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4. 23:11

정신이 그냥 얼얼하다;;;
여자부도 5세트까지 가고 남자부도 5세트까지 가고 이거 뭥미 ㄷㄷㄷ
여자부는 7시 반이 다 되어서야 경기가 끝났고 남자부 경기가 끝나고 나서 시계를 보니 무려 10시 20분;;;
월요일 밤이 통째로 하얗게 불타 버렸다-0-

오늘도 가빈은 50득점이나 올렸고 공격 점유율도 63%에 달했지만
그래도 유광우의 볼배분이 지난 경기들보다는 많이 좋아진 거 같아 고무적이다.
상대 디그가 많아 성공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속공 시도도 많았고 레프트로 빼는 빠른 토스도 자주 볼 수 있어 좋았다.
대학 시절 하던 가락이 아주 어디 가진 않았던 것이다. 그 증거를 본 것 같아 기쁘다.
시간이 갈수록 경기 운영 능력은 더욱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이제 레프트와 센터로 가는 토스의 비중만 계속 꾸준히 올려 주면 원이 없겠다.
이쯤에서 밝힐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오늘 유광우가 올린 득점이 무려 5점이라는 것이다 ㅋㅋㅋ 패스페인트 4점에 블로킹 1점...
실로 패스페인트 甲의 위엄을 보여 주었다.
신으뜸은 오늘도 10득점을 올렸다 ㅋㅋㅋ 어제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뽀록이 아니란 걸 보여준 셈.
시종일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면서 수비하고 공격하고 특히 대충 올라온 공도 과감하게 후려패서 득점하는데
정말이지 볼때마다 이거야말로 물건이로다~~ 하는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름.
김정훈은 그냥 계륵스럽다-_-;; 수비에서 수고 많은 거 아니까 더는 말 안 하겠지만 공격은 참 두고두고 아쉽고 또 아쉽다.
오죽하면 작전시간에 신감이 '공격준비 좀 적극적으로 하고 광우한테 싸인 좀 내라'고 하냐;; (이건 신으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긴 했다만)
2단 오픈은커녕 C퀵이나 중앙후위는 바라지도 않으니 넘기는 거라도 좀 잘해라.
4세트에서 언더토스로 상대 코트에 넘겨주다 허무맹랑하게 아웃 범실 하는 거 보고 처음으로 욕이 나왔다;;; 저 시키 뭐냐며;;
나 이런 사람 아닌데 말이지;;;

한편 오늘 정말 수고한 삼성의 두 센터. 리얼 쌩유임.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을 올린 주장 고희진. 블로킹 4개에 서브에이스도 1개 찍고.
무엇보다 요새 정말 주장 삘 제대로 내고 계시다. 신으뜸 깜지 트레이닝(ㅋㅋㅋ)에 이어 닭장에서의 지태환 1:1 레슨(ㅋㅋㅋ)
하지만 제일 쩌는 건 역시 분위기 메이커 노릇. 고주장이 펄펄 뛰면 삼성 코트도 덩달아 펄펄 뛴다. 그리고 나도 펄펄 뛴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작전시간에 신감 머리칼 고르고 있었던 건 좀 웃겼음 ㅋㅋㅋ(...)
조승목은 여기서 조금만 더 발전하면 리얼 포스트 신선호가 될 것 같다. 블로킹과 2단토스만 더 보강되면 정말 비슷해질 듯.
블로킹이 약하다 보니 조승목이 전위에 있을 때 지태환과 교체되는 일이 잦은데, 지태환도 기회 많이 얻는 만큼 무럭무럭 성장했음 하는 바람.
그러고보면 난 좀 센터빠 기질이 있는 것 같기도 함;;; 이렇게 센터들에게 노골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다니..

