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2. 21:39
1차전에 비해 스피드가 붙은 느낌의 2차전.

안양에는 오늘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관중석에 사람이 적다고...
확실히 파도타기 응원까지 작렬했던 어제에 비해 관중석이 좀 많이 비어 보인다.
일본 원정팬들이 와서 응원을 하는데
손에 들린 것은 소.... 소고???

크레인스는 '공격력이 빈약하다'는 말에 항의라도 하는 듯
초반부터 빠른 돌파로 승부수를 던지는데..
하지만 현실은 박우상의 과감한 원타이머 선제골 작렬ㅋㅋㅋㅋㅋ
처음에는 크레인스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다소 수세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거기다 두 번이나 파워플레이를 내준...)
한 7분 넘어가니까 그때부터 빠른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시원하게 골 한 방 ㅋㅋㅋ
경기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안양 장내아나운서는 골만 터지면 맨날 환상적이래 ㅋㅋㅋ 다른 멘트도 좀 ㅋㅋㅋ
하지만 환상적인 건 사실...ㅋㅋㅋ

1피리어드에선 한라가 파워플레이를 너무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시간이 적고...
페널티 킬링(파워플레이 끝날 때까지 견디는 것)만 줄창 하느라 바쁘고...
덕분에 손호성 골리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고생...
마지막에도 황당한 범실(배... 배구용어!!;;)을 하면서 네 번째 파워플레이를...;;
한 피리어드에 이렇게 파워플레이 많이 내주는 일도 있나?
아, 우선 황당한 범실(...;;)이 뭔지부터 얘기해야 할 듯.
라인체인지를 하다가 뭐가 잘못됐는지 한 빙판에서 골리 빼고 6명이 뛰어 버린 시추에이션;;
(원래는 골리 제외하면 다섯 명이 뛰는 게 정상인데)
그래서 파워플레이 내주고... 골까지 먹고...
하지만 다행히 1피리어드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린 뒤에 골이 들어갔기 때문에
크레인스의 골로 인정되지 않고 노골이 선언되었다.
정~말 다행~~이다~~ㅠㅠ

피리어드와 피리어드 사이의 휴식 시간을 intermission이라고 하는데
여기선 관중들이 빙판으로 내려와서 참여하는 썰매끌기 경품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중간에 썰매가 뒤집어진 팀도 있다 ㅋㅋㅋ
이 팀 흥행면에서도 신경 많이 쓰는 듯. 
과연 하키타운으로 선정될 만 하다. 

2피리어드가 시작되고 여전히 크레인스의 파워플레이는 유효.
하지만 크레인스의 파워플레이는 그닥 좋지 않고
오히려 조민호가 중간에 공을 가로채서 브레이크 어웨이 찬스 갔다가
오프사이드ㅠㅠ
오프사이드만 아니었어도 완벽한 1:1 찬스였는데 말이지ㅠ

파워플레이 풀리고 나니 안양한라의 공세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
크레인스는 공격이 영 안 되는....
그러나 한 번 찬스가 나자 절대 놓치지 않는 크레인스였다.
실점 위기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손호성 골리가 잘 막아내서 겨우 위기를 넘겼다.
캐스터는 계속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

2피리어드에도 패널티 킬링은 계속되고;;
캐스터는 체력 저하를 걱정하는데...
반칙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패널티 킬링할 시간에 공격 한 번 더 할 수 있을 텐데
자꾸 패널티를 받으니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
게다가 패널티 킬링 상황에서 또 한 명이 패널티를 범하면서
두 명이 모자란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사태를 당하는 안양한라...
그러나 크레인스가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가운데
원타이머 슛을 손호성이 여러 차례 막아내면서
다행히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채팅하는 하키팬들은 하이원의 알렉스 김이었으면 아마 끝장이었을 거라고
크레인스 선수들에겐 알렉스 김과 같은 현란한 돌파력이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

