과 테크닉과 자신감도 함께 심어 주었으면 한다.
체력 훈련을 강화하든 순발력 강화 훈련을 하든 2단토스 쳐내기 500회를 매일 하든.
그래서 다음 시즌 삼성의 기록지에는 한 명의 공격 점유율만 60%를 넘어가는 그런 모습을 안 봤으면 좋겠다.
이것은 세터 유광우에게도 요구되는 것이다.
강해지는 서브와 그로인한 리시브 불안 등 까다로워지는 토스 환경에 애로사항이 꽃피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속공을 중심으로 더 많은 공격수들에게 공격 기회를 부여하기를 바라는 것은 멋모르는 팬의 부질없는 바람일까.
하긴 세터에게 믿음을 주는 것 역시 공격수들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아울러 세터 또한 공격수의 특징에 맞는 토스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고.
이것은 세터 혼자 혹은 공격수 혼자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양쪽이 모두 오랫동안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다.
수비만큼 공격 분포와 공격수의 개인적 역량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것,
그래서 외국인선수 못지 않은 결정력과 자생력을 갖춘 공격수들을 많이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것,
그리고 공격수와 세터 간의 조화를 더 완벽하게 맞춰 달라는 것.
이것이 내가 이번 시즌 챔피언과, 더 나아가 리그의 또다른 모든 팀들에게 주문하는 한 가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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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캐피탈 간에 신인 지명권이 오갔다는 것이 레알???
얼핏 보니 현대가 우캐측에 송병일과 이철규를 1년 시간차로 각각 내주고
(그래서 지난 시즌 송병일이 우캐에서 뛰었지. 그리고 이제 이철규도 갈 차례라고;;)
대신 11-12 드래프트에서 우캐가 행사할 지명권을 현대가 얻었다는 거 같은데...
이거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네.
어쨌거나 이렇게 되면 현대가 1라운드 1픽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이거...;;; 까딱하다 ㅈㄷ 현대로 가는 거 아냐???;;;
배갤은 급 술렁거리고 있던데...
나도 이게 대체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전혀 파악이 안 되고 있음;;
워낙 갑작스런 얘기라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인 것이 이건뭐 천지분간이 안 되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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