고희진+조승목+지태환 세 센터가 때린 속공의 수는 총 18개.
반면 항공의 이영택+진상헌 두 센터가 때린 속공은 9개에 불과했다;;;
'광우 이자식 한선수는 저렇게 줄창 속공 올리는데 넌 왜 그렇게 못해'를 외칠 때가 참 많았는데... 오늘은 저렇게 됐다;;;
항공 윙들의 결정력이 워낙 쩔어주니까 별 필요 못 느껴서라고 하기엔 항공은 원래 심심찮게 속공을 많이 쓰는 팀이었는데...
항공 윙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면 일단 에반이 흔들림 없이 굉장히 잘해 주고 있다.
어제 경기도 그랬지만 경기 양상이 대략 에이스vs에이스, 외쿡인vs외쿡인 이 두 사람이 벌이는 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졌는데,
에반도 참 좋은 공격수다. 공이 참 묵직하다. 가빈만큼이나 책임감도 강한 것 같고.
(이 포스팅에선 세계배구 수준 이런 건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김학민은 어제 부진하긴 했어도 오늘은 득점도 많고 꽤 잘한 것 같았는데 기록지상 공격성공율이 45% 정도라 좀 당황했다.
어 이정도밖에 안 됐었나? 더 됐던 것 같은데.
신영수랑 나눠 뛰다 보니 보이다 안 보이다 하면서 잘하던 것만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신영수도 오늘 공격 결정력 쩔더라. 가끔 범실본능;이 발동될 때도 있긴 했지만 예전의 범실영수 소리 들을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사실 4세트 초반까지만 해도 오늘 경기가 5세트까지 갈 거란 생각은 못했었다.
삼성이 3세트를 꽤 분위기 좋게 따온 뒤 4세트 초반도 분위기가 괜찮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에 닥친 위기도 더해졌고...

3세트 후반에 항공의 한선수가 부상을 당했었다.
점프토스하고 내려오다가 다른 선수와 부딪쳤던 것 같은데 그 후에 코트에 바로 쓰러져서 한동안 일어나질 못하는 걸 보고 뭔가 잘못됐다 싶었는데 그예 사단이 났다.
별 문제 없는 듯 다시 일어나서 3세트 끝날 때까지 토스를 하고 4세트 시작할 때도 스타팅으로 나섰지만
얼마 못가서 다시 코트에 쓰러졌고...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다.
결국 실려나오다시피 코트를 나왔다.
웜업존에 누워서 아이싱을 하는데 표정이 통증 때문에 무척 일그러져 있었다.
이 상황으로 인해 삼성이 더 (이기는) 분위기를 탈 수 있다고 문용관 해설은 말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게 아닐 것 같은데 싶었는데 역시나. 삼성 엄청 흔들리더만 무슨;;
반면 항공은 뜻밖의 사태 앞에 더욱 똘똘 뭉친 데다 백업세터 배호철이 침착하게 토스를 하면서 4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속공도 곧잘 올리고 패스페인트까지 하길래 난 '이러다 대한항공판 강민웅이 탄생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ㅋㅋㅋ;;;
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생생하다.
2008년 1월 20일, 당시 KBSN 해설위원이었던 김상우 감독이 '겁없는 아이'라고 칭찬했던 강민웅의 그 당돌한 속공 토스를 ㅋㅋㅋ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더군;;;

5세트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삼성의 웜업존이 잠깐 화면에 비쳤는데 다들 어깨동무를 하고 비장하게 서 있더라.
그 광경이 엄청 인상적이었음.
요즘 '~의 위엄.jpg' 이런 드립이 유행인데 정말 '위엄'이란 단어가 생각나는 순간이었....

사빵으로 질 줄 알았던 챔피언시리즈에서 놀랍게도 삼성은 어웨이에서 2승을 먼저 거두며 도리어 앞서가기 시작했다.
3차전은 4월 7일 목요일 저녁에 대전에서 열린다.
그땐 또 어떤 혈투가 이어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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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V리그 남자배구 챔프 2차전 결과>

삼성화재 블루팡스(2승) 3 : 2 대한항공 점보스(2패)
2011. 4. 3. 16:30
챔프 1차전은 공중파 중계였더랬다.
처음 양팀 스타팅 라인 소개되는데 현란한 그래픽과 웅장한 음악과 비장한 슬로우 영상은... 뭐임 ㄷㄷㄷ