2피리어드 중반에 안양한라는 공격을 전혀 하지 못했다.
틈만 나면 패널티 킬링....;;;
안양한라의 패널티 킬링을 대체 몇 번을 보는 건지 모르겠다.
파워플레이는 고사하고 오히려 5:4, 4:3.... 계속 한 명 모자란 상태에서 걷어내기 바쁘고...
이 상황에서 선수들의 체력만 점점 떨어져 가고...
선수가 모자란 상황에서 뛰는 게 체력소모가 엄청나다는데...
손호성 골리는 피리어드 내내 완전 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
수비수들도 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고생
그래도 끝까지 집중력 놓지 않고 계속 안정적으로 잘 움직여 줘서
다행히 실점은 하지 않았다.
위험한 순간이 자주 나왔는데 그때마다 몸을 던져 가며 퍽을 막아내는 골리와 수비수들
허슬 플레이 쩔어요ㅠㅠ
아프리카 채팅방에서는 더스틴 우드의 강철체력과 안정성을 칭찬하고 ㅎㅎㅎ
나도 그렇게 생각함 ㅋㅋㅋ

12분 정도 지나자 그제야 첫 파워플레이를...ㅠ
파워플레이/패널티 킬링이 넘쳐나다 보니 다들 체력이 떨어진 모양....
패스가 정확하질 않다...
뺏고 뺏기고 뺏고 뺏기고 뺏고 뺏기고 뺏고 뺏기고
.....;;

정말 어떻게 버텼는지도 모르게 2피리어드가 훌쩍 지나갔다...

빙판에서는 경기진행요원이 관중석으로 경품을 던져 주는데~
관중석이 어느새 제법 찼다.
소규모이긴 해도 연고지 정착이 잘 된 모양...

3피리어드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안양한라 골문 앞에서 또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손호성 골리의 엄청난 슈퍼세이브 작렬 ㄷㄷㄷ
'아이스하키는 골리가 전력의 반이다' 라는 말이 실감이 가는 순간...

아프리카 채팅방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유용한 정보가 많다.
국대 얘기, 한라와 하이원 두 구단의 운영 얘기, 군대 얘기...
하아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환경 정말 열악하구나ㅠㅠ
특히 아이스하키는 상무가 없어서...
군복무 마치고 돌아오면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라
선수 생명에 지장이 많다는...
그 점이 참... 에휴
역시, 동계올림픽 유치가 답인가?
(하이원이 창단된 계기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염두에 둔 때문이었다고 들었다.
하이원이 없었으면 지금 국내 실업팀은 안양한라 달랑 한 팀뿐이었을 것이다.
그 점에서 동계올림픽 떡밥이 아이스하키를 살렸다고 할 수도 있겠지...
그럼 완전히 유치 확정되면 팀 좀 더 늘래나?ㅠ
아 그전에 상무부터 좀... 손호성 골리ㅠㅠ)

역시 2피리어드에서 미칠듯한 패널티 킬링이 남발된 때문인지
선수들이 많이 지친 인상이다. 
간간이 좋은 찬스가 나오긴 하는데 뒷마무리가 잘 안 되는 느낌
다들 집중력이 떨어진 탓인지
뺏고 뺏기고 뺏고 뺏기고 뺏고 뺏기고 뺏고 뺏기고
보는 나는 불안불안하고ㅠㅠ

손호성과 이시카와의 골리대결 엄청나다.
오늘 경기의 포인트는 바로 골리싸움인 듯
안양한라의 날카로운 공격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시카와가 계속 막아낸다.
무서운 이시카와 ㄷㄷㄷ
리바운드도 내주지 않는다.
하지만 유효샷 막아낸 건 아마 손호성 골리가 훨 더 많을 듯
치명적인 샷도 많았는데 그걸 다 막아낸 손호성 당신이 챔피언 ㄷㄷㄷ

하지만 결국 3피리어드 중반에 파워플레이 골을 내주고 말았다.

동점이 된 후 안양한라가 계속 공격 찬스를 만들어 나가는데...
브레이크 어웨이가 될 법한 상황에서도 크레인스 수비수가 끝까지 따라붙으면서 찬스를 뺏어온다.
어떻게든 상대의 공격을 저지해 내는 능력이 뛰어난 크레인스다.
아프리카 채팅방의 누가 그러는데
아이스하키에서는 수비가 강한 팀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역시 어느 종목이든 수비가 중요한가 보다.
하지만 무엇보다 참 아쉬운 것은
문전에서 한라 선수들이 영 자리를 못 잡는 것 같다.
패스해 줄 사람이 없어서 자꾸 골대 뒤쪽으로 돌고...
자리 잡는 것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크레인스 수비수들이 공간을 안 내주는데...
기껏 슬랩샷 날려도 블로킹당하고...
전부터 하던 말이지만 플레이의 정교함을 살렸으면 좋겠다.