1세트 처음 시작할 적에 느낀 첫인상(?)은...
3주간 휴식을 가진 대한항공은 몸도 가볍고 팀플레이도 좋아 보였다.
반면 삼성은 뭔가 어영부영...
항공은 모든 게 다 완벽해 보였다. 서브도 토스도 공격도 다 좋아 보였음. 특히 에반은 그야말로 언터처블...
강타 연타 좋은 토스 안 좋은 토스 다 안 가리고 다 득점으로 연결해 낸다. 중간에 캐스터가 읊어 준 바에 따르면 공격 성공율이 60%가 넘었다고.
한선수는 확실히 과감하고 노련해졌다. 그리고 리시브가 불안해도 바로바로 셋업이 된다. 속공과 퀵오픈도 잘 쏘고.
반면 유광우는 발목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건 알지만 과감성이 참 부족하다. 1세트에 속공이 딱 하나밖에 없었다. 토스 질도 좋지 못하다.
대학 시절엔 유광우가 한선수보다 더 우위에 있었다는데, 3년이 지난 지금 대략 이렇게 됐다.
역시 세상에 영원한 건 없나 보다.

총체적 X판이었던 1세트에 비해 삼성의 2세트는 그래도 좀 경기 내용이 괜찮아진 편이었다.
부상중인 박철우를 대신해 신으뜸이 1세트부터 스타팅으로 나오고 2세트에는 손재홍도 교체멤버로 나와 득점하기도 했다.
조승목의 연속 속공과 고희진의 블로킹, 신으뜸의 패기넘치는 빠른 공격은 언제 봐도 I'm lovin' it.
그런데 이런 장면 좀 제발 많이 보자!!!!!!!!!!
가빈 일변도의 뻔한 공격으로는 이영택을 중심으로 한 항공의 강한 블로킹 벽을 따돌릴 수 없다.
올 시즌 내내 꾸준하긴 했지만 특히 오늘따라 이영택의 블로킹 감이 엄청나던데...
그 점에서 신으뜸의 활약은 매우 고무적이다. 백어택 시도도 하나 했는데, 공격하는 거 볼 때마다 참 시원시원하다.
공격 성공율을 떠나 시종일관 빠르고 대담해서 좋다.
(물론 키가 작다 보니 한계는 있다. 블로커와 정면대결하게 되면 얘가 절대 불리하다. 그러다 보니 블로커가 오기 전에 무조건 공을 빨리 빼 줘야 한다. 그게 약점이긴 하다)
29점대까지 가는 연속 듀스 상황에서 삼성 쪽으로 승기를 잡아낸 것은 신으뜸의 거침없는 공격 1점이었다.
반면 김정훈은 왜 그렇게 답답한가 모르겠다. 리시브나 공격이나 서브나 하나같이 자신감이 하나도 없다.
조승목도 예전에는 도통 자신감이 없었는데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대담해졌다. 대담해지니까 서브 속공 다 확 올라오잖나.
블로킹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일취월장하는 조승목과 대조적으로 김정훈은 시즌이 다 끝나 가도록 이모양이다.
계속 이런 식이면 홍정표 돌아오면 니 자리 없다-_-
그래도 3세트에 에반을 2연속 원블럭으로 막아낸 건 대략 좋았다.

김정훈 얘기가 나온 김에 좀 더 쓰자면
볼 때마다 한송이가 겹쳐 보인다;;;
한송이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차라리 센터로 옮기는 게 낫겠다'고 하는 말을 몇 번 들은 기억이 나는데
어떨 때 보면 김정훈도 신인 시절처럼 센터로 쭉 뛰는 게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

2세트를 듀스 끝에 따낸 여파인지 삼성은 3세트 초반부터 7연속 득점까지 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앞서 쓴 김정훈의 2연속 블로킹도 한 몫 했다;;
고희진도 어느새 블로킹 4개...
그러고보면 연속 득점에는 역시 블로킹이 제격인 듯?
어쨌든 이렇게 해서 초반부터 점수차가 벌어지더니
급기야 3세트 중반에는 가빈의 3연속 서브에이스 작렬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파워에 아 시바 할 말을 잃었스빈다(...)
신감이 조낸 환하게 웃으면서 가빈에게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슬로우 장면으로 잡혔는데 표정이 왤케 귀여움 ㅋㅋㅋ
그리고 조승목의 서브까지 덩달아 강도가 더 세지고 ㄷㄷㄷ
정신차리고 보니 3세트 들어 삼성이 무려 12점을 앞서고 있었다;;;
항공은 4세트를 대비하려는지 에반을 뺐다. 나중에 보니 한선수도 빠져 있었던 것 같고...
선수교체 타이밍 문제로 리베로 김주완이 전위에 서는 ㅎㄷㄷ한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3세트 스코어는 삼성 25-14 항공 이었다;;

4세트가 시작되었는데 초반 들어 레프트에서 신으뜸과 김정훈의 공격이 터져 줘서 너무 좋았다.
내가 바랐던 게 바로 이거였다.
김세진 해설은 가빈이 블로킹을 하느라 공격할 상황이 아니라서 별 수 없이 레프트로 간 거라고 말하긴 했지만
중요한 건 레프트 라인의 공격이 통했다는 거다.
그러니 레프트 좀 자주 씁시다.
한편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불을 뿜는 가빈의 공격력을 보고 해설진이 '가빈은 뒤로 갈수록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유지철 캐스터는 '슬로 스타터'드립 드럽게 많이도 쓴다)
그러고보면 예전 안젤코도 그랬고 지금 가빈도 그렇고 삼성의 외인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참 책임감 쩌는 것 같다ㅠ
'뒤로 갈수록 더 잘한다'는 말도 결국은 그만큼 갈수록 경기에 더 깊이 몰입되고 더욱 열심히 한다는 뜻일 테니.
반면 항공은 3세트를 허망하게 내준 탓인지 서브도 전 세트들보다 약해지고 범실도 늘어나고 다른 방면도 경기 초반만 못한데
그래도 에반의 파워와 투혼, 공격력은 여전하였다.
...그러고보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한선수도 속공 토스가 점점 줄어 간 듯;;
하긴 그도 그럴 것이... 4세트에 가빈 또 2연속 서브에이스;;;
한 경기에서 무려 7개의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은 가빈 슈미트 ㄷㄷㄷ
한선수 입장에서는 토스를 올릴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기도 ㅎ...;;;

가빈의 득점이 오늘도 어김없이 40점을 넘어간 가운데 에반은 23-18 상황에서 장광균과 교체되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가빈은 묵묵히 뒷산에서 나무하듯 스파이크를 계속하여 매치포인트까지 찍었다. 

이렇게 해서 2010-11 V리그 남자배구 챔프 1차전 결과... 

삼성화재 블루팡스(1승) 3 : 1 대한항공 점보스(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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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승인은 역시 변함없는 가빈의 파괴력이 1순위인 가운데
간만에 공격면에서도 좀 받쳐 준 레프트 라인, 그리고 강서브와 블로킹의 위엄이 그 다음으로 꼽히겠고
항공은 초반 출발은 좋았으나 2세트 듀스 이후로 자기 페이스를 잃으면서 '자신들의 배구'를 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 아니겠나 생각해 본다.
신으뜸은 오늘 경기 끝날 무렵 다리에 쥐가 난 것 같던데 괜찮을지 모르겠다. 괜찮아야 하는데.

그리고 가빈은 어딜 가든 통할 거다. 저 하드웨어에 저 파괴력에 더불어 저 성실함에...
스파이크 스텝 못 밟을 상황, 이를테면 한두 스텝 혹은 아예 제자리 점프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스파이크를 해내는 모습이
유럽으로 간다 하더라도 투스텝 스리스텝 그런 것 때문에 크게 어려움을 겪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일전에 스텝과 빠른 토스와 스피드배구에 관하여 사람들이 고찰하던 모습을 봐서 말이지... 그냥 갑자기 생각나더군)
유럽식 빠른 토스에 적응만 금방 한다면 어느 유럽 리그에 가든 가빈은 엄청난 기량을 보이리라 생각함.
고로, 가빈은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어찌 될지는 몰라도 어쨌든 내 개인적인 의견은 그렇다는 거임.