3피리어드 20초 남긴 상황에서 감행된 안양한라 최후의 공격도 막히고
승부는 어제에 이어서 다시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은 골든골 제도...
슛아웃 없이 골 터질 때까지 15분 간격으로 연장 피리어드 계속...
만약 20분 동안 골이 터지지 않으면 15분 쉬고 다시 20분, 그리고 15분 쉬고 다시 20분...
골이 터지지 않는 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죽음의 레이스...

연장 피리어드 시작한 지 1분여만에 박우상이 파워플레이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곧 존 아가 패널티를 받아 나가면서 4:4 플레이 상황이 되어 버렸다.
대체 파워플레이 당하는 일이 왜 이렇게 많아
파워플레이를 받지는 못하고 당하기만 하고 이게 뭐냐고
처음엔 패널티를 받은 게 크레인스인 줄 알고 5:3 플레이라고 좋아하던 관중들도 표정 싹 식고

하지만 짜게 식은 모드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브락 라던스키가 혼자 블루라인을 돌파하더니
브레이크 어웨이 찬스
그리고는 바로 깔끔하게
히 샷 히스꼬어스~~~~~~~~~~!!!!
(He shots, he scores ← NHL 캐스터 모드;;)

어제에 이어 경기장은 또다시 난리가 나고 ㅋㅋㅋㅋㅋㅋㅋ
선수들은 또 한데 뒤엉켜서 방방 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랑 무서울 정도로 똑같은 이 스토리는 뭔가여?
선제골-동점골 먹음-연장감-결승골(그것도 같은 사람)-안양한라 승

이와중에 나를 웃긴 어느 아프리카 유저의 말 한마디
"정빙기사 아저씨 퇴근하시겠네"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아시아리그 우승까지 단 1승 남은 건가?

포스트시즌에 일본 팀을 상대로 연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시즌 안양한라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구나...

이참에 모레(24일) 경기마저 깔끔하게 이기고 쿨하게 아시아리그 첫 통합우승을 이루었으면 한다는!

.......이.... 이렇게 난 안양한라 빠가 되어 가나요 ㅋㅋ;;
2010. 3. 21. 19:40

바깥일 때문에 1피리어드는 못 보고
2피리어드부터 덜덜거리면서 본 오늘의 중계방송...
(물론 아프리카의 안양한라 자체방송임)

젊은 패기와 공격력을 앞세운 안양한라와
노련미와 수비력을 앞세운 일본제지 크레인스의 대결...

크레인스는 이번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라 한다.
한마디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얘기...
작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안양한라를 이기고 챔프전에 진출해서 최종우승...

안양한라는 이 크레인스를 상대로 작년 설욕 및 한국 팀 최초의 아시아리그 챔프전 첫 승을 노리고 있고...

1피리어드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안양한라가 첫 골을 넣었던 모양!!
선제골을 먼저 터뜨렸으니 경기하기 한결 유리했겠구나 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시청하기 시작했으나

2피리어드 20분을 다 보고 나니 글... 쎄....;;;

역시 오랜 세월 동안 쌓인 경륜은 쉽게 무시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어느 하키 잘 아는 분의 블로그를 읽어 보니
(URL은 http://blog.naver.com/sabbath98 ...블로그지기님 항상 알찬 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크레인스의 특징이...

"디펜딩 챔피언으로 2연패를 노리는 크레인스는 명실상부한 단기전의 최강자이고 아시아리그에서 한 번도 파이널 무대에 빠진 적이 없다. 올해도 명성을 이어 파이널에 올랐고 플레이오프에서 수비의 안정감 확실히 보여주었다. 골리 이시가와 히사시는 1.7실점을 하고 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완봉승으로 노련한 디펜스들과 확실한 벽을 구축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수비에 중점을 두고 공격의 비중은 낮아서 팀의 안정감과는 달리 공수의 밸런스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여기에 4경기 중 2경기를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한 이.... 이 이야기는 뭐지;;;

수비의 안정감, 공격력은 떨어짐, 체력적인 부담...
여기에 내가 얻어들은 바에 따르면 이 팀은 경험은 많지만 나이가 다소 많은 선수들이 많다고 알고 있다.