PS. 유지철 캐스터가 은근 허주옹 삘 좀 내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안 어울려요-_-
그리고 삼성 배구명가 드립 좀 하지 마쇼. 댁이 드립 날리는 만큼 삼성은 또 까인단 말요ㅠㅠ
그냥 조용히 까이게 해 주세요. 댁까지 나서서 이렇게 찬양드립 해대면 삼성공화국 드립에 거늬드립까지 합쳐져서(...)
팀 이미지만 더 나빠진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1. 3. 27. 00:01

오늘 삼성과 현대의 PO 3차전이 있었는데.........
상상도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
삼성이 3연승으로 챔프전 진출이라니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준PO도 못 올라갈 줄 알았건만.........;;;

그런데 경기 내용은 역시나.
차라리 현대가 챔프전에 올라가는 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하루 쉬고 돌아온 가빈, 오늘도 역시나 팀 공격을 홀로 다 하다시피 했다. 
60-60 달성(공격 성공율-점유율 모두 60% 돌파) 기록 같은 건 이제 삼성에, 그리고 V리그에 지극히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런 식으로 우승해 봐야 누가 알아줄까?

극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박철우는 급기야 왼손이 찢어지는 부상까지 당했다.
일주일 가량 쉴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가뜩이나 못 찾고 있는 컨디션에다 부상까지 겹쳤으니 더 이상 뭘 기대할까?
김정훈은 시간차조차 범실을 하질 않나... (그래도 오늘은 김정훈이 득점면에서 가빈을 잘 받쳐준 편이다)
요즘은 이 사람들 공격 연습을 아예 안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센터들 속공 기회 없는 거야 이젠 입만 아프고...

이런 사정을 볼 때 챔프전을 일방적인 항공의 압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브 좋지, 공격 배분 좋지, 수비도 좋으니 가빈 원맨팀이나 다름없는 삼성이 항공을 깬다는 건 언감생심.
수비가 불안하긴 해도 차라리 현대가 챔프전에 올라가는 게 챔프전의 질적 측면에서는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
권영민이 주전 세터로 뛴 오늘 경기에서 현대는 적어도 삼성보단 내용있는 경기를 했다.
소토와 문성민 양쪽으로 골고루 볼배분이 된 편이었고, 센터 한상길의 활약도 좋았다.
다만 문성민은 좀 난감하다. 거포와 시간차라........
시간차도 엄연히 하나의 공격 옵션이고 놓고 치는 오픈 공격보단 이게 훨씬 보기도 좋고 공격 성공율도 높고 실제로 잘 통하기도 했고 하니 굳이 이 자체를 문제삼을 것은 없으나,
'에이스'로 들어온 사람이, 그것도 점프 높이나 스윙 속도를 보면 박철우처럼 시망모드인 것도 아닌데,
더욱이 리시브를 많이 하거나 해서 수비 부담이 많이 가는 것도 아닌 사람이,
세터가 만들어준 공격만 줄창 해대는 건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
그리고 박철우도 블로킹에 많이 걸리지만 문성민도 중요한 순간에 블로킹에 대고 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계속 그러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결정적인 순간에 그런 식으로 팀의 맥을 끊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얘야말로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피지컬이 딸리나 뭐가 딸리나. 그런 것도 아닌데 대체 왜;;
(그럼 박철우는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솔까 박철우는 시간차 정도가 아니라 속공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애 상태가 너무 시망이라...)

참 모르겠다.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몰빵질 외엔 내세울 게 없는 삼성이 더 문제인 거냐,
밑도 끝도 없는 몰빵질을 해대는 팀을 상대로 한 경기도 건지지 못한 현대가 더 문제인 거냐.

남배 챔프전은 4월 3일(日)에 시작된다. 대략 8일 가량 시간적 여유가 생긴 셈.
그동안에 삼성의 전략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지금껏 해 온 대로 그냥 가겠지.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해 주길.
승부는 둘째치고 팬은 가치있는 경기를 원한다.
삼성은 과연 가치있는 경기를 하고 있는가.
질 때 지더라도 가빈 외 윙 공격수들의 활약과 센터들의 속공 세례가 쏟아지는 경기를 보고 싶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챔프전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승패를 떠나 이젠 내용이 있는 경기를 좀 보고 싶다.
2011. 3. 24. 21:34

(본문에 앞서, 이 글은 방송 보면서 그때그때 두서없이 적어내려갔음을 알립니다)

1. 소토는 잘 터지는데 문성민은 ㅈㅈ. 그냥 ㅈㅈ 정도가 아니라 완전 ㅈㅈ.
큰 공격도 가끔 나온다지만 대략 시간차밖에 안 되는 듯;;
그래도 4세트 들어서는 터지기 시작하더라.

2. 가빈 서브에이스 ㄷㄷㄷ 한 경기에 나홀로 4개 ㄷㄷㄷㄷㄷㄷ 특히 2세트에 연속 서브에이스 2개... 가공할 위력이란 이런 걸 말하는 건가 싶었음 ㄷㄷㄷ...

3. 철우는 왜 이렇게 환자 비주얼;; 그래도 클러치면에선 문성민보단 낫더라...고 3세트까지는 말할 수 있었으나...;;
그나저나 갈수록 힘에 부치는지 후반부엔 스탠딩 서브 넣더라...

4. 웅세터는 어디서든 명불허전. 특히 과감한 속공토스가 甲. 끈질긴 디그도 여전히 甲.
시간차를 위시한 세트플레이 만들어내는 솜씨도 언제나처럼 甲.
(....시간차 하니 어디선가 또 까는 소리가 들려온다만;;;)
다만 수염은 젭라!!!!!!!!!!!!!!!!! 그리고 갑자기 왜 이렇게 꺼매진 거 같냐...
(내 기억 속 웅세터는 적어도 지금보단 뽀얬던 것 같은데...?;;;)

5. 조승목은 허리 부상 있다더니 그래서 2세트부터 계속 지태환이 나오는 건감....?
프로 와서 첫 플옵 시즌에 어느새 블로킹 4개...

6. 고희진 주장의 리더십 대략 쩝니다 ㄷㄷㄷ 작전 시간 멘트 돋았음.
("다 우리 미스로 점수 나가잖아. 자자 하나만 돌리자!!"<-...)

7. 윤봉우는 무슨 블로킹을 6개씩이나;;;

8. 삼성은 잘나가다가 왜 자꾸 중간에 맥끊기게 범실하고 그럼?

9. 1세트나 2세트나 3세트나 죄다 2점차네 ㄷㄷㄷ

10. 이재목은 매 세트 꾸준히 출근도장 찍는군하

11. HD 초고속 카메라 리플레이 돌려놓고 딴 소리 해대는 강준형은 뭥미. 초고속 초고속 그렇게 자랑질을 해대면서 정작 지들은;;

12. 삼성 신입사원들 단체응원 돋네;;; 그러나 난 저런 거 참 싫다ㅠㅠㅠㅠ 윗분들한테 도열 인사하는 거 다음으로 젤 싫어ㅠㅠ

13. 으엌 블럭아웃 눈치채고 블럭 빼버린 신으뜸 센ㅋ스ㅋ

14. 소토 막판에 아웃아웃아웃아웃아웃아웃;;; 때리는 족족 다 나가;;; 결국 소토는 주상용과 교체...
그래서 4세트 현대가 무너지는 거 아닌가 했는데 그때부터 문성민이 발동 걸리기 시작.

15. 4세트 들어 가빈이 급속히 처지기 시작. 그러게 누가 그렇게 가빈만 쓰래;;; 4세트 시점에 이미 가빈 혼자 40점대더라;;;
결국 오른쪽 어깨에 부하가 걸리기 시작하는 듯.. 디그하고 쓰러지면서 어깨를 한참 동안 만지던데.
본인도 서러웠던지 공격범실 나니까 막 역정을... 
이러다 사람 잡지 싶어서리 4세트 막판 잠깐이라도 그냥 빼는 게 낫지 싶던데 끝까지 안 빼데;;; 
이것만큼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4세트가 끝났을 때 가빈의 타수는 무려 78개였다;;;

16. 4세트 중반... 웅세터는 웜업존에 누.워.있었다....ㅠㅠ 거기에 고질적인 근육경련까지...

17. 가빈 50득점 돌파...... 대기권 돌파........ 득점계의 새 지평을 활짝 열어젖힌 가빈 슈미트 본좌.......;;;
결국 최종 득점은 57점.
세 자리수 타수 기록한 거 아닌가 몰라;;
그리고 난 갑자기 평창 동계올림픽 슬로건이 생각나 버렸다.............. NEW HORIZONS............ (먼산)

18. 문성민을 장영기와 교체하면서 수비 보강을 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카메라에 비칠 때마다 장영기 표정이... 참...