어... 어???

(젠장 이따위 삼빠본능ㅠㅠ)

이... 이쯤 해 두고;;

크레인스의 플레이에 대해 받은 인상을 적자면
일단 크레인스는 자기 진영에서 수비 라인을 탄탄히 가져가면서 최대한 버틴다.
공격으로 파상공세를 펼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안양한라의 공격수들이 들어오면 꼭 두 명이 에워싸면서 공간을 좁혀 놓고 퍽을 빼낸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역습을 감행, 카운터 샷을 날린다. 그 순간의 집중력은 정말 엄청나다.
탁구에 비유하자면 김경아나 박미영st...
안양한라 선수들의 루트를 미리 읽고 패스할 만한 방향에 미리 가 있다가 차단하기도 하고
역습을 허용해도 절대 브레이크 어웨이 찬스까지는 가지 않는다.
수비수가 어떻게든 상대 공격수를 끝까지 따라붙기 때문이다.
이시카와 골리의 신들린 선방은 정말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선수들 간의 패스가 굉장히 매끄럽고 정교하다.
자체중계 캐스터는 '크레인스가 경기를 참 쉽게 풀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했고...
그리고 '안양한라 선수들은 크레인스의 플레이에 말려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

크레인스의 수비력이 어찌나 좋은지 그 정신없이 몰아치는 공격력의 안양한라가
2피리어드까지 날린 유효샷이 16개밖에 안 됐다.
그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크레인스의 유효샷이 19개인데;;

2피리어드의 안양한라는 보면서 좀 답답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3피리어드 넘어가면서 특유의 파상공세가 살아나기 시작하긴 했지만...
자체중계 캐스터의 우려처럼 말리는 건지...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패스가 너무 부정확하다. 잘만 연결되었으면 아주 결정적인 찬스가 되었을 퍽도
자꾸 어긋나고 빗나가고...
크레인스가 따라붙어서 빼내는 거면 이해하겠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패스가 어긋나는 일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패스의 위력이 떨어지고 덩달아 플레이의 짜임새가 헐거워질 밖에...
수비에서의 커버플레이도 잘 안 되고...
유기적인 플레이 면에서 크레인스에 밀린다는 점...
그 점에서 안양한라가 보완할 점이 많은 것 같다.
페이스오프에서도 크레인스에 밀리고...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수비 조직력 좀 젭라;;;
이것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저번에도 날린 드립이지만
신감이 이 경기를 봤다면
집중과 수비조직력 엄청 지적했을 듯;;;
특히 기껏 골 넣어 놓고 수비 뚫려서 바로 골 먹는 건 정말...
3피리어드에서 '슈퍼루키' 조민호가 슬랩샷을 성공시켜서 기분좋게 앞서 가다가
금방 수비 조직력 와해되면서 크레인스에 공간내주고 골 허용하고....
그 골 안 먹었으면 굳이 서든데스 연장전까지 갈 것도 없이
안양한라가 첫 승을 거두는 거 아니었냐고!!!
그리고 이게 고질적인 게;;
하이원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장면이 자주 나왔는데...
골 넣고 좋아하다가 1분만에 골 먹고 막...
이런 불안정성(?)은 좀 빨리 개선해야 할 것 같다.
안양한라는 공격력은 좋지만 세밀한 플레이메이킹이 좀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자체중계 캐스터는 플레이오프에서 부상당한 마르티넥을 찾고...
(마르티넥이 플레이메이커였다고 한다. 관록만큼이나 참 노련한 선수였다고....)