19. 5세트 막판. 한 4연속인가 5연속인가 가빈한테만 올려대는 걸 보고 기가 찼다. 이어서 끊어준 작전타임 시간에 박철우가 '올려줘 올려줘' 하고 추임새 넣더만. 유광우 눈엔 박철우가 안 보이나? 어택커버할 셈 치고 한두 번만 박철우한테 가도 문제 될 거 없다.
......그런데 오히려 박철우를 손재홍과 교체해 버리는 신감독... 정말 이해 못하겠다. 이건 정말 이해 못하겠다.
아픈 어깨 부여잡고 악으로 깡으로 때리는 가빈 보니 내가 다 얼굴이 시뻘개진다. 

20. 고희진의 위닝 블로킹. 정말 잘 끝냈다. 이걸로 안 끝냈으면 그 다음은 상상도 하기 싫다.

21. 배구의 진수를 보여준 수준높은 경기라;;; 3세트까지는 그런대로 용인해 줄 만한 드립이지만 4세트 이후의 경기 내용을 봐선 도저히 그렇게 말해 줄 수가 없....;;;

3차전은 가빈 빼고 해라.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 2승으로 앞서고 있으니 여유가 있다. 어차피 60%가 넘어가는 공격 점유율인데... 3차전은 좀 제끼고 가빈을 하루 정도는 더 쉬어 주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야 챔프전이든 뭐든 기약할 수 있다.
이러다 정말 사람 하나 잡을 것 같아 겁난단 말이다.
수훈선수 인터뷰 일성이 'T.I.R.E.D.'
에휴..........

(ㄴ...그리고, 오늘의 스탯...)
2011. 3. 20. 15:48

2차전은 풀세트 접전 끝에 LIG가 이겼다.
늦게 컴퓨터를 켰다가 안양한라 아이스하키단 소식을 먼저 접하고 포스팅을 하다가 시간을 놓쳐서 그냥 관람을 포기했는데,
나중에 인터넷에 올라온 리뷰들을 보니 안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삼성팬 입장에서의 시각임)

3차전을 직접 보니, 삼성에서 볼 만한 것은 조승목의 서브 정도?
가빈이야 늘 기본 이상은 꾸준히 해 주니 차치하고.
오늘도 별 수 없이 유광우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게 되어 미안하다만,
방지섭은 리시브가 좀 멀리 빠져도 과감하게 속공을 쏘는데 유광우는 그런 걸 보기가 참 힘들다.
리시브가 잘 올라와도 속공이나 시간차를 쓰는 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지간하면 최대한 다양한 루트를 활용하는 방지섭과 달리 유광우는 거의 온리 가빈이다.
그러니 1세트부터 블로킹을 3개나 당하지.
심지어 디그되어 올라온 공의 2단 오픈토스도 안 맞아서 가빈이 범실하는 걸 보고 유광우 이친구를 어쩌면 좋나... 하는 생각마저. 그리고 선수들 간의 호흡이 너무 맞지 않는다.
정규시즌도 다 끝나고 포스트시즌인데, 백업도 없다시피 한 상태에서 주전들끼리 맞춰온 시간들이 얼마인데 우왕좌왕하기는.
1세트가 끝난 상황에서 가빈 혼자 12점에 나머지들은 공격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럼에도 1세트를 삼성이 딸 수 있었던 것은(4~5점 가량 뒤져 있다가 듀스 끝에 역전함)
전적으로 조승목의 활약이었다;;;
조승목의 3연속 강서브에서 삼성의 역전극이 시작된 셈이었으니.
그리고 세트 막판 조승목이 전위로 올라오면서 블로킹에 다이렉트킬까지 올렸으니...
신진식 해설도 '조승목이 1세트를 따왔다'고 표현했을 정도였다.
그거 말고는 삼성이 앞선 게 하나도 없었다.
이런 경기력을 가지고서야 준PO에서 이겨서 PO에 올라가고 어찌 또 운이 좋아서 챔프전까지 올라간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래도 듀스 끝에 이겼다고 2세트부턴 삼성이 자신감을 찾은 기색이 보였다. 
고희진이 블로킹을 연속 2개 잡는 등... 유광우도 블로킹을 2개 잡고...
공격 내용은 여전히 좋지 않다만, 어찌어찌 리드는 지켜 간다. 