덕분에 손호성 골리는 엄청 고생...
퍽은 또 왜 이렇게 안양한라 진영에서만 노는지...
그래도 이만큼 견딘 건 정말 손호성 골리의 수훈...
골 먹을 뻔한 상황이 빈번하게 나왔는데 그때마다 안정적으로 퍽을 잘 막아내 주었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군에 입대한다던데 군복무 잘 마치고 꼭 건강히 복귀했으면 좋겠다.
아이스하키는 실업 팀도 두 개밖에 안 되고 전문 선수층도 너무 얇아서;;
정말 잘하는데 오래 하지 못하고 일찍 은퇴하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그리고 조민호 정말 인상적이었다.
정규리그 신인상의 주인공...
등번호도 87번이다 ㅋㅋㅋ 한국의 시드니 크로스비임? ㅋㅋㅋ
3피리어드에서 터진 슬랩샷 골 정말 인상적이었다.
불발되긴 했지만 과감하게 돌파해서 쏜 슬랩샷도 멋있었고...
에이스 기질이 다분한 듯!

조민호와 함께 다른 선수들도 3피리어드 넘어가면서 점점 페이스가 올라오는 인상이었다.
크레인스 골문 앞에서 공방전을 벌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날카로운 샷도 많이 나왔는데 크레인스의 이시카와 골리도 역시 만만치 않았다.
캐스터의 "슈팅! 슈팅!!" 이 소리 나올 때마다 나도 덩달아 움찔움찔
그렇게 계속 때려넣는데도 골이 안 들어가니까 나도 모르게 아씨~ 이 소리가 나오고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플레이에 힘이 붙는 모습의 안양한라였다.
패스나 마무리에서 놓치는 게 자꾸 나오면서 쉽게 갈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가는 게 좀 안타까웠지만...

연장전을 앞두고 안양 빙상장 관중석에서는 파도타기 물결이 ㄷㄷㄷ
선수들도 신기해하고 ㅋㅋㅋ
안양 빙상장은 15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는데
꽉 찼다;;;
북미와 북유럽에선 인기 개쩐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종목 중에 상 비인기종목인 아이스하키인데...
(인터넷 검색하면 관련 정보가... 피겨 쇼트트랙 스피드에 비하면 레알 넘사벽 레어ㅠㅠ)
경기장 분위기는 어지간한 인기 프로종목 못지 않아효
이거 진짜 한 매력 한다니까ㅠ

크레인스가 유독 연장전에 강하다길래 긴장했는데...
그러나 결과는 브락 라던스키의 결승골과 함께 안양한라 마수걸이 승!!!
혼자 드리블하면서 블루라인을 지나 골대 앞으로 돌진하더니
아주 깔끔하게 골대 안으로 퍽을 찔러넣어 버렸다.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고 ㅋㅋㅋㅋㅋㅋ
선수들은 한데 엉켜 방방 뛰고 ㅋㅋㅋㅋㅋㅋㅋ
캐스터는 막 라던스키가 해낼 줄 알았다면서 ㅋㅋㅋㅋㅋ

아 골든골이 바로 이맛이구나
완전 개짜릿
이런 대박 매치가 어딨어 ㄷㄷㄷ
ㅁ;ㄴㄹ이ㅘ너ㅏㅎ비;ㅏ23ㅓㅏㅣ너라호

이렇게 해서 안양한라는 아시아리그 출범 이래 한국 팀으로서는 최초로 챔프전 1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밀리고 대응하기도 까다로운 디펜딩챔피언 팀을 상대로 치른 챔프전 첫 경험이었는데
젊은 선수들이 끝까지 집념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 끝에 결국은 큰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끌어냈다.
세상에 불가능한 것은, 없는 거다...

이 기세 쭉 몰아가서 꼭 우승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
다만 수비에서의 집중력 좀....
공격력과 골리는 지금도 훌륭하니까 수비 집중력이랑 패싱만 좀 더 보완하면 더 바랄 것이 없을 듯

2차전은 바로 내일 저녁 7시에 있음...

그리고 승부가 결정된 후 원정팬들을 향해 인사하던 크레인스 선수들도 인상적이었음...

2010. 3. 20. 00:08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V2LlShM0Bt0)

하키하다 말고 이렇게 복싱크리 탈 때가 종종 있다.
오늘 경기 스탯이나 보려고 미국야후 들어갔다가 야후스포츠> NHL홈 초기화면에 떡하니 싸우는 사진이 올라와 있길래
뭔가 해서 클릭해 보니
보스턴과 피츠버그 사이에 한바탕 쌈질...

그런데 이게 사연이 있었다.

화면 속 줘터지고 있는 피츠버그 선수... 이름은 Matt Cooke.
이 선수가 저번에 있었던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보스턴 선수의 머리를 정통으로 가격해서
병원에 실려가게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별다른 처벌조치도 없었다는 것 같고...
그래서 보스턴 선수들과 팬들이 저 자식 어떻게든 보복해야 한다고 엄청 별렀던 모양이다.
야후에서 본 건데 심지어 피츠버그의 캡틴 시드니 크로스비를 공격해서 쿡의 죄를 대신 갚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었다고 ㄷㄷ

그래서 결국 저렇게 싸웠다;;

결과는 보스턴 선수의 승리...
이로써 보스턴 선수들은 쿡에게 복수하는 데 성공했으나... 

정작 경기 스코어는 3-0으로 피츠버그 승;;;

보스턴으로선 기분좋지 못한 결말이...
.
.
.

아이스하키에서 어떤 때 주로 이런 싸움이 발생하나 궁금했는데 
주로 상대 팀 골리를 건드리거나
위의 사례처럼 과도한 액션으로 자기 팀 선수가 크게 다치거나 했을 때
가장 크게 싸움이 나는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바디체킹이 난무하다가 서로 욱해져서 터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경기의 흐름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결투를 청하는 경우도 있고...

하여간 아이스하키, 특히 NHL에서는 이런 '하키파이트'가 흔한 현상이고
이것도 하나의 볼거리로 정착되어 있는 듯하다.
(쌈났을 때 관중석 반응 보면 막 아크릴벽 두드리면서 환호하고 ㄷㄷㄷ)

오죽하면 이런 사이트가 다 있을까?
(http://www.hockeyfights.com/videos/nhl/ 일부 캡처)

.................................;;;
2010. 3. 17. 23:51

The Goalies...

Sport etc./Winter 2010. 3. 17. 23:51


(밴쿠버 올림픽을 통해 가장 낯이 익은 캐나다 국대 골리 로베르토 루앙고(=NHL 밴쿠버 캐넉스)의 유튜브 영상...
친숙해진 사유가 Luuuuuuuu 이 소리 때문이라고는 말 못함 ㅋㅋㅋ
출처는 http://www.youtube.com/watch?v=GGjp-DYtauw)

아이스하키에서 골리는 참... 막말로 빡.센. 포지션이다.
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볼수록 골리라는 포지션은 참... 위대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 합쳐 20kg를 넘나드는 무장을 다 갖추고
3피리어드 60분 내내
부상을 당하거나 삽질하지 않는 이상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그렇게 고독하게 골문 앞을 지키고 서 있어야 한다.
다른 포지션은 (그쪽도 장비가 무겁긴 마찬가지지만)
1분 안에 계속 교체되어 나가고 들어오고 그러는데...

배구가 세터싸움이라면 아이스하키는 골리싸움이라고 한다.
한 경기당 골리를 향해 날아드는 퍽은 아무리 적어도 20개 이상,
보통은 한 30~40개씩은 날아드는 것 같다.
속도는 시속 150km 가량.
그 퍽들을 온몸으로 막아내야 한다.
심지어 한 번 몸을 던져 막아내고 튀어나간 퍽을 다른 공격수가 다시 따내서 순식간에 바로 다시 슛을 날리기도 한다.
그러면 여기 막았다가 또 바로 반대쪽으로 몸을 던지기도 하고 그런다.

상대 공격수들과 자팀 수비수가 한데 몰려 아수라장이 된 골대 앞에서
앉고 눕고 일어서고 날아드는 퍽을 글러브로 잡고 하키채로 걷어내고
밑도 끝도 없이 계속 쏟아지는 그 퍽세례를 그야말로 처절하게 막아내는 골리의 모습은
실로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그래서인지 팀내에서도 골리를 가장 많이 위한다고 한다.
NHL에서는 선수 입장할 때 항상 골리가 가장 먼저 나온다고 하고..
경기가 끝나면 다른 선수들이 꼭 골리에게 와서 헬멧을 두드리거나 이마를 맞대면서 감사를 표한다.
(참고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39&oid=038&aid=0002041139)

처음에는 그냥 사람들 왔다갔다 하는 것밖에 안 보였고
그 다음엔 화끈한 쌈질과 범퍼카같은 바디체킹에 눈 돌아갔고
그 다음엔 골 넣는 과정이나 문전에서 벌어지는 패싱, 그리고 아수라장(...)에 관심이 갔는데

요즘은 골리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절대로 빼앗길 수 없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든 사람들이 오버랩된다.