2세트 중반 이경수가 박철우의 백어택을 디그하다가 넘어진 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나갔다.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던데 가뜩이나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다행히 다시 일어나더라...
어쨌든 그 자리에는 김보균이 대신 들어갔고...
....그런데 선수가 부상당해 나가서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심각한 판국에서 왜 이렇게 웃긴 일이 자꾸 생기는지;;;
LIG에서 넘긴 아웃볼이 가빈의 어깨에 맞고 나가질 않나 (여오현과 가빈이 겹침)
박철우의 스파이크가 김보균 팔에 맞고->박철우 몸에 맞고->이종화 팔에 맞고 나가면서 블록아웃이 되질 않나 
자리에서 일어나 재투입된 이경수가 서브를 넣으려는데 LIG 코트에 리베로가 없어서 포지션 폴트가 되지를 않나;;;
개그배구도 아니고;;;;;;;
신진식 해설은 오늘 처음 보는 상황 많다면서 웃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현장해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건만 신진식의 해설 나쁘지 않았다 ㅋㅋㅋ
이와는 별개로 멍때리고 있다가 디그 놓친 박철우에게 여오현이 역정내는 모습도 웃겼다 ㅋㅋㅋ;;;

LIG는 3세트에 들어오면서 리베로를 한기호에서 정성민으로 바꿨다.
뒤지고 있던 LIG의 서브가 강화되면서 첫 테크니컬 포인트는 LIG가 땄다.
하지만 누가 앞서고 뒤서고 할 것 없이 줄곧 팽팽하게 가다가...
가빈 서브에이스->비디오 판독->페피치 격한 항의->옐로카드;;;
두 팀의 점수차는 순식간에 3점차로 벌어졌다.
그 바람에 LIG가 제풀에 무너지는 모습마저 보이기 시작했음;;
방지섭 세터도 뭔가 쫓기는 듯 부정확한 토스가 늘기 시작하고...
평창에서 내내 재활하다 겨우 돌아온 김요한이나 온 몸이 만신창이 된 지 오래인 이경수한테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LIG는 페피치의 화력에 힘입어 추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막판에는 완전히 무너지다시피 한 방지섭의 백토스;;;;;;;;;
토스가 다 낮고 짧다고 해설진이 다 뭐라고 함...

그보다 이에 앞서 양팀 간의 엄청난 수비전이 펼쳐졌었는데...
양 팀 모두 죽을 듯이 어택커버-블록커버 하는 게 정말 섬뜩할 정도였음. 그 무시무시한 집중력이란;;;
서로 전혀 밀리지 않아 시종일관 팽팽한 모습이 더 무서웠다.
오늘 경기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한다.
이런 거 보면 역시 난 수비배구를 선호한다ㅠㅠㅠㅠ

3세트 마지막은 허무할 정도로 LIG가 무너져 내려서 안타깝기까지 했다.
막판에 다른 답이 없는 토스를 페피치가 거푸 받다가 연속으로 블로킹 막히던 모습은;;;
이렇게 LIG의 첫 봄배구(;;)는 막을 내리고(.......)

ㄴThis is 준PO 3차전 스탯...

나로서는 삼성이 PO에 올라가게 되었으니 기쁘...긴 한데;;;
사실 삼성의 경기 내용을 봐선 마냥 좋아하기도 뭐하다;;;
솔까 오늘 이긴 것도 이게 DAAAAAAAA~~~~(음성지원 돋네) 조승목의 연속서브에서 촉발된 분위기 제압에서 비롯된 거라...
순수한 경기력만으로 빚어낸 승리는 아닌 것 같단 거지.
정말 누가 보기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많은 진지한 반성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세터의 토스와 공격루트 면에서.
이긴 팀의 팬으로서 이겨줘서 감사하긴 한데,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배구에 공감하기를 원한다면
여기서 만족해선 절대 안 된다는 얘기다.
사실 올 시즌 내내 경기 내용에 대해선 많이 불만스럽다-_-;;;

* 그래서 한줄요약 : 경) 조승목 수훈선수 되다 (축