얼음 위에서, 그리고 또다른 삶의 현장 속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골대를 지키는 이 세상 모든 골리들에게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

2010. 3. 14. 19:28

2피리어드부터 봤는데
맙소사 ㄷㄷㄷㄷㄷㄷㄷㄷ
이런 불꽃같은 애드립 골폭풍을 보았나
2피리어드 20분 동안 양 팀 합쳐 7골 터짐 ㄷㄷㄷ
3피리어드에도 서로 두 골씩 주고받음 ㄷㄷㄷ 

특히 2피리어드 때 안양한라 공격력 ㅎㄷㄷ
완전 하이원의 혼을 쏙 빼놓는데....
한 피리어드에 다섯 골을 퍼부어 버리는 이.... 이 괴력은 대체.....
워낙 정신없이 퍼부으니까 하이원도 정신 차릴 틈이 없어서 허둥지둥하는 기색이 역력....

저번에 NHL에서 시카고가 밴쿠버 상대로 1피리어드에 다섯 골을 퍼부어 버리는 건 봤는데 
여기서 또 그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안양한라의 존 아가 슬랩샷하는 폼으로 왼쪽으로 찔러준 퍽을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간 다른 선수가 쇄도하면서 밀어넣은 골
정말 절묘했음

하이원도 멋지던데
특히 알렉스 김의 드리블?은 정말....
현란함 그 자체다...
순식간에 상대 수비수들을 확확 제끼면서 골대까지 파고드는데
자체중계 캐스터 말마따나 아시아를 이미 넘어선 듯...

3피리어드에 들어서자 안양한라는 공격력이 좀 무뎌진 반면 대신 하이원의 공격이 거세지는데
안양한라 손호성 골리 ㄷㄷㄷ
다 막아냄;;;
하이원의 득점 기회가 많았는데 그걸 다 막아낸 손호성
오늘 선방 좀 쩌는 듯
그러다가 퍽 따낸 안양한라가 급 하이원 진영으로 들어가더니 어느새 브락 라던스키의 7번째 골 ㄷㄷㄷ
이렇게 해서 안양한라의 승리가 굳어지는가 했으나
가벼운 쌈질(...) 한 번 나고 하이원이 파워플레이를 얻은 가운데 하이원의 팀 스미스가 기습적인 골 작렬 

저녁 먹으러 나가느라 뒷부분은 못 봤는데 그새 양쪽에서 또 한골씩 주고받아서 8-5

3피리어드는 공격의 주도권 대부분을 하이원이 잡고 있었는데
경기를 뒤집진 못했고
결국 안양한라 승...
이렇게 되면 안양한라가 챔프전行에 한 발 더 앞서게 되는데...

아시아리그 PO 4차전은 3월 17일(수) 하이원의 홈인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열릴 예정...
여기서 하이원이 지게 되면 그대로 시즌 끝이기 때문에 배수진을 칠 것이고
반면 안양한라는 5차전까지 가지 않고 4차전에서 PO를 끝내고 싶어할 것이고
이래저래 다음 경기는 필연적으로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듯...

그런데 하이원의 홈링크가 고양에도 있다는 게 레알?
그럼 홈이 두 갠가...

그나저나 이 경기 중계는 어디서 보나... ㅠ
안양한라 자체중계는 홈경기밖에 안 하는데...

PS) 아 그런데 안양한라 이 점은 좀 고쳐야겠더라.
저번 PO 1차전 때도 그러던데
오늘도 두 번째 골(=2피리어드 첫골) 넣고 나서 좋아하다가 바로 하이원에 역습당해서 1분도 못 가 실점...
그 후에 미칠듯한 러쉬로 네 골을 연달아 뽑긴 했지만....
배구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이 이 장면을 봤다면
안양한라 선수들에게 집중! 집중!! 집중!!!을 열심히 역설하셨을 듯
(이런 미칠듯한 삼빠본능 같으니....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